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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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요곡의 후속작은 이제 헬세살이 아닌 무림비망록?] [헬세살의 스피드마스터, 무림비망록의 묵언검객. 어느 세계관이 더 나을까?] [무림비망록에 대해 araboza] [진엔딩에 대한 소문은 과연 사실일까?] [소문만 무성한 버그시청자들의 실체는?] [묵언검객이 엔딩을 봤다는 이야기가 거짓인 이유]우연히 버그로 매드무비 무한반복재생을 뚫고 진엔딩을 보는데 성공한 시청자들을 통해 퍼진 소문은 많은 이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길장님. 이거 실홥니까?”
“실화 맞아요.”
“무림비망록 오픈하면 기연은 어디로 가서 먹어야 합니까?!”
“몰라요.”
“혹시 저 같은 놈도 좋다고 받아줄 이쁜 새색시를 구할 수 있습니까?”
“귀주성의 물에 비친 3층 누각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갑수루에 그 누각만큼이나 외모가 고운 맹인아씨가 있는데 그분의 어머님이 갑수루의 루주이자 하오문 귀주지부 지부장이세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식을 올리거든 꼭 초대장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무림비망록에 넘어가거든 인생역전을 꾀하겠다며 벼르는 간부들과 부하들.
그럴 만도 했다.
그 동네 출신 귀환자들은 하나같이 이름 난 강자들인데다가 당대 최강자로 이름 높은 천하제일인 해응응의 본산지이기 때문이다.
나도 무림비망록에 넘어가면 고수가 될 수 있어.
지금보다 더한 강자가 되겠어.
현생 지구에서는 구하지 못한 아내를 구하겠어.
각자 다른 꿈을 꾸는 이들이 무림비망록 오픈일자만 손을 꼭 쥐며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진호형. 묵언검객이 반요곡 다 깼다는데?”
“…알아. 아니까 제발 말하지 마.”
“시청자들이 형 히든루트 공략 언제 시작하냐는데?”
“으아아아! 그니까 그걸 어떻게 깨냐고!!”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해서나마 매드무비의 장벽을 뚫고 엔딩열람에 성공한 소수의 시청자들.
그들 중 일부는 영상을 녹화하여 블랙마켓에서 대단히 비싼 값에 플레이영상을 판매하기도 했다.
부끄럽지만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던 스피드마스터도 불법영상을 구매해서 엔딩을 보았기에 얼마나 터무니없는 난이도가 기다리는지를 알 수 있었다.
“무슨 신선급이 되지 않으면 깨지도 못하겠더만! 애초에 그건 그렇게 깨라고 있는 게임이 아니잖아!”
솔직히 스피드마스터는 억울했다.
고난이도 대요괴도 얼마나 힘들게 깼는데.
인간상태로 깨려고 온갖 쇼를 다 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묵언검객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구름의 뿔의 권능으로 정말로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기까지 하는 인간을 대관절 무슨 수로 따라잡는다는 말인가.
엄길동은 스피드마스터의 엄살에 피식 웃었다.
“하하. 그렇게 업보는 적당히 쌓았어야죠.”
“브이튜브에서 두 번째로 업보 많기로 유명한 엄길단의 수장님께서 하실 말은 아니거든?”
“언제 적 얘기에요? 이제 그 자리 형한테 물려줘도 되겠는데. 하하하.”
얄밉지만 때릴 기운도 없다.
스피드마스터는 영상을 돌려보며 혀를 찼다.
에반데 진짜.
이거 각이 안 보이는데.
클리어 못할 텐데.
“죽을 쒀도 달려야죠. 도전도 안하면 형 방송 민심 나락으로 갈걸요?”
“에효. 나락전문가가 말하는 나락 각이니 무조건 공략 하긴 해야겠네. 이거 맨정신으로는 견디기 힘든데 술이나 한 병 시키자.”
“오 저야 좋죠.”
술과 안주로 배를 채우고 나니 근심도 한결 줄었다.
엄길동은 불쑥 물었다.
“이번에 보니 경지가 한층 더 오른 것 같던데 그 정도면 현실에서도 영향 있지 않나요?”
“있겠지. 왜 없겠어. 그렇게 강해졌는데.”
“그럼 묵언검객님 안 돌아가시는 거 아니에요?”
“어?”
“그렇잖아요. 무슨 신선까지 때려잡는데. 무림인들이 한다던 그 뭐냐, 환골탈태도 하고도 남았겠다.”
행운과 불운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더니, 나쁜 소식의 뒤에는 좋은 소식도 따라왔다.
묵언검객이 안 죽는다.
자신을 능가하는 유일한 인간이, 아직 쫓아가야 할 경지가 수도 없이 남아있는 그녀가 살아남는다.
“당장 만나야겠어.”
