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56)
〈 556화 〉 556 역효과
* * *
1.
[Story mode] [STAGE 05 시베리아] [빙하 속의 공포]해남파의 헤비쿠커 공략, 그 두 번째 방송의 첫 스테이지는 눈보라가 몰아치며 시야가 하얗게 물드는 기상악화현상인 백시현상白???이 거듭되었다.
[이상기후로 대빙하들이 녹아내리며 모스크바 강을 따라 수도를 침범하는 러시아 연방.] [오래된 빙하에 잠든 비밀이 도심 한복판에서 깨어나기 시작했으니.] [그들은 먼 옛날 지구를 침범했으나 빙하 속에 갇힌 채 동면한 얼음아귀들이었다.]깨진 빙하 너머로 뛰쳐나오는 푸른아귀들.
강변을 따라 도심 전체로 퍼져나가는 아귀들의 공세는 앞선 스테이지들과 달리, 이미 수도방어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거셌다.
[이에 연방정부에서는 휴양 차 놀러왔던 기네스북 거대요리 전문가들을 급히 초빙한다.] [연방정부가 조달하는 음식을 이용해 방어선의 한 축을 틀어막고 버티는 것.] [전시사태의 러시아 연방정부의 방어선이 봉쇄될 수 있을지는 당신들의 활약에 달려있다.]2.
[Player mode]시야는 최악.
사태는 시급.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통해 지급되는 식품수송열차는 도착까지 30분이 남았다.
“한국인 동무들. 음식은 이걸로 만들어주십시오.”
“햄버거 재료? 아니 이게 왜 여기서 나와! 미친 여긴 러시아잖아!”
“나머지 재료는 짬이 날 때마다 보급을 지원하겠습니다. 그때까지는 현재 있는 재료로 어떻게든 방어선 사수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재료가 부족하다.
그것도 시작부터 압도적으로 많이.
“스테이지 5부터가 본 게임 시작이다 이건가?”
“우선 민가에 협력을 구하겠습니다.”
우지우와 민우성은 무림인들을 이끌고 급히 민가의 문을 두들겼다.
“오! 기네스북 배틀요리사들! 에이튜브에서 봤어요!”
“러시아에는 뭐 만들러 왔어? 과일파이 먹고 갈래?”
“한국인은 월급이 4만 루블의 몇 배라면서? 그거 실화야? 나도 니네 나라 가서 과일파이 구워서 팔면 10만 루블씩 벌 수 있어?”
음식대접을 왜 하고 있냐고ㅋㅋㅋ
저기는 브이튜브 대신 에이튜브가 있네?
아재 장사욕심 뚜렷하시네
저거 과일파이 챙겨가서 아귀놈들 먹이자ㅇㅇ
아싸는 못하는 게임
팩트> 헤비쿠커 멀티모드는 최소 10인 이상이라서 친구 9명 밑인 아싸는 입구컷임
인싸컷 미친듯이 높네;
응 즉석에서 공팟 모집해서 들어가면 그만이야~
ㅋㅋㅋ 디펜스 게임을 공팟으로 들어간다? 저거 백퍼 음식 지 혼자 퍼먹는 놈 나온다
ㄹㅇㅋㅋ
요리사 1명 조수 2명 구경꾼 2명 먹는놈 2명 어디론가 실종됨 1명 시체 2구 예상한다
어디론가 실종됨ㅋㅋㅋ
ㄹㅇ 저런 거 공팟 짜면 맵 구석에서 지 혼자 몬가 하고 있는 애들 있음…
요호호 공략대와 달리 착실하게 구조활동을 하면서 인명피해를 최대한 낮추고 선한 플레이를 한 효과가 이렇게 돌아왔다.
부족한 물자를 보충해줄 물자를 기꺼이 내어주는 모스크바 시민 NPC들.
“이 미친 얼음속성 아귀들은 빙하기에 게이트 열고 쳐들어왔다가 단체로 얼어붙었나. 물량치트를 쓴 것도 아니고 뭐 이리 끝도 없이 계속 쏟아져?”
