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62)
1.
사도들은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개운해졌다.
“우리보다 약한 놈들이 으스대서 배알이 뒤틀려 죽는 줄 알았어.”
“속이 다 시원하네.”
“랭커 녀석들, 꼴좋다. 그 잘난 블루로즈도 부기걸 하나를 감당 못하고 죽다니. 참 별 꼴이야. 사도가 아닌 평범한 존재의 한계인가?”
은근히 자신들을 경계하던 실력자인 블루로즈가 부기걸에게 패해 강제로그아웃 당했다.
사실 그들도 이 순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인도의 사도 TNT가 민간인 제물공양을 치르면서 사도의 인식이 워낙에 나빠진 탓에 랭커들의 집중견제를 받는 것이 탐탁찮았기 때문이다.
싸워서 이길 자신은 있지만 그 뒤에는 인류문명 전체와 척을 지는 것과 다름없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종 전체의 적이 된 것은 꺼림칙한 구석이 있었다.
막말로 자신이 잠든 사이에 도시에 대피령이 내려져서 백린탄이라도 떨어지면 어떡한단 말인가?
독성을 가진 인이 도심을 뒤덮으며 시야를 차단하고 호흡을 막으며 화상을 입히면 설령 살아남더라도 건강이 말도 안 되게 악화된다.
이걸로도 안 죽으면 다음에는 인류가 개발한 종말병기 핵폭탄이 떨어질지도 모르지.
반면에 랭커들과의 교전을 피한다면?
이 모든 불행한 미래가 다가오지 않는다.
굳이 세상에서 가장 인기 많은 여성플레이어 블루로즈를 건드리지 않은 이유였다.
하지만 부기걸은 다르다.
그녀는 묵언검객의 동료이자 소환수.
인류의 적.
“일단 부기걸부터 쓰러뜨려볼까?”
“동감. 저 요괴는 너무 위험해.”
방심의 결과 또한 TNT나 랭커들이 먼저 보여줬다.
방해꾼들이 모두 사라진 지금, 더 이상 몸을 사릴 이유는 없다.
사도들은 초전부터 곧바로 권능을 발현했다.
사도들의 능력이란 액션테트리스를 플레이했던 TNT와 마찬가지로 능력 자체론 별 것도 아니다.
평범한 플레이어의 수준.
게임이 제공하는 입문난이도.
하찮은 수준에서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 그 능력가지고 뭘 할 건데? 라는 의구심만 앞서는 하찮은 능력으로만 보인다.
그러나 어떤 게임이든 숙련되면 또 다른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며, 장인이자 랭커의 반열에 올라선 존재들은 하찮은 가능성으로 놀라운 기적을 선보인다.
“폭탄은 심었어. 접근은 할 수 있겠지?”
“물론.”
붐버걸2050의 사도가 직접 만진 돌멩이들을 보물사냥꾼의 사도에게 넘겼다.
보물사냥꾼의 사도는 돌멩이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가볍게 몸을 풀며 부기걸을 향해 달려나갔다.
블루로즈를 몰아붙였던 서로 뒤엉키며 자라나는 넝쿨처럼 뻗어오는 백개의 팔.
그 맹렬한 추격을 보물사냥꾼의 사도는 벽을 박차 반대쪽 벽으로 점프하는 기술을 연속적으로 시전하며 손의 추격을 뛰어넘었다.
부기걸의 손 하나가 더욱 빠른 속도로 튀어나와 그를 붙잡으려는 순간, 오토클리커의 사도의 힘이 튀어나온 손을 초당 313회의 횟수로 짓눌렀다.
“부기걸. 저런 놈한테 너무 오래 시간이 끌리지 않았어? 제일 아픈 건 내 공격일 텐데.”
잠시 한눈이 팔린 사이에 부기걸의 팔을 손으로 만지는데 성공한 붐버걸2050의 사도.
폭음과 함께 팔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감소했어. 소량이지만 HP가 깎였어.”
“안 돼. 이 정도 속도로는 회복속도도 못 따라잡아.”
수백 개의 무기가 제공하는 능력치에는 자연회복력도 존재한다.
숨만 쉬어도 차오르는 체력을 감안하면 보다 강력한 공격이 필요하다.
“차징을 해야겠어. 시간을 더 끌어. 여차하면 배낭 앞까지 달려가서 안에다 폭탄을 던져버리고.”
“어려울 것 없지.”
붐버걸2050의 폭탄은 중첩발동이 가능하다.
물질에 심은 폭탄에 심은 폭탄에 심은 폭탄.
말장난 같은 일이 현실로 벌어지는 순간, 조금도 장난 같지 않은 위력이 대폭발을 일으킨다.
“기묘한 힘을 쓰는군.”
그 위험성을 본질적으로 인지한 부기걸이 백 개의 팔을 장막처럼 펼치며 그 너머로 창을 내지르듯이 무기를 든 팔을 연달아 뻗었다.
피할 공간조차 허락하지 않는 빽빽한 공격을 오토클리커의 사도는 정면에서 뚫어져라 노려봤다.
“오토클리커는 매초 클릭을 하며 자원을 습득하고, 해당자원으로 클릭관련 권능을 더욱 강화해서 점점 강력한 권능을 얻는 게임이지. 방치형 게임을 얻은 내가 이 사도들이랑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유를 알겠나, 부기걸?”
“관심 없다. 인간들의 유희 따위.”
“그럼 이참에 공부해둬. 방치형 게임은 말로만 방치라고 하지, 두 눈으로 직접 관찰하는 동안에는 효율이 백배는 상승해서 방치를 할 수가 없거든.”
