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19)
1.
사생아왕의 희생으로 묵언검객은 무사히 귀환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금이 잔뜩 간 보옥 타천경은 당장이라도 깨질 것처럼 불길한 어둠에 휘감겼다.
어둠 속에서도 타오르듯 발산되는 금색의 열선은 필시 선각자의 분신을 잡고 있는 사생아왕의 기운.
“왕께서는 어찌 같이 돌아오지 않으셨습니까? 보옥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마가놈이 정신을 차렸음에도 그의 기억을 엿본 보옥은 여전한 시점에서 분명해졌다.
선각자는 처음부터 누군가가 이 보옥을 통해 자신의 기억을 엿보는 미래가 닥칠 것을 예상하고 함정을 파두었다는 사실을.
다른 요괴의 기억이라면 얼마든지 엿보아서 이용해도 되겠지만 자신을 대상으로 기억이 발동된다면 보옥에 숨겨둔 진정한 성능이 발휘되도록.
“그렇게 되었어요.”
“이 모든 것이 함정이었다니!”
마가놈은 전율을 금치 못했다.
“스승께서는 기회를 주신 것이 아니었나? 세계가 멸망으로 치닫는 순간, 대요괴와 같은 존재가 구사하는 종말급의 요력을 같은 종말급 요술로 막아내어 구세주가 되기 위해 가르침을 준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진정하세요, 마가놈.”
“어찌 진정할 수 있겠습니까! 죽음이라면 각오할 수 있었습니다. 이 힘에 인류를 구할 마지막 수단이라는 각오와 결단이 함께 한다면 죽음조차도 언젠가는 각오할 작정이었건만 그 실체는 귀부인과 같은 미래에 나타날 적을 꾀어내기 위한 함정에 불과했다니!”
짐꾼은 곁에서 고개를 조아렸다.
“제 책임입니다. 뚜따를 대신하여 곁을 보필하고 있었으면 저라도 좀 더 일찍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벌어진 일을 후회해봤자 늦었어요. 보다 건설적인 고민에 들어가죠.”
“남은 시간이 얼마나 줄어든 겁니까?”
“최소 한 턴. 일주야가 줄어들었다고 해야겠군요.”
“좋지 않군요.”
방랑상인이 쭈뼛거리며 곁을 알짱거렸다.
“저, 그… 잉간아 미안해… 명경지수의 거울에 타천경까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골때리는 함정 이벤트는 죄다 방랑상인을 통해서 발동했다.
원망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한 상황인지라 방랑상인은 눈치를 보았지만 해응응은 그녀를 탓하는 대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덮었다.
“울상 짓지 말아요. 선각자의 안배가 닿은 귀물이 많았던 것이 당신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더욱이 타천경에 들어간 것이 마냥 헛수고만도 아니었고요.”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선각자의 잘못이지 이들의 잘못이 결코 아니다.
적어도 보옥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몰랐을 정보들이 한 보따리는 추가되었다.
이번 귀물행이 함정이기는 해도 틀림없이 얻은 것도 많았다.
[보옥 타천경에서의 입수정보]①선각자의 제자들은 종말급 요술을 사용할 수 있지만 요술을 사용하면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
②종말급 요술 은 방사능드래곤 아지사하브의 방사능브레스와 흡사한 기술이며, 이는 아지사하브의 가호를 얻은 자신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③선각자는 편리한 보옥 타천경을 만들어 속세에 이를 뿌렸지만 그 실체는 자신의 힘을 파헤치려는 자의 정보를 얻기 위한 함정귀물이었다.
④선각자는 자신의 함정귀물 속에서 일어나는 대화, 전음, 생각을 엿볼 수 있다.
⑤함정귀물 속에 깃든 선각자의 잔재가 귀물 밖으로 빠져나가면 모종의 수단을 통해 선각자 본체가 귀물 내부의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⑥선각자는 사생아왕이 이라 부른 일종의 무적기를 지니고 있으며 마선토벌전 개시 전에 대책을 찾아내야만 한다.
