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60)
〈 560화 〉 560 잘했는데 벌 받는 기분
* * *
1.
해남파 공략대가 동부방면 남극기지에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오 마이 지저스! 신이 우릴 버리지 않으셨군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니 예수쉑 개적폐네. 돕는 건 우리가 돕는데 왜 지가 기도 받아?”
교황성하가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방송입니다
지켜만 보고 계신다고ㅋㅋ
꼬우면 뭐 감각링크라도 하쉴?ㅋㅋㅋ
ㄹㅇㅋㅋ
속보> 교황청에서 A급 각성자 나옴
???
왜 진짜임?
아니 미친ㅋㅋㅋ
방송 보고 혈압오른 교황이 개빡쳐서 각성한 듯
초사이어인이냐고ㅋㅋㅋ
현장의 NPC들은 즉시 기네스북 거대요리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했다.
“아니 근데 있는 나라가 다 왜 이 모양이냐?”
일본, 러시아, 중국, 호주, 프랑스.
국제정세 상 한국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맺거나 지나친 팽창주의로 인한 범세계적 만악의 근원, 혹은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이 극심한 국가만 모였다.
유럽국가들과 미국, 몇몇 아프키라대륙 국가들이 주축으로 이루어진 북서방면 남극기지들과는 구성이 크게 달랐다.
대화에 어려움은 없다.
자동번역기가 있으니까.
국가 간의 원한도 범국가적인 재난사태 앞에서는 지나간 일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가상세계.
현실의 관계를 가상에서 따져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자기위안에 불과하다.
‘꽤 공허한 싸움이네.’
우지우는 조금 서글퍼졌다.
자신이 어떠한 노력을 하더라도 이것은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아서는 안 될 무언가에 눈을 뜬 기분이 들었다.
요동치는 동화율이 어깨를 툭 치는 손길에 삑 하고 솟아올랐다.
“우왓!”
“정신 차리십시오.”
“민우성씨? 뭐예요. 깜짝 놀랐잖아.”
“가짜가 아닙니다.”
“예??”
“적어도 길드장님이 보인 모습은, 가짜를 대하는 태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가짜라고는 생각하지 마십시오.”
정말 족집게 같은 양반이다.
어떻게 알았을까?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뭘 세삼스레.’
하기야 민우성은 늘 그랬다.
눈치가 좋은 사람이었지.
그래, 길드장님을 향한 충성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곳에서 주눅 들 시간도 아깝다.
“당신들 본국에서 지원은 안 와요?”
“유럽보다 거리가 먼지라 시간이 꽤 걸립니다.”
“그럼 저희 러시아 연방의 유조선으로 함께 탈출하시죠. 근해를 지나던 유조선이 도착하기까지 앞으로 한 시간이 남았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신세를 졌던 러시아 사람들이 선심 썼다는 듯이 중요정보를 흘렸다.
‘여러 국가 수도를 돌아다니며 구출을 한 이유가 이 순간을 위해서였군.’
민우성은 깨달았다.
자신들이 구조한 나라들 중에 최소 하나 이상이 이번 Stage9에서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용기를 내서 히든루트에 진입하는 사람들만이 자신이 구한 이들의 도움을 받도록 안배된 게임구조를.
2.
후반공략 경쟁을 위해 참전한 하북팽가.
스테이지 9에 도달한 그들은 히든루트 공략을 위해 망설임 없이 남극대륙을 횡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으니.
“우린 가지 않겠다.”
“로버트! 이제 와서 발을 빼겠다는 거냐?”
“언제부터 우리가 그리 정의로운 무리들이었지? 할 수 있는 선에서만 하고, 무리라고 생각되면 버린다. 그게 기네스북 거대요리 전문조직의 모토 아닌가?”
뒤늦게 착한 척 코스프레를 해보았지만 이미 요호호 때문에 나락으로 치달았던 조직성향.
팽휘룡의 반란으로 중립까지는 어떻게든 끌어올렸지만 본질적으로는 악성향에 먼저 눈을 떴던 NPC들은 구출에 냉소적이었다.
