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75)
〈 575화 〉 575 회오리가 몰아치는 도심
* * *
1.
[묵언검객 님이 방송을 시작합니다.] [방송제목 점핑레빗 3대3 팀매치 중계방송] [방송시간 00:00:01]공식적으로 시한부라는 사실이 반쯤 기정사실화된 묵언검객.
이제 다시는 그녀의 방송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의견마저 암암리에 퍼져나가던 가운데, 묵언검객이 방송을 켰다는 소식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와! 묵언검객 뱅온!
이분 생방송을 생전에 다시 볼 줄이야ㄷㄷ
오늘이 막방 아님?ㅠㅠㅠ
ㄹㅇ 너무 슬프다…
막방이 점핑레빗인게 슬프지 ㅅㅂ 반요곡 엔딩까지 한 걸음 남겨놓고 이걸 안하냐고…
닥쳐 개새끼들아 헬세살은 시작도 안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복아카도 하고 좀비해저드도 하고 채찍시뮬레이터도 하고 아무도 찾은 적 없던 점핑레빗까지 하는데 혼자 버려진 팬덤이 있다? 크크루삥뽕ㅋㅋ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여기고 반쯤 마음을 접었던 묵언검객의 방송!
“오늘은 중계방송이에요.”
비록 그녀의 플레이를 직접 보는 날은 아니라도 이런 식으로나마 묵언검객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행복했다.
휴방검객이다 무단검객이다 놀려대도 사실은 묵언검객을 좋아하고 그녀에게 열광하는 사람들.
‘역시 방송을 키길 잘했네요.’
그들은 묵언검객이 정말로 덜컥 죽어서 영원히 휴방을 하게 되는 미래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에는 눈치를 밥 말아먹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점핑레빗을 이렇게까지 다들 좋아하다니. 겉으로는 싫다고 했어도 속으로는 누구보다 점핑레빗을 좋아해서 그런 거겠죠?’
[현재시청자수 42만 8500명]방송만 켰다하면 해당 시간대에 피치 못할 일정이 없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모여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묵언검객.
시청자수가 이렇게까지 높이 찍히니 실은 모두가 점핑레빗을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파란색 머리띠를 묶은 쪽은 저희 해남파 간부이고 빨간색 머리띠를 묶은 쪽은 면벽동에서 벽곡단 먹고 점핑레빗만 해온 면벽점핑 수련자들이에요.”
하루 일과가 벽곡단 먹기랑 점핑레빗만…?
감옥에 갇혀도 식단관리랑 하루일과관리를 저따구로 하지는 않겠다 ㅁㅊ
법의 심판을 안 받고 사적제재한다고 아니꼽게 봤었는데 참된 교화시설이었네;;
우리도 감옥 대신 면벽동 짓자
하루 종일 무의미한 절벽등반을 계속 하는 죄수들ㄷㄷㄷ
심지어 탈출하려면 해남파 간부들하고 막고라 떠서 이겨야함ㅋㅋㅋㅋ
근데 간부는 뭔 죄임?
수십만 명이 치는 채팅 속에서도 귀신같은 동체시력으로 채팅 하나를 잡아낸 해응응.
“수련이 충분하다면 성과를 증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수련이 부족하다면 반성의 의미로 면벽점핑을 하는 기회가 되겠죠.”
간부도 사람이야 사람!
해남파 간부되면 좋겠다고 부러워했는데 이제 하나도 안 부러움;
비정기적으로 면벽동에서 점핑레빗만 해온 미치광이 죄수들과 맞다이를 떠야 하는 극한직업 수준
너무 무섭다, 해남파!
두려움에 떠는 시청자들의 마음이야 어쨌건 3 대 3 팀 시합은 시작되었다.
[최고난이도로 설정되었습니다.] [만렙토끼 도전과제 활성화로 인해 가 자동작용됩니다.] [맵이 필드로 설정되었습니다.]“어?”
“응??”
“아니 길드장님??? 이상한 맵이 걸렸는데요???”
열심히 필드 하나에서만 공략빌드를 깎고 또 깎았던 양 팀.