[당신은 보옥의 함정에서 탈출했습니다.] [턴이 끝나기 전에 1개의 정보수집활동을 방랑상인에게 명령할 수 있습니다.]“실수를 만회하고 싶어.”
“…그럼 이 정보를 입수해주세요.”
해응응은 가장 시급한 정보의 입수를 맡겼다.
그것으로 하나의 턴이 끝을 맺었다.
[▶묵언검객의 턴을 종료합니다.]2.
【제 11 턴】
[묵언검객 페이즈(종료)] [사생아왕 페이즈(종료)] [백령신군 페이즈(종료)] [모든 페이즈가 종료되었습니다.] [턴이 종료됩니다.]【제 12 턴】
[묵언검객 페이즈] [사생아왕 페이즈] [백령신군 페이즈] [묵언검객 페이즈가 시작됩니다.]3.
[페이즈가 시작되기 전에 선행정보를 입수합니다.] [방랑상인의 정보조사가 완료되었습니다.]“장수종인 도깨비들에게 에 대한 정보를 알아봤어.”
“결과는 어떻죠?”
“너무 무서운 정보를 알았어. 불사의 존재는 타인의 생명을 갈취하여 독식하는 존재밖에 없대. 영생을 입에 담으려면 대요괴의 탐식만큼 잔혹한 술수를 세계급으로 펼쳐야한다고 했어.”
“…회귀.”
“응?”
“아무것도 아니에요. 짐작 가는 바는 있지만 이미 수도 없이 벌어져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군요. 영생을 끝낼 다른 방법은 없다고 하던가요?”
방랑상인은 썩 자신 없는 투로 목소리가 줄었다.
“있기는 한데… 신용도는 낮아.”
“뭐든지 상관없어요. 일단 들려주세요.”
“영생을 위해 갈취한 힘을 전부 해방하면 불사가 끝난다고 했어. 물론 본인이 자의로 해방시킬 리는 없을 테니까…”
“힘으로 한계까지 몰아붙이라는 말이군요. 제법 힘들겠어요.”
“그게 아니면 그릇을 파괴하면 된다고 했어. 대신 술법에 능통한 술사는 자기 그릇을 신체 바깥에 옮길 수도 있대.”
-라이프베슬 아님?
-리치들이 쓰는 그거네ㅇㅇ
시청자들이 도움이 되는 소리를 하다니!
개인체감으로는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는 경험에 해응응은 충격을 받았다.
“마가놈. 짐꾼. 생명을 따로 보관하는 것에 대해 짐작 가는 바가 없나요?”
“소신 마가놈이 아뢰건대 생명의그릇은 담는 생명이 클수록 그릇의 크기 또한 커집니다. 하면 영생이라 불릴 정도의 큰 생명력은 보통 그릇에 담는 것이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그릇이 꼭 클 필요가 있나요? 죽음이 그릇을 파괴하지만 못한다면 삶을 이어갈 수 있으니, 불로는 못하더라도 불사는 능히 가능할 텐데요.”
뼈다귀만 남은 리치들이 늙고 있는지, 늙지 않고 있는지는 분간할 재간이 없지만.
“선각자의 강함을 생각하십시오. 그 정도의 강함은 보통 그릇에 담을 것이 아닙니다.”
“그렇긴 하겠죠.”
“크기를 숨길 수 없다면 결계에 봉인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폭군을 가둔 것처럼 강력한 결계는 아니지만 생명의 기척은 감출 수 있는 그런 결계에.”
“귀물이 대표적이겠군요.”
“보옥 타천경의 선례를 떠올리면 혹여나 실수로라도 상하지 않도록 대단히 강력한 귀물에 생명을 숨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으음.”
“아니면 대담하게 정체를 속이고 있을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호수에 나와 고민에 빠졌지만 천재적인 오성의 번뜩이는 깨달음은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보옥이라면 어떤 보옥에 숨겼을까?
보옥이 아니라면 그 큰 것을 어디에 숨겼을까?
하늘?
태양?
고민은 깊지만 더 이상 길어질 수는 없었다.
[선행정보의 시간이 종료됩니다.]고민은 여기까지.
이번 턴의 주 행동이 시작된다.
