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05)
1.
[세기의 천재 묵언검객 인류 최초로 등선에 도전하다.] [등선실패자 해응응, 향후 귀추에 대해 알아보자] [돌파하지 못한 시한부의 숙명, 그 결과는?]인터넷과 브이튜브를 가득 채운 가십들.
주아영은 괜히 자기가 더 속상했다.
“언니는 입에 참외가 들어가요?”
“? 제철과일이라 맛있어요.”
“세상 속편하셔라.”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아 입에 물려주는 참외를 받아먹으면서 손수 참외 하나를 더 깎아주는 주아영.
넙죽넙죽 받아먹는 모습에서 초췌한 기색이나 뚜렷한 병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자 방금 본 가십 중에 하나가 부쩍 신경 쓰였다.
[게시글 제목]만일 등선실패와 경지상승 실패가 별개라면?
[본문]그럼 신선은 되지 못했지만 시한부는 벗어나는 오히려 좋아 상태 맞지?
묵언검걱은 계속 지상에 남아서 방송도 하고 헬세살 클각 재기도 가능?
헬세살단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해줘
[댓글]-본인 현직 인면지주단인데 어림도 없다
-자와지시의 시간 300년 돌파하면 묵언검객이 기특하다고 깨줄 듯
-그걸 어케 깨요 ㅅㅂ
-누가 칼 들고 300년 돌파하라고 협박함?
-ㄹㅇㅋㅋ
-누칼협 누칼협 신나는 노래~
-내가 칼 들고 협박할거임 시발놈아 빨리 300년 돌파해
-;;;
-이걸 진짜 칼 들고 협박해버리네ㄷㄷㄷㄷ
-아니 근데 왜 저한테 협박하세요 님이 들어가면 되잖아요;
-닥쳐 난 300년 그딴 거에 쓰기 싫으니까 니가 들어가!
-내로남불 보소
-왤케 당당함?ㅋㅋㅋㅋ
댓글이나 작성자의 불쌍함, 헬세산단의 희망회로야 아무래도 상관없다.
주아영의 관심을 끈 것은 언니가 등선에는 실패해도 종말점은 고쳤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언니. 몸은 나아지셨어요?”
“몸이요?”
“그… 종말점이요. 얼마 전까지 그거 때문에 피도 토하고 상태가 많이 위독하셨잖아요.”
설마 이미 병이 나아서 의식조차 하지 못하나!?
희망회로에 불타는 주아영.
그녀의 시선에 해응응은 깜빡했다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등선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는 천하의 해응응도 당황할 정도로 범상한 이벤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눈을 슬쩍 감고는 기를 돌려보며 자신의 몸을 관조한 해응응.
“?”
그녀의 얼굴에 미심쩍은 기색이 떠올랐다.
뭔가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한 표정의 그녀가 갑자기 손으로 제 옷의 앞섶을 주욱 잡아당겨 옷 안을 위에서부터 들여다보았다.
“어, 언니… 남사시럽게 갑자기 뭐하세요…”
“조금 확인할 게 있어서요. 가슴 때문에 잘 보이지가 않네요.”
사람은 너무 놀라면 말문을 잃는 것을 넘어서 눈조차 깜빡이지 못한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달려오는 환생트럭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이세계로 치이는 것처럼 주아영도 예상치 못한 광경에 정신이 치여버렸다.
언제나 단정한 무복차림의 언니가 눈앞에서 웃옷을 훌훌 벗어버린 것이다.
“어, 언니! 갑자기 그렇게 옷을 막 벗으시면 어떡해요…!”
“?? 벗지 않으면 보이지가 않잖아요.”
“그, 그거… 저보고 봐달라고 하는 건가요!?”
“음,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는 편이 가장 객관적이기는 하겠네요. 한 번 봐주세요.”
상의 안에 겹쳐 입은 내의를 붙잡아 밑가슴까지 훌쩍 들어올리는 망설임 없는 동작.
수치심이 결여된 과감한 행동은 마치 함께 욕탕에 들어가는 부모님이 5살도 안 된 자녀 앞에 선 것처럼 태연하기 그지없었다.
“아영. 눈을 감으면 어떡하나요.”
“그, 그치만 부끄러운걸요…!”
“저 추워요. 빨리 끝내주세요.”
끝내다니, 대체 뭐를!?
빨갛게 달아오르다 못해 터질 것처럼 붉어진 얼굴로 슬쩍 눈을 뜬 주아영.
두 눈 가득 펼쳐진 백옥처럼 새하얀 나신에 홀린 듯이 쳐다보던 시선이 십일자로 새겨진 복근을 따라 올라가다가 볼륨감을 자랑하는 밑가슴에 향했다.
주아영의 머릿속에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구미호는 여웃과 동물이겠지?
여우는 발정기가 있는 동물이다.
언니에게도 그런 시기가 찾아온 것은 아닐까?
근데 요호나 신수에게도 발정기가 있나?
아니, 착각이겠지.
언니는 분명 별 생각없이 저지른 짓에 내가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걸지도 몰라.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려는 그녀의 앞에서 마음에 안 든다는 것처럼 미간을 찌푸린 해응응.
그녀의 손이 제 바지춤을 붙잡더니 엉덩이뼈의 윗부분부터 아래를 따라 내려오는 라인, 장골능이 드러나도록 무복바지를 내렸다.
