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30)
1.
[Story mode]폭군을 오래도록 절망하게 만든 주범, 거짓선각자의 목숨에도 비로소 진정한 끝이 도래했다.
“우오오오오!! 이럴 수는 없다. 나야말로 마선의 본체이자 최강의 그릇이란 말이다!!”
[영원이란 필멸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설령 영원이 존재하더라도 그건 네놈 같은 악덕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눈코입귀에서 강렬한 빛을 내뿜으며 도력이 넘칠 듯이 새어나오는 선각자.
그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매만져보지만 그런다고 수습이 될 수 있는 현상이 아니었다.
생명의 그릇의 파괴.
수많은 회귀 속에 쌓이고 쌓인 업의 붕괴.
세계가 자신에게 각인된 선각자의 업을 부정했다.
그는 더 이상 세계의 지존이 아니었다.
“세계가 나를 부정한다면 그것은 세상이 잘못된 것이다. 나를 거부하는 세계 따위는 존재할 수 없다!!”
새어나오는 도력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끌어 모아 시전 하는 선각자 최후의 발악.
생이 끊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발현된 힘이 남은 귀물을 모조리 터뜨리며 귀곡성과 불길한 재액의 기운을 끌어 모았다.
[이 파괴되었습니다.] [사생아 왕자가 해방됩니다.]귀물이 깨지며 허공으로 튀어나오는 수많은 생명체와 보물, 그리고 그 안에 깃든 마선의 분신들.
“죄송합니다, 어머니. 여기까지가 제 한계입니다…”
“아뇨. 당신은 충분히 잘해주었어요.”
직접 겨루어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
마선의 분신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인지.
그런 존재를 분신을 상대로라도 한 턴이라도 버텨낸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마선의 분신이 해방됩니다.] [마선의 분신이 해방됩니다.] [마선의 분신이 해방됩니다.]함정귀물에 나누어 심어둔 마선의 분신들.
그들이 하나 둘씩 해방되며 선각자의 신체에 겹치듯이 스며들었다.
깨진 도자기처럼 갈라진 피부의 선각자는 백의도 하얀 수염도 모두 검게 물들어서는 생명체의 형상만을 간신히 유지했다.
저것을 누가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저 기운을 누가 산 생명의 것이라고 여길까.
“아아, 잃어버렸다… 기어이 잃어버렸어.”
“전부 너희 때문이다…”
“선각자의 자아만큼은 잃고 싶지 않았는데.”
“권태에 찌든 마선의 자아로 되돌아왔어.”
“이 원한, 그 목숨을 잃는 것만으로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어둠에 물든 균열투성이의 노인이 눈에서 새하얀 광채를 내뿜으며 말했다.
“요괴종족은 이제 질렸다. 다음 세대부터는 새로운 절망으로 새로운 판을 짤 것이다. 그래… 너희 ‘밖에서 온 자’들의 소굴을 침범해주지.”
“!!”
“지옥을 만들어줄 것이다. 나의 영원을, 소중한 모형정원을 망친 대가를 너희들의 고향이 불타고 사라지는 괴로움으로 되갚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아니 이게 헬세상이랑 이렇게 이어진다고?
-헬난이도 세계에서 살아남기가 마선이 장악한 반요곡 세계의 연장선상이었음?ㄷㄷ
-어쩐지 뒤로 갈수록 능력들이 이상하더라니;
세계의 비밀.
다음 전장의 비화.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다음을 논한다.
그건 이번 세계가 끝난 다음의 일이다.
“어째서 당신에게 다음이 있다고 믿는 거죠?”
높이 치켜든 심검-몰살검.
검의 형상 위로 연달아 벼락이 내리치며 자연지기가 몰려들었다.
마선의 부정한 기운을 인정할 수 없는, 그의 세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모든 인간과 요괴들의 의지가 모여 더해지는 기운들.
지금 이 순간.
세계는 반으로 나뉘었다.
마선의 지배에 순응하려는 의지.
마선의 지배에 거역하려는 의지.
기운의 총량은 마선에 비해 뒤처진다.
그러나 의지의 강함은 이쪽이 앞서나간다.
[묵언검객. 후대의 처형자여. 내 몫은 여기까지다.]“벌써 포기하려는 건가요?”
[업의 차이다. 선각자의 업은 천 번의 죽음으로 넘어섰지만, 마선은 짐의 업으로 감당할 수 없다.]너무 많은 패배를 경험했으니까.
패배의 기억이.
실패의 순간이.
그를 약하게 만든다.
각인된 나약함이 아무리 대가를 힘으로 바꾸어도 계속해서 솟아올라온다.
