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63)
1.
최강의 맹위를 떨치던 부기걸은 사도 셋 중 두 명을 데려가며 격퇴 당했다.
부기걸이 쓰러지며 요괴들도 더는 랭커급 전력에 대항할 여력이 남지 않았다.
하지만 남은 플레이어들이나 사도나 의욕이 싹 사라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이거밖에 안 남았는데 이제 부기걸보다 더 강한 묵언검객을 상대해야해?”
포기하자.
발을 빼려던 오토클리커의 사도에게 성좌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도여.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너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마.]“!”
[참고로 묵언검객을 해치운다면 소원을 세 개 더 들어주겠다.]“어떤 소원이라도 가능합니까?”
[네가 이룰 수 있는 소원이라면.]“그럼 시야범위를 훨씬 더 넓혀주고 눈을 깜빡이는 재정비 시간도 사라지는 전방위 상시 강화효과 발동을 들어달라고 해도 가능합니까?”
스스로가 생각해도 이런 비현실적인 소원이 가능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성좌는 뜻밖의 대답을 들려주었다.
[가능하다. 그것이 네 소원인가?]사도는 욕심이 생겼다.
눈만 안 아팠으면 부기걸도 혼자 어떻게든 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걸로 하겠습니다.”
성좌는 소원을 이루어주었다. 그의 신체를 허공을 부유하는 거대한 눈알괴물로 바꾸는 것으로.
“내 몸. 내 몸 어디 갔어.”
당황한 사도에게 성좌가 낄낄 웃으며 말했다.
[너의 소원을 이루어주었다.]“내가 언제 이딴 괴물이 되길 원했는데!”
[우둔한 자는 남의 말에서 답을 갈구하지만 지혜로운 자는 자신의 말에서 답을 찾지.]오토클리커의 사도의 머릿속에 자신의 발언이 고스란히 재생되었다.
-그럼 시야범위를 훨씬 더 넓혀주고 눈을 깜빡이는 재정비 시간도 사라지는 전방위 상시 강화효과 발동을 들어달라고 해도 가능합니까?
시야범위?
눈알괴물이 되어서 360도 전방위를 볼 수 있다.
눈 깜빡임?
눈알괴물은 점액과 보호막으로 눈을 보호받는다.
전방위 상시 강화효과?
시야범위가 360도이며 눈을 깜빡이는 일순간의 딜레이도 없으니 당연히 가능하다.
그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소원은 본인이 바라지 않았던 형태로 이루어지는 원숭이 손의 소원이나 다름없었다.
“안 돼. 안 돼. 안 돼.”
절망하는 눈알괴물의 말에 살아남은 일반 플레이어들은 질색을 했다.
“사도라는 건 저렇게까지 되는 거야?”
“저거 현실에서도 저러면 어떡해?”
“당장 토벌해야지.”
“지금 죽일까?”
“우리도 묵언검객의 요괴선단에 가세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애초에 묵언검객은 성좌의 침략을 막는 지구의 수호신 비슷한 거잖아.”
“비슷한 게 아니라 이미 요선이시니까 수호신 맞거든?”
눈알괴물은 분노했다.
“너희도 묵언검객이 질 거라고 생각했잖아. 그래서 날 떠받들었잖아.”
“우리가 언제 널 떠받들었어?”
“우린 중국인 아닌데?”
“신웨이. 너네 나라에서도 너 필요 없다고 하더라. 이제 아무도 널 원하지 않아.”
“거짓말! 당은 내게 충성의 대가로 부귀영화와 주지육림, 100평 대저택에 무제한 마약공급까지 약속했단 말이다! 당의 임무를 수행하면 원하는 연예인하고도 잘 수 있게 해줬다고!”
“오.”
“와.”
“저거 실화야?”
“그럼 뭐해. 지금은 니 닉네임처럼 잉여인간이 되어버렸는데.”
“이젠 인간이라고 부를 수도 없지.”
“너 로그아웃 해보고 싶지 않냐? 인간으로 나올지 괴물로 나올지 우리도 궁금한데.”
