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96)
1.
해남파의 시상식 개최.
이는 기존 브이튜브 송출국의 연말대상전만이 존재했던 연말 시상식에 새로운 선택지를 열며 스트리머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예년의 시상식이라면 연말대상전을 골랐겠지만 올해는 시상식의 상태가 좀… 그거 하잖아요? 길동씨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저야 돈도 안 냈는데 당근 묵언검객이 주최하는 해남파 연말시상식 참여해야죠. 다혜씨는요?”
“동생이 매니저로 신세를 지고 있기도 하고 저도 배틀지뢰찾기로 신세를 진 적이 있어서요. 저는 해남파 시상식에 참여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묵언검객과 친분이 있어서.
혹은 돈 내고 상타가는 연말대상전이 마음에 안 들어서.
각기 다른 이유로 여러 스트리머들이 해남파 시상식에 참여의사를 개인방송에서 드러내기 시작했다.
[해남파 시상식 참여 스트리머]초일류 – 엄길동, 이해찬
일류 – 이다혜, 하루십끼, 몬가잘못됨 외 12명
발표 당일에만 무려 17명의 스트리머가 참여의사를 드러낸 시상식.
정상급만 없을 뿐, 유명한 스트리머가 상당수 모여들자 시청자들의 관심도 크게 쏠렸다.
-이 정도면 해남파 시상식이 더 쌘 거 아닌가?
-엄길동이나 이해찬이나 연말대상전 유력수상후보였다는데 상 걷어차고 그냥 나왔네
-하루십끼도 먹방부문 1위였는데 나왔음
-그 사람 토컨하는 거 아니야? 먹방은 그렇다던데
-너 하루십끼 얼굴이랑 몸매 봄?
-ㄴㄴ
-보면 암. 생긴 것부터 존나 진정성 있는 드럼통임
-드럼통ㅁㅊㅋㅋ
-오… 진짜 많이 드시게 생겼다
-ㅋㅋㅋㅋㅋ 짬바가 느껴지는 지방층
-음식 하루에 열 끼 먹을 수 있을 것처럼 생겼네
-근데 몬가잘못됨은 여기 왜 낌?
-사내단합대회에서 공포게임 호러존하면서 대회진행 맡을 때 초빙했었음
심지어 기사가 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직적으로 다 같이 해남파 시상식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드러내는 이들도 속속 늘어났다.
“흑의종군 소속 스트리머들은 해남파 시상식에 참여하지.”
“하북팽가의 팽가TV도 해남파 시상식에 동참하겠다.”
“각성자 협회는 스트리머들의 안전을 위한 경호인력 파견을 약속하겠습니다.”
급격히 늘어나는 체급에 더해 3세대 스트리머 상위주자의 대다수가 동참하는 시상식.
2 대 8 정도의 참가자 비율은 삽시간에 4 대 6까지 올라왔다.
“저희야 언니… 아니 장문인이 개최하는 시상식인데 당연히 동참해야죠.”
“대쉬맨 내년까지 안 온다고 하지 않았냐고? 원래는 그랬지. 근데 길드장님이 큰 일 하나 하시겠다는데 간부 된 몸으로 이 정도는 힘을 보태드려야지.”
“한나도 참가한다요!”
해남파 스트리머들이 모인 해남MCN(멀티 채널 네트워크) 기획사까지 힘을 보태며 5 대 5로 팽팽해진 해남파 시상식과 브이튜브 송출국 연말대상전의 참여 스트리머들.
대세는 해남파로 기운 것이 아니냐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막상 추가적인 이탈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상급 스트리머.
한국을 대표하는 최상위 스트리머들.
그들 중에는 아직 이적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래층의 지지도 튼튼했다.
연말대상전을 둘러싼 비리는 많은 스트리머의 반감을 샀지만 동시에 돈으로 후보자격과 수상을 구매한 스트리머들이 발을 빼지 못하게 만들었다.
“들인 돈이 있는데 이걸 나가면 병신이지.”
“환불도 안 되는데 무조건 버텨야해.”
“나야 저쪽에 친분도 없는데 굳이 왜 갈아타?”
2세대 스트리머들과 해남파와 별다른 접점이 없던 스트리머들, 체급이 큰 정상급 스트리머들이 포진한 연말대상전.
3세대 스트리머들과 해남파와 접점이 많았던 스트리머들, 무림인 스트리머들이 대거 포진한 해남파 연말시상식.
양측의 균형이 팽팽하게 유지되며 어느 쪽이 보다 격이 높은 시상식일지, 어느 쪽 중계방송을 보아야할지 고민이 되는 시청자들.
“요즘 저한테 해남파 연말시상식 참여 안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이 기회에 딱 말할게.”
개최날짜가 다가오며 점점 커져가던 관심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더 크게 지피는 사건이 벌어졌다.
“묵언검객이 이런 말을 했다며? 나랑 겨뤄보자고. 좋아. 대신 조건이 있어.”
스피드마스터.
3세대 최강으로 불리던 스트리머.
묵언검객 등장 이후 최강은 의심받으나 최속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력자.
그가 묵언검객의 도발에 응해 입을 열었다.
그 내용은 놀랍게도 반요곡에 대한 것이었다.
“묵언검객이 선포를 하기 한참 전부터 내가 내걸었던 공약이 있거든. 묵언검객이 반요곡 히든루트 공략을 끝내면 그때는 나도 히든루트 공략을 하겠다고.”
-무려 3년 전의 일ㅋㅋㅋㅋ
-ㅇㅇ?
-그게 왜?
