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58)
1.
MKEO기관의 포격지시가 내려질 무렵만 해도 다국적연합선단 소속 일반 플레이어들은 이 교전이 금방 끝날 줄 알았다.
요괴들이야 좋게 쳐도 힘 센 몬스터 정도로 생각하는데 힘이야 아무리 세도 포탄을 계속 맞으면 배와 함께 침몰하는 것이 당연한 결말 아니겠는가.
“어? 포탄이 배 밖으로 튕겨 나오는데요?”
“아니 잠깐, 저쪽 배에서는 포탄이 날아가다가 뭔가에 휘감겨서 사라졌어!”
“으악, 포탄이 이쪽으로 돌아온다!”
요괴들이 ‘전승’을 사용해서 반격하는 순간, 는 깨달았다.
이건 스킬이다.
그것도 하나같이 엄청난 위력과 성능을 지닌 종잡을 수 없는 예측불허의 스킬들.
“앗, 저쪽의 캇파가 입을 부풀린다!”
“조심해, 물대포가 날아올지도 몰라!”
“으아악, 캇파가 허공으로 물을 쏜다!!”
인접한 요괴선단의 갑판 위 요괴들의 일거수일투족에도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는 플레이어들.
“공격 왜 안 와? 언제까지 쭈그리고 앉아있어?”
“물대포로 지네 갑판청소 하는데?”
“…”
모든 요괴들이 강력한 건 아니다.
하지만 화력전 양상이 되자 요괴선단의 공격도 정말 대단했다.
심지어 저쪽에는 요괴선단을 보호하는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커다란 깃발에 사과가 그려진 함대.
바로 애플여왕이 이끄는 애플선단이었다.
“전진해♡ 가서 포탄을 대신 맞고 충각으로 배도 들이받아♡”
애플여왕이 무슨 희대의 명장도 아니고 이순신마냥 12척의 배로 적선을 모두 침몰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소모품인 포탄을 자신들에게 소모시키고 한정된 수의 배를 충각돌격으로 붙어 불을 지르거나 구멍을 뚫고 침몰시킬 수는 있었다.
“앗, 한국인들이 큰 배에서 내려서 작은 배에 하얀 깃발을 들고 다가오고 있어. 항복하나봐!”
“근데 배가 왜 저렇게 가라앉아있어?”
“이봐 친구들. 군수품이라도 빼돌렸어? 안에 뭘 그렇게 잔뜩 싣고 온 거야?”
쪽배를 몰고 온 플레이어가 화물을 덮은 천을 활짝 들췄다.
“뭐긴. 화약을 잔뜩 싣고 왔지.”
“허억!?”
“애플단에 영광이 있으리!”
눈부신 빛과 함께 일어나는 거대한 에너지의 폭풍.
불기둥이 솟구치며 다국적연합선단의 함선 한 척이 통째로 증발하였다.
그 위로 빼곡히 떠오르는 플레이어들의 사망문구가 묘비처럼 이어지자 근처의 다른 함선에 있던 플레이어들은 정신을 차리질 못했다.
“자살폭탄테러…?”
“으아아! 미친 한국인들이 지하드를 저지른다!”
“저거 쪽배들 막아. 가까이 오지 못하게 무조건 막으라고오오!”
배가 다가오기 전에 쪽배들을 향해 함포를 쏘고 마법으로 저격을 하며 대응하는 다국적연합선단.
그러나 어중간한 화력에도 쪽배들은 터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저, 저 녀석들! 쪽배에 방어마법을 펼칠 마법사와 방어스킬을 지닌 전사들을 잔뜩 실었어!!”
“실화냐? 저 정도의 실력자들이 죽을 확률 100%의 자폭테러에 동참했다고?”
“너흰 사망페널티와 감소할 경험치가 무섭지도 않은 거냐!?”
해외 플레이어들의 외침에 한국인 플레이어들은 코웃음을 쳤다.
