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65)
1.
성좌들이 지구침공 하나만 바라보며 투자했던 수많은 자원들.
출신지역의 힘의 정수를 부여한 성좌의 사도들.
그 모든 투자의 결실인 에픽판타지의 인계침공권한.
모든 성좌들이 힘을 실어둔 메탈드래곤의 .
그 모든 것들이 무용지물이 되었다.
지구에 강림하는 것은 메탈드래곤의 이 아니라 묵언검객의 이 되었으니까.
“이건 사기다…”
“어떻게 성좌도 아닌 인간에게 침공권한을 빼앗길 수가 있는가…!”
“우리의 투자에 부족함은 없었을 것이다…”
“강철성은 전대륙의 금속을 지나가는 족족 끌어당겨 인간들의 성과 도시, 장비와 도구, 역사와 미래를 모두 부수지 않았던가…”“오늘만을 살아가는 짐승으로 전락해야 했을 그들을 굴복시키더라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남지 않았을 터… 어찌 묵언검객이 공헌도에서 앞서나가는가…”
성좌들은 반성회를 열었다.
혹은 범인색출을.
“마선의 잘못이다.”
“그가 반요곡을 만든 죄가 막심하다.”
마선은 억울했다.
“저만한 존재가 탄생했다면 누구라도 나와 같은 피해를 입었다!”
“우리는 강림의 순간을 노리고 침공의 문에 자신의 진체의 일부를 담는 미련한 짓은 하지 않는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보상이 이렇게 크지 않았다면 묵언검객도 지금처럼 급격한 성장을 이루지는 못했을 터.
적어도 성좌들이 이변을 깨닫고 대처할 시간이 얼마간은 더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사도들도 더 빨리 탄생했겠지.
묵언검객과 비슷한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는 이들도 없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지금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었다.
강제로그아웃을 당한 인간들이 현실지구에서도 위지천과 조일성, 강태백을 위시로 한 2세대 강자들에게 사냥당하고 있으니까.
“지나간 일을 논해봐야 이미 늦었다! 인계침공의 권한을 빼앗긴다면 손해를 보는 것은 이제 그대들도 마찬가지임을 모르겠는가?”
“우리는 투자한 자원이 적다…”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지금이라도 손절하겠다…”
성좌 몇의 기운이 지구를 떠났다.
그와 동시에 지구에 펼쳐진 게이트가 일부 사라졌다.
“어찌 생각이 그리도 짧은가!”
마선은 성좌들을 설득했다.
“인계침공권한이란 결국 타차원을 향한 침공권한. 하지만 묵언검객에게 지구는 자신의 모행성이니 ‘타차원’을 침공한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이 어쨌다는 것이냐.”
“만일 시스템이 인과의 반대급부로 타차원을 에픽판타지에 힘을 투자한 성좌들의 차원으로 뒤틀어버린다면 그때는 우리들의 존재의 근간이 되는 모행성과 근원차원이 침공받기 시작한다.”
“!!!”
성좌들은 조급해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지.”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손절을 하는 것이야 좋다.
존재력의 추가적인 상실을 막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 결과가 존재력의 수급처가 침공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심지어 그 침입의 선봉장이 묵언검객이라면.
자신들은 그 침입으로부터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헬즈 쇼핑호스트의 지옥은 비참하게 멸망했지…”
“좀비해저드의 좀비도 전멸당했다…”
“우리들의 차원이라고 다르지는 않으리라…”
성좌들은 현실을 자각했다.
이것은 중대한 변혁점이다.
지구를 침공하는 성좌들의 게임.
이것이 반대로 뒤집힌다.
성좌들의 근원차원을 침공하는 묵언검객의 게임.
지구로 향하는 침공로가 자신들의 근원차원으로 이어지는 입구가 된다.
그것만큼은 막아야만 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하나로 힘을 합쳐도 사도들이 묵언검객이 나서기도 전에 맥없이 쓸려나간 마당에 그녀 본인까지 나서거든 당해낼 사도가 없으니까.
성좌 본인이 참전하더라도 감히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서지 않으니까.
