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28)
〈 528화 〉 528 분명 말했어요
* * *
1.
헬즈TV쇼핑오락채널의 촬영진은 쇼핑호스트에게 가혹한 증명을 요구했다.
“자아. 비스마르크씨. 당신의 판촉이 그저 거짓부렁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줄 시간입니다.”
“무얼 요구하는 거냐. 이 악마 같은 녀석들아.”
“많은 걸 바라진 않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당신이 말한 그대로만 증명하십시오. 판촉 도중에 했던 발언을 실천하는 사용페이즈의 시작입니다!”
홈쇼핑장이었던 무대가 거칠게 변화하며 뜯어고쳐지는 소리가 들렸다.
굉음의 이후, 비스마르크는 강요받았다.
출근길에 한번, 퇴근 후에 또 한 번 제국농민을 사용할 것을.
면도할 때에는 쓰지 않지만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 제국농민을 사용하는 방법을.
전장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유용한 도구로서 이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내와 자식에게도 이것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그만.”
이것을 한 박스나 창고에 넣어둔다는 말의 증명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려면 냉장고에 넣고 신선하게 보관한다는 말을.
시골에서는 땅을 파고 지하의 천연냉장고에 보관한다는 말까지도.
“제발 그만.”
배가 고플 때에는 그것을─
“내가 잘못했네. 제발 그만 용서해주게!!”
“이런. 증명을 포기하시는 겁니까?”
“포기했네. 포기했단 말이네!!”
비스마르크는 자기증명에 실패했다.
“저런. 안타깝게 됐군요. 유럽의 평화를 수호하던 비스마르크씨도 끝내 가치 없는 제국농민들의 상품가치를 수호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아쉽지만 비스마르크씨의 쇼핑호스트로서의 자질은 낙제입니다. 행복한 저승길이 되시길 바랍니다!”
바닥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해응응의 앞, 뻥 뚫린 바닥으로 비스마르크와 증명에 사용되었던 제국농민의 영혼들이 우르르 추락했다.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치며 으깨지는 소리가 몇 차례 들리는가 싶더니, 모든 소리가 아득히 먼 저 아래로 사라졌다.
12세 게임은 확실히 아닐 것이라 생각되는 끔찍한 비명 너머, 사회자가 말했다.
“자, 다음 쇼핑호스트는 과연 자신에게 주어진 무작위 상품을 훌륭하게 판매해낼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어떤 쇼핑호스트가 여러분을 즐겁게 할까요?”
“헬즈TV쇼핑오락채널의 헬즈 쇼핑호스트 2부는 광고 후에 찾아뵙겠습니다!”
광고 진행 중.
전광판에 떠오른 붉은 문구와 함께 그녀의 앞에 선택사항이 나타났다.
[광고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어떤 쇼핑호스트인지 선택하십시오.] [▷시대] [▷국적]…….
….
[▷역사적 위인] [▷유명인사] [▷가상인물] [▷리얼모드]여러 가지 선택사항을 보니 감이 왔다.
어떤 쇼핑호스트가 되느냐에 따라 사회자가 제시하는 상품의 난이도가 달라진다.
선업을 쌓은 이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악업을 쌓은 이에게는 어려운 시련이.
선업과 악업을 동시에 쌓은 이에게는 기회와 시련이 공존하는 큰 역경이 닥친다.
최고난이도로 당당하게 손꼽히는 역사적 인물 1순위로는 히틀러가 보란 듯이 적혀있다.
‘흠. 천만 명쯤 가스실에 보내면 최고난이도로 취급되나보군요.’
물론 가상인물을 고르지 않고도 최고난이도에 도전할 수도 있다.
대신, 이 경우에는 인물특전이나 보너스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
해당인물과 관련된 물건, 관련인물, 뭐가 되었든 그 인물과 엮인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히 백지에서 어떤 주제로 함정을 팔지 짐작조차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물건을 팔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리얼모드야말로 진정한 의미로 최고난이도라고 할 수 있다.
‘근데 뭐, 무림에서도 여러 대전을 거치면서 그 정도 죽었던 것 같은데요.’
무림비망록에서도 사람들은 천만 명쯤 죽어나갔다.
