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78)
1.
전투보고서 열람을 마친 해응응은 집중치료실에 드러누운 사생아왕부터 찾아갔다.
머리 위에 디버프 아이콘을 빼곡이 달아둔 것이 북한군 무공훈장마냥 제대로 난리가 났다.
“일어나 마중할 수 없는 결례를 용서하소서…”
“괜찮아요. 아플 땐 누워있어야죠.”
“어머니의 너그러운 이해에 감사드립니다…”
“질문이 있어서 왔어요.”
“소자의 미천한 지식을 총동원하여 답하겠습니다.”
주아영은 옆에서 생각했다.
효자의 효심도 너무 과하면 곁에서 보기가 부담스럽다고.
그런데 진짜 과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반응이 왜 안 돼요?”
칼 맞은 사람에게 왜 칼 맞았니.
총 맞은 사람에게 왜 총 맞았니.
돌직구로 상처를 후벼 파는 힐난에 가까운 질문.
주아영의 입이 떡 벌어졌다.
사생아왕도 과연 이런 질문은 예상치 못했는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투보고서를 보고 오셨습니까?”
“그래요.”
“그렇다면 더욱 어머니께서 하는 말씀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게는 벅찬 능력이었습니다.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가호스킬이 아니었다면 즉사를 피할 수 없었겠죠.”
지 혼자만 시간을 쪼개어 블록을 잔뜩 퍼붓고 자동정렬까지 시켜 엄청난 양의 스택을 들이붓는다.
폭발은 당연지사.
그 모든 데미지를 대응할 새도 없이 그대로 다 받아야만 한다.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용한 능력이 아닌가.
패시브스킬과 가호스킬이 조금만 부족했어도 사생아왕은 확실히 죽었다.
그가 아닌 다른 요괴라면 과연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의 엄청난 콤보였다.
애초에 저 무적의 공격콤보를 이길 방법이 있을까?
신이라도 되지 않는 한, 본인은 정지된 시간 속에서 저 혼자 초식을 수백 개를 퍼붓고 다시 본래의 시간으로 돌아와 일방적으로 얻어터지기만 하겠지.
“주와지시의 시간을 이겨내면 시간저항능력을 갖출 수 있잖아요.”
“…”
근데 이게 또 방법이 있었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사생아왕이 어이없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되면 소자가 3대 요괴왕을 했지 않겠습니까!”
“이게 다 잡술에 심취한 탓이에요. 모아봤자 애들 장난감 수준의 스킬놀이는 그만하고 시국이 진정되거든 주와지시의 시간에 도전부터 하세요.”
“…….”
“복창하세요. 도전하겠다고.”
“알겠… 습니다… 도전하겠습니다…”
독약을 삼키는 심정으로 대답하는 사생아왕.
주아영은 그가 참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마망검객에게 응석을 부릴 수 있는 유이한 존재로서 마크2에 필적하는 사생아왕을 시청자들이 은근 부러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크2는 여자아이지만 사생아왕은 남자.
묵언검객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사심을 대입시킬 수 있는 남성이 아닌가.
‘오늘 내가 본 것들을 알려주면 앞으로는 아무도 안 부러워하겠지만.’
우주징벌동 악질시청자들이 겪는 최악의 고문이 시간배속으로 백여 년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아니던가.
주와지시走蝸之時의 시간은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거나 함께 시간을 보낼 동료시청자들도 없이 홀로 대요괴의 시간을 극복해야만 한다.
그것도 무려 300년이나!
단순히 놀고 먹고 자고 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보내는 것도 아니라 세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
한 걸음에 백년 씩 세 걸음을 내딛는데 도합 삼백 년의 시간을!
애초에 넘쳐나는 시간 알아서 보내라고 풀어놓는 우주면벽동과 주와지시의 시간이 같을 수가 없다.
달팽이가 달리는 속도가 아무리 빠르다 한들, 인간에게는 그 얼마나 덧없는 시간인가.
