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15)
1.
-방송 끄고도 평소랑 다를 게 하나도 없잖아…
-양심이 뭔지 모르는 몰살검객 또 너야…?
-이 사람은 그냥 본심부터 글러먹은 악질구미천마검객텐련이었어…
방송이 닫힌 사이에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자기를 어머니라고 부르는 남자를 폭행하는 스트리머.
일관적인 나쁜 년!
시청자들의 충격은 까맣게 모르는 해응응은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미쳤나요?”
“미친 소리로 들릴 것은 압니다.”
“아는데도 그랬다는 것은 색다른 자살을 시도하고 싶었다는 뜻이겠죠.”
윙윙윙
묵언검객의 손이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검기나 강기를 넘어선 검환급의 에너지가 밀집했다.
-오색찬란뺨다구 졸라 쌔보이네ㄷㄷ
-저거 맞으면 그냥 뭉개질 듯
-근데 존나 당연하게 상황전개 되느라 물어보지도 못했는데 저거 사생아왕자 아님? 왜 저깄음?
-몰?루
-요괴왕이 죽는다 -> 몬가가 있음 -> 묵언검객의 왕자 불꽃싸다구
평화협정이고 나발이고 반요곡 판도가 개판이 나버릴 위기에 마가놈이 급히 막대기를 들어 예전의 묵언검객이 그랬듯이 문자를 썼다.
[전후사정이 있습니다. 한 번만 들어주십시오.]“당신의 작품이었나요, 마가놈?”
목을 탁탁 치며 말 좀 하게 해달라고 무언의 읍소를 하는 마가놈.
기막을 해제하자 엄살부터 튀어나왔다.
“못 보던 사이에 더 괴이한 힘을 다루시게 되었군요. 요괴보다 더 괴이한 힘이라니… 허억! 카, 칼 좀 내려놔주십시오. 바로 말하겠습니다.”
“왕자가 제게 감히 결혼을 운운하고도 제 손에 죽지 말아야 할 이유가 뭐죠?”
“그것이 어머니의 비원인 모든 요괴의 소멸로 이어지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대답은 책략을 짠 마가놈이 아닌 사생아왕의 입에서 직접 나왔다.
“어머니께서도 아실 겁니다. 제 친모 되시는 분께서는 2대 요괴왕의 첩이 되어 요괴와 인간의 결합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요.”
“요괴왕의 자식인 저는 막대한 요력을 물려받아야 했지만 제 피는 인간의 피가 섞인 탓에 절륜한 요력을 물려받지 못했습니다. 단지 그릇의 한도, 요력의 수용량만이 커졌을 뿐이죠.”
그렇기에 혈통과 피가 중요한 요괴사회에서도 사생아왕자는 요계수도의 뒷골목 길바닥을 구를 정도로 비참하게 몰락했었다.
“왕의 피조차도 희석될진대 다른 요괴들의 피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인간과 요괴가 서로 맺어진다면 후대의 자손들은 점점 요괴보다는 인간에 가까워질 것이고, 긴 세월이 지난 뒤에는 혈족능력만이 잠재능력으로 남는 인간들의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그래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저와의 결혼을 꾀한 건가요?”
“이건 어머니께 제가 드릴 명분이자 기회이기도 합니다.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모든 요괴의 사멸을 평화적으로 이룰 수 있는 방안이니, 평화협정을 꾀하는 지금 이보다 나은 책략은 있을 수 없습니다.”
과연 사생아왕에게도 나름의 생각은 있었다.
싸다구가 마려운 소리의 배경에는 인간과 요괴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담겨 있었다.
“물론 이것은 저 또한 바라는 미래이기도 합니다. 요괴들에게는 핍박받고 인간들은 의지할 수 없는 가축으로 전락한 시대에 제게 가장 정이 가는 존재는 반요들이죠.”
“당신과 같은 존재를 늘리고 싶었군요. 요괴왕이 아닌 반요들의 왕이 되길 바라면서.”
