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38)
1.
정식출시만 기다리던 플레이어들은 무림비망록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찾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크게 당황했다.
[돈 주고 사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깔리는 친절한 게임이 있다?] [ 이게 한 번 실행하면 이세계로 납치당한다는 그 게임 맞나요?] [내 컴에만 무림비망록 없어ㅠ] [친구가 케매하는 거 옆에서 봤는데 게임시작 하자마자 증발하고 게임은 삭제됨; 님들은 절대 실행하지 마세요;] [주작 ㄴㄴ] [(영상첨부파일)] [이게 왜 진짜임?] [좀 무서운데;]무림귀환자들이 밝히는 무림비망록의 생환율은 0.01%미만.
만 명이 넘게 들어가서 한 명도 살아서 돌아올까 말까한 극악무도한 게임이다.
반요곡처럼 평범하게 게임을 실행하는 것이 아닌 귀환자들처럼 납치를 당해야 할 수 있는 생환율 0.01% 게임은 도시괴담을 넘어서 공포 그 자체!
[제목]본인 무림으로 한 놈 전송시킴 [본문]평소에 기획서 제출할 때마다 이 따위로 일하면서 돈 받을 생각 하냐고 앞에선 야랄하고 뒤에선 괜찮겠다 싶으니까 지가 쓴 척 위에 내고 공적 가로채기한 상사한테 업무용 파일로 폴더 바꿔서 무림비망록 전송함 ㅁㅌㅊ?
[댓글]-착한 이세계 전송 인정합니다
-무림이 쓰레기통임? 왜 쓰레기를 무단으로 무림에 투기함?
-정보>악질검객의 고향행성은 무림지구이다.
-음… 있어야 할 곳에 잘 보낸 듯
-ㄹㅇㅋㅋ
-근데 이거 위험하지 않음? 우리도 모르게 아이콘 바뀐 거 클릭하면 ㅈ되잖아
-얘들아 나 좀 살려줘 방송끄고은밀한시간을즐기는묵언검객.avi영상 실행했더니 무림비망록 켜졌어;
-ㅋㅋㅋㅋㅋㅋ
-낚일 걸 낚여라ㅅㅂㅋㅋ
-잘 가시고
-쟨 가도 싸다ㅋㅋ
-쟤 가면 무림에 색마 하나 더 탄생하는 거 아님?
-색마는 무슨 삼성표국 쟁자수 선에서 끝임
본인의 의지로 클릭해서 납치될 걱정보다는 타인의 악의에 의해 납치될 걱정 때문에 생기는 공포심!
사람들은 무림비망록의 악명에 겁에 질렸다.
아이콘 테러.
프로그램 테러.
무림비망록 테러.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태에 이 사태를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과 동일한 형량을 매겨야 한다는 논의마저 나오는 상황.
백소천의 보고를 받은 해응응도 이 사태를 좌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문인. 우리는 그 세계를 경험한 경험자로서 이 범죄의 유해성이 얼마나 심각한지, 죄질이 얼마나 악독한지를 알고 있지 않소.”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될 짓이죠.”
“장문인께서 테러리스트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오.”
해응응은 선뜻 동의했다.
그런 목적에서라면 기꺼이 도와줄 의향이 있다.
“그런데 제가 무림비망록의 유해성을 성토한들 테러리스트들이 테러를 멈출까요? 어차피 본인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남을 보내버리는 것이잖아요.”
“그건… 그렇기는 하군요.”
“유해성을 성토해봤자 소용이 없다면 테러를 당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무림에 가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이번에는 백소천이 해응응의 뜻에 동의했다.
“이렇게 하시죠. 길드장님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그 사이에 저는 서울 내 주요세력과 신속하게 입법안을 만들어 법안을 통과시키겠습니다.”
한국의 국회에 의한 통치가 사실상 유야무야되고 지역 별 길드에 의한 군벌통치가 이루어지는 지금, 대한민국 모든 법은 자치단체의 자치법규로 돌아가고 있다.
미국이 주마다 각기 다른 법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상황.
무림비망록 테러에 한해서나마 여러 세력과 구역이 동일한 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테러리스트들을 말살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가이드라인이라. 저도 그런 게 있었다면 지금 같은 몸이 되지는 않았겠죠.’
야심한 시각, 꼴림을 주체하지 못해 만든 야겜 커스터마이징 캐릭터에 단단히 컨셉을 잡고 만든 천하제일미녀.
무림에 이런 몸으로 발을 들였으니 온갖 환란을 다 겪고 세상풍파에 정면으로 치이는 것도 당연했다.
‘시작은 이렇게 써야겠군요.’
키보드에 손을 올리니 저절로 손이 움직였다.
「여러분은 낯선 게임이 컴퓨터에 깔리면 함부로 실행하지 마십시오.
특히나 그 게임이 무협게임이라면…」
게임실행에 대한 경고.
「다음은 능력치 투자입니다.
근골이 부족하면 몸이 무공수련을 견디지 못하고, 지성이 딸리면 비급서 암기를 못하고, 오성이 부족하면 깨달음을 얻지 못하지만 매력이 없다고 지장이 생기지는…」
능력치 투자에 대한 조언.
「다음으로는 다른 게임의 특성에 해당하는 입니다.