“다들 여기 봐! 우리가 트럭 세 대 가득 물자를 실어왔다고!”
급한 대로 충원된 물자에 우르르 달려가 짐을 내린 무림숙수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이거 보드카 아니야?”
“보드카잖아.”
“이것도 보드카. 저것도 보드카. 죄다 보드카네.”
산타마냥 코가 빨간 운전수가 푼수처럼 웃었다.
“아니 뭐 보드카 절임 배추요리라도 해야돼?”
“몰라. 일단 솥에 부어!”
“그래. 보드카를 끓여서 끓는 기름처럼 쏟아 붓자!”
러시아에서 부족한 것이 있다면 일단 보드카를 찾고보자는 말처럼 이곳에서는 대부분의 문제가 보드카를 통해 해결된다.
추위가 너무 심하면 보드카를 입에 붓고, 항공기에 급유할 항공유가 부족해도 보드카를 넣는다.
냉동아귀들이라고 끓는 보드카를 뿌려서 퇴치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크아악!”
끓는 보드카를 한 국자 가득 퍼서 흩뿌리자 비명을 지르며 물러서는 냉동아귀.
이게 왜 됨??
만능보드카 오늘도 1승
그러나 역시 제대로 된 음식투여가 아니었기에 아귀들은 금방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었다.
“어이, 러시아 친구! 저기 마트는 내버려두고 왜 자꾸 먼 곳에서 징발하고 있는 거야?”
우지우의 물음에 NPC가 건물을 보며 욕설을 내뱉고는 대답했다.
“저긴 안 돼. 올리가르히 중 하나인 로마노프 가문이 경영하는 마트야. 전시라고 함부로 들어갔다간 총에 맞고 죽어.”
“아니 밖에서 이 난리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마트 문을 걸어잠그고 지들만 살겠다고 버틴다고?”
뭐 이딴 놈들이 다있어?
어이가 없어서 마트를 흘겨보고 있자니 띠링 하는 경쾌한 알림소리가 들렸다.
알죠?
ㅋㅋㅋㅋㅋㅋ
이젠 미션도 안 거네
해남파에서는 뭘 해야할지 이미 알고 있거든요?
원격조종 보소ㅋㅋㅋ
마트도둑메타 가는 거야?
게임 밖에서 해응응과 간부들이 나누었던 대화는 당연히 꿈에도 모를 시청자들의 웃음이 우지우는 마냥 속편하게 보였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조금 에바 아닐까요? 옆 동네에서도 인성 터진 짓만 골라서 하다가 죽빵 다섯 대 맞고 목 잘리는 하극상을 당했는데?”
도전장인가요?
“아니… 아니, 아니. 제가 언제 길드장님을 그렇게 패고 싶다고 했습니까? 옆동네는 그렇다는 거죠. 하… 난 몰라요. 길드장님이 시킨 겁니다?”
밖에서 들었을 때는 와 나는 저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던 것이 우습게 됐다.
“거기 너희들! 밥 먹인 아귀들 모아다가 트럭에 실어봐.”
“아귀들을 트럭에 실어서 뭐하시려고요?”
“마트에 갖다 박을 거야.”
러시아 연방군인들이 못 들을 말을 들은 것처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심입니까?”
“너희 다 죽건 말건 지들만 살겠다는 녀석들까지 우리가 지켜줄 필요가 있을까?”
군인들의 눈에 공감과 살의가 번뜩였다.
“로켓포 돌려! 마트 입구에 박는다!”
“로마노프 가문의 재산을 끄집어내자!”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군인들을 설득하는 것은 둘째 치고, 대형마트를 습격하느라 병력의 일부가 전선을 돌보지 못하는 동안에 요리사들이 대신 시간을 벌어야 한다.
재료부족으로 요리투여와 근접전투를 동시에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난이도가 높아지는 지연전.
“가십시오.”
“괜찮으시겠습니까?”
