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43)
1.
“아니 언니는 혼자 어디까지 가는 거야.”
초보자존에서 시작한 주아영은 배 타고 멀리 사라지는 인간족 플레이어들을 보며 어이가 가출했다.
분명 게임은 같이 들어갔는데.
플레이타임도 똑같은데.
어떻게 차이가 이렇게 심하게 벌어질 수가 있단 말인가.
“우오옷! 30레벨에 오크를 단신으로 때려잡다니 대단해애애!”
“맙소사! 50레벨에 오크전사를 일기토로 해치우다니, 자네 정말 대단한 검객이군!”
“이 모험가는 80레벨에 오크부락을 단독으로 토벌한 공을 높이 평가하여 제1대륙 초보자왕국 포레스트남작의 이름으로 명예훈장을 하사한다.”
[오크토벌 명예훈장] [훈장 소지 시, 제1대륙 내의 다양한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주아영은 훈장을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언니는 벌써 레비아탄이니 뭐니 엄청난 펫까지 타고 다니는데 난 이게 뭐람.”
-님도 충분히 사기캐거든요?
-아니 100레벨 점핑권 쓰고도 오크촌장한테 목 썰려 죽는 플레이어가 차고도 넘치는데 님은 저렙에 다 쓸어 담았잖아요!!
-그 장문인에 그 수제자
-해남파의 미래가 밝다!
점핑권을 쓰면 지는 기분이 들어서 언니 흉내를 내보려고 시도는 했지만 애석하게도 주아영의 실력으로는 해수의 바다를 극복할 수가 없었다.
결국 초보자의 섬 중앙에 있는 를 잡고 1레벨에 숲의 대호를 잡은 칭호를 얻고 본대륙으로 소환, 그 길로 각지의 강하다는 몬스터와 어렵다는 퀘스트만 밀며 무서운 속도로 레벨을 올렸다.
“아. 귓속말 왔다.”
방송과 게임을 방해하는 채팅테러에 대비해서 아무나 보내는 귓말은 막혀있지만 브이튜브에 친구추가 된 이들의 귓말은 전해지도록 설정한 주아영.
이딴 게 RPG? 같은 감흥 없는 표정으로 영웅오크의 은거지에 쳐들어가 칼부림을 하던 그녀의 눈에 반가운 기색이 어렸다.
[최고존엄귀염아이돌김한나쨩(귓속말) : 아영언니! 우리도 게임 왔다요!] [죄수번호115번예지수(귓속말) : 죄송해요사냥하는데방해될까봐말걸지말라고했는데도굳이한나가인사를드려야겠다고해서어쩔수없었어요] [차지연(귓속말) : 언니. 이 게임은 막 NPC엄마가 위기에 처해있고 그러지 않죠…?] [도내초절정미소녀소영아(귓속말) : 안녕하세요 큰언니! 이 게임 많이 재밌는 것 같아요. 시작하면 딸기우유도 주고 이거 엄청 맛있어요! 다이어트 할 때 최고!]주아영은 한 손으로 검을 짧게 쥐어 영웅오크의 8연격 도끼광분패턴을 찌르기로 맞받아치며 반대손으로 채팅창을 조작했다.
[최고존엄귀염아이돌김한나쨩, 죄수번호115번예지수, 차지연, 도내초절정미소녀소영아 님을 채팅방에 초대했습니다.]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 얘들아 언니가 지금 사냥 중이라서 조금 바쁘니까 조금만 기다려] [죄수번호115번예지수 : 아아이럴거같더라니죄송해요정말죄송해요!] [최고존엄귀염아이돌김한나쨩 : 헉!] [차지연 : 괜찮으세요…?]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 괜찮으니까 진정해]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 그리고 소영아 그거 딸기우유가 아니라 HP포션이야]-아 제발ㄹㄹㄹㄹㄹ
-포션을 음료 대용으로 마시지 말라고!!
-인싸는 포?션 그런 거 몰?루
-아ㅋㅋ 아무튼 딸기우유라고
-에픽판타지 빡겜유저들 혈압 상승ㅋㅋㅋㅋ
-근데 아영님 왤케 잘 싸움;
-한 손으로 연속패링하기 초창기 묵언검객 보는 기분이네ㄷㄷㄷ
-와 개멋있어…
-한 손으로 핸들 돌려서 주차하는 것만큼 멋진 한 손으로 사냥하기ㄷㄷ
실없기는. 겨우 이런 걸 멋지다고 하면 언니 방송 보면서는 까무러치고 기절하는 거 아니야?
겉으로는 도도한 척 흥흥거리면서도 속으로는 내심 언니에게 한 걸음 다가선 것 같아서 조금은 기뻐진 주아영이었다.
