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68)
1.
포세이돈의 도주기는 사실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포세이돈의 해저신전.
그 중에서도 라 불리는 한정된 보스룸.
그 안에서 물이 있는 곳에 순간이동 하는 능력.
그마저도 나올 장소가 다 정해져있고, 비 뿌리기 패턴이 성가시면 물을 증발시키는 스킬로 출현장소를 한 곳으로 좁혀서 딜을 몰아넣는 패턴에 불과하다.
당연히 유저들에게 포세이돈의 도주기는 패턴, “어서오렴” “다녀왔어” 패턴 등으로 불리는 엄마패턴, 국밥패턴으로 통했다.
그것이 묵언검객에 의해 던전룸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지금은 진정한 가치를 맞이했다.
전 세계 바다 끝에서 끝까지 마음만 먹으면 자유자재로 순간이동 할 수 있는 능력!
심지어 포세이돈은 24시간에 한 번씩 자신의 보구를 창조할 수 있는 보구창조의 능력마저 있다.
묵언검객에게 삥 뜯긴 해신의 보검을 되찾아 바다 위의 적대적 생명체를 감지하는 능력도 건재하다는 뜻이었다.
접근하는 족족 전부 감지하고 마음만 먹으면 달아날 수 있으니, 포세이돈보다 약하면 경험치가 되고 포세이돈보다 강하면 시간만 날려 경험치손실을 보는 겜창들이 극혐하는 메타!
“아아악 정신나갈것같애!”
“경험치를 12.5%는 올릴 수 있는 시간이 증발했어!”
“이 동선이면 5강무기를 세 번 강화할 재화를 벌고도 남을 시간을 투자한건데 포세이돈 얼굴도 구경 못했잖아!”
회식만 하면 근손실이라고 술도 안마시고, 퇴근하는 길에 근손실이 난다고 바벨을 타고 다니고, 여자가 손에 굳은살이 보이면 ‘무게 촘 지나?’부터 생각하는 헬창들보다 한술 더 뜨는 경손실충들!
-장례식에 참여하느라 레이드에 못 오신다고요? 그럼 레이드를 먼저 끝내고 장례식에 갔어야죠!
-최근에 만난 여자 직업이요? 암살자인데요. 그래서 그쪽은 어느 사냥터에서 뛰시나요? 소개팅 기념으로 남는 포션 드릴까요?
그들은 극한의 손해만 보는 포세이돈 토벌을 당장 때려치우고 자기 레벨에 맞는 사냥터로 허겁지겁 뛰쳐나갔다.
“플레이어란 정말 하찮은 종족이군. 24시간만 피해 다니면 가성비와 경손실을 울부짖으며 영혼에 상처를 입는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다가 사라지다니.”
포세이돈은 하찮은 플레이어들의 죽음에 비웃음을 금치 못했다.
어설프게 자신을 잡겠다고 쫓아오던 허접들을 경험치로 삼으면서 레벨만 대폭 늘어났다.
현재 포세이돈의 레벨은 무려 1915!
1600레벨 탑승물이었던 과거의 나약한 모습을 벗어던진 각성 포세이돈이 되었다.
신화 속 진정한 해신의 모습에 한걸음 다가선 형태!
“조금만 더 기다려라, 묵언검객… 2000레벨을 돌파한다면 감히 고대의 신격을 우스갯거리처럼 여기며 농락했던 네게 진정한 공포를 알려주마…”
당사자가 들으면 3초간 고민 끝에 경험치를 줄 몬스터를 그물채로 잡아다가 던져줄 소리를 야심차게 내뱉는 포세이돈이었다.
2.
결국 포세이돈 공략은 포기했다.
에픽판타지의 광활한 필드를 감안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잡을 수 있는 몬스터가 아니었다.
“드문 일이네요. 언니가 포기하는 적도 있다니.”
“적이라기보다는 도망치는 재주가 날랜 피식자죠.”
“괜찮겠어요? 저걸 못 잡으면 메탈드래곤도 못잡고 종말포인트에서도 밀릴 텐데. 저희 800렙 신입들이 공장에서 찍혀 나오고 있기는 해도 저쪽 몬스터들의 물량을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걸려요.”
“시간만 벌면 된다 이거죠?”
“그렇기는 한데… 머 하시려고요?”
주아영은 불안함을 느꼈다.
언니가 즐거워한다.
좋은 징조는 아니다.
대체로 대형사고가 터지기 전이 이러했다.
“저희 쪽 연락망에 대피령 좀 내려주세요.”
“…진짜 뭐하시려고요?”
해응응은 에픽판타지 지구본을 빙글빙글 돌리다가 손가락으로 대륙 하나를 콕 짚었다.
“…3대륙?”
그로부터 1시간 뒤, 주아영은 깨달았다.
오늘부로 혹한의 동토가 될 땅의 이름이었다고.
3.
3대륙에서 기승을 부리는 몬스터들은 의 성좌가 파견한 이계군단이었다.
지옥을 제 집처럼 누비는 미친 플레이어.
이에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가는 가엾은 악마들.
살기 위해 강해져야만 했던 악마들의 사투와 그렇지 못한 플레이어의 실력이 대비되어 이걸 깨라고 만든 거냐는 액션무쌍게임.
수많은 플레이어의 도전이 무산됨에 따라 그만큼 많은 인과의 힘을 얻은 이 게임은 엄청난 수의 이계군단을 전송할 권한을 얻었다.
“아? 뭐야 이거. 신규 이벤트 몹인가?”
“쩔어어어…! 이 녀석들 경험치 미쳤다고!”
“와 이번 이벤트 개혜자네.”
“공지도 안 떴는데 무슨 이벤트임?”