그녀가 직접 죽인 사람의 수가 그만큼 많지는 않지만 하려면 못할 것도 없었다.
검으로 핵폭발도 일으키고 막을 수 있는데 대규모 사살쯤은 의지의 문제이지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리얼모드를 선택했습니다.] [▶최고난이도로 도전합니다.]“자, 새로운 쇼핑호스트를 맞이할 준비가 되셨나요? 오늘 방송 2부의 주인공은 신비로운 동양에서 찾아온 여검객 님이십니다!”
쏟아지는 박수갈채.
울려 퍼지는 환호성.
격한 환영과 함께 무대가 지상으로 올라오더니 시야가 환하게 걷혔다.
화려한 조명 너머로 수많은 이형의 괴물들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간담이 약한 플레이어라면 이 시점에서 주저앉고 덜덜 떨어도 이상하지 않을 광경이었다.
[반가워요.]말을 할 수 없다는 특이점이 고려되어서 그럴까.
그녀에게는 펜과 수첩이 지급되었다.
“쇼핑호스트로서 말을 할 수 없는 것은 대단히 큰 약점인데요. 묵언검객씨는 이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요?”
[말이 안 통하면 몸으로 극복하는 편이에요.]“와우. 아주 매콤한 여검객이군요!”
선생님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에는 저희도 관심이 많습니다.
갑자기 게임 호감되네
ㄹㅇㅋㅋ
근데 이분 지금 마망검객 상태임 몰살검객 상태임?
몸으로 극복(마망하기 vs 몰살하기)
마망하기 나만 설렘?
그게 머하는 거임?
나도 알려줘
“절세미녀가 위기를 몸으로 극복하는 모습이 정말 기대됩니다. 그럼 블라인드 세일즈 마케팅을 시작하도록 하죠.”
[얼마든지요.]“하하. 좋습니다, 그런 자신감. 그럼 판촉페이즈를 시작해보죠.”
【판촉페이즈】
[정체불명의 상품의 판촉행위를 시작하십시오.]커다란 천에 가려진 물건.
그녀가 보지 못하는 저 앞에 놓인 천 사이로 물건의 정체가 공개되었다.
관중석의 외계인들이 거품을 부그르르 뿜거나 촉수를 흔들거리며 즐거워했다.
[저는 이걸 수련할 때 써요.]“오, 그게 정말입니까? 굉장히 신선하군요!”
…또 사람 같은 이상한 게 걸렸나?
그래도 딱히 상관없다.
실제로도 그녀는 세상만사를 다 수련에 사용하니까.
“묵언검객씨는 이걸 드시기도 하십니까?”
[아니요. 수련에 써요.]“피부미용에 사용하지는 않습니까?”
[미용은 모르겠고 수련에 써요.]“수련 외에 다른 사용처는 없습니까?”
[그런 건 모르겠고 수련에 쓴다고요.]사회자가 오호, 하고 감탄을 흘렸다.
“이번 쇼핑호스트는 앞선 쇼핑호스트와 달리 아주 영리하군요. 자신의 말이 지킬 수 없는 허언이 되지 않도록 발언을 신중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대답만 나오면 재미가 없지요. 조금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사회자는 영악하게 질문을 바꿨다.
“만일 당신이 수련을 할 수 없고, 입이 굉장히 매울 때에는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는 편인가요?”
수련이라는 단어를 원천봉쇄하는 질문!
뭐가 됐든 수련에 써먹으면 그만이지, 하는 해응응의 대응방침을 정면으로 봉쇄하는 약아빠진 질문이었다.
‘이것’이라고는 표현했지만.
이것이 사물일지, 생명체일지도 알 수 없다.
해응응은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때려요.]“예?”
[때린다고요.]수련만큼 자주하는 것이 바로 때리는 것.
무생물이라면 세게 때리면 되고, 생명체라면 살살 때리면 되지 않겠나.
ㅋㅋㅋㅋㅋㅋ
사회자 표정보소
이 새끼 뭐지 하는 표정ㅋㅋㅋ
그래서 안에 진짜 뭐 들어있을까?
독일제국농민들도 나온 마당에 사람 있는 거 아님?