[영웅오크를 단독으로 토벌했습니다.] [영웅오크의 은신처를 단독으로 재패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 [……] [100레벨이 되었습니다.] [100레벨 모험가 세트를 지급합니다.] [기본 펫 ‘갈색말’을 지급합니다.] [1대륙 자유 포탈이용권을 10장 지급합니다.]확실히 칭호작이나 업적작이 좋긴 좋구나.
주아영은 포탈이용권을 보며 그 사실을 느꼈다.
훈장 얻으면 횟수제한도 없이 전부 공짜인데.
레벨만 무작정 올린 사람은 그런 이득을 볼 수 없다.
100레벨 점핑권을 찢었다는 해남엔터 4인방도 마찬가지겠지.
“다들 오랜만이네. 에픽판타지는 무슨 일로 왔어?”
“언니 보고 싶어서 왔쭁!”
좋아 죽겠다는 얼굴로 양 팔을 벌리고 달려드는 한나의 머리를 손 하나로 붙잡아 막아서니 모두가 하하 호호 웃었다.
확실히 혼자 게임할 때보단 이렇게 아는 사람들을 만나니 멀티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속보> 레비아탄 해신의 신전 정문 부숨
…결코 저게 정상은 아닐 거야.
점핑권 찢은 애들이 정상이겠지.
잃어버린 정상인 감각을 되찾은 주아영이 포션 사는 곳부터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어째 애들의 표정이 조금 시무룩했다.
“무슨 일 있어? 이번에 낸 앨범 10위 안에 차트인 3곡이나 성공했잖아.”
“앗 저희 노래 다 들어주셨구나.”
“왕언니 의리 짱!”
“실은 에픽판타지에서 방금 안 좋은 일을 겪었거든요…”
“우우, 말하지 않는 거다요. 우리 힘으로 설욕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요.”
어쩐지 한나가 너무 오버하면서 달려든다 싶더라니 정말로 뭔가 있긴 있었나보다.
“한나야. 우린 같은 해남파 출신이잖니. 사문 좋은 게 이럴 때 좋으라고 있는 거야.”
“아영언니이…!”
애써 대범한 척 해도 속으로는 분했었는지 한나가 금방 칭얼거리며 하소연을 했다.
“100레벨 사냥터에서 PK를 당했다고?”
“즉석부활권으로 강제로그아웃은 면했지만 기분이 우울하다요…”
“어떤 놈들이 감히 우리 해남파를 건드려?”
주아영이 당장 복수를 하려고 들자 차지연과 소영아가 기겁하며 말렸다.
“그러지 마요. 저희 때문에 강한 사람들하고 시비 붙을 필요 없어요, 언니.”
“맞아요. 그 사람들은 저희랑 다르게 갈색말도 안타고 근육질이 엄청난 검은 말들을 타고 다녔는걸요. 막 엄청 강해보이는 검은 연기도 입에서 뿜고.”
“스샷 찍었어요.”
예지수는 스샷 한 장으로 간단하게 설명했다.
윤기가 좔잘 흐르는 근육질의 검은 말에 탄 플레이어들은 과연 입에서 새카만 연기를 뿜으며 역동적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누가 봐도 죽기 1초 전에 찍은 것처럼 긴박해 보이는 무너진 초점에 시청자들만 웃음이 터졌다.
“괜찮으니까 안내해. 나도 100레벨보다 강하니깐.”
100레벨 사냥터는 야생필드가 아닌 높은 탑.
마법사의 실험실이라는 컨셉을 지닌 탑에는 경험치를 잔뜩 주는 키메라몬스터가 나타났다.
그리고 등장 1초 만에 사방에서 날아드는 스킬을 맞고 비명을 지르며 장렬히 경험치로 산화하였다.
-?
-?
-저쪽도 100레벨의 화력이 아닌데?
-뉴비들끼리 쌈 붙은 줄 알았더니 뉴비 ㅇㄷ?
시청자들의 반응에 주아영의 눈이 더욱 싸늘해졌다.
“니들 뭐야. 이 레벨대 애들도 아니면서 유입뉴비는 왜 괴롭혀?”
주아영이 말을 걸어도 들은 체도 안하고 자리를 선점한 채 사냥만 반복하는 플레이어들.
그녀가 검을 뽑는 순간, 사냥터의 모든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주아영을 돌아보았다.
“!”
공포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기분에 식겁하며 긴장하는 해남엔터 4인방.
주아영의 얼굴에도 어쭈 이것 봐라? 하는 감정이 떠올랐다.
“니들 오늘 다 죽었어.”