“몰라. 공지 뜨면 인간들 더 몰릴 텐데 이참에 우리끼리 뽕을 뽑자!”
경험치에 미친 플레이어들은 그것도 이벤트랍시고 즐기며 덤벼들었다.
에서 온 이계군단도 초반에는 그 강력함에 일방적으로 죽어나갔지만 보통 플레이어들은 모르는 둠스가이만의 특징이 그들에게는 있었다.
-악마적인 플레이어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그가 구사하는 무기에 대한 즉각적인 진화가 필수적이다.
-놈들의 강함을 이해해라. 놈들의 약점을 이해해라. 강점이 통하지 않는 공략을 만들어 공략하라.
자신만의 공격패턴과 깡공격력, 스킬셋만 믿고 싸우는 대부분의 몬스터들과 달리 맞춤형 빌드를 짜고 덤벼드는 몬스터들!
[산 위에서 내려오는 지옥의 공습군단]평범한 플레이어가 아니라도 예측하기 힘든 지형에서 부지불식간에 급강하하며 등에 발톱을 꽂아 아득히 먼 상공으로 들어올렸다.
“어어?”
“아니 높이 무슨 일이야.”
“이거 놔!”
악마가 초승달처럼 눈을 좁히며 비웃었다.
“그래, 놨다.”
“으아아아악!”
높이비례 낙하데미지를 입은 플레이어는 레벨이 무색하게도 일격에 죽음을 맞이했다.
고레벨 플레이어를 공략하는 악마군단의 지혜로운 즉사기 패턴이었다.
“위를 조심해!”
“그늘이 드리우면 놈들이 급강하하는 거야.”
“급강하를 구분하기 힘드니까 그늘이 있는 지형에는 발을 들이지 마.”
[땅 밑에서 올라오는 지옥의 지저군단]조금씩 패턴이 익숙해질 무렵, 이번에는 땅이 쑥 꺼지면서 플레이어의 발목을 낚아챘다.
“으부부부부!?”
“생매장의 맛이 어떠냐. 압사의 고통에 시달리며 죽어라, 인간!”
캐릭터의 질식데미지.
지형에 의한 압사데미지.
플레이어 본인의 패닉데미지.
수많은 데미지가 중첩되어 지하에 딸려간 플레이어는 무섭도록 HP가 훅훅 깎여 죽음을 맞이했다.
이 또한 즉사패턴으로 플레이어들의 악몽이 되었다.
“지저도 조심해!”
“땅에서 소리가 들리면 놈들이 올라오는 거야.”
“급상승을 구분하기 힘드니까 시끄러운 곳에서는 땅을 밟고 다니지 마.”
지저와 상공.
양 극단을 동시에 경계하며 나아가는 탓에 공략난이도가 훨씬 어려워진 필드.
심지어 악마들도 이런 이점을 알고 이용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지형에 그늘을 드리우거나 소리가 나는 오브젝트를 배치했다.
그늘이나 소리로 접근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악랄한 수작질!
플레이어들의 피로도는 빠르게 상승했다.
결국 그들 사이에 암암리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가성비 최악.
경험치 값도 못하는 사냥터.
절대 오지 마세요!
플레이어들이 떠나자 악마군단은 환호했다.
3대륙의 패권은 의 악마군단의 수중에 들어왔다.
종말포인트 수급을 통해 성좌님에게 공헌하는 영광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공헌도를 사용하면 더 강한 힘도 얻을 수 있겠지.
어쩌면 마음껏 희롱하거나 부려먹을 수 있는 인간노예를 하사받을지도 모른다.
꿈과 희망으로 가득차기 시작하는 3대륙!
“응? 하늘에 저건 뭐냐?”
“뭔가 내려오는데… 저거 왜 계속 커지냐?”
“하나만 내려오는 것도 아닌데…?”
하늘에서 추락하는 작은 점.
그것이 거대한 검임을 깨달을 무렵.
한층 더 커진 검은 생각보다 훨씬 더 거대한 검이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쿠구구구구
지구 멸망의 날처럼 내리꽂히는 특대형의 거검.
악마들은 대기권을 돌파하며 대륙을 향해 추락하는 거대한 검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아니 미친.”
“우리가 무슨 개고생을 해서 이 대륙을 손에 넣었는데…”
“내 공헌도… 내 인간노예…”
그것이 악마군단의 유언이었다.
[묵언검객의 심검 – 거합유성빙검이 제 3 대륙 전역을 강타했습니다.]막대한 파괴력을 지닌 질량덩어리의 검은 대륙의 산기슭을 근간부터 무너뜨렸다.
토사가 헤일처럼 솟구치며 대지에 쏟아졌다.
일어나는 먼지가 다 가라앉기도 전에 거검의 표피가 깨지며 그 내부에 응축되었던 대량의 한기가 지표면과 대기에 퍼져나갔다.
1년 365일 불속성 몬스터가 나오는 필드는 무덥기만 하고, 얼음속성 몬스터가 나오는 필드는 춥기만 한 에픽판타지.
딱히 덥지고 춥지도 않고 적당히 선선한 날씨를 자랑하던 제 3 대륙은 혹한의 동토란 무엇인지 알려주는 지옥스러운 날씨가 도래했다.
모든 생명체가 얼어붙어 조각상이 되고, 지저 깊이 달아나려던 몬스터가 땅에 갇혀 죽었으며, 창공 높이 날아오르던 몬스터가 날개가 얼어 추락했다.
[의 악마군단이 궤멸합니다.]이 모든 참극이 지구본을 돌려서 당첨된 대륙을 침공했기 때문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악마군단도 과연 이번만큼은 진화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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