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47)
1.
묵언검객이 강철성에 상륙했다.
1레벨 주제에 무려 현 시즌보스를 단독으로 토벌하러 시즌보스 본거지에 쳐들어간 상황.
뉴비검객을 죽일 생각에 초보자존으로 대거 밀고 내려온 시청자들과 에픽판타지 플레이어들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었다.
“저기 어케감?”
“아직 활강구간 진입도 안했는데?”
“비공정 돌격구간에 벌써 강철성 진입했어?”
“활강구간도 돌격구간도 아니야. 그냥 물대포 쏘고 올라갔어.”
“…뉴비가 왜 시즌15까지 날마다 게임한 사람보다 숏컷을 잘 만들지?”
“저 인간은 원래 저랬어. 하는 게임마다 전부 히든루트 찾아서 깼잖아.”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걱정이 묵언검객 걱정임을 새삼 다시 알게 된 플레이어들.
그들은 억울했다.
우린 왜 못가?
나름 다년차 플레이어로 자부심까지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뉴비만도 못한 존재가 되었다.
레벨업은 왜 했지?
게임은 왜 열심히 했지?
상대적박탈감을 느끼는 그들 사이로 한 가지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근데 우리 스펙이면 대포 타고 포탄이랑 같이 날아가도 되지 않나?”
“뭐? 너 미쳤어?”
“아니 잠깐만. 저거 말 되는데? 우린 체력 높잖아.”
“포탄이랑 같이 날아가도 HP 제로만 안 되면 되는 거잖아.”
“진짜네?”
대포를 찾아 헤매는 플레이어들에게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천 명 가량의 병사들과 대포 포대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저기요! 그거 대포 좀 탑시다!”
“예?”
“돈 줄 테니까 우리 좀 저기 강철성까지 쏴주세요! 화력 부족하면 마나석도 대신 꽂아줄 테니까 제발요. 부족하면 더 챙겨드릴게요!”
갑자기 나타나서 제발 우리 좀 대포에 태워서 쏴달라고 하는 미친 인간들의 등장에 병사들을 이끌던 지휘관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거 별난 미친놈들을 다 보겠네.”
“그래서 안 태워줄 겁니까?”
“아니 당장 하자고.”
돈 받고 플레이어들을 강철성으로 펑펑 쏘아올린 지휘관.
더 이상 대포에 탈 플레이어들이 없어지자 그가 주변의 눈치를 보더니 병졸들에게 말했다.
“작업 종료! 대포마케팅 될까 안될까 현장심리실험 검증결과는 ‘된다’였습니다! 역배형들 7배 포인트 대박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이게 진짜 되네.”
“푸푸~ 정배들 조져버렸죠?”
형편 좋게 때마침 나타난 군단의 정체는 엄길단.
대포 이야기를 처음 꺼낸 이는 엄길단 바람잡이.
지휘관의 정체는 물론 엄길동이었다.
현장심리실험 방송컨텐츠.
엄길단의 유희에 놀아난 고인물들!
“앗 저놈 저거 강철성까지 못 가고 떨어진다.”
“길동형 저 경험치 들어왔는데요?”
“어 축하해.”
“아니 축하해로 끝이에요?”
“뭐 어쩌라고. 경험치 들어왔으면 축하해야지. 쟤들 고렙이라서 재접속 대기시간도 쥰내 길 텐데. 낙하지점에 묘비 만들고 제사라도 지낼래?”
-이형 큰일 날 형이네 진짜ㅋㅋㅋ
-소심한 외모에 그렇지 못한 주둥아리ㅋㅋㅋ
-어떻게 묵언검객만 엮이면 연일 레전드 갱신이냐?
-이 정도로 엮어먹었으면 방송도 묵언검객한테 로얄티 내면서 해야 됨ㄹㅇㅋㅋ
-악질보추쉑 빵딩이 맴매마렵네
-레즈야…
-레즈야ㅇㅈㄹㅋㅋㅋ
컨텐츠도 알차게 빨아먹었겠다, 해산을 명령하려던 엄길동의 눈에 무언가 이상한 광경이 보였다.
