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18)
1.
만류귀종.
만물의 흐름이 바다에 가서 하나가 된다.
해남파 장문인으로서 무척 마음에 드는 말이지만 이 말은 무림의 경지로서 사용되기도 한다.
정파와 사파.
무림맹과 마교.
상극의 계열에 속한 조직의 무공이 궁극에 이르러서는 결국 동일한 깨달음으로 귀결된다는 가르침.
모든 무의 지향점은 종국에는 한 점으로 수렴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격언은 무학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표현이지만 지금만큼은 그 사실이 달갑잖았다.
‘불쾌하군요. 하필이면 그 기술을 제게 사용하다니.’
아지사하브. 희대의 마룡으로 검투사키우기에서는 악명을 떨치는 방사능드래곤이지만 그녀에게는 소중한 스승님 되시는 자.
선각자의 종말급 요술 이 그녀의 성명절기인 를 쏙 닮은 기술이라니.
‘신선으로서의 경지가 제 스승님에게 견줄 수준이라는 건가요?’
비록 구름용 시절의 스승님이 아머드태종의 손에 한 차례 명을 달리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일국의 전력이 총동원된 비겁한 기습이었다.
그 옛적이나 지금이나 순수한 경지로만 따지자면 신선과 정령왕에 비견되어도 무방한 실력자가 방사능구름용 아지사하브이니.
선각자의 강함.
신선의 강함.
반요곡 종반부에 도사린 흑막의 강함이 이제는 실감되었다.
“어머니. 여기는 제가 선왕의 유물의 힘을 빌려서라도 막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만귀재액에는 생각지도 못한 치명적인 상성이 존재했다. 상성 중에서도 가장 독한 상성이라는 인간상성이라는 것이.
[*방사능구름용의 제자* 칭호가 방사능의 영향으로부터 신체를 완전보호 합니다.]방사능구름용으로 암흑진화를 한 스승 아지사하브의 가호 덕분에 그녀는 방사능에 의한 어떠한 종류의 데미지도 받지 않는다.
여기에 무림인의 성질을 하나만 더하면 더욱 재미있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호신강기* : 강기를 전신을 감싸는 막으로 펼쳐 공격을 막는다. 숙련될수록 막의 범위와 형태를 자유자재로 확장하거나 중첩시킬 수 있다.]거대한 무형의 방패나 다름없는 호신강기.
이것은 무림인에게 신체의 연장선상으로 판정된다.
모든 게임시스템의 상위판정으로 발동하는 무림비망록의 시스템이 활성화된 상태라면?
신체의 완전보호 기능을 한층 더 이용할 수 있다.
호신강기가 닿는 범위 전체가 방사능의 영향을 차단하는 거대한 방패가 된다.
해응응이 내민 손 너머로 펼쳐지는 거대한 호신강기와 그 너머로 타원형을 그리며 호신강기 범위 밖으로 흩어지는 불길한 색채의 방사능에너지들.
종말급 요술 만귀재액을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을뿐더러 완벽하게 차단해낸 모습에 마가놈이 대경실색하며 뒤로 자빠졌다.
[놀랍군요. 소자도 충분히 강해졌다고 생각했건만 이만한 경지에 도달하고도 어머니의 저력은 그 끝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니.]선각자는 한가하게 평가질이나 하는 왕자와 그녀를 동시에 내려다보았다.
“강하구나. 지금껏 너희 같은 존재를 깨닫지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로.”
선각자의 말에 해응응은 여전히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했다.
[…타천경은 기술을 보면 끝나야 하지 않았나요?] [소자의 짧은 지혜로 아뢰건대 어머니의 저력이 너무 뛰어난 나머지, 만귀재액의 힘이 타천경의 연산능력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됩니다.] [잘됐군요. 하나의 수를 넘어서 두 개의 수를 읽을 수 있게 되다니.]만귀재액이 통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또 하나의 요술을 볼 수 있다.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
“타천경? 끌끌끌. 과연, 과연… 그렇게 되었나. 이 지루한 모형정원에도 마침내 폭군에 비견될만한 처형자가 나타났구나.”
‘저자, 저희가 나누던 전음을 엿들은 건가요…!’
당황한 해응응이 얼어붙자 선각자의 인자한 선풍도골의 풍채에 불길한 기운이 어리기 시작했다.
“‘기억 속의 부산물치고는 자아가 뚜렷해 보이는군요. 기억에 위배되는 정보가 있다면 스스로 허물어지는 것이 사교의 사법이었거늘.’”
“!!!”
“이것이 네 속마음이로구나. 실로 흥미로운 생각을 하고 있어.”
“당신… 대체 무슨 수를 쓰는 거죠?”
“반요곡의 너머에서 세계의 어둠에 숨어든 교의 잔당들이라도 겪어보았는가? 실로 훌륭하구나. 그만한 지혜라면 어설픈 요술은 통하지도 않겠지.”
기억 속의 존재가 아니라 마치 실체를 지닌 존재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선각자.
전음을 엿듣고 생각을 엿보며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기이한 반응을 보인다.
