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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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좌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약속과 다르지 않은가…”
“종언의 장은 찾아오기도 전에 끝나게 생겼다…”
“저 악독한 구미호를 막을 자가 아무도 없단 말인가…?”
묵언검객이 빨랐다.
빨라도 너무 빨랐다.
게임의 성장시스템, 대륙과 대륙을 하나씩 넘나들며 레일을 따라가듯이 순서대로 차근차근 강해지는 성장속도제어동선.
그 전부를 무시했다.
기껏 그들의 종이 되어 지구의 인간계에서 판을 깔고 묵언검객을 저지하는 일을 돕겠다고 나섰던 어둠의정령은 그녀의 얼굴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메탈드래곤과 그녀가 조우한다면.
어떻게 생각해도 메탈드래곤이 이기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본래 전사는 메탈드래곤을 이길 수 없다…”
“모든 금속장비를 지닌 자는 벌거벗은 몸이나 다름없게 되어야 했다…”
“비금속 고등급 장비는 오래된 자연으로부터 비롯된 뼈와 나무, 정령을 빚어 만들어내는 것… 그 수도 적고 1레벨이 입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손에는 고도로 압축된 바닷물을 빔소드마냥 뿜어대고 있는 이 들려있다.
포세이돈이 드랍템을 토해내고 죽기 싫어 반강제로 묵언검객에게 상납한 아이템이었다.
드랍률 0.001% 아이템이 저리도 허무히 넘어갔다는 사실은 공포만을 불러 일으켰다.
“다른 시즌보스를 동원해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어떻게 해도 묵언검객을 성장시키는 것뿐이다…”
“정녕 이대로 지구침공의 길이 막히는 것인가…?”
아니다.
그들이 투자한 자원은 너무나도 막심했다.
게임들의 개수로만 합쳐도 30개 이상.
엄청난 수의 성좌들이 하나로 뭉쳤다.
기믹.
그리고 또 기믹.
수많은 억까패턴으로 똘똘 무장한 메탈드래곤.
반요곡의 몰락을 보고 그들도 작심하고 대비를 했다.
그런데도 안심이 들지 않았다.
어렴풋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최종보스를 아무리 강화시켜도 결국 이것은 진짜가 아닌 가짜.
인과율을 빚어내어 만들어낸 존재일 뿐이다.
승리의 업적을 쌓아 스스로 지고한 경지에 올라선 묵언검객을 상대로는 이길 수 없다는 예감이 든다.
그래서 가장 토벌을 하기 어려운 시즌보스를 만들었지만 그것이 함락 위기에 처했으니 성좌들이 이리 골머리를 앓고 절망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만. 방법이 있다.”
“당신은… 마선?”
“반요곡을 잃고 영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자. 아직도 그 힘이 건재하다니 놀랍군.”
“하지만 불안정해졌어.”
“수년 전에 헬세살에서도 타격을 입은 탓이겠지…”
“저 성좌는 믿을 수 있다.”
“우리 중 가장 많은 자원을 투자한 자…”
“배팅한 영성이 큰 만큼 잃어버릴 것도 크지…”
다른 성좌들의 말이 맞았다.
마선은 너무 많은 배팅을 했다.
묵언검객 같은 존재는 인류 역사상 나타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주 오랜 세월이 걸리겠지만 그 긴 세월의 끝에 끝내 자신이 강림하는 미래를 그렸다.
계획만 이루어진다면 지구 전체를 자신의 것으로 독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것이 독이 되었다.
2세대 스트리머에게는 블랙이 있었고, 3세대 스트리머에게는 묵언검객이 있었다.
헬세살을 반파당하고 반요곡을 완파당한 지금, 마선은 조급함을 느꼈다.
자신의 존재가 묵언검객의 호기심이 헬세살에 닿지 않아 남아있을 뿐, 언제라도 헬세살마저 공략당하고 낙원의 별을 보상으로 건 축제판에서 쫓겨날 위기가 되었음을 직시했다.
“그녀를 힘으로 대적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시스템을?”
“우리의 힘마저도 구속하는 제약을 이 이상 늘리란 말인가.”
“그런 짓을 한다고 뭐가 달라지지?”
“매몰비용의 오류다. 이미 투자한 영성이 아깝다고 더 많은 영성을 걸어봤자 손실영성의 총량만 무서운 기세로 늘어나겠지.”
회의적인 다른 성좌들과 달리 마선에게도 나름의 생각이 있었다.
모든 가상현실게임을 통틀어 가장 치밀하고도 완벽한 덫을 설계했었던 마선은 분신생성능력이나 강대한 권능뿐만 아니라 판을 짜고 설계하는 능력도 출중하다.
오히려 이런 분야야말로 묵언검객을 대적하기에는 가장 도움이 되었다.
“레벨역장과 같은 지연효과를 볼 수 있는 요소를 추가적으로 늘린다.”
“불가.”
“반대급부로 보상을 더 크게 정해야한다…”
“싫다면 그대로 무너져라. 대신 내 계획이 성공하거든 너희의 몫은 이 판에서 사라질 것이다.”
“기고만장하군…”
“좋다… 들어는 주지…”
“지연요소라면 뭘 생각하고 있지…?”
마선은 지극히 상식적이고도 원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레벨제한. 등급제한. 클래스등급제한. 온갖 제한요소를 추가하여 제한을 넘어서지 못한 모든 존재들이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둔다.”
묵언검객 한 사람만을 향한 저격패치.
