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42)
〈 542화 〉 542 최후의 판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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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일등급 상품 을 구매했습니다.] [해당상품은 상품 본인이 소환에 동의할 때만 소환하실 수 있습니다.]지옥도 다 감당하지 못할 진짜 지옥같은 요호가 다 있구나.
요괴왕을 판매하면서 염라대왕은 치를 떨었다.
게이트도 다 닫히고 본인만 일방적으로 얻어터질 마당에 팔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나중에 A/S 신청하러 와도 되나요?”
“되겠냐!!!”
“비싸게 주고 샀는데 100년만 해주세요.”
“되겠냐고!!!”
스르릉.
“…되니까 한 말이지!!!”
검집에 검을 채워넣은 해응응이 흥정에 성공한 시장손님처럼 뿌듯해하였다.
장사치들한테 돈 백 원이라도 깎아본 자만이 아는 기쁨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얼굴을 보고 이건 각이다, 라고 느낀 사람이 있었던 걸까.
타이밍을 맞춰 영상후원으로 묵언검객의 흐뭇해하는 표정 스샷을 감정분석 돌린 결과가 올라왔다.
━━━
감정분석 결과
분노 0.00000
경멸 0.00000
혐오 0.00000
공포 0.00190
행복 0.99800
절제 0.00001
슬픔 0.00000
놀람 0.00009
이 사람은 정직한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약간의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경미한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경미한 자제를 애쓰고 있습니다.
━━━
해명하십시오 묵언검객! 무엇에 불안과 혼란을 느끼고 뭘 자제하려고 했는지!
요즘 과학기술은 참 대단하구나.
사람의 감정을 일순간의 스크린샷 한 장으로 포착해 내다니.
언젠가 각성능력 없이 순수과학기술만으로 마크3가 탄생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해응응은 수첩을 들어 답장을 적었다.
[안 알려줘요.]심술을 한 번 부려보니 채팅창의 분위기가 요동치듯이 격변했다.
목소리 뭐야…
왜 가수 데뷔 안함?
이 좋은 목소리를 왜 봉인하셨나요?
킹받으라고?
당신 우리 빡치라고 그랬지!!
이랬던 채팅창이.
아니 왜 자꾸 목소리 썩히냐고!!
거미줄을 입에 치는 여자는 처음보네ㅅㅂ
인면지주를 추모하는 마음에 5년간 묵언수행중인 거 아님?
아라크네도 친구 삼은 거 보면 킹능성 있음…
제발말좀해 제발말좀해 제발말좀해
우린 ㅅㅂ 님 옆에 있는 게 아니라 채팅창에 있잖아요
지금 도네TTS 목소리 무시해? 지금 도네TTS 목소리 무시해? 지금 도네TTS 목소리 무시해?
TTS도 사람이야 사람!
팩트> 사람이 아니다.
묵언검객이 사람 아닌 건 맞지. 요호가 어떻게 사람임ㅋㅋ
니들 지금 웃음이 나와? 나만 속이 쓰리고 막 분노가 차오르고 그럼?
무림인은 강자의 말이 옳으니 순응할 수밖에 없음…
니들은 그럼 천하제일인이 오늘부터 일부다처제를 선포한다 하면 일부다처제 따를 거임?
안될 거 머있음
네
좋은데?
아니 이거 진짜 미친놈들이네; 그럼 천하제일인이 오늘부터 모든 집값은 1억으로 깔맞춤 하고 다른 값에 매매하면 찾아가서 때려죽인대도 따를 거임?
안될 거 머있음
때려죽인다는데 순응해야지…
천하제일인 늙어 죽을 때까지 안 팔고 존버하면 됨
천하제일인이 부동산 하나도 모르는 어디 산골자기 마교에서 나왔냐? 정책 수준 보소ㅋㅋㅋ
이렇게 변했다.
‘왜 더 좋아하는 것 같죠?’
조금은 심술을 담아서 저질렀던 장난인데.
싫어하지를 않고 오히려 좋아하니까 혼란스럽다.
다들 무림의 법도를 이해해서 그런가.
강자존의 율법을 숭상하고 있다.
그간 내색은 자주 안했지만 천마가 된 기분으로 방송에서 채찍도 휘두르고 쓰다듬도 하고 그랬던 나날은 그릇되지 않았다는 만족감마저 든다.
시청자들이 이런 걸 원한다면야.
해응응은 굳게 입을 다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도 방송에서 말을 하는 일은 자제하도록 하자.
요괴왕과의 계약 이후, 금제가 더욱 헐거워지며 모든 금제로부터 사실상 해방되었음을 깨달았으면서도 컨셉을 이어나가기로 결심하는 묵언검객이었다.
2.
보람차게 방송을 끝낼 준비를 하는 묵언검객.
그러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모든 목표를 달성했으면 끝나야 하는 건 아닌가.
지당한 의문이었지만 요괴왕의 목소리가 그녀를 비웃었다.
“반요곡에서와 마찬가지로 마무리가 어설프군.”
요괴왕이라면 절대적인 우위를 이용해서 그 자리에서 염라대왕을 확실하게 죽였다.
해응응도 나름 우위를 이용해서 요괴왕의 신변을 강도질하고 미션을 클리어하는 쾌거를 이룩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상대우위에 그쳤다.
절대적인 이점을 지니고도 끝장을 보지 못한 결과, 염라대왕은 끝내 목숨을 부지했다.
“지옥은 초토화되었고 VIP들과의 연결은 끊겼다. 방송은 망했고 쇼핑채널의 재개설도 하지 않겠다고 약조하였다. 이 염라대왕, 생에 다시없을 굴욕적인 구두조약을 맺고야 말았다!”
