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61)
1.
애플선단의 생존자들은 바다를 둥둥 떠다니는 배의 잔해를 꼭 끌어안으며 전장을 올려다보았다.
“와… 저게 다 뭐냐?”
“반요곡에서보다 더 강한 거 같지 않냐?”
수많은 손을 장미꽃처럼 나선으로 겹치듯이 피워 올리며 몰아붙이는 부기걸.
그 손이 자아내는 수십 종의 무공은 가히 단신으로 펼쳐내는 수십 인의 검진이나 합공에 못지않았다.
오직 여러 개의 손을 지닌 부기걸만이 펼칠 수 있는 일인합종무공.
보통의 무인이라면 손의 한계 때문에라도 펼칠 수 없는 연계가 손끝에서 지풍으로, 요력의 칼날로 춤추듯이 매서운 칼바람을 일으킨다.
“3%밖에 남지 않았는데 전혀 닿질 않아.”
앞으로 조금만 더 힘을 쓰면 부기걸까지 쓰러뜨릴 수 있는데.
그 낮은 HP에 홀려 덤볐던 MKEO기관의 랭커급 플레이어들이 줄줄이 비명을 지르며 칼바람에 잡아먹히듯이 하나씩 피보라를 일으키며 쓰러진다.
파아아아앙!
사방으로 흩어지는 경험치 가루를 몰고 다니며 전진하는 부기걸.
눈부신 은색가루를 꼬리처럼 달고 전진하는 검은 팔의 돌진에 최대 화력을 선보였던 도 진즉에 절명한 지 오래였다.
“살려주세요 블루로즈님!”
“이러다 우리 다 죽어요!”
블루로즈는 이를 악물었다.
“괜찮겠나? 우리들이 나서지 않아도.”
“큭큭. 도움이 필요해보이는데?”
“우리가 힘을 쓰면 부기걸이라도 막을 수 있다만?”
이때다 싶어 들이대는 성좌의 사도들의 유혹.
블루로즈는 그들을 매섭게 뿌리쳤다.
“웃기지 마요. 당신들처럼 불길한 존재들의 도움은 절대로 받지 않을 거니까.”
“이런. 섭섭한데. 도와주겠다는 사람에게 그런 험한 말을 써도 괜찮나? 홧김에 우리가 플레이어들을 제물 삼아서 힘을 얻으면 어쩌려고 그래?”
“아, 마음이 아파. 진심어린 도움을 이렇게 매정하게 뿌리치다니. 영혼 백 개는 먹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아~ 킥킥.”
저딴 놈들이 좋을 대로 설치게 둘 수는 없다.
블루로즈는 결단을 내렸다.
“텍사스파이어펀치는 멍청한 녀석이지만 그래도 정답을 보여줬어. 모두들 ‘1번 세팅’을 꺼내!”
시즌보스 토벌전 전용의 쿨타임이 긴 최고화력스킬들을 사용한다.
이기든 지든 뒤가 없는 선택이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런 결전이 정답이다.
힘을 아낀 채로 극복할 수 있는 적도 아닐뿐더러 살아남더라도 기다리는 것은 저 꺼림칙하기 짝이 없는 성좌의 사도들과 술진의 중심부에 있을 묵언검객.
그 난장판에 끼어드느니, 차라리 한시라도 빨리 로그아웃을 당하면 산제물이 될 걱정은 없다.
사도들이 눈치 채기 전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전장에서 이탈하는 것이야말로 블루로즈가 찾아낸 이 사태의 대응책이었다.
“결전병기의 사용도 허가하겠어. 전 선단, 최고화력으로 모든 소모품을 쏟아 부어!”
빗발치는 포성 사이로 그림자처럼 스며드는 부기걸의 팔들.
빠르게 수축하는 팔의 너머, 어느새 배 위에 안착한 배낭으로부터 부기걸의 손이 다시금 튀어나왔다.
“무기!? 저런 건 조금 전까진 없었잖아!!”