“한국인을 세계 레이드 경쟁에서 도태시킨 것은 너희가 아니었나?”
“어차피 우린 순위권도 아니라서 한 번 죽는다고 엄청난 피해를 보고 그런 거 없어.”
“열 명의 목숨으로 천 명을 데려갈 수 있다면 오히려 대환영이지. 애플단에 영광이 있으리!”
쪽배가 가까이 붙을 때까지 방어마법으로 화약을 실은 배를 지키고, 적선에 가까워지면 불을 붙여 다함께 폭사한다.
외국이라면 자신이 확실하게 피해를 보는 이런 자폭테러를 저지를 수는 없었다.
피해보상을 약속해도 죽은 뒤에 입을 싹 닫으면 죽은 사람만 바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달랐다.
그들은 죽어도 너무 많이 죽었다.
외국의 집요한 견제 속에 암묵적 이해가 형성되었다.
모두를 위해 죽은 자에게는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그렇지 않으면 힘을 합쳐 저항할 수 없다고.
“대성길드가 약속을 깨고 보상을 안 줬대.”
“미친 새끼들이네? 연장 챙겨. 가서 묻어버려!”
계약서와 법, 로비자금의 힘을 믿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현대지구와 달리, 게임에서는 모두가 노력만 하면 초인적인 힘을 지닐 수 있다.
외국에 치이는 것도 서러운 마당에 안에서 수작질을 벌이는 자들은 모두 민족매국노로 낙인찍혀서 예저녁에 멸망한지 오래!
그런 독종들이 작정하고 자폭테러를 저지르는데 심지어 이곳은 현실도 아닌 게임 속이다.
망설이거나 중간에 포기할 일도 없고, 한 번 테러를 저지른 놈은 경력직 자폭테러범이라는 전대미문의 숙련자가 되어서 능숙한 자폭테러를 저지른다.
“화력 집중해!”
“함선 날릴 때처럼 공격을 퍼부어!”
막지 않으면 배 한 척이 통으로 날아가니 기를 쓰고 쪽배들의 저지에 화력을 투사하는 다국적연합선단.
“잠깐, 우린 아니야! 여길 봐. 진짜 금괴를 싣고 왔다고?”
“헉? 사격중지! 강화재화를 들고 왔다!”
“그래도 위에선 다 격추시키라고 했는데?”
“블루로즈님의 명령이다. 접근하는 배는 다 쏴야해.”
“닥쳐! 너 미쳤어? 저 배를 격추시키면 내 손에 맞아죽을 줄 알아!”
때마침 포병부대를 지휘하던 고렙유저가 눈독 들이고 으름장을 놓자 전령은 인상만 구기고 비행펫에 탑승해 다른 배로 넘어갔다.
“쳇. 저놈 주머니로 다 들어가겠네.”
“못 들은 척 그냥 쏴버릴까?”
“근데 금 밑에 까만 건 뭐냐?”
망원경을 들고 금을 실은 배를 구경하던 플레이어들의 눈에 때마침 일어난 파도로 금괴가 밀려나며 그 사이에 숨겨진 물질이 드러났다.
“화, 화약!?”
“위장이다!”
“하하하! 이미 늦었다. 10주년 발렌타인데이 기념이벤트에서 얻은 도금초클릿을 녹여 만든 가짜금괴에 속아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고렙유저의 욕심 때문에 또 다시 솟구치는 불기둥과 전소해버리는 함선 한 척.
“블루로즈님의 명령을 무시한 배는 저렇게 되는 거다. 욕심 부리지 말고 다 침몰시켜!”
“젠장. 일반포탄을 다 썼어!”
“그럼 속성포탄도 아끼지 말고 다 집어넣어. 배가 격추당하면 어차피 사망페널티로 손해 본다고!”
애플선단의 고렙유저와 쪽배, 화약과 위장품을 이용한 폭탄테러는 성공적으로 적의 소모품을 대량으로 소모시켰다.
2.