ㄹㅇㅋㅋ
아ㅋㅋ 우리 쇼핑호스트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때린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 몰살검객이라고
화끈한 그녀의 대답에 채팅창과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어지는 몇 가지 물음에도 거침없이 답변을 적으니 사회자가 무척 만족스럽게 최종질문을 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이 물건을 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때려요.]“예?”
[안사면 때린다고요.]“아하하하하! 때리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매콤한 쇼핑호스트였습니다. 자, 그럼 묵언검객님이 판매를 하셨던 상품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 번 살펴볼까요?”
활짝 걷히는 천.
커다란 케이지 안에 들어있는 상품은 무려 노인과 아이, 그리고 여자들이었다.
“이럴 수가!! 묵언검객님의 상품은 무려 노약자와 여자였습니다!!”
비극을 알리는 우스꽝스러운 효과음이 짧게 울렸다.
“묵언검객님은 수련을 위해 노약자와 여자를 사용하고, 수련을 못하는데 매울 때에는 그들을 때리고, 기분이 나쁘면 꼬집기도 하고, 감옥에 들어가는 대신에 이것을 쓰러뜨리기도 하는군요!”
허미;
상품이 왜 다 인간이냐고 무친 외계인놈들아!!
지구인은 다 외계문명의 노예야?ㅠㅠㅠ
튜토리얼부터 개같이 멸망ㅋㅋㅋ
비스마르크 센세 지금 만나러 갑니다
시청자와 관중들, 그리고 사회자까지.
그녀를 지켜보는 모두가 탈락을 예상했다.
“자, 그럼 사용 페이즈의 시작입니다. 실제로도 묵언검객님이 말했던 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 몸소 증명해주십시오!”
【사용페이즈】
[당신이 앞서 진술했던 사항을 모두 실천하여 상품의 가치와 판촉행위의 진정성을 입증하십시오.]일상생활을 묘사하듯이 급격하게 변하는 무대.
수련장의 한편에 바벨이나 수련도구 대신 각기 다른 키의 노약자와 여자들이 놓여있었다.
이제 이걸 가지고 수련을 하고 때리고 꼬집으면서 상품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어려울 거 없죠.’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무림에 전해지는 격언을.
[무림인은 노약자와 여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아요.]왼팔에는 노약자를, 오른팔에는 여자를.
양팔에 사람을 매달고 힘껏 들어올렸다.
“아니이이잇!! 사람들을 운동기구로 쓰고 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운동기구 취급이라니! 노약자와 여자는 중량을 치는 용도인가요?!”
그때, 노약자와 여자로 변장한 괴물 한 마리가 캬아악 하고 입을 벌렸다.
이변을 감지한 즉시, 미리 단단히 경계하고 있던 해응응의 손이 냅다 딱밤을 날렸다.
퍽!!
에일리언을 닮은 네 방향으로 갈라진 턱이 딱밤과 함께 퍽 하고 터졌다.
[가끔 기습을 하기도 하니 기습방지 훈련을 할 때에도 도움이 돼요.]“이럴 수가!! 쇼핑호스트 패닉용으로 준비해둔 도플갱어마저 가뿐히 격퇴!! 이 쇼핑호스트는 혼모노입니다. 헬즈 쇼핑호스트가 될 자격이 충분해요!!”
사회자의 외침과 함께 심사위원석의 심사위원들이 나란히 10점 푯말을 들었다.
‘무림인이라면 노약자와 여자를 상대로는 절대 방심하면 안 되죠.’
그게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튜토리얼을 클리어 할 수 있었다.
근데 이런 용도로 팔리면 저 사람들은 다 운동기구 겸 반항하면 때리는 용도로 사가는 거임?
ㅁㅊ
마왕검객이 드디어 인간성을 버렸네ㄷㄷㄷ
악마들도 마왕검객의 마왕력 알아보고 기겁하는 거 보소ㅋㅋㅋ
악질력 배틀 시즌2 왔냐?
모두가 해응응의 인성에 깜짝 놀랐지만 그녀의 행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 분명 말했어요. 안사면 때린다고.’
이제부터 노약자나 여자를 사지 않은 사람은 그녀의 눈에 띌 때마다 한 대씩 맞는다.
누구도 상상 못할 끔찍한 계획을 품는 해응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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