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76)
〈 576화 〉 576 좌표생성검객
* * *
1.
대결진행이 한참인 도중.
“언니. 근데 다른 맵으로 우승자를 뽑았다가 막상 저희가 공략할 때는 그맵만 잘하고 고산필드는 못하면 어떡하려고 그러세요?”
주아영은 브이튜브 시청자들과 대결을 진행 중인 참가자들 모두가 떠올릴 의문을 제기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어느 팀이든 즉시전력이 될 정도로는 실력이 있거든요.”
“그럼 아무나 이겨도 괜찮았던 거예요?”
“그런 셈이죠.”
“그럼 맵은 왜 바꾸셨어요?”
“사람의 진가는 잘하는 것보다 생소하고 낯선 것에서부터 나오니까요.”
아무리 비장절초를 연마해봤자 실전에서 나오지 못하는 초식은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연습에서 칼을 백번 휘둘러도 실전에서 한칼조차 휘두르지 못한다면 아무 쓸모도 없다.
참가자들을 낯선 환경에 밀어 넣은 것이 마냥 악질짓을 하고 싶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건 아니었다.
“…아까 그걸 설명하면 다들 납득하고 동기부여도 되고 더 좋지 않았을까요?”
“그러면 제 해설을 의식해서 본색을 드러내지 않고 억지로 잘하려고 노력할 거잖아요.”
자신의 의도를 모르더라도 잘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보고 싶다.
주아영은 그 말이 슬프게 들렸다.
언니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다들 각자의 무공을 가슴속에 품고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는 간부들과 면벽수련자들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처럼 들렸기에.
“다른 랭커들도 이 대결을 보고 조금은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네요. 랭커라면 새로운 공략을 돕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잖아요.”
랭킹보드에는 등록되었지만 공략에는 협력하지 않은 사람들을 겨냥한 해응응의 한 마디.
그녀 딴에는 이렇게 하면 좀 도와주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그러나 해응응은 묵언검객으로서의 자신의 영향력을 간과했으니.
뇌내 시뮬레이션과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태 사이의 오차범위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은 어찌보면 예견된 수순이었다.
당장 채팅창에 무서운 속도로 하나의 여론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묵언검객이 인생 마지막 방송이 될지도 모를 방송을 하고 있는데 점핑레빗 공략은 안 도와주고 모르는 체 하는 랭커새끼들 사람새끼 맞냐?
그 새끼들 사람새끼들 아님. 뼛속까지 토끼새끼들임ㅇㅇㅇ
냄비 물 올려!!
오늘부터 공략 안 돕는 점핑레빗 랭커놈들 다 조진다ㄹㅇ
점핑레빗 랭커들 닉네임 목록 뿌립니다.
척살령에 보이는 닉네임 쓰는 플레이어들 다른 게임에서 보면 무조건 죽인다…
테트리스999 대전모드는 나한테 맡겨줘!
헤비쿠커 공방멀티는 나한테 맡겨줘!
에픽판타지 리조스 왕국 스타팅지역 초보자의 숲은 나한테 맡겨줘!
?
저 녀석 악질 초보자사냥꾼 아님?
맞는데?
와 이걸 여기에 섞여서 점핑레빗 랭커 척살한다는 핑계로 뉴비 학살하려고 각 잡는 것 보소
ㄲㅂ들켰네
첩자 쳐내!!
운빨로 아카데미 졸업하기 공방멀티는 나한테 맡겨줘!
아 쿠소겜 안해요;
헤비쿠커급 망겜;
각자 주특기인 게임에서 점핑레빗 랭커들을 보이면 죽이겠다고 다짐하고, 공략을 돕지 않은 이들을 참교육하겠다고 닉네임을 샅샅이 뒤지는 네티즌수사대.
반강제로 동일한 계정에 단일닉네임을 사용해야 하는 브이튜브의 특성 상,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같은 닉네임으로 기록이 남기 마련이었다.
질문게시판에 질문을 남기거나.
스크린샷 게시판에 스샷을 올리거나.