“호오. 제법 군략에 자질이 있는 인간들이군요. 과연 어머니를 따르는 부하들답습니다.”
사생아왕의 감탄에도 해응응은 감은 눈을 뜨지 않고 거대한 기를 운용하였다.
[본대의 움직임은 어떻죠?]천둥처럼 크게 들리는 묵언검객의 전음.
너무 거대한 힘을 다루다보면 일어나는 작은 규모의 힘에 대한 미숙한 조절이 사생아왕의 뇌리를 터뜨릴 것처럼 진동했다.
평범한 요괴들이라면 피를 토하며 쓰러질 충격을 받고도 사생아왕은 어머니의 끝을 모르는 성장을 그저 기뻐하며 답했다.
“포격전으로는 답이 없음을 깨닫고 돌진해오는 선박들을 애플선단이 충각돌격으로 저지했습니다. 적선은 서로 뒤엉켜 거대한 벽이 쳐진 상황입니다.”
[요괴들이 기뻐하겠군요.]대등하게 붙어도 우세를 논할 판국에 애플선단의 가세 덕분에 적진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실력은 별 것 아니어도 소모품은 위협적이던 다국적연합선단의 몰락 덕분에 대결구도는 이제 MKEO기관 선단과 요괴선단의 대결로 격화되었다.
“3대 요괴왕과 백령신군은 복귀하지 않았지만 걱정 마십시오. 놈들의 자랑거리인 성좌의 사도라는 족속들도 제가 있는 한은 감히 어머니께 위해를 끼치지 못할 겁니다.”
저들도 알고 있다.
묵언검객이 벌이는 의식이 끝나는 순간, 요괴들의 전력이 폭발적으로 상승할 에 버금가는 특수영역이 강림한다고.
그것은 대요괴가 선보였던 과도 견줄만한 종말급 요술이었다.
[방심하지 마세요.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묵언검객의 고도로 확장된 기감에 수십 개의 강력한 기운이 포착되었다.
랭커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몬의 갑옷. 피뢰침. 전기탱크. 에너지배터리.”
한 랭커는 매 피격시마다 공격력이 1%씩 상승하는 갑옷에 전격공격99% 경감, 전격에너지90% 흡수, 실드재생지속효과를 걸었다.
하늘에서 내리치는 번개다발이 그를 강타할 때마다 감소된 데미지가 갑옷의 실드를 깨부순다.
99%의 데미지가 경감되고 남은 1%중에서 다시 0.9%가 HP로 흡수된다.
남은 0.1%의 데미지가 실드를 파괴하면 실드재생지속효과로 다시금 실드가 재생된다.
그런 갑옷 위로 또 다시 번개가 내리치며 공격력이 1% 상승하지만 같은 공정을 거쳐서 데미지만 오르는 버그스러운 연속상승빌드가 완성된다.
“저 인간은 위험하구나.”
선단의 선수를 밟고 올라서있던 극곰장수가 거대발리스타를 들어 거대화살을 장전했다.
피이잉!!
“뭐, 뭐야 저 요괴 녀석! 궁수 클래스도 아닌데 저런 거대한 활을 조작하다니!”
“호들갑 떨지 마라. 각성자만 해도 스킬 없이 능력을 쓰던 녀석들이다. 무림인의 선조격인 요괴들이 요상한 스킬을 구사하는 것은 예견된 일이지.”
“오. 역시 월드레이드보스 퍼스트클리어 3회 달성자 는 우리들이랑은 달라. 저 침착함은 보통이 아니야.”
“방어는 둘로 충분하다. 의 충전이 최대스택에 도달할 때까지 적선을 휘젓는다. 블루로즈가 개입하기 전에 먼저 보여주는 거다.”
같은 진영의 랭커들에게도 라이벌 의식은 있다.
블루로즈가 최고의 여성플레이어로 인기를 누리는 플레이어라면 텍사스파이어펀치는 최고의 공대장으로 인기를 누리는 자.