혼란스러워하는 그들에게 사회자 자격으로 고스트 모드로 구경하면서 중계를 맡게 된 해응응은 약간 수줍어하며 말했다.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요. 현실세계에서 갑자기 전장이 변화해서 준비한 전략을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는 채로도 전투에 나서야 하는 어려움을 미리 겪고 대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런 일로 매번 감사인사를 받는 건 부끄러우니까요.”
개악질이세요?
악질검객 또 너야??
시작부터 악질력 풀악셀 밟아버리네ㅁㅊ
제로백 1초대ㄷㄷㄷ
두 번 수줍어하면 사람 죽겠다!
팩트> 이미 저기 여섯 명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
ㄹㅇㅋㅋ
그래도 쟤들도 나름 만렙토끼에 다른 필드는 랭킹도전까지 하던 애들인데 클리어는 되지 않을까?
님 문과인데 수학도 잘함?
동물 테이밍 잘하면 여자도 테이밍 잘함?
아하
이해됨ㅇㅇ
뜨거운 규동 3초만에 흡입하면 탕수육도 5초컷 가능함?
네???
그건 될 것 같은데요;;
뜨거운 규동을 3초 만에 흡입하면 탕수육이 어렵겠냐고ㅅㅂㅋㅋ
대혼란에 빠진 대회장.
그에 못지않게 어지러움을 느끼는 시청자들.
골 때리는 맵변경과 함께 40만 명이 넘게 지켜보는 3 대 3 점핑레빗 필드에서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2.
장문인의 골때리는 성격을 이미 충분히 경험했던 간부 3인방은 초반의 혼란스러움을 빠르게 벗어났다.
“이거 어디로 가야 깨는 맵이냐?”
“몰라. 일단 건물부터 나가고 보자.”
“분위기가 좋군요. 빌딩 밖에 물이 차있으니 수족관에 온 기분입니다. 산중유수유山中?와 동정추수심?????의 감동도 이에 비견될 순 없겠죠.”
“아 미친 한시빌런놈아. 니가 한시 읊을 때마다 조짐 당한 거 생각 못 하냐? 플래그 세우지 말고 빨리 윗층으로 뛰어오기나 해!”
“으아아악!!!”
갑자기 마음이 심란해서 점핑레빗 도중에 덜컥 한시를 읊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나쁜 버릇이 있는 한복남 김제철.
그의 몹쓸 버릇을 훈계하고 있는데 먼저 달려갔던 가시인간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뭐야! 무슨 일이야!!”
기겁하며 원형으로 길게 늘어선 중앙계단을 난간을 딛고 수직으로 뛰어올라간 양귀호.
덜덜덜.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바닥에 엎드린 가시인간이 애처롭게 떨고 있었다.
“뭔데! 여기 설마 귀신도 나와?!”
“훨씬 심한 걸 봤어.”
“그니까 뭘 봤냐고!!”
“내 얼굴…”
“…어? 니 얼굴?”
“빌딩 유리창에 자꾸 내 얼굴이 비쳐… 나 너무 무서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ㅋ 가시인간 얼굴이면 무서울만도 하지
솔직히 나도 흠칫흠칫 놀람
양심고백함. 자동포커싱 키면 가끔 가시인간 얼굴 나오니까 너무 무서워서 수동포커싱으로 시점 못 넘어가게 막고 있긴 함ㅋㅋㅋ
근데 쟨 지 얼굴이 무서워?
양귀호도 어이가 없었다.
“야. 그거 니 얼굴이잖아. 그게 무서우면 아침에 세수는 어떻게 해?”
“세수는 눈 감고 하지!!”
“그럼 점핑도 눈감고 해 병신아!”“앗, 그런 방법이…!”
그걸 또 좋다고 눈 감고 뛴 가시인간이 창문에 머리를 들이받았다.
쩌적.
불길한 소리와 함께 균열이 이는 유리창.
금방 뒤를 따라잡은 김제철이 양귀호에게 물었다.
“물은 깊은 곳에 있으면 수압이 계속 늘어나서 압력이 엄청나게 강해지지 않냐?”
“…그렇겠지?”
“여기, 지금 해저 몇 미터냐?”