그 잔혹한 시간의 차이를 체감시키기 위해 정신을 찍어 누르고 영혼을 죽여 없애는 탈혼절명기술.
펼쳐지면 싫어도 깨닫고 만다.
달팽이는 자신을 가리키는 것임을.
억겁의 흐름 속에 끝없이 더해지는 공포의 파문을.
이것은 도깨비왕에 대응하는 모든 격하의 존재들의 의지를 꺾기 위한 대요괴의 고문이자 영원처럼 이어지는 찰나의 지옥.
주아영은 진저리를 쳤다.
심지어 이 기술은 삼백 년을 버틴다고 끝이 아니다.
‘나야 다 극복하지는 못해서 모르지만 대쉬맨 씨의 말로는 중간에 초심이 흐트러지면 삼보의 내딛음이 잘못되거나 더뎌져서 삼백 년의 허망을 맞이할 뿐이라고도 했었지?’
최근 머리가 하얗게 새어서 주와지시의 시간에서 벗어난 대쉬맨이 삼백 년의 허망을 겪고 단단히 주화입마가 찾아와 남겼던 말이니 틀림없다.
그 시련을 반 강제로 겪어야 한다니 효자 사생아왕이 불쌍할 수밖에!
“어? 언니. 그럼 진짜 큰일 아니에요? 주와지시의 시간을 이겨내지 못하면 TNT의 그 콤보를 마주하는 사람들은 전부 마주치자마자 초살 당하잖아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수제자의 불안을 다 이해한다며 괜한 걱정이라고 웃음을 짓는 해응응.
“몇 가지 조건만 충족되면 주와지시의 시간을 돌파하지 못해도 TNT에게 초살 당하지 않아요.”
“어떤 조건인데요?”
그녀가 손가락을 하나씩 들며 대응조건을 말하려다가 멈칫했다.
“잠깐만 기다려봐요.”
언니의 진지한 표정에 주아영이 꿀꺽 침을 삼켰다.
설마 깨달음의 순간!?
무림인은 정말 상상도 못한 곳에서 때때로 무공과 특정 생각을 결합시켜 경지가 원숙해지거나 다음 경지에 발을 들이기도 한다.
언니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나 싶어 지켜보던 주아영의 귓가에 익숙한 나팔소리가 들렸다.
【대응책】
[묵언검객은 주와지시의 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네 가지 파훼식을 손꼽았다.]1. 반격 – 머리로 인지하지 못해도 몸이 위협에 스스로 움직이는 의 경지에 올라서거나 수단을 갖출 것.
2. 방어 – 수준 이하의 공격에 일절 피해를 받지 않는 외공의 극의 의 경지에 올라서거나 의 수단을 갖출 것.
3. 이탈 – 테트리스 필드가 펼쳐지는 흐름을 감지하며 즉각적으로 범위 밖으로 이탈할 수 있는 신법의 극의 의 경지에 올라서거나 및 의 수단을 갖출 것.
4. 방해 – 적의 권능발현을 강제로 중지시키거나 방해하는 섭혼술의 극의 을 대성하거나 혹은 의 수단을 갖출 것.
“어, 언니…? 제 눈에 갑자기 반요곡 알림창이 떠올랐는데요. 이거 잘못 보는 거 아니죠?”
“제대로 보고 있어요.”
“여긴 에픽판타지인데 반요곡 알림창이 왜 떠요!? 게다가 반요곡에는 이런 알림 없는데!”
“깨달음을 얻었어요.”
무슨 무림인이 알림창 작성의 깨달음을 얻는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거야.
대경실색하는 그녀의 심정이야 어쨌건 해응응은 재촉하듯이 물었다.
“어때요?”
“굉장하다?”
“넷 중에 뭘 할 수 있겠냐고요.”
“어, 음… 세 번째? 이탈?”