‘…뭔가 잘못됐어요.’
호승심을 느낄 때가 아니다.
울렁거리는 가슴.
손끝에 맺히는 식은땀.
대요괴와 마주할 때와는 다른 의미의 긴장감이 전신의 감각을 곤두서게 했다.
“어머니?”
해응응의 검이 부지불식간에 출수했다.
선각자의 또 다른 요술을 목격하여 패턴을 분석해도 모자를 때에 벌어진 급습.
산란하는 빛을 따라 허공에 떠오르는 수천 갈래의 빛의 줄기들.
그 위로 선각자의 신형이 흩어지며 사방천지로 그 신형이 도주하기 시작했다.
모든 진상을 깨달은 선각자가 달아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이 그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거짓세계에서의 도주가 가치 있는 행동이 되려면.
반요곡의 현실세계에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
선각자에게는 모종의 방법이 있다.
타천경의 기억 속에서 현실에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잡아요!”
해응응의 머리에 달린 좌각의 뿔이 구름을 부르며 하늘 가득 구름을 펼쳤다.
꽈르릉!
빗발치는 뇌전이 벽력굉음을 동반하며 수백 수천 번의 낙뢰를 내리쳐 분신들을 없앤다.
그럼에도 쫓아갈 수 없다.
쪼개지고 또 쪼개지는 러시아인형 마트료시카마냥 거듭 갈라지는 선각자의 신형.
[현혹되지 마십시오, 어머니. 그저 멀리 달아나기만 한다고 타천경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이 세계가 무엇으로 기반되었습니까?] [보옥 타천경. 수정구슬이죠.] [이 기억 속의 세계에서 보옥의 상징으로 존재할 것은 오직 하나뿐입니다.]왕자가 가르킨 곳은 하늘.
정확히는 해응응이 불러낸 구름에 뒤덮인 새카만 하늘 저 너머에 있을 태양이었다.
“영민하구나. 친모도 아닌 여자에게 연심을 품을 정도의 어리석음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말이 많아졌군. 정곡을 찔려서 곤란해졌어. 요괴왕비도 그랬었지. 그 잔혹한 품성으로 판을 휘두르지 못할 적이면 혀가 길어졌어.]맏어머니에게 정적으로 낙인찍혀 비참한 생활을 영위해왔던 사생아왕자이기에 그는 알 수 있었다.
악의를 품은 존재의 마음이 어떠한지.
그들의 감정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지.
기묘한 술수로 마음을 읽고 전능한 존재감을 발휘하지만 그것은 내색하지 않을 때에 더욱 위력적이었다.
그럼에도 굳이 자신을 드러내어 어려움을 자처한 것은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놈은 초조해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대로 힘을 써봤자 타천경의 세계가 닫히고 본체에 정보를 전달할 수 없겠지요. 그래서 틈을 만들려 한 것입니다.]영민한 지혜는 한 번의 외침으로도 사생아왕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깨우쳤다.
역할을 분담한다.
왕자가 태양으로의 접근을 저지하고 그녀가 모든 분신을 죽이며 능력전개를 유도한다.
그렇게 타천경의 세계가 닫힌다면.
기억세계 속에서 선각자가 알아낸 모든 정보는 그대로 소실되고 만다.
‘이제는 알겠어요. 보옥 타천경. 이것과 유사한 함정을 이미 한 번 겪었죠.’
명경지수의 거울.
거울에 비친 존재의 기를 순수한 상태로 되돌리지만 그 방향은 요기의 순도에 따라 인간으로도 요괴로도 기울어질 수 있다.
심지어 거울을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그 가치를 탐내 오래 간직하거든 방랑상인의 동생이 스토커로 타락하고, 이를 본 방랑상인마저 파괴자로 타락한다.
이중의 덫.
치밀한 함정.
대요괴의 농간이라고만 여겼던 사악한 귀물.
그러나 대요괴 사후인 지금.
그때를 떠올리게 만드는 사악한 귀물이 나타났다.
보옥 타천경.
침입자의 존재를, 전음을, 속마음을 모조리 꿰뚫어보는 선각자의 함정.
‘이 공간은 선각자의 함정이었어요. 더 이상의 실수를 해서는 안 돼요.’
안배된 함정.
잘못된 시도.
모든 과오를 바로잡아야만 한다.
이 기운을 다루는 자.
일격이라도 허용하거든 경지상승 이전에는 자하일기공의 사용을 불허하니.
강력한 금제가 달린 힘까지 끌어올리며 전력을 다해 몰아치는 해응응의 검.
운기조식 도중 다섯 개의 고리가 떠오르며 오색의 기운의 조화를 드러내는 오기조원의 경지를 무공에 담아내어 만천여람에 결합한다.
만천여람의 하늘을 물들이는 거대한 파도같은 힘의 격동이 다섯 겹으로 거듭 펼쳐지며 몰아치는 파도처럼 더욱 세차게 창공을 뒤덮는다.
더 이상 피할 길조차도 없이 펼쳐진 힘이 세상에 종언을 고하듯 지상으로 몰아치니, 선각자의 무수한 환상들이 일시에 쓸려나갔다.