“얘들아. 근데 저기 강철섬에 빛 번쩍번쩍 하는 건 뭐니? 저거 번개야?”
“스킬이펙트 같은데요.”
“빛줄기가 기가 라이트닝 급인데?”
“기가 라이트닝은 한 번 내리치고 자잘한 작은 번개가 연속으로 내리치지 큰 번개가 연속으로 내리치지는 않잖아.”
“저기 번개 쏘는 몹 있나?”
“없는데.”
몬가가 있다. 촉을 맡은 엄길동은 곧바로 묵언검객의 방송을 켰다.
역사 속 나쁜 짓은 영국을 욕하면 대부분 맞듯이 게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일단 묵언검객을 의심해라!
엄길동의 신조는 오늘도 맞아떨어졌다.
-아 이게 잡몹 어그로가 끌리네
-이렇게 레벨업을 해버리나?
-근데 이거 소환이펙트 아님?
-하늘에서 빛 떨어지는 거 이거 설마…
-마크뚜 또 너야?
딜레이가 걸린 방송.
빛이 번쩍이는 시작부분의 영상.
하늘이 좌우로 갈라지며 천사의 날개와 빛의 고리가 생성되더니 살인적인 영압과 함께 거대한 영혼이 강철성의 상공에 강림한다.
영압의 주인은 역시나 마크2.
천사를 넘어서 신의 강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등장이펙트에 잡몹들은 완전히 압도되어서 멍하니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에잇.”
마크2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지면에 빛이 내리치며 번개이펙트를 내리꽂았다.
기겁한 잡몹들이 정신없이 헛발질을 하고 땅을 쓸다시피 몸부림을 치며 벽도 들이받고 부수며 달아나니, 마크2의 에잇 에잇이 그들의 뒤를 쫓아 겁을 줬다.
“마마. 마크2는 신기술 공갈번개를 개발했습니다. 칭찬을 요구합니다.”
“잘했어요.”
파괴력은 쥐뿔도 없는 겁주기 원툴 사기스킬!
악질검객이 악질모녀검객으로 증식했다.
“크아아아! 올라왔다아아!”
바로 그때, 강철성 끄트머리에서 피투성이가 된 플레이어 한 명이 땅을 짚고 기어 올라왔다.
엄길동의 대포사기에 속아났지만 어떻게든 자신이 지닌 스킬을 총동원하여 간격을 더욱 좁히고 강철성 외벽을 기어 올라온 집념의 사나이!
그의 눈에는 복수심이 일렁거렸다.
“묵언검개애애액! 넌 수많은 플레이어의 마음에 대못을 박았어!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아아아!!”
너무나도 강렬한 적의에 해응응은 도리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이 게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요.”
“그게 문제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분노가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그에게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매일매일 숙제나 다름없는 재미없는 컨텐츠도 꼬박꼬박 열심히 하면서 스킬수집, 스킬강화, 스킬진화, 장비수집, 장비강화, 장비진화, 펫수집, 펫강화, 펫진화, 각인수집, 각인강화, 각인진화, 하우스개발, 하우스강화, 하우스진화, 클래스수집, 클래스조합을 하면서 전투력을 올려왔던 우리의 치열한 노력이 바로 이 시즌15 메탈드래곤 이벤트 결전장소란 말이다!”
“근데요?”
“그런 노력의 결정체인 강철성을 고작 1레벨에! 게임시작 일주일도 안 지나서! 그렇게 너무나도 간단히 올라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럼 일주일 채우고 다시 올까요?”
“꾸짖을 갈!!! 지금 우릴 능욕하겠다는 거냐!!!”
갑자기 눈이 빨갛게 충혈 되어서는 개거품을 물고 발작하며 삿대질을 하는 플레이어.