“점핑레빗을 허투루 하지는 않았네요.”
“헤헤.”
“칭찬 아니에요. 아영, 당신은 첫 번째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네에…”
“대답은 짧게.”
“넷.”
하지만 일이 귀찮게 됐다.
저런 능력에 순간이동 능력까지 겸비해서는 먼저 급습하지 않는 이상에야 잡을 방법이 없다.
일방적으로 이쪽을 피하며 도망 다니며 피해를 끼치기만 해도 묵언검객 진영의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함정을 팔까.
그나마 이것이 가능성이 있는 대응책인데.
그런 해응응의 생각을 무너뜨리는 소식이 연달아 들어왔다.
“언니… 현실에서도 큰일이 났어요. 진짜 큰일이요.”
“TNT가 현실로 나갔나요?”
“에픽판타지에서 출현했던 눈알괴물이 중국 공안의 통제를 벗어나 중국대륙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대요.”
까다롭기로는 투톱으로 손꼽힐 사도가 현실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걸 굳이 막아야 할까?
“중국이잖아요.”
“우리나라로 접근하고 있대요.”
“중국에서 막아야겠네요.”
로그아웃을 해야 할까?
하지만 그녀가 현실로 빠져나가 눈알괴물을 막는 사이에 TNT가 이번에야말로 도원향을 쑥대밭으로 만든다면 이쪽의 성장세가 뚝 끊긴다.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TNT에 맞설 수 있는 존재는 하나뿐이다.
3대 요괴왕.
그가 TNT와의 2차전을 벌여야 한다.
‘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3대 요괴왕. 백령신군. 사생아왕.
반요곡의 패권주자 사이에서도 3대 요괴왕의 강함은 독보적이다.
애초에 대요괴 시절에도 다른 패권주자들보다 우위를 점하던 그였으니 정명한 인과에 따라 필연적으로 찾아올 경지를 누렸을 때는 더욱 강해질 수밖에.
물론 조화경에 진입한 자신보다는 약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못 미더운데요.’
그래도 주와지시의 시간의 창시자이니만큼 3대 요괴왕은 기본적으로 시간정지저항력을 지니고 있다.
3대 요괴왕을 보내면 분명 TNT를 막을 수 있다.
잘하면 죽이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예감이 좋지 않았다.
돌아가는 정황으로 추정해보면 사도들에게 성좌들이 권능을 몰아주기 시작했다.
만일 TNT에게 사생아왕이 알아낸 것보다 더 많은 권능이 있다면.
그 중에 3대 요괴왕을 죽일 수 있는 능력과 콤보가 존재한다면.
‘3대 요괴왕이 패하여 영혼을 빼앗기면 그때는 인류멸망이 확정되고 말아요.’
자신보다 약한 존재임에도 3대 요괴왕이 그토록 인류에게 있어 중요한 존재인 이유가 있다.
‘제가 거둔 영혼이 얻은 권한은 제게도 이어지죠.’
3대 요괴왕이 죽인 시즌보스들과 다음 시즌보스에게의 도전권한은 자신에게도 이어진다.
그러나 3대 요괴왕의 영혼에 손상을 입거나 영혼 그 자체가 파괴된다면?
시즌15 메탈드래곤 공략은 일시중지 내지 원천봉쇄를 당하고 만다.
‘반대로 TNT와 같이 행동에 나선 눈알괴물 또한 범상치 않은 권능 콤보를 지니고 있겠죠.’
자칫 잘못하면 현실에서 사도를 척결하던 위지천과 조일성, 강태백이 하루아침에 모두 죽거나 불구의 몸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침공은 지금까지와 달리 반드시 어느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는 상황.
‘눈알괴물과 TNT. 둘 중 하나를 제 손으로 해치워야 한다면…’
플랜B 대안이 세워지는 쪽보다는 대안이 없는 쪽을 먼저 상대하는 수밖에.
우선순위가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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