“나도 이제 슬슬 반요곡 히든루트 공략이 하고 싶거든. 그러니 묵언검객이 연말시상식 전에 반요곡을 깨면 해남파 시상식에 참여해서 겨루겠어.”
-이걸 공략각을 잰다고?
-무쳤다무쳤어
-스피드마스터 그는 신인가?
-요약 : 방송 좀 해 무친련아
-자기 대련권을 걸고 방송 좀 해달라고 애원하는 스피드마스터. 이 남자는 찐팬이 맞다
“대신 연말시상식 전에 반요곡을 깨지 못한다면? 그땐 연말대상전에 참여할 거야. 묵언검객과 겨루는 건 같지만 의미가 달라지겠지.”
3세대 최강의 자리를 두고 다투는 두 정상급 스트리머의 대결.
“해남파 연말시상식과 브이튜브 송출국 연말대상전, 어느 쪽이 권위 있는 대회인지 결정지을 대표 자격을 걸고 대결에 나서겠어.”
-이걸 노빠꾸로 명예결투를 건다고?
-와ㅋㅋㅋ
-묵언검객 상대로도 쫄지 않는 남자 ㄹㅇ 미쳤다
-결국 대결은 하는 거네?
-정상급 스트리머면 이런 싸움은 빼면 안 되지
-역시 믿을 건 스센세뿐이야
-가라 스센세 악질구미대마왕휴방검객을 부숴버려!
어느 쪽이던 나는 피하지 않겠다.
그러니 너도 덤벼라, 묵언검객.
…가급적이면 반요곡부터 깨고!
스피드마스터의 당돌한 선언.
이는 해남파에도 역으로 수출되었다.
“그렇다는데요. 반요곡 하실 거예요 언니?”
“안 해요. 지금 깨면 올라갈 것 같은걸요.”
“하늘나라 말하시는 거죠? 흑흑.”
“선계도 하늘나라라고 할 수는 있겠네요.”
물론 휴방검객은 어림도 없지 명예결투를 뜨자고 반요곡 노쇼를 선언했다.
2.
운명의 개최식 당일. 여느 해보다 성대하게 치러지는 연말대상전 시상식장에서 스피드마스터는 시큰둥한 얼굴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안녕하심까 행님! 쟁 전문 브이튜버로 에픽판타지에서 뜬 일류스트리머 노조조아입니다! 인사 오지게 박겠슴다!”
“그런 거 하지 마세요. 스피드마스터님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거 싫어하시니까.”
“아… 죄송합니다…”
스피드마스터의 전속호위에게 입구컷을 당한 스트리머들은 시무룩한 얼굴로 돌아갔다.
원래라면 다른 스트리머들과 대화도 나누고 하하호호 웃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을 스피드마스터지만 다가올 빅 이벤트 앞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묵언검객 vs 스피드마스터.
세기의 대결이 오늘 시작된다.
대기실 앞을 지키던 호위가 스피드마스터가 긴장으로 쓰러지지는 않았는지 걱정되어 흘끗 돌아보았다.
“괜찮아요. 전 신경 쓰지 말고 계속 막아주세요.”
“긴장되지는 않으십니까?”
“대결 그게 뭐 별건가? 떠보면 그만이지.”
시큰둥한 말과 달리 그의 눈은 벽에 걸린 시계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생방송까지 앞으로 10분 남았습니다.”
“현장으로 가지.”
“모시겠습니다. 식음료는 제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만 드시기를.”
스피드마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속호위 .
A급 각성자이지만 그의 각성능력은 호위대상의 신변에 닥칠 위험을 완벽하게 걸러낸다.
불순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위험대상.
호위대상을 잠재우거나 독살할 위험이 있는 식음료.
상하거나 병균이 있어 컨디션이 내려갈 수 있는 음식까지.
모든 위험요소를 완벽하게 배제할 수 있다.
연말대상전이 돈을 위한 돈 놀이판으로 전락한 지금, 약물로 그를 쓰러뜨려 어떻게든 하려고 드는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각성자들이 엮이면 어느 업계에서건 상식 그 이상의 매운맛을 보게 되니까.
“진호형. 묵언검객 팬 아니었어? 정말 싸울 수 있겠어?”
“동수야. 카메라에 이름 들어가는 거 신경 쓰이니까 닉네임으로 불러.”
“이름이 뭐 어때서 그래?”
“이름 쓰고 싶으면 닉네임을 실명으로 썼지 따로 지었겠니?”
“알았어 스센세. 그래서 싸울 수 있겠어?”
인성터짐계의 1인자, 악성향 공략 전문가 요호호.
같은 정상급 스트리머로 다년간 활동하면서 안면을 트고 사석에서 만나보기까지 한 동생, 이동수.
그의 걱정에 쓸데없는 소리라며 스피드마스터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넌 몰라. 3년이나 엔딩을 기다렸는데 마지막 기회까지 내다버린 묵언검객에게 품은 내 원한을.”
“얘들 하는 짓거리도 마음에 안 들잖아. 정상급인 우리한테까지 돈 내놓으라고 지랄은 안 하지만 행사나 광고에 공짜로 돌리려고 개수작 부리고 있고.”
“묵언검객과 겨룰 자리는 여기뿐이야. 다른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LIVE ON.
생방송이 시작되었다.
3년의 팬심.
3년의 원한.
3년의 호승심.
오랜 기다림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한 걸음에 하나씩 머릿속에서 지웠다.
이긴다.
단 하나의 투쟁심만이 머릿속을 완벽히 채웠을 때.
그는 조명 아래에 홀로 섰다.
휴방검객이 만든 3년의 업보.
그 값을 요구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