“아니, 이렇게 갑자기요?”
“애초에 내가 왜 클리어에 목을 매었는데!”
“그러게요? 왜 매셨어요? 공약 때문에?”
처음엔 공약때문이었다.
하지만 묵언검객의 플레이를 보며 달라졌다.
방송보다 중요한 마음이 생겼다.
호승심이었다.
그 우열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싶은 이후.
그 마음은 한층 더 바뀌었다.
저 여자를 따라잡고 싶다는 욕망.
동경이었다.
존경하는 강자에 대한 예우로서.
그는 묵언검객 사후, 반요곡 공략에 진심으로 매진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죽지 않았다면.
심지어 공략난이도가 자신의 실력으로도 가능하리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미쳐 날뛴다면.
존경심을 표현할 다른 방법에 눈을 뜨게 된다.
“묵언검객을 만나러 왔습니다. 만나게 해주세요!”
“언니를요? 그쪽… 스피드마스터 맞죠? 이런 늦은 시간에 그것도 술냄새를 풍기면서 찾아오다니… 구설수 만들러 오신 거 아니죠?”
“저도 공인입니다. 정상급 스트리머로서 하면 안 되는 일 정도는 구분할 수 있습니다.”
주아영은 스피드마스터 정도 되는 명성의 소유자가 설마 허튼짓을 하겠나 싶어 언니에게 스피드마스터의 방문소식을 전했다.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언니가 지금 성층권에 계시거든요.”
“…예?”
“경지가 올랐다고 자랑하는 건지 툭하면 높은 곳에 찾아가서 저러고 계시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온 김에 그러지 좀 말라고 말씀 전해주세요.”
“아니 성층권에 계신 분하고 연락은 어떻게 하신 겁니까?”
“빛의 정령은 통신장비랑 다르게 거리의 제약을 받지 않거든요.”
돈 많은 해남파 아니랄까봐 주아영의 손 위로 반딧불처럼 깜빡거리는 빛의 정령이 떠올랐다.
멀 보냐 하찮은 잉간아
내게 말을 걸고 싶으면
LED
스타라이트
138
구 조명세트와 리모컨
, aaa
건전지를 공물로 내놔라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 거다
“…….”
어느 빛의 정령이든 으레 다 그렇듯이 성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2.
넓적한 대청마루에서 찬바람을 쐬고 있자니 술기운이 부쩍 내려왔다.
‘아으으. 바보 같은 정령을 데리고 나갈 때 같이 나갔어야 했는데. 무슨 생각으로 계속 남아있던 거야?’
격한 마음에 늦은 시각에 한 걸음에 달려왔던 것이 후회될 정도로 이성이 되돌아왔다는 말이다.
모든 취객들이 그렇듯이 술에서 깬 스피드마스터는 겉으로든 속으로든 머리를 쥐어 싸맸다.
‘으아아아. 다짜고짜 쳐들어와서 뭘 하려고 했던 거야, 나는.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엄길동 이 자식은 왜 안 말리고 날 그냥 보낸 건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도망치자.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그때, 정원부근에서 굉장한 굉음과 함께 막대한 기압이 지상을 강타하고 대청마루까지 기운이 퍼졌다.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자욱하게 일어나던 먼지가 도로 일어난 방향으로 수습되더니 시간을 되감은 것처럼 멀쩡한 모습을 되찾았다.
누구 짓인지는 뻔했다.
지네집 정원에서 보스등장씬같은 기괴한 연출을 보일 사람은 묵언검객뿐이다.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어요.”
눈치 챘을 때는 뒤를 빼앗겼다.
태연하게 들리는 목소리.
돌아본 곳에는 벽에서 꺼낸 벌꿀사탕의 포장지를 까는 묵언검객의 모습이 보였다.
도망칠 시기는 이미 놓쳤다.
스피드마스터는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늦은 시간에 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잘됐네요. 저도 한 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예?”
연료를 주입하는 차량마냥 벌꿀사탕을 한 입 크게 머금은 묵언검객.
그녀의 자색의 눈동자가 달빛 너머로 들여다보는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홀리게 만드는 요사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런 그녀가 물었다.
“헬세살은 어떤 게임인가요?”
자신이 가보지 못한 길.
요선의 뜻대로 놀아난 반요곡의 세계.
그 너머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어떤 게임이냐니…”
“뭐든지 좋아요. 제가 불러낸 세상, 저는 그리 모범적인 세계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무림비망록.
모르는 사람에게는 꿈과 동경의 세상.
그러나 해응응은 그곳에서 살다 돌아온 장본인이다.
그것도 자그마치 20년.
정을 붙이고도 남을 시간을 보냈건만.
끝내 귀환을 선택했다.
그 긴 시간을 보내고도 떠나는 것을 선택할 정도로 한 세계에 환멸을 느꼈다.
