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29)
1.
선각자의 육체가 박살난다.
머리가 깨지고 심장이 뭉개진다.
일격. 그리고 일격.
육체를 분쇄하고 갈아버리는 대검의 움직임은 어떠한 자비도 없이 착실하게 분쇄와 파괴를 거듭했다.
[찾아라.] [이 살육은 허물을 짓밟는 것에 불과할뿐.] [실체를 찾는 것은 너의 역할이다.]폭군도 알고 있다.
지금의 살육이 진정한 복수가 될 수는 없음을.
역천의 영생지경.
선각자의 진정한 목숨.
그의 생명을 담은 라이프배슬을 찾아내야 한다.
파아아아아!
쏴아아아아!
산산이 깨지는 육체.
흘러넘치는 생명의 기운.
한번 흩어진 생명의 시간을 되감듯이 육신에 불어넣는 과정들.
그 작용을 허락하는 일말의 진기를 찾아 헤맨다.
극한으로 밀집한 영압 속에서 한 가닥의 생명의 실을 찾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범죄자 사이에서 양심을 찾고.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논하는 것 자체가 지극히 무의미한 가능성이다.
-와 이게 가능함?
-부담감 미치겠네ㄷㄷ
너무나도 막중한 책임.
그것이 두렵지도 않느냐고 묻는 시청자들.
해응응은 진심으로 생각했다.
‘두렵지 않아요.’
그런 가능성을 실현시킬 때, 사람들은 말한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천마의 이름을 물려받고 이 자리에 선 몸.’
백만 교인들의 수장은.
도망친 이들의 최후의 희망인 천마는.
기적을 일으킴으로써 국가의 탄압으로부터 수많은 교인들의 목숨을 지켜내었다.
그렇다.
기적이란 천마에게는 낯선 용어가 아니다.
천마를 자처하는 자, 기적이 생소해서는 안 된다.
그 이름을 자처하는 한.
그녀는 지금 기적을 일으키고자 이곳에 섰음을 증명해야 한다.
무술에는 수많은 초식이 있다.
파도 하나에 움직임 하나가 깃들었다면 무공의 파도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움직임과 그 연속인 초식들로 이루어져 있다.
무림인들은 광활한 무공의 바다에서 헤매고는 했다.
최강의 초식.
천상의 한 수.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드넓은 무학의 세계를 파헤치며 자신만의 바늘을, 양심을, 한 수를, 초식을, 무공을 갈구하고 또 찾아 헤매었다.
누군가는 평생이 걸린 끝에 실패했다.
누군가는 깨달음의 실마리만을 잡아 비급으로 남겼다.
못다 이룬 깨달음을 후대의 누군가는 이어가기를.
무의 끝을 목도한 이가 나타나기를 바라면서.
‘무술의 길에 끝은 없어요.’
해응응은 그것이 하수의 잘못된 식견에서 비롯된 몽상임을 알고 있다.
세상을 덮칠 듯이 커다란 파도도 지상을 덮은 뒤에는 도로 바다를 향해 돌아가듯이, 한 시대를 풍미한 절대무공에게도 파해식은 나타난다.
영원히 지존과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는 무공은 없다.
만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순간의 최대치.
찰나의 고점.
신의 한 수.
그런 수에 구애받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화경의 경지란 조화경을 의미하니.
천지간에 조화롭지 못한 것이 없듯이 무의 이치의 편중에도 치우침이 없다.
돌출된 점이 없이 완벽한 원형을 그리는 이치들은 튕겨져 나옴이 없고, 그렇기에 약점 또한 없다.
최선을 찾지 않기에 찾아오는 최선.
특별함을 갈망하지 않기에 찾아오는 특별함.
이것이 곧 조화경의 고수가 지닌 진정한 강함이다.
그 강함을 깨우친 지금.
그녀는 업의 대해 속에서 느끼고 있었다.
선각자가 쌓아온 요력과 전승들.
그 사이에 담긴 치우침을.
생명의 굴레를 되돌리고 하늘의 순리를 거절하는.
역천의 흐름에서 발생하는 치우침을.
츠즈즈즈즈.
아무리 평정을 가장해도 선각자는 궁지에 몰렸다.