혼자가 되면 필패.
멸망은 기정사실.
하나라도 더 많은 성좌들과 힘을 합칠 수 있는 지금.
본진이 노출되지 않은 에픽판타지에서.
여기서 결판을 내야만 한다.
“방법은 있는가…?”
“인간들은 이미 뜻을 접었다…”
“묵언검객에게 맞설 새로운 사도는 구할 수 없다…”
“묵언검객이 아니다. 시스템의 규칙을 이용한다.”
“판정. 침공의 주체는 보다 많은 침공포인트를 모은 진영으로 결정된다.”
성좌들은 깨달았다.
아직 방법이 남아있다.
“에픽판타지의 모든 대륙, 모든 국가, 모든 필드, 모든 던전,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우리들의 손으로 하나라도 더 많이 죽인다.”
“묵언검객이 하나를 죽일 때, 우리는 전 세계에서 열을 죽이면 된다.”
“존재력을 더해 새로운 필드를 만들라. 그 필드를 우리 손으로 다시 부수면 그 또한 침공포인트가 될 지어니. 작은 투자가 존재의 유지를 허락하리라.”
성좌들이 새로운 꼼수에 눈을 떴다.
2.
“어머니. 대륙 각지에서 다른 게임의 몬스터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생아왕의 보고에도 느끼는 소감은 ‘이제야 올 것이 왔구나’정도.
성좌들이 어떤 짓을 할 수 있는지는 지금까지의 일로 충분히 유추가 가능했다.
“목적은 종말포인트겠군요.”
“이미 인간들의 궁전과 도시, 외부필드 및 던전이 공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대응은 가능한가요?”
“요괴들이 각지로 파견되면 대응은 가능하지만 적의 수가 압도적입니다.”
한 손으로 열 개의 구멍을 막을 수는 없다.
성좌들도 정말 작정했음이 느껴지는 총력전이다.
“하지만 예측했죠.”
“말씀대로입니다.”
쾌락 없는 책임처럼 어느새 자식이 되어버린 사생아왕이 승자의 여유로움을 보였다.
“백령신군의 육성계획이 성공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공장은 몇 레벨까지 가동했죠?”
“800레벨입니다.”
“필요할 때 쓰지 못해서는 찍어내는 이유가 없어요. 이만 출하하세요.”
“분부대로 시행하겠습니다.”
적이 총력전에 나설 것을 알았다면 가만히 기다리는 쪽이 바보다.
한 턴에 하나의 행동만 할 수 있는 반요곡도 아닌데 굳이 느긋하게 굴 이유가 없다.
그런 이유로 대요괴는 이 난리통에도 초보자의 섬을 지키러 회군하는 대신, 다른 월드레이드보스의 목을 썰러 돌아다녔다.
반면에 백령신군은 의 가동에 착수했다.
판타지 세계에 특수가스와 공장오폐수의 유해한 맛을 알려주겠다는 뜻이 아니다.
공장이란 본디 일정규모의 설비를 갖추고 대량생산을 착수하는 시설을 뜻한다.
보통은 을 찍어내지만 게임에서는 상품이 아닌 다른 것을 찍어내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 실전배치 시작하라는 소식 들었어요. 뉴비들 파견 시작할게요 언니!]100레벨 점핑권으로 시작부터 1레벨이 아닌 100레벨부터 시작할 수 있는 뉴비들.
그 허들을 껑충 뛰어 올려서 800레벨까지 만들 수 있는 경험치 공장이 백령신군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그에게는 마침 유익한 전승이 하나 존재했다.
자신을 따르는 요괴들을 소환할 수 있는 권능.
만일 이 권능으로 몬스터를 소환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경험치를 아주 많이 주는 몬스터를.
그 답이 무엇인지 백령신군이 증명해내었다.
백령신군의 공장을 거친 플레이어들은 이제 800레벨부터 게임을 시작한다.
3.
[시즌 10 시즌보스] [타락한 천사장 가브리엘]날개 달린 것들의 혐성을 보여주며 한때 에픽판타지에 천사혐오증을 유발했던 천계필드의 시즌보스 가브리엘.