【묵언검객 페이즈】
[세력전략을 선택하십시오.] [이번 턴에는 2회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남은 전략선택 횟수는 2회입니다.]【세력전략】
1. 회의(조언 얻기, 지도 확장)
2. 조사(정보 습득, 아이템 습득, 인재 발견)
3. 공격(필드 침범, 세력 확장)
4. 주둔(필드 수비, 부상 회복, 병력 확충)
5. 계략(이벤트 발동)
6. 외교(이벤트 발동)
7. 특수(이벤트 발동)
[▶조사]필요한 조언은 모두 얻었다.
공격을 가서 쓰러뜨릴 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둔하여 지켜야 할 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선각자는 계략을 걸기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말아야 할 위험한 흑막.
비밀외교도 끝마쳤고 특수이벤트의 요행에 의지할 단계도 지났다.
‘믿는 수밖에 없군요.’
자신이 일궈낸 세력.
지켜낸 요괴들.
손을 잡은 동맹들.
그들이 지닌 정보력과 조사능력을.
【심화목표 선택창】
[조사목표를 지정해주십시오.]①(그릇수색)강대한 힘이 느껴지는 귀물들을 모두 모아 생명의그릇 후보들을 조사한다.(범위:사생아왕의 영토 및 백령신군의 영토, 소요턴수:1~2턴)
②(변수창출)요괴왕의 유산 중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1개의 수색을 개시한다.(범위:사생아왕의 영토 및 백령신군의 영토, 소요턴수:1~2턴)
③(생존자 확보)마선토벌전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요괴들을 대이주시킬 안전한 장소를 수색한다.(범위:반요곡 전역, 소요턴수:1~3턴)
④(추가힌트습득)선각자가 불러내었던 혼세군단의 도망자를 수색한다.(범위:반요곡 전역, 소요턴수:1~3턴)
굵직한 조사목표들.
그릇수색.
변수창출.
생존자 확보.
추가힌트습득.
무엇 하나 등한시하기 어려운 조사목표들이다.
그러나 모든 목표를 고를 시간은 없다.
현재 턴은 12턴.
본래 허락된 시간은 15턴의 마지막 행동횟수까지였지만 보옥 타천경의 함정에 빠져 모든 시간을 날릴뻔한 위기를 왕자의 도움으로 간신히 연명했다.
남은 유예시간은 14턴 이하.
14턴의 두 번째 행동에서 선각자의 분신이 빠져나갈지, 14턴의 첫 번째 행동에서 빠져나갈지, 혹은 13턴의 두 번째 행동부터 그리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선각자의 분신을 묶어두고 있는 왕자의 정신력에 모든 것이 달렸을 뿐.
‘왕자와의 해후 이후로 어떻게든 대화를 나눈 것이 그의 정신적 성장에 보탬이 되었길 바라야겠군요.’
12턴의 첫 번째 행동, 두 번째 행동.
13턴의 첫 번째 행동, 두 번째 행동.
14턴의 첫 번째 행동, 두 번째 행동.
최대 6번의 행동횟수를.
경우에 따라서는 최소 3번의 행동횟수를 생각해야 한다.
조사가 끝나더라도 그 정보나 물건을 실전에 사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모든 시간을 조사에만 다 쓸 수도 없다.
결과적으로 그녀에게 허락된 조사기간은 2~3번의 행동횟수 이내.
운이 좋다면 첫 번째 조사가 끝나고 두 번째 조사에 나설 수 있지만 운이 나쁘다면 하나의 조사도 끝까지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 중대한 국면에서 결과를 얻을 가능성조차 없는 선택지에 기댈 수는 없어요.’
최대 3턴의 시간이 걸리는 생존자확보나 추가힌트습득은 배제한다.
남는 것은 그릇수색과 변수창출.
강대한 귀물은 닥치는 대로 모아보는 것이 전자요, 평범한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요괴왕의 유산 중 마지막 피스의 습득에 도전하는 것이 후자이다.
어느 쪽이건 마지막에 찾을 것은 귀물.
그마저도 성공가능성은 미지수이다.
이 선택 한 번에 마선토벌전의 승패가 걸렸다.