실제로 사생아왕에게서 느껴지는 요력의 대부분은 그가 걸친 요괴왕의 유물에서 비롯되었지, 그 자체의 강함으로는 느껴지지 않았다.
‘저것만으로도 요계의 세력을 일통하고 인간계로 나오는 것은 문제없었겠죠.’
귀물이 발산하는 힘을 특유의 거대한 잠재력과 그릇으로 써먹는 것이 대단하기는 했다.
백목귀가 오래도록 갈취한 유산의 힘보다 거대한 힘을 아무렇지도 않게 두르고 있으니까.
힘을 지닌 사생아왕은 그것을 과시하고 휘두르며 위협하는 대신, 부드럽게 손을 내밀었다. 그에게는 대요괴와는 확실히 다른 인상이 느껴졌다.
“궁궐에서의 일은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로 저는 그날의 일을 거듭 후회했습니다. 다시는 배신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왕자.”
“반요곡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부디 제 청혼을 받아주십시오. 그 대가이자 청혼선물로 저는 세상의 절반을 어머니께 드리겠습니다.”
[메인스토리가 감지되었습니다.] [루트분기가 발동합니다.] [평화루트 – 사생아왕의 청혼을 받아들여 인간과 요괴의 결합을 선포하라.] [해당루트에 진입할 시, 인간과 요괴의 오랜 전쟁이 끝나며 요괴들의 피가 대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옅어지게 될 것입니다.] [반요곡의 평화를 위해 사생아왕의 어머니가 그러했듯이 사생아왕과의 결혼을 받아들이십시오.]사생아왕의 스토리에는 나름의 일관성이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마더콘.
어머니에게 비상하게 집착하는 아들.
왕자시절, 사생아인 그에게 사랑을 베푼 것은 인간이었던 어머니밖에 없었다.
그에게 타자와의 긍정적인 관계란 어머니와의 관계밖에 없으니.
권력을 되찾고 세력의 장이 된 그가 안정을 추구할 때, 자신이 맺을 관계로서 ‘새로운 어머니’를 구하고 ‘청혼’을 하는 것은 그가 아는 유일한 안정을 받는 방법이었다.
선친인 요괴왕도 인간과의 결혼을 하지 않았던가.
[평화루트에 진입하시겠습니까?] [▶평화루트 진입을 거부했습니다.]“어째서입니까? 어째서 저를 거부하시는 겁니까! 저를 이해하지 못하시는 겁니까?”
“이해해요.”
“그럼 어째서!”
“이해하는 것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지요.”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
관계가 미숙한 어른.
다 큰 성인이 되도록 마마 타령을 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침 좋은 기회네요. 저는 왕이 아닌 왕자를 만나러 왔다고 했었죠. 그건 급히 요계수도를 떠나느라 지난번에 못 다한 말을 전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런 표정으로 절 바라보지 마십시오. 어머니… 당신께서 제게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는 안 된단 말입니다!”
“당신은 제 아들이 아니에요.”
“!!”
“직접 낳은 아이도 아니고, 마음으로 기른 아이도 아니죠. 인연이란 서로 의지하며 생기기도 하지만, 서로 뿌리치며 갈라지기도 하니까요.”
해응응은 진심을 드러냈다.
“모든 시간의 끝이 다가오고 있어요. 영원할 것만 같았던 대요괴의 폭정이 끝났듯이, 저의 강함도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는 없어요.”
“혹시 몸이 편찮으십니까? 저를 멀리 하려던 것도 분명 그 이유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더욱 서둘러야 합니다. 저와 어머니의 사랑의 결실을 하루라도 빨리 낳아야…!”
나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희망을 품고자 떨리는 눈으로 되묻는 사생아왕.
헛된 희망을 해응응은 분명하게 짓밟혔다.
“언제까지 헛된 미몽 속에서 살려는 건가요? 세상은 당신의 작은 세계 속에 갇혀있지 않아요.”