흉악한 비행패턴과 아찔한 즉사패턴, 명중이 어려운 공중기동으로 인해 가브리엘은 랭커들도 정말 작정하고 한 번 토벌하면 다시는 찾지 않는 몬스터였다.
“나는 주께서 내린 전령이니, 주의 뜻이 너희와 함께 함을 알렸던 기쁨의 전령이자 이제는 주의 뜻이 너희를 떠났음을 알리는 절망의 전령이다.”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치를 떨게 만드는 등장대사에도 은 특유의 백면서생스러운 차림새로 반듯한 제관을 돋보이며 마주 인사하였다.
“정월 보름에 하늘은 맑고 바람은 선선하니, 함께 외유를 즐기기에 좋은 밤이지만 불민한 목적으로 찾아온 것을 사과하겠소. 이 백모 또한 그대의 불운을 알릴 전령이오.”
제법 운치를 즐길 줄 아는 백령신군의 선언에 가브리엘은 코웃음을 쳤다.
“얼굴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라 입도 번지르르하구나. 어디 그 실력도 얼굴과 입의 반만큼이라도 되는지 시험해주마.”
위풍당당하게 나서는 가브리엘.
그녀의 페이즈는 과연 시즌보스다운 흉악한 설계로 가득했다.
페이즈 1 – 성광의 번뜩임.
순간이동으로 배후와 측면에서 창을 내지르는 기습패턴.
페이즈 2 – 흑익의 너울짐.
검은 깃털을 비수처럼 날리며 강력한 마비를 걸고 적중자가 나타날 시, HP의 250%를 일격에 밀어버리는 흑익돌진 필살기 패턴.
페이즈 3 – 성광난굉
연속순간이동으로 혐브리엘의 악명을 떨치기 시작하는 패턴.
페이즈 4 – 절망의 전령
검은 깃털을 탄막처럼 쏘아대며 사이사이로 흑익돌진까지 섞어서 발동하는 패턴.
페이즈 5 – 타천사 가브리엘
가브리엘의 형제천사들이 쏟아내는 깃털이 비처럼 쏟아지는 30초간 성광난굉과 흑익돌진이 빗발치는 최종광폭즉사패턴.
그 대단한 필살기들의 향연을 백령신군은 두 시즌 위의 종결템을 맞추어 딜로 페이즈를 밀어버리는 대신, 그 재주에 감화하여 마주 백운선을 휘둘렀다.
[시즌보스 가브리엘이 탈진상태가 되었습니다.]“큭, 죽여라.”
“아쉽구나. 그대의 가능성을 이대로 저물게 만드는 것은. 일개 전령으로 끝내기에는 그 창과 날개에 실린 힘과 전승이 아쉽지도 않은가?”
“너희가 노리는 것은 어차피 이 가브리엘의 드랍템이 아닌가? 가식 따윈 필요 없다.”
목을 내미는 가브리엘에게 백령신군은 하얀 천을 덮어주었다.
가브리엘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인간이 어째서 자신에게 이리 잘해주는 걸까.
설마 드랍템이 목적이 아닌 플레이어가 있는 걸까?
정말로?
“대의를 위하여 억겁의 시간을 반복되는 닫힌 고리 속에서 희생해왔다. 그런 희생의 끝에 존재할 리 없을 구원을 받은 내가 어찌 나와 같은 운명의 굴레에 갇힌 그대를 증오하고 죽일 수 있겠는가.”
백령신군이 천을 두 손에 휘어 감으며 잡아끄는 손길에 가브리엘은 자신도 모르게 몸에 힘을 풀고 그대로 따라 일어섰다.
“나를 어찌하려는 것이냐…”
“약속하마. 영원보다는 짧은 고통을 줄 것이다.”
“…?”
“대의를 위해 희생해라.”
[백령신군이 당신을 의 일원으로 삼습니다.]필요하다면 인간조차 요괴로 만들 수 있는 존재!
백령신군도 혐성으로는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 그 대요괴에 필적하는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