섣불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그녀에게 짐꾼이 물었다.
“결단에 앞서 어떤 생각을 품고 계시는지 마지막으로 제게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원하신다면 최종조언을 해드리겠습니다.”
해응응은 솔직하게 자신이 고민중인 선택지 둘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녀의 고민을 들은 짐꾼은 눈빛을 달리하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마가놈은 일전에 귀물수집의 필요성을 제시하였고 영민하신 주군은 요괴왕의 유산을 모아보자는 계획을 떠올리셨습니다. 하지만 귀물을 찾는 것은 답이 될 수 없을 거라는 것이 제 예상입니다.”
“지금의 국면에서 귀물을 수색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모험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반대입니다. 저는 선각자의 비밀을 숨길 곳이 어디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의 함정이 숨어있을 곳이 어디인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습니다. 주군께서도 그러할 것입니다.”
“…귀물.”
해응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대안은 무엇이죠?”
“선각자의 흉계는 모두의 심중을 꿰뚫어보고 먼 미래에 대비한 안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역이용하여 선각자가 절대로 상정하지 않았을 미래의 가능성을 떠올리면 가치 있으면서 안전한 조사목표가 무엇인지를 추려낼 수 있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맞는 충격이 이러할까.
짐꾼의 조언은 뜻밖에 허를 찌르는 구석이 있었다.
폭군은 수많은 회귀를 겪었다.
선각자의 유희에 놀아나며.
자신이 취할 모든 행동을 선각자에게 보였다.
폭군이 떠올릴 수 있고, 폭군이 할 수 있는 일.
그런 가능성은 선각자도 모두 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
요괴왕에 버금가는.
어쩌면 그 이상의 저력을 지닌 폭군.
귀물수색이나 요괴왕의 유물수집은 그의 강대한 힘을 감안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자신이 배제했던 가능성이라면 어떨까.
추가힌트 습득.
선각자의 두 제자 중 하나인 마가놈.
그는 만귀재액의 요술이 스승께서 자신이 불러내신 혼세군단을 척결하며 사용했던 요술이라 말했다.
그 혼세군단의 생존자를 찾아 새로운 힌트를 얻는다.
이 선택지는 폭군이 도달했을 가능성이 없다.
마가놈은 요계수도에서 구한 인재.
폭군의 방책은 대요괴가 요괴왕이 되도록 충분한 시간을 허락했다가 그의 목을 베어 수급을 얻고 인류 최후의 생존자가 되어 마선에게 도전하는 것.
인간인 마가놈은 그가 처형자이자 용사로서 나설 무렵에는 항상 죽었을 테고, 그만이 알고 있는 선택지가 개방되었을 가능성도 없다.
생존자 확보.
이 또한 마찬가지다.
한 명이라도 인간이 살아있는 한에는 결코 발동할 수 없는, 전 인류의 죽음으로서 발동하는 강제회귀의 저주.
이것의 달성을 위해서라도 그는 대요괴를 요괴왕으로 등극시켜 자신을 제외한 전 인류가 죽도록 모든 회차에서 선택해왔다.
회차초기에는 망설임이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의 폭군에게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다.
지켜야 할 것을 남겨두고 자신이 회귀할 수 없는 것을 각오하고 결전에 나선 적은 없으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는 양쪽 모두 어리석은 짓이죠.’
선각자가 다루던 요술로 소환한 요괴군단과 그 도망자에 불과한 자가 중대한 비밀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
또한 최종결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생존자들을 안전한 곳에 대피시키는 것이 득이 될 가능성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런 우자의 행동이야말로 선각자의 안배가 도사리지 않았겠죠.’
마가놈이 겪었던 안배와 배신을.
방랑상인이 겪었던 아픔과 상실을.
그런 어리석음을 반복할 수는 없다.
짐꾼의 조언이 옳다.
귀물만큼은 안 된다.
귀물과 관계없는 조사활동만이 선각자를 척결할 일말의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결정했어요.’
인류의 미래.
요괴의 미래.
반요곡의 미래.
모두의 미래를 결정지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조사활동.
해응응은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