연예계가 발칵 뒤집힐 가십거리였지만 지금은 세계평화가 먼저 발칵 뒤집어진 상황.
한때 중국 출신 사도로 중국 각성자협회 협회장 장노야를 밀어내고 당에 충성을 바칠 새로운 실권자로 손꼽히던 신웨이는 인류에게 적의를 드러냈다.
“용서할 수 없다. 내 헌신을 욕보인 너희들에게 TNT과 같은 짓을 해주마.”
분노한 오토클리커의 사도의 권능이 자신을 모욕한 플레이어들을 덮쳤다.
[플레이어 을 죽였습니다.] [플레이어 를 죽였습니다.] [플레이어 을 죽였습니다.]“…이런 시원찮은 녀석들.”
닉네임이 저따위니 죽여도 오히려 거슬린다.
정말로 혀 위치가 신경 쓰여진 신웨이가 혀를 움직이자 거대한 눈알 속에서 움직이는 자신의 혓바닥이 느껴졌다.
절망만 더해지는 감각에 그가 사납게 제물공양의 권능을 발현했다.
“플레이어들의 목숨을 재화로 고쳐서 내 힘을 강화하겠다.”
사람 목숨을 강화재화로 바꾸어 클릭횟수 및 클릭세기를 올리는 권능!
방치형게임은 모든 게임 중에서도 최하위로 손꼽히는 게임 같지 않은 게임이다.
그렇지만 노력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인간관계나 직장생활에 얽매여 자신의 시간을 제 의지대로 쓸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강한 힘이 되어준다.
여기에는 어떤 피지컬도 필요하지 않다.
플레이타임.
축적된 자원.
약간의 과금.
그것만으로도 타 게임의 랭커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는 날먹 그 자체인 게임이니까.
[요괴 217개체를 사살했습니다.] [요괴 512개체를 사살했습니다.] [요괴선박을 침몰시켰습니다.] [결계를 붕괴시켰습니다.] [요괴 1025개체를 사살했습니다.]허공을 둥실둥실 떠다니며 자신의 시야에 닿는 모든 존재와 물질을 파괴하며 나아가는 .
그의 머릿속에서 점차 인간시절의 기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눈알괴물의 거대한 몸체 속에 존재하는 뇌는 인간의 그것보다도 훨씬 작았으니까.
불필요한 사고력 대신 수많은 대상을 동시에 의식하여 파괴하는데 최적화된 감각이 그를 이끌었다.
“모두 물러서라. 저 괴물은 너희가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걷잡을 수 없이 밀리던 요괴들에게 사생아왕이 후퇴를 허락했다.
[가장 나약한 왕, 월드레이드보스 이 등장합니다.] [타락한 플레이어, 월드레이드보스 이 등장합니다.]묵언검객이 기다리는 결계의 중심부를 지키는 최후의 수호자.
사생아왕의 시간이 도래했다.
2.
강철성에서 갓 내려온 최전선 공략부대 랭커들은 이 대결이 일방적으로 기울어지리라 예상했다.
“사생아왕은 뭐 없잖아.”
“대단한 전승은 없었지.”
“완력이 엄청난 것도 아니고.”
“그나마 있는 것이 요괴왕의 유산 귀물세트였는데 그것도 마선 때문에 다 박살났잖아.”
“있어도 애초에 템빨은 우리도 좋고.”
“그렇지. 여긴 반요곡이 아니니까.”
그들은 반요곡에서 사생아왕이 대요괴를 대신하여 등장한 한 세력의 지존이라는 사실을 그다지 실감하지 못했다.
묵언검객의 반요곡을 본 시청자들이라도 그 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생아왕의 전력을 제대로 체감할 기회가 그들에게는 없었으니까.
그가 그나마 활약한 것은 함정귀물 속에서 마선의 분신을 홀로 오래도록 잡아둔 것뿐.
그건 정신력이 대단한 것이지, 사생아왕의 전투력의 강함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우린 이제 어쩌지?”