눈이 돌아가도 단단히 돌아간 미친 사람의 모습에 해응응은 눈에 띄게 움찔했다.
그녀에게도 일말의 양심은 남아있는지, 아니면 미친놈의 광기에 압도당한 것인지 평소처럼 목을 썰어버리지 않고 주춤거렸다.
“근데 그건 그쪽이 약해서 그런 거잖아요. 제가 매일 강화하라고 칼 들고 협박한 것도 아닌데.”
“우리가 정상이라고!! 네가 비정상이고!!”
“…그래서 뭘 어쩌라고요?”
“우리 게임에서 나가, 이 괴물!!”
“미안하지만… 아니, 솔직히 말해서 딱히 미안하지도 않지만 그 부탁 아닌 협박은 들어줄 수 없겠어요.”
“왜!!!”
“제가 더 강하잖아요.”
비수는 사람이 방심하는 틈에 단숨에 공간을 파고들어 급소를 찌른다.
묵언검객이 무심히 던진 한 마디는 발광하던 플레이어의 급소를 제대로 관통했다.
“오우야…”
묵언검객의 방송을 염탐하던 엄길동과 엄길단마저 플레이어가 받을 심적 고통에 공감해서 괜히 자기가 아픔을 느낄 정도의 수위 높은 정신공격!
“제가 더 강한데 왜 약한 사람의 말을 들어야하죠?”
“그건… 옳지 않잖아!”
“왜 약한 사람이 옳고 그름을 정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하니까!!”
“그럼 강해지려는 노력을 할 필요도 없겠네요? 어차피 약자가 룰을 정하니까?”
“넌 강하니까 조금은 양보해줘도 되잖아!”
“그럼 오늘부터 1렙 뉴비들이 고렙은 뉴비들한테 재산의 50%를 기부하라고 해도 들어줘야겠네요?”
“…어?”
“저 1렙이에요. 가진 템의 50%만 내놓으세요.”
플레이어는 기가 막혀서 말도 제대로 내뱉지 못하고 어버버거렸다.
-내놔!
-아무튼 1렙이라고ㅋㅋ
-약자배려해! → 1렙임 → 강자가법이야! → 더쎔 → 약자배려해! → 1렙임
-가불기 걸렸네ㅅㅂㅋㅋ
-약자 코스프레 당했죠?
-저 1렙임이 진짜 개사기 치트키네 ㅅㅂㅋㅋ
-고인물로서의 체면도 약자로서의 체면도 전부 무너짐ㅠㅠㅠ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했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른 플레이어가 소리쳤다.
“니가 어떻게 1렙이야 이 깡패년아!”
“아무튼 1렙이라고요.”
“그럼 레벨 더 높은 내 말을 따라! RPG는 레벨이 법이야!”
“힘으로 하자는 뜻이죠?”
“아니 넌 나이 많은 사람 때려? 나이가 많으면 존중을 하듯이 레벨이 높으면 존중을 해야지!”
“저보다 약하잖아요.”
“노인이 약하면 존중 안 해!?”
해응응은 진지하게 고민에 빠졌다.
무림에서 무슨무슨 노야, 무슨무슨 어르신 소리를 듣는 이들이 어땠던가.
하나같이 무공의 수준이 뛰어나서 젊은 것들도 힘으로 까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거물들이었지.
“약하면 존중 안하죠.”
“망할 무림인!!”
-ㅋㅋㅋㅋㅋ
-아 장유유서 그거 취급 안한다고요
-무림의 어르신은 장삼단봉 어르신이 있어요
-ㄹㅇㅋㅋ
-약한 자는 애초에 노인이 될 수 없다고ㅋㅋ
“존중을 받으려면 강해져야죠. 누가 그 레벨 될 때까지 1레벨보다 약하래요?”
다음화는 11월 08일 06시 업데이트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