“아아… 이것 말인가? 죽인 것들의 시체에서 멋대로 떨어지더군. 업의 가치도 살리지 못하는 덜떨어진 것들이 쓰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훌륭한 무기다.”
평균 1700레벨이 넘는 랭커 플레이어들의 고강 무기들이 부기걸의 손에 쥐어졌다.
블루로즈는 그 순간 무서운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플레이어는 아무리 기를 써도 장착할 수 있는 무기아이템의 숫자에 한계가 있다.
왼손에 하나.
오른손에 하나.
원피스를 너무 많이 봐서 삼도류검객이라는 헛바람이 들었다면 백보 양보해서 입에도 하나 더 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보통은 쌍검도 벅차다.
오른팔의 무기는 100%의 장비효율을 발휘하지만 왼팔의 무기는 60%의 장비효율을 발휘하니까.
입이라면 전용클래스효과를 얻거나 특별한 수련을 하지 않는 한, 10%도 내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부기걸은 팔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열 개? 스무 개?
그런 차원이 아니다.
원래는 백 개 남짓에 불과했을 텐데.
반요곡에서의 제한도 뛰어넘어서 이제는 수백 개의 팔이 끝도 없이 계속 튀어나온다.
그 팔들이 쓰러뜨린 랭커들의 무기를 하나씩 손에 쥐니 무기이펙트에 휩싸인 부기걸의 몸체는 이제 12강 이펙트 찬란한 황금빛을 넘어서 15강 이펙트 적색광채마저 발산한다.
무기마다 주어지는 능력치보정치로 모든 능력치가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상승하는데 이어 각각의 무기에 담긴 특수보정효과는 말할 것도 없다.
“잘 버텼습니다, 블루로즈.”
허깨비처럼 허공에서 나타나 부기걸의 매직배낭을 찌른 암살자 랭커.
직격으로 꽂힌 스킬콤보가 1.5초 사이에 시체도 남기지 않을 기세로 적녹청색의 스킬이펙트를 연발하며 맹렬한 연격을 가했다.
어쌔신랭킹 2위 의 최강의 폭딜에 그 데미지가 상단에 작게 떠올랐다.
[실드파괴] [1회무적파괴] [자동생성실드파괴] [절대회피소모] [0 데미지]“딜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어!?”
“장비효과예요!”
“아차…!”
상상도 못했다.
최고수준의 무기를 지 혼자 수백 개나 장착하는 월드레이드보스 따위, 말도 안 되는 존재니까.
이건 개사기잖아.
기겁하며 , , , 등을 이용해서 물러선 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에 설마 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재미있군. 그 단검, 이렇게 사용하는 건가?”
부기걸의 수많은 팔 중 하나에 들린 무기는 어쌔신 클래스의 레전드NPC 암흑일존이 남긴 일곱 자루의 단검 중 하나.
장비에 담긴 그림자이동 스킬을 자신이 썼던 방법 그대로 펼치는 부기걸의 모습에 이혼소송비는 아득한 절망을 느꼈다.
“딜도 안 박히면서 이동기까지 지닌 개사기 보스몹이 말이 되냐고.”
수많은 무기에 난자당하다 못해 육신이 파편이 되어 흩어지는 랭커.
[플레이어 가 월드레이드보스 에게 사살 당했습니다.]아무리 죽을 작정으로 덤벼들었다고 해도 이건 너무 심하다.
당황한 블루로즈의 앞을 방패를 든 성기사와 철갑전사가 막아섰다.
“물러서십시오! 여기는 제가-”
“비켜라! 여기는 내가-”
[플레이어 이 월드레이드보스 에게 사살 당했습니다.] [플레이어 이 월드레이드보스 에게 사살 당했습니다.]폼 한 번 잡아보려던 랭커들마저 종잇장처럼 찢겨나가니 도저히 답이 보이질 않았다.
공격력도 방어력도 살인적인 수치를 찍었다.
보조효과의 수는 헤아릴 수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장비에 부가적으로 담긴 스킬효과까지 모조리 익히며 더욱 강해질 일만 남았다.