“우린 무림숙수입니다.”
인금수는 자신이 있었다.
객잔 테이블을 딛고 뛰어올라 액션 안녕하살법을 펼치는 손님들.
만두로 저글링을 하고 잔을 손끝으로 툭툭 쳐서 원하는 자리에서 멈추도록 세팅할 수 있는 점소이.
여차하면 그걸 주먹으로 다 때려잡고 먼지 날리지 않게 얌전히 있으라고 깡깡권법을 연마한 무림숙수들의 저력은 어지간한 무림인 이상이다.
일상이 수련인 그들이 고작 그 잠깐의 시간을 벌지 못할 리가 없었다.
“다들 엄폐물 뒤로 숨어. 로켓포를 쏜다!”
쾅!
박살난 정문으로 아귀들을 듬뿍 실은 트럭이 들이닥쳤다.
아수라장이 열린 마트에서 직원들이 뒷문으로 달아나는 사이, 군인들과 우지우의 무림인조는 신이 나서 마트의 물자를 쓸어담았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재료 위주로 골라오십시오. 냉동아귀들의 총칼을 막는 얼음장막은 신진대사를 높이면 자동으로 해제됩니다.”
그 사이에 약점공략과 연구를 마친 민우성의 어시스트까지.
악질짓도 철저한 분업 속에 이루어지면 그 위력이 배가 되었다.
“열차포다! 열차포가 왔다!”
“기갑사단도 도착했어!”
“좋아, 전부 밟아버려!”
충분한 시간을 번 뒤에는 NPC군대의 개입으로 마침내 상황종결.
[스테이지 클리어]1. 러시아 연방정부가 방어선을 구축한다.(4시간 15분, 성공)
2. 아귀들의 만족도 평가점수가 일정점수 이상(7.5점/10.0점, 성공)
3. 최대한 많은 인원을 구출한다.(55.7만명/10만명, 성공)
폐허가 된 마트와 칼로리 폭탄 음식들에 방어장막을 잃고 쓰러진 아귀들, 그 위에서 보드카를 마시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군인들과 플레이어들.
긴 격전 끝에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스테이지 클리어가 완료되었다.
3.
이거 이대로면 손 하나 안 대고 간부들의 힘만으로 깨겠는데?
해응응은 날먹의 냄새를 맡았다.
무림에서 새로 만든 신생해남파도 초기에야 손이 많이 갔지,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알아서들 곧잘 자신들의 일을 해내고는 했다.
‘성장했군요, 다들.’
허접했던 우지우가 저렇게나 성장한 것도.
언제나 든든한 민우성이 더욱 노련해진 것도.
글러먹었던 인금수마저 개과천선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모두 감회가 남달랐다.
‘더는 제 손이 닿지 않아도 훌륭하게 게임을 공략하고 다른 차원의 침략을 막을 수 있겠어요.’
뿌듯함과 동시에 아쉬움이 일어났다.
꼭 떠날 때가 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림에서는 늘 그랬다.
어느 정도 크고 나거든 이별을 준비했다.
진정한 복수를 위해서.
최강의 경지를 위해서.
돌아갈 고향을 위해서.
그 끝에 현실로 돌아왔지만 모두를 만족할 만큼 키우고 나니 떠날 것부터 생각하게 되는 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일까.
언젠가는 정말로 지구에서 재건한 해남파조차도 떠날 때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화경 그 너머의 경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속세의 모든 미련을 벗어나야 하니까요.’
그녀가 계속 강해지고자 하는 한, 언젠가는 반드시 해남파에 품은 모든 미련을 접고 떠나야 한다.
그저 버리듯이 내팽개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없더라도 해남파는 건재할 거라는 확신.
그런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한 줌의 미련도 남지 않는다.
‘좀 더 보여주세요. 여러분의 공략을. 제가 안심할 수 있도록.’
두 남자의 의도와는 정반대되는 결과를 부르는 공략은 절찬리에 진도를 뽑으며 최종스테이지를 향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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