모두의 시선이 시야를 모서리로 돌리면 나오는 인터페이스 계기판으로 향했다.
[현재위치 해저 9950m] [진행도 제1구간(50m, 5층)]기본 대기압 1기압에 수심 10m 당 수압 1기압.
해저 9950m에서의 기압은 무려 9951기압.
펑!
콰드드드득!
창문이 뻥 뚫리며 엄청난 기세로 물이 쏟아지더니 건물 전체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사색이 된 간부 3인방은 수십 만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게임 시작 직후 사망이라는 개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이 악물고 뛰고 또 뛰었다.
3.
“이 미친 게임은 병신보존의 법칙이라도 있냐? 어떻게 옆동네 영상클립 보고 쪼갠지 3초 만에 철두공으로 창문을 깨냐고!!”
“…미안하다. 물 밖으로 수영으로 나가면 더 빨리 나갈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됐으니까 빨리 들어와요!! 여기 통로 곧 붕괴한다구요!!!”
회오리치는 도심 필드.
건물에서부터 시작한 플레이어들은 건물과 건물 사이를 잇는 연결통로를 지나 점점 더 커다란, 보다 대형으로 갖춰진 시설을 가로질러야 한다.
세 사람이 연결통로를 지나기 무섭게 구구구궁 소리와 함께 뒤에 있던 건물이 무너졌다.
콰득
콰드득
방금 막 발을 들인 건물도 연결통로를 통해 유입되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일그러지기 시작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니.
“뛰어요!!”
면벽동 3인방은 안전권에 접어들기까지 미친 듯이 건물주파를 이어나갔다.
[제 1 구간을 돌파했습니다.] [현재위치 해저 9000m] [진행도 제2구간(1000m, 100층)]간신히 탈출한 제 1구간.
거대한 해치를 잠그고 간신히 한숨을 돌리는데 창문 옆으로 둥실둥실 떠다니던 해파리 한 마리가 어디론가 호로록 사라졌다.
“??”
신입이 얼이 나간 채로 창밖을 둘러보는 사이에 점핑괴인과 철두공은 한숨 돌렸다.
“자유롭게 점핑할 수 있는 절벽지대가 얼마나 좋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
“동감이다. 조금만 세게 머리를 천장에 박으면 지형이 파손되어서 물이 쏟아지고 건물붕괴속도가 빨라진다니, 점핑을 하기가 너무 두렵다.”
깎아지르는 절벽에서 발을 디딜 발판 사이를 넘나드는 필드와 달리 필드는 점핑에 제약이 컸다.
너무 높게 뛰어도 안되고 너무 강하게 지형지물에 부딪쳐도 안 된다.
철저하게 계산된 적절한 높이로 점핑컨트롤을 하며 최대한 빠르게 건물을 빠져나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건물붕괴 기믹마저 있다.
‘무림인이라도 만에 육박하는 기압에 무방비하게 내던져졌다간 수면에 도달하기도 전에 내공이 다 털리고 찌그러져 죽겠지.’
“어때, 이번 필드는? 머리 안 박고 잘 뛸 수 있을 것 같냐?”
“괜찮을 것 같군.”
“후우. 제발 부탁이다. 안 그래도 힘든 게임 더 살 떨리게 만들지 좀 말자.”
겨우 한숨 돌리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창밖을 내다보던 신입이 비명을 질렀다.
“뛰, 뛰어요! 빨리 뛰어요! 당장 뛰어야 한다고요!!”
“뭔데 그래?”
“회오리가, 회오리가 쫓아와요!!”
신입이 가리킨 창 너머.
거대한 회오리가 해저 밑바닥에서부터 솟구치며 이미 붕괴한 건물을 산산이 갈아버리며 실시간으로 찢어 부수는 광경이 펼쳐졌다.
고산의 전설 필드에서 지형지물을 먹어치우던 어스웜이 있었다면 회오리가 몰아치는 도심 필드에서는 회오리가 지형지물을 파괴하며 상승하는 것!
“…옘병, 완주만 해도 기적이겠네.”
김만득은 생각했다. 먼저 깨기가 아니라 더 오래 살아남기로 대회의 경쟁방법을 바꿔야 하지 않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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