“진짜 모르겠네. 원래는 묵언검객 잡으러 온 건데.”
“저딴 괴물을 돕고 싶지도 않고.”
MKEO기관도 일반인 실력자들과 협력해서 요괴들을 뚫고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지금은 보기 좋게 전멸했다.
이 전장에 남은 것은 이제 오토클리커의 사도이자 눈알괴물이며 중국인 랭커 린웨이였던 과 사생아왕, 그리고 묵언검객 뿐이다.
“…그런데 사생아왕이랑 다르게 잉여인간 저놈은 뭔가 인간시절보다 훨씬 강해 보여.”
그게 그들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심상치 않은 강함을 지닌 잉여인간.
그가 사생아왕을 쓰러뜨리고 묵언검객마저 무찌르면 그 뒤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한국인을 자신들의 손으로 패퇴시키는 기쁨도 괴물에게 빼앗기고, 세계평화도 저 눈알괴물의 수중으로 고스란히 넘어간다.
다가올 신세대에서 묵언검객에게 자신들의 입지와 영향력을 똑똑히 보여주며 뒤에서 은밀하게 대가를 받고 협력하려던 계산이 모두 무너진다.
눈알괴물은 아무리 봐도 협력을 할 상대도 아니었고, 그들을 ‘강화재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치부할 기세였으니까.
“사생아왕을 돕자.”
“묵언검객까지 뚫리면 진짜 곤란해져.”
“의식인지 뭔지 저게 끝날 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거잖아.”
“이제 얼마나 남았지?”
“15분.”
공략부대의 편이 정해졌다.
그들의 적은 이제 눈알괴물이다.
랭커부대는 눈알괴물의 약점을 단숨에 간파했다.
눈에 보이는 대상을 무형의 염동력 비슷한 힘으로 찍어 눌러 죽인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에게는 딜을 넣지 못함을 의미했다.
-조용히 접근해.
-사생아왕한테도 버프 걸어.
-쟤가 오래 버틸수록 우리가 눈알괴물한테 암습으로 데미지를 넣을 기회도 늘어나.
버프를 걸어주려고 접근했던 공략조 버퍼가 사생아왕을 보고 당황했다.
-뭐해? 버프 안 걸어?
-이미 걸렸어.
-와 벌써? 콤보 개빠르네.
-아니, 내가 걸기 전부터 이미 걸려있다고.
-???
사생아왕은 한참 전부터 의 오토클릭 공격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신체에는 조금의 손상도 가해지지 않았다.
그도 폼으로 월드레이드보스로 선정된 것이 아니었다.
“괴물아. 너는 아느냐? 강대한 존재들 사이에서 홀로 뒤처진 막막함을. 따라잡기 위해서라면 부하들의 충언을 듣고 취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모아야했던 뒤처지는 자의 설움을.”
“무슨 짓을 한 거냐. 왜 내 힘이 통하지 않지.”
“이 게임에는 ‘스킬’이라는 힘이 있더군. 그리고 그 힘을 얻을 수 있는 ‘스킬북’이라는 도구가 있고. 스킬레벨을 올려주는 ‘스킬포션’도 있었지.”
눈알괴물과 랭커들은 깨달았다.
사생아왕이 어째서 저리도 멀쩡할 수 있는지.
“너. 몇 개의 스킬을 익혔지?”
“모르겠군. 백 개를 넘긴 뒤로는. 애초에 ‘패시브’ 스킬이라는 것을 굳이 알면서 모아야 하나?”
대륙 각지를 초토화시켰던 요괴들.
그들이 사냥을 통해 습득하고, 마을을 습격해 약탈하고, 플레이어를 죽여 루팅 했던 스킬북과 스킬포션.
그것이 단 한 명의 요괴에게 모인 결과를 잉여인간은 목도하였다.
수많은 패시브스킬이 제공하는 보정효과의 결과.
사생아왕이 쓰러지질 않았다.
다음화는 11월 24일 06시 업데이트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