방치해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지만 방치하지 않아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역설적인 게임.
그 모순이 현실로 구현된 지금.
오토클릭커의 사도의 ‘시야범위’에 적이 포착되면 클릭횟수와 클릭압력은 말도 안 되게 상승한다.
두 눈으로 적을 바라보기만 해도 엄청난 압박을 가할 수 있는 권능!
심지어 일정시간이 경과할 때마다 권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자원이 그의 정신세계와 영혼의 업을 더욱 상승시킨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축낸 .
닉값을 잘해도 너무 잘하는 그의 권능의 메커니즘을 깨달은 부기걸은 자신을 습격한 세 명의 사도 중에서 잉여인간이 가장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위력?
붐버걸2050의 사도가 강하다.
성가심?
트레져헌터의 사도가 성가시다.
하지만 잠재력은?
오토클리커의 사도가 가장 섬뜩하다.
‘녀석을 살려 보내서는 안 된다.’
부기걸은 깨달았다.
다른 둘의 권능에는 한계가 있다.
붐버걸2050의 중첩폭탄은 그 위력이 대단하지만 물질에는 아무리 쪼개어 넣어도 더는 들어가지 않는 수용면적의 한계가 존재한다.
이는 권능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저 폭탄도 영원히 중첩이 가능하지는 않다.
의 고점은 묵언검객을 넘어설 수 없다.
트레져헌터.
종잡을 수 없는 움직임과 엄청난 신체능력을 구사하기는 하지만 그의 공격력은 이중에서 가장 낮다.
그러나 오토클리커는 다르다.
저 능력에는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살아만 있다면 언제까지고 계속해서 강해질 수 있는 존재.
이론상으로 그의 클릭이 계속 강화된다면 행성의 내핵도, 별의 반짝임도 모두 짓눌러 부술 수 있다.
셋 중 유일한 가능성.
묵언검객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
다른 둘에게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오토클리커의 사도만큼은 이 자리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그 본체를 영멸시켜야만 했다.
“이 자식, 갑자기 나만 노리기 시작하는데!?”
“잘 됐네. 어그로 좀 더 끌어봐.”
“중첩스택 쌓기에 딱인데? 잘 버텨보라고.”
오토클리커의 사도는 미칠 것만 같았다.
TNT가 3대 요괴왕과도 잠깐이지만 맞먹는 모습을 보고 못해도 요괴왕하고는 비벼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3대 요괴왕보다 못한 부기걸을 상대로도 눈알이 터질 것처럼 아파지기 시작했다.
“망할 랭커 녀석들. 무기로 능력치 보정을 얼마나 퍼준 거야.”
오토클리커의 사도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적을 눈으로 본다’는 행위가 선결된다.
적을 바라보기만 하면 형편 좋게 엄청난 강함을 선보일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아무리 눈이 따갑고 아파도 눈을 감는 순간 전력이 급감한다.
부기걸은 그 의표를 단단히 찔렀다.
팔이 두 개라면 두 손만 막아도 잠깐은 틈이 생기겠지만 부기걸의 손은 무려 천 개에 육박한다고 추정되는 상황.
“빨리 어떻게 좀 해줘!!”
트레져헌터의 사도가 혀를 차며 배낭에서 약간 거리를 둔 곳에서 돌을 던졌다.
지근거리에서 일어나는 폭발에 배낭입구가 손상되며 일시적으로 손의 사출이 끊긴 부기걸.
그녀의 성난 공세가 트레져헌터의 사도를 중심으로 거대한 포위망을 그렸다.
“와, 아니… 이건 피할 곳도 없네.”
회피조차 허락하지 않는 전방위 포위기술에 휩싸인 트레져헌터가 절명했다.
[플레이어 이 월드레이드보스 에 의해 사살 당했습니다.]“남 좋은 일은 질색이지만 어쩔 수 없네.”
무리하게 힘을 쓴 부기걸의 반응이 둔해진 사이, 연쇄폭발마가 스택을 잔뜩 쌓은 폭탄을 들었다.
“통하지 않는다. 네 권능은 이미 이해했다.”
“정말로? 아닌 것 같은데.”
경험치가 되어 흩어지던 경캥의법칙의 육신에서 고에너지반응이 솟구쳤다.
“!?”
[플레이어 의 시체가 폭발합니다.]수많은 손으로 감싸 죽였던 시체가 터지며 모든 손이 너덜너덜해진 채로 방어가 열린 부기걸.
발밑에서 연속으로 폭발을 일으키며 단숨에 거리를 좁힌 가 그녀의 배낭 속으로 폭탄을 비집어 넣었다.
‘소모가 너무 컸다. 체력이 모두 소진되었구나.’
폭발은 관통속성을 지니고 있다.
부기걸의 얼마 남지 않은 HP가 이번 폭발로 마법배낭 채로 모조리 소진되었다.
[월드레이드보스 을 토벌했습니다.]결국 묵언검객조차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사도를 해치우지 못한 채 쓰러지는 부기걸.
“해치웠나?”
오만한 표정으로 별 것 아니라는 것처럼 으스대는 꼬락서니에 소실되던 신체를 팔 하나에 집중해서 섬전처럼 내뻗었다.
[부위관통!] [심장을 파괴했습니다.]“어…?”
[플레이어 가 월드레이드보스 의 동귀어진에 당했습니다.] [플레이어 가 월드레이드보스 에 의해 사살 당했습니다.]다음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