[그대는 다르다.] [한 번의 죽음조차 허락하지 않은 그대이기에, 오직 그대만이 가능하다.] [그래, 진즉에 이렇게 해야만 했어.] [조금만 더 빨리 모든 짐을 내려놨다면 후대의 아이들도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을.]결심을 마친 사내의 눈에는 포기와 절망이 아닌 죽어서도 그 의지가 단절되길 원치 않는 집념과 투지로 일렁거렸다.
[짐이 쌓아온 모든 업을 그대에게 물려주겠다.] [이 힘을 받아들이겠는가?]나약한 자라면 그 힘의 반절도 소화하지 못하고 몸이 터져 죽을 것이다.
과중한 책임을 견디지 못하고 그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부탁할 것이다.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힘도 책임도.
모두 짊어질 수 있다.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는다.
“오세요. 당신의 이름을 거두어드리죠.”
[그 말만을 기다렸다.]싫은 일뿐인 지옥 같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재미난 소리를 들은 것처럼 입꼬리를 들어올린 폭군.
그의 형상이 빛으로 화하며 그녀를 중심으로 창공을 크게 회오리치며 몰려들었다.
[마선의 대적자이자 희대의 영웅, 폭군의 진명이 새겨졌습니다.] [귀물 이 세계의 명운을 건 싸움을 거듭해온 영웅의 가세에 크게 감격합니다.] [귀물 이 으로 진화합니다.]힘이 넘쳐흐른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주먹이 진동한다.
감당하기 힘든 전의를 토해내고자 고함을 내지르며 자신의 의기를 높이 세우고 싶다.
그 모든 충동이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강맹하게 돌아가는 심법과 함께 그녀의 체내를, 주변공간을, 검계의 영역을 소용돌이치는 바다처럼 헤집었다.
고함은 없었다.
비명도 없었다.
단지, 그 모든 힘을 수렴할 뿐이었다.
자신의 의지 아래로.
검계의 영역 아래로.
너희의 분노, 너희의 투지, 모두 내게 맡기라고.
그 힘을 결코 한 줌도 헛되이 쓰지 않겠노라고.
[Player mode]뇌전의 충전과 폭압의 힘의 수렴이 끝나며 시간은 다시 그녀의 것이 되어간다.
“그 힘을 오롯이 네 것으로 만들 시간을 허락할 것 같더냐!!!”
소용없을 것을 알면서도 펼쳐지는 기운.
아니, 안다면 펼쳐질 수 없었을 기운.
그것은 명백한 무리수였다.
해응응의 눈에 순간 놀람이 어렸다.
보옥 타천경에서 해방되었을 분신은 본체에게 온전히 기억을 전달하지 못했다.
귀물 안에서 사생아 왕자가 무언가 터무니 없는 짓을 저지른 것이다.
“큭큭. 유산의 힘을 포기하는 대신에 놈의 기억을 가두었습니다.”
사생아 왕자의 갑옷에 서린 불길하디 불길한 문양.
왕의 유산 하나가 다시는 쓰지 못할 정도로 타락했음에도 그의 표정은 통쾌함만이 가득했다.
요괴왕.
자신의 목전에 보인 지고한 경지를 포기했다.
그 사실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그는 진정으로 왕위를 포기하면서까지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 것이다.
“훌륭하군요. 어찌 다들 이리도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는 걸까요.”
“어머니께서 길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바른 길.
옳은 길.
그것을 입에 담으면 공허한 말에 그칠 것이다.
그녀는 말로 그치지 않았다.
앞에 나섰다.
자신의 팔로 가시를 꺾었다.
자신의 발로 장애물을 걷어찼다.
검으로 베고, 뿔로 들이받고, 꼬리로 박살냈다.
여인의 몸으로 인계최강의 검객이 되었다.
숱한 최강과 최흉을 모두 넘어섰다.
적이었던 이들마저도 인정할 의지를 실현시켰다.
세계가 멸망으로 치닫고도 남을 사멸의 기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창공에서 튕겨내는 그녀의 모습에 요괴들마저도 경외심을 느꼈다.
세계의 어버이가 마선이라면.
세계의 어머니는 묵언검객이었다.
“잔혹한 마선, 어버이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반요곡의 모든 존재가 바라는 시대는 바로 어머니의 시대입니다.”
그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마선의 어깨 너머로 만귀재액의 주술진에 필적하는 주술진이 수십여 개가 넘도록 동시에 떠올랐다.
“나로부터 비롯된 모든 것이다. 주인의 뜻을 거스른다면 모두 도로 거두는 것이 이치이다!”
요괴들의 얼굴에 절망이 떠올랐다.