뇌가 하반신으로 거주지 이전신청을 마쳤던 저는 [변태물리학][영구제모][완전무결] 따위의 편의성이나 음습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축복만 잔뜩 받았습니다.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축복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
「금제는 강력한 정신적인 주박에 의해 무림세계에 빙의된 여러분의 금지행동이나 행동수칙, 제약 등을 정하는 항목입니다.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조신해지는 [여성스러운 걸음]이나 강제로 예의범절을 주입하는 [존댓말쓰기]는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합니다.」
금제의 악독함에 대한 토로.
「이 뒤로는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입니다.
난이도가 쉬움이면 무림인들의 공격력이 50% 감소하거나 아이템 루팅확률이 오르는 게 아니라 클리어를 위한 도전목표가 쉬워집니다. 반대급부로 클리어보상은 다른 난이도에 비해 변변찮게 되는데, 쉬움충의 문제가 거기에 있습니다.
클리어보상으로 [현실귀환]을 고르려면 일반 [보통] 난이도를 클리어해야 하므로, [쉬움] 난이도는 도전목표를 달성하고 클리어를 해도 여생을 무림세계에서 보내야 합니다.」
난이도선택에 대한 조언과 모드선택, 빙의자에 대한 경고, 그 밖의 유의사항까지.
「이상, 빙의자 선배로서 드리는 소중한 조언을 끝마치겠습니다.」
장문의 조언을 끝마친 해응응은 뿌듯하게 저장 버튼을 눌렀다.
이렇게까지 열과 성을 다해서 성실하게 조언을 했는데 자신처럼 엉터리 캐릭터를 만들어서 무림에 넘어가는 바보들은 없겠지.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하지 말라는 짓을 굳이 하는 멍청한 짓은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길드장! 무슨 짓을 한 거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과 신뢰.
자신이 행한 일이 헛수고가 아닐 거라는 확신.
이소혜는 그 모든 생각을 부술 충격적인 소식을 들고왔다.
“지금 사람들이 미친 듯이 무림비망록을 켜서 사라지고 있잖아!!”
“…네?”
실종자를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
설령 실종되더라도 도움이 되라고 쓴 조언서.
“게다가 사람들이 매력100 올인 캐릭 만든다고 죄다 이상한 인증 스샷 찍고 사라졌다고!!”
“!?”
그것은 기대한 것의 정반대의 효과를 일으켰다.
2.
[제목] 그니까 묵언검객이 올린 조언은 [본문]하지 말라는 대로만 따라서 하면 우리도 20년 뒤에 지구 돌아와서는 천하제일인이 될 수 있다는 거지?
[댓글]-미친놈이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천하제일인의 과거라니 나 같아도 따라하고 싶긴 하다ㄹㅇ
-왜 이러시는거예요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님
-(작성자)전업주부 와이프가 멋대로 주택청약 넣고 해남동 12억짜리를 당첨시켰는데 나 이거 갚으려면 80세까지 하루 16시간 일해야함ㅎㅎ
-저런.
-강제노동형ㄷㄷ
-와이프 이름이 시진핑이세요? 강제노동 미쳤네
-(작성자)잘있어 얘들아 난 먼저 도망갈게
-ㅂㅂ
-무림에선 행복하게 사세요
[제목] 근데 니들은 무림비망록 왜 안감? [본문]태국보다 효과 좋은 성공률 100% 전신성형시술을 받을 수 있는데 이걸 참아?
[댓글]-야추를 왜 못 떼서 안달인데;
-캐릭만 잘 만들면 야추 안 떼고 절세미남으로도 넘어갈 수 있음
-그러네? 나 지구에서 인생 왜 삼?
-무림비망록이 컴퓨터에 깔려있어야 넘어가죠 싯팔
-ㄹㅇㅋㅋ
-왜 니들만 무림비망록 있냐고ㅠㅠ
-무공 안 배워도 되니까 절세미녀로 인생 날로 먹고 싶어 제발 나도 무림 보내줘!!
-어질어질하네
[제목] 궁금한 게 있는데 무림비망록 넘어가면 묵언검객 무림시절도 만날 수 있음? [본문]제곧네
[댓글]-몰?루
-넘어가봐야 알지
-왠지 그건 아닐 것 같음 게임정식오픈이 아니라 빙의자로 넘어가는 거잖아
-묵언검객이 지금보다 약할 때 만날 수 있으면 이거 개꿀 아님?
-ㅇㅈ
-내가 가서 확인해봄 ㄱㄷ
-언제 돌아오는데
-20년 뒤?
-너 돌아오면 아무도 없어
-왜?
-우리도 다 넘어가있을 거거든
-엌ㅋㅋㅋ
악질검객도 예상치 못한 점이 있다면 사람들이 무림비망록을 기회의 땅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무공을 배운 미친놈들?
그런 건 각성자나 몬스터도 있다.
지구에서의 삶을 포기할 거냐고?
그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외모를 갈아치울 인생 리세마라의 기회가 열렸다.
차라리 무림비망록이 어떤 곳인지 몰랐다면 두려운 마음에라도 실행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인들은 충분한 정보를 접했다.
장삼단봉 어르신의 장시간 방송을 통해서.
기존 빙의자들의 썰방송을 통한 교차검증으로.
거기에 쐐기를 박듯이 마무리는 묵언검객의 가이드라인을 거쳐서.
사람들은 충분한 정보를 접했고 무림에 대한 내적친밀감을 쌓았다.
미련 없이 무림비망록으로 떠날 준비가 끝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