비틱게시판에 자랑질을 남기거나.
다양한 경로로 닉네임이 검색된 이들은 현재 플레이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발각되었고, 네티즌들의 거센 공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는 점핑괴인 김만득에게 밀려서 점핑레빗 현 랭킹 4위로 밀려난 보팔토끼도 예외가 아니었다.
2.
“니들 점핑레빗 많이 하면 의외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거 알고 있냐?”
예?
사망페널티로 없던 병도 걸리겠는데요?
사짜 냄새가 강하게 나시네요
점핑레빗 고인물 보팔토끼는 하수들의 의심어린 채팅에 비웃음을 지었다.
“그거야 사망을 하는 초보라서 그렇고. 안 죽는 고수들은 게임 한 판 돌때마다 건강해진다니깐?”
아니 안 죽는 놈만 강해지는 방식이었냐고ㅋㅋㅋ
역시 면벽수련의 게임…
강자존의 법칙을 따르는 마교스러운 게임이네요
마교의 게임.
보팔토끼는 그 호칭이 싫지만은 않았다.
“마교 그거 들을 때마다 기분이 요상하더라. 꼭 점핑레빗 랭커인 나까지 마교의 강자가 된 기분?”
님 정도면 마교도 소리 들어도 쌈
보팔토끼님이 뭘 잘못했다고 그럼? 툭하면 선량한 시민을 잡아다가 마교인으로 입문시키려고 점핑레빗 시킬 정도의 악랄한 인간임? 일반인 랭커가 스트리머들 찾아가서 지면 백만원 쏘는 대신에 이기면 점핑레빗 일주일 방송하라는 악마의 제안을 함? 친구 생일선물로 점핑레빗을 사줬다가 사망페널티로 친구가 병원에 한 달 입원을 한 적이 있음?
저게 다 실화인 부분이 제일 무섭다
충격실화ㄷㄷㄷ
아ㅋㅋ 엄길동 일주일 점핑레빗이 이 인간 때문에 한 거였구나
이 악물고 열심히 했지만 결국 보팔레빗은 넘지 못한 엄길동ㅠㅠㅠ
이 인간 점핑레빗 없었으면 진짜 뭐하고 살았을까
“뭐하긴. 날백수나 됐겠지.”
인정했다.
그는 점핑레빗밖에 없는 인간이다.
원래도 게임은 잘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점핑레빗처럼 깊이 빠진 게임은 없었다.
다양한 맵.
심도 깊은 이해도를 요구하는 고급기술.
수많은 도전과제와 이에 따라 변형되는 공략루트.
심지어는 최근 언급되는 히든루트까지!
출시 10년이 넘은 게임에 이만큼의 다양한 즐길거리가 숨어있으니 심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근데 님은 묵언검객 공략 왜 안 도와요?
“아 그거? 나도 원래는 도우려고 했지.”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 랭커들에게서 연락을 받은 것이다.
공략을 돕지 마라.
그러면 묵언검객이 점핑레빗을 오래 할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방송의 스트리머가 점핑레빗을 떠나지 않으면 한국의 모든 플레이어들이 점핑레빗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망겜으로 악명 높은 점핑레빗에 청정수 뉴비들이 대거 유입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
타당한 생각이라 여겼고, 실제로도 그리 되었다.
덕분에 만렙무기를 숨기고 공방에서 뉴비 행세를 하며 청정수들의 야한 피지컬을 지켜보며 같이 뉴비가 되어서 열심히 깨는 척 회춘하는 기분도 느꼈다.
간혹 얄미운 녀석 상대로는 본실력을 드러내며 찍소리도 못 내게 발라버리기도 했다.
구애하고 싶은 여성 플레이어가 나타나면 진심모드가 되어서 개빡겜으로 환심을 사기까지, 게임에서 보일 수 있는 고인물 플레이는 죄다 해본 보팔토끼!
오늘은 썰방송으로 잔잔하게 소통이나 하면서 어떻게 변화구를 던지면 점핑레빗을 플레이할 각이 열릴까 고민하던 도중이었다.