‘업보로군.’
팽휘룡은 골머리를 앓았다.
해응응도 없다.
저쪽에 있는 건 기껏해야 간부 둘 뿐이다.
그조차도 이겨내질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하북팽가 가주로서의 체면이 서질 않는다.
그들은 찾아야 했다.
해남파와는 다른 자신들만의 방식을.
온건한 설득은 포기했다.
그건 그들의 방식이 아니니까.
“그럼 지금 당장 가야만 하는 이유를 알려주지. 연합군은 우리도 배신할 예정이다.”
“…연합군이? 어째서 그들이 그래야 하지? 우리가 도와준 국가가 한둘도 아닌데.”
“각성자연합은 민간조직이기에 각국의 눈엣가시로 찍혔다. 우리도 다를 건 없지. 무전을 제외한 다른 모든 통신수단이 막힌 건 눈치 채지 못했나?”
자발적인 지원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상황에 따라 행동이 바뀌는 중립성향이라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도록 상황요건을 끼워맞추면 된다.
이것이 정파도 사파도 아닌 정사지간의 하북팽가가 살아왔던 길.
요호호만큼 악하지는 않지만 해응응과 해남파만큼 선하지도 않은 하북팽가만의 길이다.
“됐습니다. 구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아. 겨우 살았네.”
“해남파 놈들은 젤 먼저 공략하느라 이런 공략이 있는 줄도 몰랐을 텐데 용케 눈치 챘네.”
동부방면 남극기지 생존자들의 구출.
스테이지 클리어.
스테이지 9까지는 어떻게든 강행군으로 따라잡았다.
그러나 이어지는 스테이지 10.
남극 탈출 이후의 스토리 모드를 보고 팽휘룡의 얼굴이 굳었다.
“컨닝과 모방은 여기까지인가.”
스토리 모드가 달라졌다.
유조선 탈출 이후, 유럽연합군의 민간인 각성자들을 향한 탄압을 고발하고 함꼐 탈출한 남극기지 생존자들이 진술을 돕던 해남파 루트와 달리.
그들과 함께 탈출한 국가들은 지지성명을 하며 돕지 않았고, 각성자연합도 그저 의무적으로 함께 동행할 뿐이었다.
[국가조직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빚을 지워야만 한다.] [전세계적으로 속출하는 게이트.] [에서 빚을 지울 나라들을 골라 동시구출작전을 개시하라.]기네스북 거대요리 전문가들과 각성자연합.
지닌 전력을 쪼개어 둘 이상의 나라를 지원한다.
이것이 그들이 맞이한 스테이지10.
“뒤쳐졌는가.”
같은 시각, 해남파는 대침공 페이즈에서 동시구출작전으로 호감작을 하는 단계를 이미 건너뛰었다.
그간 쌓아온 민심스택과 선한 이미지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들이 구출한 국가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원에 나선 것이다.
군인 수만 명이 우스워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수의 민간인들로 이루어진 자원봉사자들의 행렬!
“쯧. 줄을 잘못 섰군.”
무림에서도 그랬다.
지도자가 이끄는 대로 생각 없이 권력에 복종하며 따라갔더니 하마터면 오대세가도 무림맹처럼 공중분해를 당할 뻔했다.
간신히 사문의 존속은 이루어졌지만 대성장을 이룩한 해남파에 비하면 멸망만 면한 수준이다.
“후우. 결국 여기서도 넘을 수가 없었군. 해응응, 그 여자의 앞서가는 발걸음은.”
시대를 주도하는 발걸음 앞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따라가도 도태되지 않는 것이 한계다.
“최초공략은 포기한다.”
“가주님…!”
“하지만 우리의 공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게임의 엔딩을 볼 때까지 포기는 용납하지 않는다.”
“옙! 가주님!”
3.
해응응은 민물맛 진흙쿠키를 한 입 베어 물고는 내려놓았다.