염라대왕 정도 되는 존재는 의 금제가 없더라도 함부로 거짓을 입에 담을 수 없다.
설령 입에 담더라도 표면상으로나마 자신의 발언을 준수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스스로의 격을 훼손하며 강함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사실상 재기의 가능성마저 상실한 채, 이 폐허가 된 지옥에서 새로이 유입될 영혼들을 받아다가 전혀 다른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
“백년 쯤 애쓰면 지옥을 재건할 수 있겠지. 이백 년 쯤 애쓰면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처받은 자존심은?”
“삼백 년이 지나면 오늘의 굴욕이 아물 수 있는가? 오백 년이 지나면 수치를 잊을 수 있는가?”
“그럴 리가 없다!! 영혼에 새겨진 이 굴욕은 이 염라의 숨이 끊어지는 그 날까지 그치지 않고 억겁토록 계속될 것이다!!”
염라대왕은 격의 파손을 감지했다.
계약을 위배해도 약해지지만 준수하더라도 약해지는 것은 마찬가지.
그렇다면 이대로 꼬리를 말고 고개를 숙인다고 한들, 지옥의 지배자로서의 그의 권위가 훼손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래 약해지나 저래 약해지나.
결과가 같다면 그가 약해진 틈을 타 새로운 지배자가 되기를 노리며 폐허가 된 지옥을 침략할 적수가 반드시 나타날 터.
어차피 망한 삶이라면 하다못해 복수라도 해내겠다는 의지가 그에게 의지를 북돋았다.
[이제 와서 뒷북인가요?]마음에 안 든다며 눈썹을 찌푸리는 해응응.
염라대왕도 자신의 행동이 수치스럽다는 자각은 있었다.
그렇지만 더 큰 굴욕 앞에 당장의 작은 굴욕은 참을 수 있다.
영겁토록 계속될 원한에 비하면 한 순간의 수치를 감내 못할 이유가 없다.
“묵언검객. 자신의 공포와 손을 잡고 타협을 한 그 재주, 일개 요호 따위라고 치부할 수 없는 강함, 세상 혼자 사는 것처럼 대단한 미모도 인정하지.”
“하지만 너 같은 사악하고 악독한 요호에게 주어질 내일만큼은 인정하지 않겠다.”
그의 말에 실린 각오가 심상치 않았다.
불길한 낌새를 느낀 그녀가 힘을 써서라도 염라대왕이 저지르려는 짓을 말리기에 한 발 앞서, 염라대왕의 전신이 푸른 귀화에 뒤덮였다.
“상자 속의 세계여. 여기, 마지막 제련의 불꽃을 불태우나니, 최후의 상품소환의식을 실행하소서!!!”
장대한 빛의 기둥이 염라대왕을 휩쓸고, 그의 존재를 구성하던 영혼들을 흡입해갔다.
그와 동시에 형성되는 입방형의 결계.
그 거대한 결계형상을 올려다보며 요괴왕이 진심으로 감탄하였다.
“추한 발악이나 그 효력만큼은 대단하구나. 세계 그 자체에 자신의 존재를 공양하여 의식을 집행하다니. 각오해두는 것이 좋을 거다.”
요괴왕이 경고했다.
“지금, 세계의 경계가 무너졌다.”
“이 자리에 나보다 더한 공포의 상징이 강림한다.”
한 세계에 과포화된 영혼을 모조리 끄집어내어 영혼태양을 빚어내었던 요괴왕.
그 태양을 일격에 소멸시킬 수 있는 위력의 심검을 쏘아보냈던 묵언검객.
그에 비견할만한 강함을 자신의 몸에 사역하였던 지옥의 지배자 염라대왕.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굴욕을 감내했을 뿐.
격으로는 결코 밀리지 않는 강자가 존재의 소멸을 각오하며 자신을 제물로 바쳤다.
그로부터 실행될 의식은 기존의 호러 프로세서 21단계를 뛰어넘었다.
[막대한 인과가 감지되었습니다.] [난이도가 상향조절 됩니다.] [신규난이도 이 개방됩니다.]【히든 페이즈】
[지옥의 쇼핑호스트를 지켜보던 시청자는 차원 너머의 존재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발을 디딘 지옥 그 자체 또한 자신의 행성에서 일어난 유희를 즐겁게 지켜보았습니다.] [지옥은 심대한 타격을 입었고, 모든 유희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옥은 오랜 시간 자신을 즐겁게 해준 염라대왕의 존재를 건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주어 이제 당신에게 최후의 판촉을 강요합니다.]【현재 진행상황】
[진행도 다섯 번째 판촉(25단계)] [난이도 차원 너머의 절망] [전 세계 플레이어 중 누구도 경험해본 적 없는 난이도입니다.]세계최초.
전대미문.
오직 묵언검객에게만 허락된 전인미답의 풍경.
창공에서부터 쏟아지는 찬란한 빛의 너머로 차원의 형상이 갈라졌다.
두근.
두근.
손끝에서부터 저절로 맺히는 땀방울.
카페인 과다섭취 환자마냥 날뛰는 심장.
차원 너머의 공기를 맡는 순간.
해응응은 두려운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이 공기를 기억하고 있다.
‘틀림없어요. 저것은 무림비망록의 차원이에요.’
그녀가 기억하는, 최악의 난이도를 지닌 게임.
헤비쿠커보다도 더욱 두려운 지옥.
그로부터 한층 더, 차원의 문이 열렸다.
저벅.
저벅.
이중으로 열린 차원의 문.
그 너머로부터 걸어 나오는 이를 보는 순간, 해응응은 제 눈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