‘신경 쓰이는 경쟁자가 그녀만 있지는 않지만.’
솜씨를 구경하겠다는 것처럼 한편에 모여서 이쪽을 구경하는 사도들.
TNT가 아니라도 저들은 꺼림칙하다.
인간을 같은 인간으로 보는 눈이 아니다.
애완동물.
하등동물.
마치 요괴들이나 지을법한 눈을 동족에게 보내고 있다.
텍사스파이어펀치는 느꼈다.
저들이 나서서는 안 된다.
한 번이라도 기회를 허락하는 순간, 감당 못할 사태가 벌어질 거라고.
“파이어 스트라이크!”
그 모든 불길한 예감과 막연한 공포를 뒤로 한 채, 텍사스파이어펀치가 적선에 발을 내딛었다.
배 한척을 불태우기 시작함과 동시에 랭커들도 뒤따라 요괴들을 썰어 넘기며 요괴선단을 휘저었다.
MMORPG를 오랫동안 해온 플레이어들의 강점은 축적된 시간 속에 자연스럽게 쌓이는 업적과 칭호의 부가효과에 있다.
이것은 랭커일수록 더욱 빛을 본다.
육해공에 온갖 속성몬스터, 다양한 차원계의 존재를 돌려가며 상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풍부한 업적은 그들에게 약점을 제거했다.
어느 속성의 어떤 몬스터라도, 그것이 강적일수록 업적과 칭호효과는 더욱 빛을 본다.
눙력치보정.
추가데미지.
속성데미지.
방어관통.
속성디버프 저항.
특정종족 몬스터 피어 면역.
평타 하나를 꽂을 때마다 줄줄이 터지는 공격효과들과 피격 한 번마다 줄줄이 솟구치는 방어효과들은 요괴들이 잡몹처럼 죽어나가는 효과를 일으켰다.
“견제 따위를 할 여유도 주지 않겠다 이건가? 가소롭구나.”
극곰장수의 전신근육이 측면으로 틀어졌다.
자신을 피해 다른 배를 공격하는 랭커들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있는 힘껏 전신에 힘을 실어 활을 쏜다.
파아앙!
방어를 맡은 플레이어 하나가 일격을 버티지 못하고 절명했다.
텍사스파이어펀치가 급히 소리쳤다.
“예비조는 전부 호위로 붙어!!”
견제를 포기하고 수비를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저들의 노림수.
하지만 극곰장수는 맞불을 놓았다.
자신이 나서지 않더라도 침입을 막을, 평범한 요괴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강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타아앙!
[BREAK OUT!] [슈퍼패링!] [자세가 흐트러집니다.]“허억!”
사방에서 랭커들의 공세를 저지하는 강력한 요괴들.
랭커들은 긴장하며 태세를 바로잡았다.
“드디어 대장들이 나섰나?”
“긴장해라. 최소 레이드보스급 괴물들이다. 아마도 각각의 배를 지키는 최강자들이겠지.”
랭커들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으며 자신들의 앞을 막아선 요괴들의 이름을 올려다보았다.
“…어? 이거 어째 이름이…”
레이드보스다운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는데?
보통 던전에 중간보스 여럿 뒤에 보스가 나타나듯이 레이드에는 보스 여럿 뒤에 레이드보스가 나타난다.
시즌보스 토벌에서는 레이드보스 여럿 뒤에 월드레이드보스가 나타나는 것이 당연지사!
그런데 이것들은 아무리 봐도 일반몹보다 조금 더 강한 엘리트몹 정도의 몰개성적인 이름을 지녔다.
“이거 위험하지 않아? 29 천인장까지 있다면…”
최소 이런 놈들이 29마리는 있다는 거잖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근처 배에서 수십 개의 검은 신형들이 비처럼 쏟아지며 쿵쿵 배 위로 착지했다.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천편일륜적인 이름을 지닌 레이드보스가 떼거지로 등장했다.
심지어 낙귀군단까지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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