이미 부기걸은 그녀 자체만으로도 능히 시즌15 보스 메탈드래곤에 못지않은 재앙이 되었다.
저런 것을 이길 수 있는 플레이어나 랭커부대는 에픽판타지에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 좀 강하다고 템빨로 너무 으스대지 마.”
그래도 블루로즈는 물러서지 않았다.
시즌 15까지 수많은 기믹의 몬스터들을 상대해온 플레이어들.
그들이 겪은 몬스터에는 정상적인 공격으로는 딜이 단 1조차도 들어가지 않는 미친 방어력을 지닌 시즌보스몬스터도 존재했다.
그런 보스몹을 잡는 방법은 둘밖에 없다.
기믹을 따라서 방어무적을 파괴하거나.
방어 그 자체를 무시하는 관통데미지를 넣거나.
‘어쌔신마스터의 단검을 지닌 이혼소송비조차도 딜량이 0이 떴지만 그 전에 뜬 효과들이 있었어.’
[실드파괴] [1회무적파괴] [자동생성실드파괴] [절대회피소모]공격을 당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무기효과.
그것들이 스킬을 차단하며 이혼소송비의 딜량이 제대로 터지지 못하게 막았다.
0의 데미지에 절망한 그는 속절없이 당해버렸지만 블루로즈는 냉정한 이성을 유지했고, 덕분에 간파할 수 있었다.
‘관통데미지를 막는 관통방어 스탯도 존재는 하지만 그 수치는 모든 무기를 통틀어 가장 적은 편이야.’
무기의 보조효과만 전부 벗겨낼 수 있으면 방어관통에 올인한 스킬세팅은 분명히 통한다.
부기걸의 HP잔량은 그리 높지 않다.
한 번만 제대로 꽂으면 저 무시무시한 부기걸도 분명 쓰러뜨릴 수 있다.
“다단히트 세팅으로! 모두들 부기걸의 방어스킬을 깨주세요!”
그녀의 뜻을 알아차린 랭커들이 이판사판이라며 한 번이라도 더 많은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연격세팅으로 평타와 스킬을 우겨넣었다.
[플레이어 가 월드레이드보스 에게 사살 당했습니다.] [플레이어 가 월드레이드보스 에게 사살 당했습니다.] [플레이어 가 월드레이드보스 에게 사살 당했습니다.] [플레이어 가 월드레이드보스 에게 사살 당했습니다.]수많은 플레이어들의 희생으로 마침내 부기걸의 머리 위로 떠오른 표식.
[완전파괴, 무방비]모든 장비효과 및 칭호효과에 의한 상태이상 면역 및 실드, 무적기가 사라졌음을 알리는 표식.
그것이 떠오르기 무섭게 블루로즈의 파란 장미꽃이 날카로운 칼날모양으로 날을 세우며 부기걸의 팔들을 뚫고 마법배낭에 파고들었다.
[최고급 빨강마법배낭의 내구도가 고갈되었습니다.] [최고급 빨강마법배낭이 파괴됩니다.]화려한 이펙트와 함께 산산조각 나는 배낭.
순식간에 날아든 반격에 온몸이 난자당한 와중에도 블루로즈는 미소를 지었다.
적어도 동귀어진은 했으니까.
부기걸의 약점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자신을 감싼 도구가 파괴되면 본체의 존재가 위협받는다.
방어관통데미지가 부기걸 본인을 죽이지 못하더라도 그녀를 감싼 배낭을 파괴할 수만 있다면 부기걸은 스스로 소멸한다.
“내 승리야.”
“노력은 가상하군. 허나 틀렸다.”
파괴된 배낭 너머로 드러난 광경에 블루로즈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월드레이드보스 이 최고급 검정마법배낭을 장착합니다.]“배낭도 한 개가 아니야?”
“색깔별로 하나씩 집어왔지.”
[플레이어 가 월드레이드보스 에게 사살 당했습니다.]MKEO기관의 주 전력은 부기걸 한 명을 넘지 못하고 전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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