“꺅!?”
“호들갑 좀 그만 떨고 빨리 확인해주세요.”
“대, 대체 뭐를 봐달라는 건데요!”
“문신이 있을 자리잖아요.”
“어…?”
깜빡깜빡.
약이 떨어지는 손전등처럼 깜빡거리던 눈을 크게 또고 좁혀 뜨고 손으로 비비고 다시 떠보아도 이상한 광경은 변치 않았다.
사라졌다.
분명 저기에 있어야 할 자궁문신이.
해남파 장문인과 직전제자의 상징이어야 할 자궁문신이 감쪽같이 종적을 감추고 있었다.
“언니! 문신이 사라졌어요.”
“아영의 눈에도 그렇게 보이나요?”
“네!”
“금제가 해제되면서 문신의 소단전이 백해에 스며들었나보네요.”
“문신이 피부 안에 스며들어요!?”
“피부라기보다는 영체에 가깝겠네요. 반박귀진의 경지를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는 증상이에요.”
무공의 경지가 높아지면 고수의 기운을 체내에 갈무리하고 지극한 무공과 관계없는 일반인처럼 보이는 반박귀진返璞歸眞의 자태를 이루기도 한다.
“아니… 반박귀진의 경지야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문신에도 적용이 되다니…”
“다행이죠?”
해응응은 큰 시름을 던 사람처럼 안도했다.
“안 그래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언니가 왜 미안해요?”
“옷 입는 걸 좋아하는 아영이 저 때문에 문신을 가리느라 복부를 덮는 옷만 골라서 입었잖아요. 온전한 조화경에 오르면 더는 그럴 필요가 없을 거예요.”
…그거, 의미가 있나?
앞으로 20년은 더 수련해야 할 것 같은데.
주아영은 속으로 생각했다.
40대가 다 되어서 사라지는 문신.
그 나이에 크롭티를 입고 배꼽이 드러나는 차림새를 하고 다니면 강호의 호사가들이 나이 든 여자가 주책을 떤다고 한 소리 하지 않을까?
“걱정 말아요. 무림인은 초절정의 경지에 접어든 순간부터 노화가 정지하니까 백세를 바라보는 망백望百의 나이가 되도록 지금의 외모를 유지할 거예요.”
“그건… 좋기는 한데요오…”
“애초에 조화경에 오르면 문신이 사라지는 것뿐만 아니라 노화순청爐火純靑의 현상도 찾아올 거예요. 환골탈태에 흔히 수반되는 현상이죠.”
“그게 뭔데요?”
“낡은 화로의 불빛이 다시 청색을 띠듯이 신체가 건강을 되찾는다는 뜻이죠. 방년의 피부를 되찾을 테니 무공에 전념해 힘만 얻고 세월을 잃었다고 탓하지 않아도 돼요.”
방년이라면 15세를 뜻하는 무림인의 용어.
그만큼 조화경에 오른다는 것이 이치를 벗어나는 놀라운 일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럼 언니는 지금 15살의 몸이 된 거예요?”
“4분의 3쯤은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된 거면 된 거지 왜 애매하게 4분의 3인데요?”
해응응은 긴말 않고 주아영의 손을 끌어 자신의 복부에 얹었다.
“만져봐요.”
“하아… 언니, 자꾸 이러면 절 유혹한다고 생각해버릴지도 몰라요.”
“이상한 소리 말고 쓸어내려봐요.”
“…어? 이거, 손에 잡히는 기의 흐름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기로는 읽을 수 있죠? 피부 아래의 백해에 흩어진 기운이 자궁문신의 모양으로 회전하는 것이.”
“이거 때문에 4분의 3이에요?”
“이거 때문은 아니지만 4분의 3이라는 증거가 이 현상이기도 해요.”
무슨 무공경지를 자궁문신으로 구분하냐고.
어이가 없긴 해도 그게 해남파의 전통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언젠가 자신도 언니의 뒤를 따라 밟을 경지이니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고 기로 느끼며 기억해두는 수밖에.
…솔직히 이 모든 과정이 싫지만도 않았고.
“잠깐의 시간을 얻었지만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기이기도 해요. 전에도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증세는 공력이 강해질수록 더 심해지니까요.”
당장은 최상의 컨디션을 되찾았지만 이 상태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녀가 강할수록 몸이 다시 악화되는 속도 또한 빠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어떡해요…?”
“방법이 있어요.”
악화되는 속도가 빠르다면 경지를 올리는 속도 또한 빠르게 하면 된다.
사실 오르는 것이야 언제든지 오를 수 있지만 관건은 무공레벨 수련치를 최대치까지 쌓고 다음 경지로 올라가는 것.
그 시일을 앞당기기 위한 방법은…
“역시 실전밖에 없죠.”
“사람 패고 다니시려구요?”
“사람보다 경험치를 더 많이 주는 종족이 있어요.”
“…네?”
“요괴요.”
“그럼 사람이 경험치 더 많이 주면 사람을…”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냐고 쳐다보는 해응응.
그 뻔뻔함에 주아영은 그만 웃음이 새어나왔다.
“반요곡이죠?”
“네. 이제는 엔딩을 볼 때가 되었네요.”
반요곡.
그 끝을 볼 시간이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