이것은 그의 유희 역사상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절체절명의 위기이다.
마음의 흔들림은 가라앉힐 수 있어도 영혼의 떨림은 속일 수 없다.
그의 생명이 끊어질 때.
의지로 육신을 제어하고 육신으로 영혼을 속일 수 없어지는 순간.
폭군이 만들어내는 매 순간의 죽음이 말한다.
선각자의 동요를, 초조함을, 커지는 공포심을.
그 또한 느끼고 있었다.
해응응이 점차 정답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막아라!!”
더 이상 역천의 흐름을, 생명을 되감는 선을 읽혀서는 곤란했다.
그가 가져온 수많은 귀물들이 빛을 내며 하나씩 귀물 안에 담긴 업을 세상에 분출시켰다.
새로운 파장을 일으켜 미미한 작은 파장을 덮쳐 읽어내지 못하도록 만든다.
제법 영리한 수단이다.
폭군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10분의 시간 중 남은 시간은 이제 2분 남짓.
이런 방해 속에서는 아무리 해응응이라도 생명을 되감는 선을 읽어내는 것은 무리였다.
“어리석구나. 업의 해방이란 곧 괴력난신의 자유를 의미하니. 네 선택이 존재할 수 없을 나의 인과율을 또 다시 허락하였도다.”
“요괴왕!?”
“보여주지. 그 하찮은 귀물 따위가 일어내는 파장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한 세상의 모든 요괴를 먹어치우는 업을 달성한 미래의 대요괴.
그가 지닌 포악함이 수많은 강력한 귀물에서 분출되는 요괴와 업을 닥치는 대로 전부 집어삼켰다.
사람에게도 격이 있듯이 업에도 격은 존재한다.
상처 입은 날짐승이 부상을 회복하고 하늘을 나는 것과 날개 없는 짐승이 도구에 의지해 하늘을 나는 것은 같을 수 없다.
산이 있기에 그것을 밀어버리는 별을 지닌 군인의 전승과 매몰된 아이의 시신을 찾고자 수십 년간 홀로 산을 옮긴 아버지의 전승 또한 같을 수 없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수록.
기적에 보다 가까워질수록.
업에는 무게가 더해지고 힘이 실린다.
선각자의 귀물은 힘도 세고 효력도 대단했다.
그 업과 격을 가볍다 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나빴다.
대요괴의 만요포식은 그보다 무겁고 강했다.
가장 미천한 잡귀.
이름조차 지니지 못한 일개 잡령.
밑바닥 중의 밑바닥에서 태어난 한 요괴가 포식에 포식을 거듭하며 정상에 올라섰다.
그 업의 무게란 만요의 어버이인 마선의 분신일지라도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
구름이 흐르는 움직임마저도 멎은.
바람의 흔들림마저도 숨죽인 순간.
만물이 정지한 극한의 인지세계 속에서 마침내 실이 잡혔다.
스스스…
한 번의 움직임이었다.
한 순간의 일이었다.
그 흐름의 시작과 끝을 관통해낸 것은.
요괴왕이 만들어낸 절호의 기회.
한 번의 틈을 놓치지 않고 그녀는 도달하였다.
선각자 최후의 비기.
죽어도 되살아나는 생의 비밀을.
“대담하기도 하군요.”
그의 생명은 실로 얄궂은 곳에 숨어져 있었다.
그릇을 옮겨도 깨질 걱정이 없는 장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해응응이 반요곡에 들어와서 가장 오래 지닌 물건.
귀물 몰살검.
그 내부에 선각자의 생명의 그릇이, 라이프베슬이 담겨 있었다.
“어쩐지 읽기가 힘들다 싶었어요. 처음에는 기가 혼선을 일으켜서 제 검에서부터 비롯된 기와 잘못 얽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확실하게 됐어요.”
잘못 얽힌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그녀는 제대로 읽어내고 있었다.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 내구도 무한.
잃어버릴 걱정도 사라질 걱정도 없는 귀속복귀.
기본장비 초보자의 검.
“하. 우습군요. 마선, 당신은 플레이어의 가능성을 완전히 얕보고 있었어요.”
플레이어는 어차피 이 자리까지 오지도 못할 것이다.