성좌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신시즌보스를 잡으려면 지난시즌 보스들이 칩거한 던전을 공략하는 조건도 추가한다.”
“좋군. 그 또한 묵언검객의 시간을 빼앗겠지…”
“시간. 묵언검객이 지니지 못한 유일한 것이군.”
“어둠의정령도 쓸모가 생기겠어.”
“이거라면 확실히 맞아 떨어지는 전략이군. 나 액션테트리스의 15각형의 악마는 마선의 대가를 함께 지불하겠다.”
“시한폭탄처럼 즐기는 재미가 있겠어. 나 붐버걸2050의 폭탄마는 마선의 대가를 함께 지불하겠다.”
성좌들이 뜻이 마선의 계획에 모였다.
패치노트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2.
긴급패치공지를 본 플레이어들은 모두 깨달았다.
“이거 묵언검객 저격패치인가본데?”
“오. 이럼 이제 1레벨에 시즌보스 못 잡겠네?”
“쯧쯧. 그러게 포세이돈이라도 잡을 수 있을 때 잡지.”
“졸지에 시즌1보스부터 잡게 생겼네.”
“근데 그것도 대단한 거 아니야?”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갑자기 말문이 막혀버린 플레이어들.
망했다 어쨌다 좋아하기엔 현타가 쌔게 오는 것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시즌15보스 메탈드래곤도 기간 내에 못 잡겠는데?”
“그건 또 왜. 묵언검객 성장속도면 시즌보스 순회 다 돌고 가볍게 끝장을 보겠는데.”
“레벨업이나 클래스결정, 시즌보스 순회야 어떻게 다 할 수 있다고 쳐. 근데 일정등급 이상의 클래스 전직은 어떻게 하려고?”
“상위직 NPC 찾아가서 전직하면 되잖아.”
“그니까 그걸 어떻게 하냐고.”
너무나도 간단하고 당연한 일임에도 제기되는 의문.
이놈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릴 하나 했던 사람들의 얼굴에도 깨달음이 스쳤다.
“또 시작이야 그거?”
“이번엔 오히려 느린 편이었지.”
“아… 트라우마 생기려고 하네.”
한국인 실력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운명.
모든 MMORPG의 종결자 한국인들의 득세를 허락하지 않으려는 해외서버 플레이어들의 간절한 소망.
한국인 랭커의 절멸.
오직 그것 하나만을 위해 뭉치는 다국적 한국인 랭커 말살조직Multinational Korean ranker extermination organization.
일명 MKEO기관의 준동!
[제목] 검투사키우기 진짜 ㅈ됐다 ㄹㅇ큰일남 [본문]MKEO기관에서 묵언검객을 표적으로 지목함
[댓글]-그게 왜 큰일인데?
┗해외섭 모든 유저들이 하던 일 다 내팽개치고 묵언검객 방해하기 하나에 전념한다는 뜻임
┗버스터콜 좌표임
┗ㅁㅊ
-2세대 초일류 스트리머 애플여왕도 전성기 때 저거 못 견디고 에픽판타지 접었자너
-그때 한국인 플레이어들 전부 여왕님 지킨다고 재화 다 갈아가면서 쟁 열고 몸으로 암살막고 별 난리 발악 다 했는데도 졌음
-일단 ‘중국’ ‘인도’ 이 새끼들 들어간 시점에서 물량으로 말도 안 되게 밀림
다른 게임에서는 모두 강세를 보이는 한국도 이 게임 에픽판타지에서만큼은 MKEO기관의 체계적인 한국인 랭커 부수기를 견디지 못했다.
오랜 핍박과 실패 속에서 최신필드진출을 포기하고 있었던 한국인 플레이어들은 오기가 생겼다.
“이럼 묵언검객을 방해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줘야 하는 거 아니야?”
“애플여왕도 묵언검객 돕고 있잖아.”
“애플여왕은 못 지켰어도 묵언검객은 지켜야지.”
“맞아. 묵언검객이 있는데 왜 우리가 다른 나라한테 빌빌거리면서 지내야해?”
“묵언검객 지키고 우리도 전성기 좀 누려보자!”
흐름이 바뀌었다.
성좌들의 패치는 묵언검객이 갈 길을 더욱 멀고 험난하게 비틀었다.
이로 인해 MKEO기관에서 승산을 보고 묵언검객에게 좌표를 찍었지만 이것은 묵언검객에게 마냥 불리하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동시에 이들에게 오랫동안 반감을 품고 있던 한국인들의 상처 입은 자존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그런 맥락이야 당사자인 묵언검객, 해응응에게는 아무래도 좋을 일이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메탈드래곤의 성소에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제 1 회랑으로 전송됩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제 1 회랑에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금속정원으로 전송됩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금속정원에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용아병 주둔지로 전송됩니다.] […] […] [최신대륙에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구대륙으로 전송됩니다.]-아니 어디까지 전송당하냐고ㅋㅋㅋ
-거꾸로 즐겨보는 세계여행
-묵언검객 얼굴에 심술 잔뜩 난 거 보소ㅋㅋㅋ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것이 줬다 뺏는 짓이다.
기껏 강철성까지 올라왔더니 패치가 어쩌고 하면서 초기지역까지 되돌아온 그녀의 심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니꼬워졌다.
“뭐죠? 지금 저랑 한 번 해보자는 건가요?”
악질검객의 눈에 진짜 악에 받친 악의가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다음화는 11월 09일 06시 업데이트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