상위사냥터에서 넘어온 플레이어들은 100레벨 플레이어들은 지니지 못한 고급스킬을 퍼부으며 융단폭격을 하다시피 지면을 갈아엎었다.
“아영언니!”
“시체도 안 남겠어…”
“언니의 복수라도 해야지. 우리도 싸우는 거다요!”
“앗, 잠깐만요. 칼 소리가 나요!”
자욱하게 일어난 먼지 너머로 일어나는 격렬한 검광의 번뜩임.
마치 리듬게임을 떠올리도록 만드는 빠른 템포의 도륙음이 이어지더니, 옅어진 포연 너머로 플레이어들의 신체가 사라지며 경험치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우와, 아영언니!”
“짱 세다!”
“헤헹. 이게 우리 대장님이다요!”
“멋있다…”
해남엔터 4인방은 감격에 벅찬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주아영은 영 미심쩍은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방금 그녀의 손으로 베어죽인 이들의 닉네임이 킬로그처럼 떠오른 화면.
[플레이어 님을 죽였습니다.] [플레이어 님을 죽였습니다.] [플레이어 님을 죽였습니다.]깔맞춤이라도 한 것처럼 떠오르는 닉네임이 아무리 봐도 정상적으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저거 뭐임?
-작업장이야?
-재화벌이 작업장 인부가 이런 초반대륙에도 있어?
-대체 왜?
-돈도 안 될 텐데 ㄹㅇ
-그냥 사냥 방해하려고 꼬장 부리는 거야?
-그러기엔 숫자 넘버링이 너무 높지 않음?
-지들도 새 캐릭터 키우는 거지
-그럼 사냥만 해야지 시비 걸다가 왜 썰림?
-그냥 열댓 명이 같이 길드 하나 파서 꼬장부리다가 일망타진 당한 거겠지
그런 거겠지?
시청자의 말대로 생각한 주아영은 동요하는 동생들 앞에서 여유롭게 팔을 벌렸다.
“여기 필드는 이제 내 사유지인데. 여기서 사냥하고 놀 사람?”
2.
한동안은 즐거운 사냥이 이어졌다.
“받아랏, 한나버스터붕붕펀치!”
“한나야. 그건 초보자스킬 매직펀치잖아… 왜 이상한 이름으로 바꿔서 부르는 거야? 그리고 스킬은 이름 안 불러도 나가지 않아? 혹시 그거 멋지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부르는 거야?”
“우애앵…! 지수아, 지연이가 나 괴롭혀!”
“조용히 해. 난 영아 혼내느라 바쁘다고. 영아 너 잘못했어 안했어?”
“잘못했어요…”
“니가 뭘 잘못했는지는 알아?”
“MP물약을 포도주스라고 MP도 꽉 찬 상태로 열병이나 마셔서 죄송해요…”
레벨 업 속도는 느리지만 같이 합을 맞추는 동생들을 보니 그것만으로도 풋풋하고 즐거웠다.
평범한 여자들은 이렇게 게임 하겠구나.
주아영은 그들을 보며 일반인감수성을 느꼈다.
일반인이 보기엔 짧게나마 해남파 무공을 배우고 그 악명 높은 좀비해저드와 호러존도 극복해낸 이들도 보통수준은 아니라고 보였지만.
아무튼 주아영이 보기엔 이들도 게임초보 응애뉴비들이었다.
“앗 전리품으로 떨어진 아이템에 오렌지주스가!”
“도내최고미소녀소영아. 그건 스테미나 포션이란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또 다시 복장이 터졌다.
그런 화기애애하다면 화기애애한 사냥이 끝나갈 즈음, 주아영은 슬슬 떠날 생각을 했다.
동생들의 복수도 끝마쳤고.
이런 시시한 사냥으로는 언니와의 격차만 더 벌어진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지기도 했다.
“음?”
무심코 탑의 창가에서 바깥을 내다본 것은 떠날 것을 결심할 즈음이었다.
묘한 살기에 고개를 돌리는데 판타지게임임을 감안하더라도 어딘지 모르게 비현실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뭐야 저건?”
플레이어가 수백 명이나 모여서 탑을 둘러싸고 있다.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어둠의정령11301] [어둠의정령11256] [어둠의정령11377]클론무장처럼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후드를 뒤집어쓴 검은 연기를 입에서 뿜어내는 플레이어들이 그들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 잠깐 쟤들 우리 사냥터에도 나왔는데?
-아인종 사냥터에도 어둠의정령 숫자들 뜸
-여기 500레벨 사냥터인데 여기도 보임
-이거 뭐임?
-신규이벤트인가?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