찾 았 다
갑작스레 떠오른 수상한 채팅 하나.
“뭐. 숨겨둔 애인이라도 찾았니?”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은 없었다.
시청자의 실없는 장난떡밥이라도 열렸겠거니, 대충 드립이나 받아주고 싶지만 개노잼 드립이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나 하고 있을 뿐.
보팔토끼. 어제 방송에 점핑레빗 플레이기록 남은 거 보니 확실함
점핑레빗 랭킹 4위 보팔토끼ㅇㅇㅇ
좌표 찍었다 ㅅㄱ
그러나 이어지는 시청자들의 유입.
늘어나는 채팅에서는 싸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넌 왜 묵언검객 공략 안 도왔음?
어차피 점핑레빗 할 거면서 묵언검객 도우면 안됐음???
랭킹 3위 점핑괴인도 돕는데? 랭킹 3위 점핑괴인도 돕는데? 랭킹 3위 점핑괴인도 돕는데?
이분이 점핑레빗은 하는데 공략은 안 돕는 그분임?
생긴 것도 존나 토끼같이 생겼네
그건 칭찬 아님?
그래서 따먹고 싶다고
???
아니 동물애호가도 같이 딸려왔네ㅁㅊ
여기 뭐 연합군이야?
닉 꼬라지보소 인면지주단도 있네 씹ㅋㅋ
좌표생성검객님의 팬게시판에 찍힌 좌표 보고 왔습니다 여기가 최우선 침략거점 맞나요?
그래서 뭐하면 됨? 본진에 좌표공유해서 방랑상인단 우주모함으로 침략하면 됨?
그건 너무 심한데 대기공간 아이템 불태워서 소각시키는 정도로 봐주죠
아앗 그만해 미친놈들아 왜 남의 추억을 다 불태우려는 건데;;
보팔토끼의 ES필드에서 논 죄다… 앞으로는 묵언검객 ES에서 살도록.
거길 우리가 왜 가?
우리 차원간 도약생성기 만들었음
ㅁㅊ?
나 나 나도 갈래
아ㅋㅋ 차원도약은 못 참지
그거 타면 다른 스트리머 ES공간 놀러갈 수 있지 않냐?
ㅇㅇ 차원관문 만든 필드 놀러갈 수 있음
없어도 돼
진짜?
원시우주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차원관문도 있어
그럼 아무것도 모르는 뉴비 스트리머 ES에 침략하는 거야?
응
그거 존나 못된 생각이네. 당장 저지르자
싸한 느낌을 넘어서 진짜 엿됐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채팅창이 나락으로 가버리는 것은 한순간.
무섭다.
스크롤이 가득 내려간다.
제대로 읽을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르게 내려가는 채팅에는 그를 향한 저주, 증오표현, 나락 물타기가 끝도 없이 계속되었다.
“뭐야뭐야뭐야! 프리징 걸 테니까 잠깐 멈춰봐!”
텐련아 프리징 거는데 어떻게 안 멈춰!! 멈출지 안 멈출지 자발적으로 결정하게 프리징 풀어!!
넌 조졌어 나처럼 잘근잘근 씹어 먹힐 거야
새로운 입주자를 환영합니다
점핑레빗 공략을 돕지 않은 보팔토끼를 조진다 점핑레빗 공략을 돕지 않은 보팔토끼를 조진다 점핑레빗 공략을 돕지 않은 보팔토끼를 조진다
월월월!!! 월월월월월!!!!
내가 죽었던 것처럼 너도 죽어!!
우리 펫 마굿간의 정조 없는 유니콘새끼랑 바람 난 페가수스 날개 다 뽑아서 닭대가리 만들었거든? 공방에서 잡히면 너도 대머리로 만든다ㅅㄱ
엄청난 화력으로 날아드는 살인협박 급의 무시무시한 도네협박들!
졸지에 좌표가 찍혀버린 보팔레빗이 개판이 난 방송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아 도와드릴게요. 해달라는 거 다 해드리면 되잖아요… 흑흑.”
무조건 항복선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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