기껏 반요곡의 끝을 보고 다가올 차기작이 그런 무림비망록이라니, 심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비교가 하고 싶었다.
“스포일러 해도 됩니까?”
“어차피 안할 거예요.”
“헬세살단이 들으면 거품 물고 기절하겠네.”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냐며 비난하는 시선을 던지기도 잠시, 늦은 시간에 민폐 끼치는 자기가 할 소리는 아니라는 생각에 스피드마스터는 체념했다.
“짐작은 하고 있겠지만 그쪽 능력자들의 능력은 전부 요괴의 전승입니다. 쓰면 쓸수록 점점 페널티로 신체나 정신에 이상이 생기거나 수명이 줄죠.”
“딱한 사람들이네요.”
“적성이 낮은 능력자들은 요괴화를 일으키며 안전구역 너머의 크리쳐, 요괴들과 같은 신세가 됩니다. 조직은 크리쳐들의 정수를 추출해서 인간들에게 이식, 인공능력자를 만들어 실험을 하고 있고.”
“더러운 이야기도 있고요.”
“반요곡 만든 시미럴 사가 제 버릇 남 주겠습니까. 그런 이유로 조직의 능력자가 되어 최고의 팀인 와이즈 팀에 속하면 좋든 싫든 이런 실상을 알고 선택을 하게 됩니다.”
“어떤 선택을요?”
“적성도가 낮은 변이임박자들을 처분할지, 살려둘지. 진실을 세상에 알릴지 말지. 그런 것들을.”
예상은 갔다.
와이즈의 팀과 그들이 속한 조직은 무림으로 치자면 일종의 사파조직, 힘을 사용할수록 점점 구렁텅이로 빠져 들어가는 암흑가의 조직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 힘에 사용되는 대가를 깨닫자마자 무림공적으로 지목하고도 남을 금단의 무공.
‘비극이겠네요.’
미션형 게임.
주어지는 미션은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고, 조직원들은 점점 깨닫게 된다.
자신의 힘이 무엇인지.
상대들의 운명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들도 언젠가 저렇게 될 것을.
…조직도 그들이 알아차렸다는 사실을 머지않아 깨달으리라는 것도.
점점 위험해지는 임무 속에서 조직원들도 조직도 깨닫는다.
서로가 눈치를 챘음을.
어디까지 조직의 지령을 따를 것인가.
언제부터 조직과 척을 질 것인가.
와이즈는 플레이어와 한 편이 될 것인가.
아니면 플레이어를 방해라 여기며 쳐낼 것인가.
다른 조직원이 먼저 적성이 다해 요괴화의 징조를 보일 것인가.
과도하게 능력을 남발한 미숙한 플레이어가 먼저 요괴화의 징조를 보여 와이즈와 조직에게 처분당할 운명이 될 것인가.
이 모든 사실과 게임의 구조를 죽음을 겪고 1회차의 데드엔딩을 겪은 뒤에야 깨달을 것인가.
혹은 절제된 능력사용으로 1회차 만에 끝까지 나아갈 것인가.
‘대충 그런 게임이겠군요.’
많은 게임을 넘어서온 해응응은 스피드마스터의 짧은 설명만으로도 라는 게임이 어떤 구조를 지녔을지 깨달았다.
“고마워요. 참고가 됐어요.”
“아니 그렇게 게임을 잘 알면서 진짜 안할 겁니까? 듣기만 해도 꿀잼 각 안 느껴져요?”
“느낌이 왔거든요.”
무림비망록은 악독한 세계관이다.
그렇지만 헬세살에 비하면 백배는 더 나았다.
무림에도 헬세살의 ‘조직’ 같은 존재는 여럿 있다.
사파의 오왕문.
왕을 자처하는 별호를 지닌 다섯 거악들의 조직.
제자를 독인으로 만들고, 타인의 기를 갈취하고, 경지를 훔치고.
온갖 비열한 술수를 부리는 이들도 충분히 사악하기는 하나, 그들은 끝내 승자가 되지 못했다.
무림은 넓고 강자는 많으니까.
헬세살의 세계는 달랐다.
그곳의 최강자는 와이즈와 플레이어가 속할 .
외부세계는 크리쳐라 불리는 요괴들이 창궐했다.
사실상 작중 배경이 되는 도시를 제외한 전 세계의 대부분이 반요곡이나 다름없는 요괴천지가 된 상황.
“제가 만든 미래가 헬세살보다는 낫다는 느낌이.”
“…”
스피드마스터의 표정에 오기가 치밀었다.
이러려고 찾아온 건 아니었지만…
“안 해보고 장담할 수 있겠어요? 정말로 그런지.”
스피드마스터도 반요곡 다음으로 선택한 자신의 주력게임이 얕잡혀 보이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