제 3 세계 난민들의 빈곤함을 체험해봄과 동시에 판매수익을 난민들을 위해 기부한다는 자선마케팅에 넘어가 샀던 진흙쿠키.
뜻은 기특하지만 맛이 너무 안 좋았다.
“마마. 입에서 흙이 나옵니다.”
“마크2는 이런 거 먹지 말아요.”
“…얘가 바보인 줄 알아? 당연히 안 먹겠지. 바보같이 착해 빠져서는. 그런 쓰레기는 왜 사? 난민들이 성폭행도 저지르고 얼마나 나쁜 놈들인데.”
“문파를 잃고 난민처럼 중원을 떠돌던 시절이 생각나서요.”
“그러니까 내말은 난민들이 성폭행 범죄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수도 있고 얼마나 나쁜 환경에 놓였냐는 거였지. 세상에 참 나쁜 놈들이 많아. 그치?”
“대조. 인터넷 서핑 검색결과 와 일치하는 화법이 감지되었습니다.”
이소혜가 마크2의 볼을 좌우로 꼬집어 당겼다.
“시끄러. 이럴 땐 모르는 체 넘어가란 말이야.”
“아으으아브.”
괘씸한 자선마케팅으로 팔아치운 진흙쿠키야 어찌 되었건, 게임은 막바지로 치달았다.
지금껏 구해준 국가들과 남극에서 합류한 국가들과 함께 시대의 변화에 힘을 합쳐 맞설 것을 각오한 국가연맹은 민간조직을 탄압한 EU연합군 및 미국에게는 민간조직 및 각성자들을 향한 모든 범죄사실을 인정할 때까지 일체의 지원을 허락지 않았다.
몇몇 국가가 아귀들에 의해 국가소멸 및 부도사태를 맞이하고 전국민의 30% 이상이 국경 너머로 도피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EU연합국은 꼬리를 내렸다.
[요리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마음이 없는 공장식품만 찍어내는 너희는 우리를 따라잡을 수 없어!]초거대 게이트에서 거인아귀까지 쏟아져 나오며 수소폭탄까지 동원되었지만 아귀들은 이제 속성에 맞는 음식으로 공략하지 않으면 데미지도 안 입었다.
미국은 급히 식품공장을 양산하며 물량으로 맞서기를 시도했지만 공장산 물량공세는 통하지 않았다.
반대로 해남파 플레이어들의 지시에 따라 아귀변종들의 유형에 따라 속성에 맞는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해 먹이는 국가연맹은 거뜬히 위기를 넘겼다.
[이것이 수제요리의 힘이다!] [우지우 간부님은 위에 토핑밖에 안했잖아요.] [으아앗, 시끄러! 요즘 여고생은 왜 이렇게 말이 많아!]끝내 범죄사실을 시인하고 관련자 전원을 처벌한 국가들에 힘입어 본국에서도 마땅한 대처가 이루어지며 인류의 분열은 봉합되었다.
“정말로 제가 개입하지 않고도 게임이 끝났네요.”
이분할 화면의 반대편에서는 서로 핵까지 쏘아대며 개작살이 나고 있는 하북팽가 공략방송의 저세상 나락으로 치닫는 방송화면이 보이고 있지만.
공략을 끝마친 해남파는 방송을 종료하고 우르르 그녀에게 달려왔다.
“길드장님, 제가 해냈습니다!”
“‘저희’가 해낸 겁니다. 우지우씨.”
자랑스레 달려온 우지우와 민우성.
두 사람에게 함께 방송을 시청하던 마크2가 대신 손을 내밀었다.
“칭찬. 기특해 기특해인 것입니다.”
그 너머.
정작 그들이 칭찬해주길 바랬던 묵언검객은.
“이제 안심할 수 있겠네요.”
“네?”
“제가 없어져도 앞으로 어떤 억까 게임이 나오든 잘 공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이분할 화면 반대편의 진동을 동반한 4D 사운드로 재생되는 핵폭발 소리와 함께 우지우와 민우성의 심장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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