“어머니…!”
“내면의 소우주를 세계에 투영할 자격이 있는 자는 진정으로 마음이 강한 사람뿐이죠. 적어도 당신에게는 그럴 자격은 존재하지 않아요.”
중원에서의 그녀는 왕위를 물려받을 황제의 자식에게 어긋남을 바로잡을 기회를 허락지 않았다.
그저 외면하고 내던진 채 자신의 짐만을 짊어지기에 급급했다.
세상 모두가 그의 어리석음을 욕하도록 내버려두었고, 그의 잔인함을 욕하게 되었을 때에도 무시하고 방관하였다.
자신과는 더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관여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눈을 감고 귀를 닫았으니까.
‘사생아왕자에게 손을 뻗은 것도 결국은 그런 죄책감으로 시작된 관계였죠.’
하지만 그녀는 또 다시 그를 버렸다.
자신보다 먼저 왕자가 그녀를 배신하기는 했지만.
그 결과가 사생아왕의 타락으로 귀결된다면.
그를 죽이지 않고 끝낼 수 있을까?
왕의 유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잠재력을 지닌 4대 요괴왕의 자질을 지닌 그를?
그럴 리가 없다.
‘과오가 생겼군요. 인과의 업이.’
비록 스스로 원치 않아서 닫았던 등선문이지만.
지금의 그녀는 등선을 꾀하더라도 선계의 문이 열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미련이 남아있으니까.
그를 죽인다면 해소되지 못한 채 끝나게 될 과업.
그것을 자각해버린다.
등선을 원하든 원치 않든 그런 미련이 마음에 남아있는 한, 그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결판을 낸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죠. 당신이 아는 사랑의 형태가 결혼이라면 저는 제가 아는 사랑의 형태를 보여드리겠어요.”
“어머니…? 어째서 그 불길한 힘을 다시 손에 머금으시는 겁니까?”
“이건 사랑의 매라고 부르는 것이에요. 유구한 전통과 문화를 지닌 야만의 시대부터 지옥불반도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물리교육법이죠.”
-아니 현대에도 사라진 악습을…?
-실례지만 어느 시대에 태어나셨습니까?
-역시 천마마룡검객 인성이슈는 절대 끝나지 않지
인간들도 경을 칠 매타작이 벌어졌다.
맞고, 맞고, 또 맞고.
“하하. 하하하.”
기어이 실성을 해버린 걸까.
웃음을 터뜨리는 사생아왕.
손을 멈춘 해응응에게 그가 말했다.
“어쩌면 저는 이런 걸 바랐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맞는 것을 말인가요?”
“누구도 제게 옳은 길이 무엇인지, 잘못된 길이 무엇인지, 그 길을 걸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단지 되는대로 살아왔었죠.”
이만하면 원망을 할 법도 하건만.
조금의 원한도 찾아볼 수 없는 그의 눈에 해응응은 조금은 마음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따지고 보면 그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부모와 궁에서 쫓겨난 제 인생의 앙갚음을 했을 뿐이다.
복수는 무림인에게도 미덕으로 손꼽히는 것.
지금이라면 그를 용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을 쓰지 못하는 사람은 마음을 쓰죠. 저희는 모두 그날, 그 궁궐에서 마음을 썼어요.”
“어머니의 말씀이 옳습니다.”
“그날의 복수, 지금이라면 이해해요.”
놀란 듯이 쳐다보던 왕자의 눈에 처음 그와 마주쳤을 때의 상처입고 지친 남자의 모습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났다.
이렇게나 많은 시간이 지나고 서로의 위치가 달라져도 그는 여전히 고독한 왕자였다.
“저와 당신이 겪은 괴로움을, 인간과 요괴가 겪는 괴로움을 이 세상에서 뿌리 뽑게 도와주세요.”
“…어머니께서 뜻하시는 바를 이루십시오. 소자는 그저 뒤를 따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