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14)
〈 514화 〉 514 엘리전
* * *
1.
곱창 난 대회를 수습하려 애쓰는 방지철 MC.
그의 외로운 싸움을 도와줄 공포게임 전문 스트리머 이 화장실에 쳐들어간 스태프들의 손에 끌려서 나왔다.
“아, 마침 몬가잘못됨 씨가 돌아오셨네요. 저 혼자 버려두고 어딜 도망 가셨습니까?”
“공포게임 전문가는 몬가 잘못됐다 싶으면 바로 튑니다. 안 그러면 죽거든요.”
맞는 말이긴 함. 얻어맞는 말 ㅋㅋ
공포게임에서 몬가 나올 때 멀뚱멀뚱 서있으면 한방에 훅 가지ㅋㅋ
“저도 화가 나면 사람을 때리는 직업병이 있는데요. 한 대만 때리고 싶네요.”
“그건 직업병이 아니라 정신병… 어허, 마이크 내려놓으세요.”
몬가잘못됨은 화가 많이 난 방지철을 달래고자 중계방송으로 화제를 돌렸다.
“오는 길에 들었습니다. 여성랭커에 대해 얘기를 하셨더군요?”
“현직 스트리머는 이 안건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야 공포게임 전문 스트리머니까 공포게임 말고 다른 게임의 여성스트리머는 모르지만, 공포게임 하는 여성스트리머는 잘 알고 있습니다.”
공포게임의 권위자인 그는 단언할 수 있다.
“공포게임 스트리머는 방송을 끄면 무서워서 혼자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쫄보들입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람이라면 다 똑같죠.”
“공포영화나 컴퓨터로 즐기던 공포게임과 달리, 실제 현실 몸으로 겪는 것이나 다름없는 공포게임은 플레이 하는 것부터 배짱이 두둑하지 않나요?”
“해남엔터연예인팀이야 워낙 실력이 출중하니 배짱 두둑하게 보이지, 다른 팀의 진행상황을 보시죠.”
삑.
중계화면이 넘어가며 어둠에 쫓기는 플레이어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리 나와. 밤이 시작됐어.”
“어둠은 우리 편이야.”
“검은 미소. 검은 속내. 검은 표정.”
“아무것도 필요 없어. 이 어둠 속에선 우리뿐이야.”
“그래, ‘우리’.”
“너희도 ‘우리’가 될 시간이야. 깔깔깔!”
복도의 조명이 세네칸 씩 동시에 꺼지며 플레이어들의 비명이 커졌다.
“문제 풀어!! 빨리 문제 풀고 추적을 막으라고!!”
“이씨발 암호가 8칸인 문제를 30초 만에 어떻게 푸냐고!!”
“홰, 횃불에 불이라도…!”
휘오오오오!
귀곡성처럼 거칠게 불어 닥치는 바람에 막 불을 붙였던 횃불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문제를 풀지 않고 불을 켜는 건 반칙이라고 했잖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악!!”
“꺄아아아악!!”
화가 났음을 보여주듯이 삐죽삐죽 날카롭게 가시처럼 돋아난 어둠이 복도의 일부에 휙 침투하더니 플레이어 두 명의 발목을 붙잡았다.
비명을 지르며 기둥이나 동료의 손을 붙잡으려던 두 사람이 어둠 속으로 휙 빨려들어갔다.
으지직 으저적
뼈가 분쇄되는 소리와 함께 화면 구석의 아이콘이 검게 물드는 두 플레이어.
적나라한 소리 덕분에 그들이 어떤 죽음을 맞이했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던 남은 플레이어들은 더 큰 공포에 휩싸였다.
“보셨죠? 저런 걸 스트리밍도 없이 혼자 즐기는 플레이어는 진짜 미친놈이에요.”
“와우. 저거 보고 결심했습니다. 저는 절대 공포게임 안할 겁니다. 몬가잘못됨 씨도 무서울 텐데 이런 게임을 왜 하시는 겁니까?”
은 먼 곳을 쳐다보며 아련한 미소를 지었다.
“내기에 져서 벌칙게임으로 공포게임에 입문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공포게임은 벌칙게임이 맞다. 그 증거로 4세기 중엽에 새겨진 고구려 고분의 벽화 ‘수박도’에는 어둠의 가위바위보에 진 개마무사가 공포게임을 하러 캡슐에 들어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고구려시대부터 캡슐이 있었냐고ㅋㅋㅋ
캡슐강국ㄷㄷ
어쩐지 선조님들이 활을 잘 쏘더라니 가상현실에서 연습하셨구나
아ㅋㅋ 남들보다 이천년 일찍 게임 시작했으면 가상현실게임 강국 될 만하지
“그 이후로 다짐했습니다. 공포게임의 전문가가 되어서 이 잔혹한 구렁텅이에 저를 빠뜨린 놈들에게 제가 겪은 것보다 더한 공포에 빠뜨리겠다고.”
“어… 그거 참 굉장한 동기군요. 결국 복수는 성공하셨습니까?”
몬가잘못됨은 새하얀 건치를 드러내며 웃었다.
“호러존 최고난이도에 세 놈 다 집어넣고 기절시켰습니다.”
악마를 보았다ㄷㄷ
진짜 악마세요?
군자의 복수는 호러존에서 열린다
브이튜브에서 9단계 본 적 있는데 분위기 개미쳤던데 그걸 10단계까지 가?
9단계랑 10단계는 진엔딩 공략 깨면서 가야 열리는 미친 난이도 아님?