“오늘이 세계가 멸망하는 날인가?”
“인간계도 오늘로 끝을 맞이하겠구나.”
“묵언검객이시여…”
전장에는 가세조차 하지 못하고 절망하는 이들.
그들의 위로 익숙한 꽃잎이 흩날리며 지면을 가득 수놓았다.
“만다라의 꽃잎?”
“아니, 다르다. 이건… 형상은 같지만 속성이 달라.”
“만다라의 꽃잎은 땅에 닿으면 사라지고 눈처럼 녹는 개념이 아니었어.”
“설마 마선의 분신이 또 다시…”
우려하는 시선들을 받는 꽃잎의 주인, 백령신군은 고개를 저었다.
“걱정하지 말라. 내 아직은 이 가면에 깃든 사악한 존재에게 몸을 빼앗기지 않았으니.”
“신군이시여, 이 꽃잎은 어찌 된 것입니까!”
“마선의 분신은 보여주었다. 현재를 담보로 미래의 힘을 빌리는 만다라의 꽃잎의 새로운 가능성을. 최선의 결과를 부르는 대가를 세계에 떠넘기는 수를.”
“중간계의 붕괴를 대가로 힘을 모을 생각이십니까!?”
“그 또한 다르다. 마선의 분신과 같은 수를 쓴다면 그와 나의 차이가 무엇이겠느냐.”
신군의 부하장수들은 문득 허공에 떠오른 신군의 모습이 흐릿한 것을 보고 깨달았다.
“서, 설마 신군께서 바치신 대가는!”
“그렇다.”
백령신군.
그는 최후의 싸움을 맞이하며 결단을 내렸다.
“세계에 나 백령신군은 없어도 되나, 묵언검객이 없어서는 안 된다.”
시대의 거악을 넘어서 세계의 어둠과 맞섰던 폭군에게 동료로조차 인정받지 못했던 백령신군.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우고 자신의 진명을 포함한 모든 것을 바친 묵언검객.
어느 쪽이 보다 가치 있는 존재인지는 불 보듯 자명했다.
“만다라의 꽃잎이여, 최후의 낙화를 피울 시간이다. 이 백령신군의 목숨이 땅에 떨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무한한 가능성을 꽃피워라!”
묵언검객을 향해 날아드는 종말급 도술을 생을 불살라 피워낸 요술로 마주 받아친다.
교착이 거듭될수록 점점 흐릿해지며 죽음에 성큼 가까워지는 백령신군.
“나의 이름을 신군께 바친다!”
“신군께서 죽어야 할 운명이라면 그 전에 내가 살아있는 수치스러운 삶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내 목숨이 다하더라도 신군께서는 살아야 한다!”
“묵언검객과 폭군이 세계의 영웅일지언정 당신께서는 저희들의 영웅이십니다.”
꺼져가는 백령신군의 몸에 강제로 불어넣어지는 수많은 생명들.
백령신군의 눈에 깊은 떨림이 이어졌다.
헛되지 않았다.
고난의 역사는.
생존의 투쟁은.
모든 짐을 짊어지며 악을 자처하였던 길들은.
이 순간, 비로소 보답 받았다.
“버텨내었다. 더 이상의 기다림이 필요한가?”
“아니요. 충분했어요.”
간신히 형체만이 남아 지면 위에 버티어 선 백령신군의 너머, 그가 지키고자 했던 묵언검객이 모든 힘의 소화를 끝마친 채 기수식을 취했다.
천지간의 모든 기운이 그녀의 뜻에 감응하듯 요동치며 하나의 거대한 상을 이루었다.
만백지기가 조화를 이루며 모든 깨달음을 하나로 수렴하니.
무림의 거물들은 말하였다.
저것이야말로 진정한 조화경의 경지라고.
이 순간.
그녀가 부족하다 느꼈던 모든 무공의 레벨은 극성에 도달하였다.
[경지]초절정Lv500(누적Lv1500) [공력]170(+측정불가)진급을 미루어왔던 이유가 해소되었다.
부족한 공력을 보탤 자연지기가 세상 전체에 만연하고 있다.
무엇도 그녀의 앞을 가로막지 못하니.
[조화경의 경지에 올라섭니다.]경지가 밑도는 단계에서도 동급의 레벨에 필적하였던 그녀가 이제는 경지마저도 온전히 따라잡았다.
[경지]조화경(Lv1)요컨대, 페이즈 2는 마선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경배하십시오.] [모든 요괴들이 인정하며 반요곡의 세계가 받아들인 새로운 주인, 요선이 이 자리에 탄생하였습니다.]마선의 눈이 찢어질 듯이 크게 부릅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