그런 멸시가 대놓고 느껴지는 안배.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틀린 생각은 아니다.
이런 짓이 가능한 사람은 한 시대에 한 명도 찾아보기 쉽지 않겠지.
이제 막 현대무림이 태동하는 현실지구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나마 그녀의 뒤를 따르는 실력자는 스피드마스터와 블랙, 주아영, 마크2 정도에 불과하니까.
다른 이들은 벽을 넘지 못했고,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너무나도 아득한 시간이 걸린다.
이중 그녀가 아니었다면 지금만큼의 무력을 지녔을 사람은 오직 스피드마스터 하나뿐이었다.
‘그런 그조차도 반요곡의 끝을 보았다고 자부하고 다른 게임을 주 종목으로 삼았죠.’
선각자의 발칙한 장난질이 영원히 들키지 않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들켰다.
이미 일어나버린 시점에서 그 확률이 얼마나 희박한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제야 알겠어요. 선각자가 그리도 플레이어를 부르고, 개입하지 못해서 안달이 났던 이유들을. 당신도 불안했기 때문이군요.”
자신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이 험난한 세계를 헤쳐나갈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가 나타나니, 숙적의 생명을 가장 가까이에 두고 휘두르는 어리석음을 비웃지 못하고 긴장이 들 수밖에.
힌트는 폭군에게 있었다.
플레이어와 같은 검에서 파괴불가의 옵션을 해제하고 빈 용적에 새로운 권능을 싣는다.
그 행위를 조금이라도 따라한다면.
그와 같은 경지에 올라선다면.
플레이어는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의 검이 지닌 업의 수용력이 이상함을.
이곳에 선각자의 생명의 그릇이 깃들어 있음을.
이유야 짐작할 수 있다.
폭군의 의지가 꺾이고 그의 검이 부러졌기에.
새로운 유희의 대상을 찾기 위해서.
그런 이유로 시작한 여흥이었겠지.
그리고 도중에 위험을 깨달았다.
묵언검객.
내게는 이 검을, 그릇의 소유와 운반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자신의 그릇을 옮기는 짓이다.
한 번 옮기고 그리 간단히 다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이 가능할 리가 없다.
적어도 한 번은 검의 주인을 완전히 죽이고 다른 곳에 옮겨 담는 과정이 필요했다.
1데스.
한 번의 난이도 하락.
한 번 죽더라도 다시 난이도를 올려서 최고난이도로 돌아와 이 자리에 도달한 사람이라면.
그들에게는 그릇을 옮길 기회가 있었기에 검에서 그릇을 찾을 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은 단 한 번조차도 그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너의 업이 담긴 검이다! 그것을 부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가? 네 업을 무엇으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너만의 특별함을 잃는다는 말이다!!”
“상관없어요. 제 업은 검이 아닌 저 자신에서 비롯되는 것. 자신의 의지는 제 안에 채우는 것이에요.”
쉽게 얻은 힘이기에 쉽게 내버렸던 선각자.
그에게 마땅한 최후를 고했다.
‘잘 가세요, 몰살검.’
강한 의지를 검에 투영하자 검신이 그에 답하듯이 한 차례 검음을 흘렸다.
지잉 울리는 작별소리와도 같은 진동 이후, 그녀의 검이 산산조각났다.
[이 파괴되었습니다.] [선각자의 이 노출됩니다.]-???
-헐
-무림인의 생명 같은 무기에 심장을 숨기다니;
-이걸 어케 찾음 ㄹㅇ
-부순 천마검객도 독하다 독해
노출된 그릇을 향해 발산하는 마음.
몰살검의 형태를 지닌 심검이 그릇을 꿰뚫었다.
[선각자의 이 파괴되었습니다.] [전승 – 역천의 영생지경이 끝을 맞이합니다.]-????
-선각자 이 븅신샛기 검에다 왜 숨김?
-부서진 검은 짜잔 심검으로 다시 소환하면 되구연
-아 ㅋㅋㅋㅋ
-이게 고인물의 능욕임?
-고인물은 천회차동안 폭군 농락한 선각자 아니었나…? 맞나? 아닌가?
-응 이제 퇴물이야ㅅㄱ
[마선토벌전 페이즈 1 거짓선각자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