맞음 9단계가 진엔딩 4개 이상 수집해야하고 10단계는 9단계 진엔딩 수집해야함
진엔딩은 어케봄?
단계마다 진상조사하고 원흉제거하면 됨
그거 어케함?
하다가 심장이 하나면 떨어질 수 있으니까 일단 심장을 세 개 준비하세요.
그니까 그걸 어케하냐고ㅅㅂㅋㅋㅋ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직원이 보드판을 모습을 보고 방지철은 안도했다.
김한나가 마침내 액자에서 나온 이 입고 있던 스쿨미즈를 뺏어 입었다는 소식이 접수된 것이다.
왜 하필 그런 옷이어야 했는지는 의문이지만 급한 상황이니 그러려니 했다.
[스쿨미즈 사이즈가 작아서 엉밑살이 나오느라 심의규정 확인 중]어차피 시간 더 벌어야하거든.
“아무튼 이런 게임을 방송을 켜서라도 하는 여자가 있다? 그건 정말 멋진 겁니다.”
게임을 하는 여자는 멋있다.
하지만 그 게임이 공포게임이라면?
찐텐으로 비명을 지르고 진심 식겁하며 도망 다니기를 기대하는 상황에서 운동화로 지면을 딛고 돌아서서 괴물에게 더블 배럴 샷건을 쏘는 여자라면?
“심지어 게임을 아주 잘한다? 더 좋죠. 해남엔터연예인팀에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몬가잘못됨은 환호했다.
스트리머계에도 ‘게임 잘하는 여자’ 타이틀을 노리고 뛰어드는 진성 게이머 여성스트리머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남엔터연예인팀만큼 화끈한 여성스트리머들은 없었다.
[준비완료! 규정 이상 없음!]엉밑살은 봐주나보다.
“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지금 막 소식이 들어왔는데요. 드디어 해남엔터연예인팀의 진행상황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 바로 찾아가볼까요?”
방지철의 해맑은 멘트와 함께 중계화면이 잠겼던 해남엔터연예인팀의 화면이 공개됐다.
?
?
얘들 모함?
“총검패링 100번 헤드샷 100번 저스트 무브로 회피 100번! 무빙하면서 잊지 말자!”
근처 액자에서 지그시 쳐다보는 해응응의 시선을 느끼고 은근슬쩍 훈련코스를 더하는 4인방.
“아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죠?”
중계를 맡은 이들도 어리둥절하던 그때, 보드판을 든 스태프가 그간 방송에서 있었던 일을 알려줬다.
“아아, 길드장 찬스! 길드장님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도와준 대가로 이동중에 훈련을 하라는 압박을 넣었다고 합니다!”
“자기가 연 대회를 자기 손으로 망치는 길드장의 존재가 정말 두려워지네요!”
ㄹㅇㅋㅋ
공포게임에서 저딴 훈련이 왜 필요하냐고
그것이 수련검객이기 때문이다…
귀신을 갈아가면서 길을 여는 모습에는 공포라고는 쥐뿔도 보이지 않았다.
관록이 느껴지는 강자들.
사내 단합대회의 최강팀다운 여유마저 느껴지는 압도적인 강자의 모습.
약 한 명 스쿨미즈를 입고 있어서 더 우스꽝스러운 4인조는 물이 차오르는 복도를 달리며 벽에 걸린 액자에 검은 스프레이를 칠했다.
갑자기 낙서에 눈을 뜬 것은 아니고, 귀신들이 액자를 드나들지 못하게 길을 막기 위함이었다.
“미러전이다요!”
귀신들의 액자를 막는 인간들과 인간들의 복도를 물에 잠가버리려고 하는 귀신들.
서로의 본진을 털어버리려는 양측의 엘리전으로 한층 혼란스러운 양상이 벌어졌다.
3.
물리적인 위협으로는 침입자들을 해치울 수 없음을 깨달은 것일까.
귀신들은 더 이상 액자에서의 기습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막 쏟아지던 귀신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더 불안하네요.”
“이틈에 무기라도 만들어두고 싶어. 식량수집도 하고. 앗, 저기 있는 장식물도 무기로 가져가고 싶어.”
“지연아…. 그거 좀비해저드 중독증상이야.”
한동안 귀신이 나오지 않아 한숨 돌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길드장님만 안 저러고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귀신처럼 왜 저러고 다니시나 몰라.”
“이미 귀신이시다요!”
액자 사이를 넘나들며 전쟁터에서 칼을 들고 브이, 무덤에서 삽을 들고 브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원자폭탄을 보며 브이.
액자 속 세계여행을 하며 기념사진이라도 촬영하는 것처럼 즐기고 계신다.
다른 팀들의 방송은 재미가 없나?
그만 좀 가줬으면 좋겠지만 해응응이 공포의 저택에서 떠나려는 징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다른 징조가 그들의 발치에서 올라왔다.
찰팍찰팍.
“여기 물이 좀 많지 않아?”
“물귀신이라도 있었나보지.”
심드렁한 초반의 반응도 막힌 길 때문에 다시 층을 내려갔을 때에는 생각이 싹 달라졌다.
“여기, 아까는 신발 밑창까지만 물에 잠기지 않았어?”
“맞아. 사진으로 찍어둔 거 있어.”
“근데 왜 지금은 무릎까지 잠겨?”
모두의 안색이 새파래졌다.
“어디 바다랑 이어진 액자라도 열린 거 아니야?”
“그럼 어떡해?”
“액자를 찾아서 부숴버려야지.”
타임어택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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