‘되었어요. 아무리 선각자가 기묘한 술수를 부리더라도 이만큼의 공을 들인 기술로부터 몸을 숨겨 달아나지는 못하겠죠.’
한 줌의 초목조차 생존을 허락하지 않는 절멸기가 지상을 덮친다.
들판이 분해되고 모든 푸름을 황폐한 광야로 되돌리는 파괴가 자행된다.
세계가 감당할 수 없는 한계까지 펼쳐지는 가혹할 정도의 위력에 쩌적, 금이 가는 창공.
[보옥 타천경의 붕괴가 시작됩니다.]강제로 보옥을 부숴 힘으로 선각자의 함정을 없애버리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투영!
“훌륭하구나. 세계를 멸해서라도 언제나 다음을 추구하는 폭군의 정신을 지닌 자라. 설마 그만한 인세의 걸물에게도 부족함이 없을 후임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 안배란 역시 해두고 볼 일이야.”
“당신의 그 잘난 안배는 이곳에서 사라질 거예요. 허튼 희망은 품지 말아요.”
“희망? 내가 곧 세계의 종언이자 절망이거늘, 어찌 그 부질없는 이름을 입에 담으랴.”
모든 잔상이 쓸려나간 지상에서 선각자의 목소리가 형형하게 울려 퍼졌다.
“일기가 셋으로 나뉘어 청미천과 우여천, 대적천으로 나뉘어 이를 삼청이라 부르니, 일기삼청을 지배하는 내게 하늘을 닫는 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힘을 전개한 창공 전체가 있을 수 없는, 들려서는 안 되는 파열음을 내며 삐걱삐걱 움직였다.
“세계의 하늘이 이 손과 같으니, 손등을 뒤집어 손바닥을 보임이 어렵지 않듯이 세계의 형태를 되돌리는 것 또한 어렵지 않도다.”
오색만람의 하늘을 점령하는 힘을 밀어내며 온전한 하늘을 일부나마 들추어낸 선각자.
먹구름 사이로 드리운 뻥 뚫린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하는 선각자.
눈앞에서 벌어지는 그 광경을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해응응만큼은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
“승천!!”
“바로 보았구나, 아해야. 신선이란 하늘을 오른 자. 한 번 오를 수 있다면 하계에서 상계로 오르는 일이 어찌 두 번이라고 불가능할꼬.”
소나기처럼 퍼붓는 강환과 뇌격의 연속에 조금의 멈칫거림조차 없이 떠오르는 선각자의 신형.
보옥 타천경의 출구인 창공 저편의 새카만 태양이 반으로 갈라져 입을 벌렸다.
선각자의 몸이 그 사이로 진입하려는 순간, 절호의 기회만을 노리던 사생아왕이 제 힘을 발휘했다.
왕의 갑주와 왕의 옥새, 왕의 검.
요괴왕의 다섯 개의 유물 중 셋을 입수하여 왕의 참칭이 가능해진 사생아왕.
그가 검을 뽑아 선각자를 겨누니, 모든 종류의 힘을 배척하며 등선을 이루던 선각자의 몸이 덜컥 제자리에서 정지하였다.
“왕의 이름으로 명하니, 너의 자유를 불허한다.”
계측하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엄청난 귀기를 뿜어내며 하늘 저 위에서 사생아왕을 내려다보는 선각자.
“끌끌끌. 모든 유산을 모아 진정한 왕위를 물려받지도 못한 네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으냐. 심지어 나는 기억속의 존재. 본체조차 아니거늘.”
“영원히 버틸 필요는 없다. 어머니를 불리하게 만들 정보를 앞으로 몇 턴만이라도 이곳에 봉인시켜둘 수 있다면 잠깐의 봉인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형언할 수 없을 만치 불길한 재액이 사람의 형상으로 형상화된 것처럼 소름끼치는 선각자.
그의 기운과 견주어 꿀리지 않는 갑옷으로부터 발현되는 거대한 요력이 기억 속의 선각자와 사생아왕의 신체를 서로 엮어 봉인하였다.
[가십시오, 어머니.]“왕자.”
[시간이 없습니다. 이 봉인은 길어봤자 3턴. 어쩌면 그보다 빨리 끝날지도 모릅니다.]왕자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기회를 만들었다.
[이자는 천기를 속이며 영생하는 자. 하물며 스스로 만들어낸 거짓된 공간에서는 그를 죽일 수 없습니다. 소자가 시간을 버는 동안, 먼저 반요곡으로 돌아가셔서 방법을 찾으십시오.]어쩌면 보옥 타천경의 기억세계뿐만 아니라 반요곡이라는 거대한 현실세계마저 제 것처럼 거느릴 수 있을지도 모를 만요의 어버이, 선각자.
[소자의 힘이 다하여 봉인이 풀리기 전까지 그의 역천의 영생지경을 격퇴할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내셔야만 합니다.]마선토벌의 준비페이즈.
줄어든 제한시간.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뻔했던 최종결전까지의 시간은 왕자의 희생으로 짧은 유예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