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86)
1.
도원향의 심부.
고유영역의 기능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키는 매개체.
로 가는 길.
TNT는 왈칵 피를 토했다.
“크으으. 정말 괴물 같은 강함이었어.”
성좌들의 능력을 그렇게나 잔뜩 받았건만 이기고도 만신창이인가.
적이지만 경외 이외의 감정은 떠오르지도 않았다.
백령신군을 끝장낸 직후 치러진 월드보스3연전.
사실상 시즌보스 3연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강자들이었다.
치이익.
손끝을 타고 오르는 저리는 감각.
보기 흉하게 피부에 파고든 이형의 조직.
그 흔적을 보자 TNT는 강한 후회의 감정을 느꼈다.
3대 요괴왕에게 당했다면 오히려 그럴만했다고 스스로 납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상은 그에게 당한 것이 아니다.
이미 한 번 패퇴시킨 자.
다음에 마주한다면 가호의 효과조차 찍어누르고 죽일 작정이었던 패장 .
최약의 왕에게 당한 저주였으니까.
2.
백령신군이 무너졌다.
누라리혼의 전승 백귀야행.
무한히 부활하는 백인의 요괴군단의 힘에 힘입어 천하의 대요괴와도 자웅을 겨루게 하여줄 대군전승이 도리어 그의 자멸을 재촉하였다.
에픽판타지의 권능.
경험치를 손쉽게 얻어 묵언검객 산하 플레이어들 및 요괴들의 전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즌보스의 사역이 가브리엘의 배신으로 망가졌다.
가브리엘이 적의를 품은 시점에서 백귀야행에는 매번 부활하는 적이 하나 추가된 꼴이니 백령신군의 패배는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법에 의지한 자의 말로인가.”
그렇지만 자신은 사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반요곡의 요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멸망해가는 세계와 함께 스러질 생각은 없다.
-도원향을 꿈꾸는 자여, 나를 따라라.
-인계의 비옥한 옥토를 요괴들의 것으로 삼겠다.
인계정복을 천명하며 출병식을 벌인 대요괴.
그는 요계의 수많은 강자들과 보물과 함께 떠났다.
-..정녕. 소자를 거절하시는 것입니까? 어머님을 위해 제가 드리는 것은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없단 말입니까?!
-…보내드려라.
-전부 내 어리석음이 자아낸 결과인 것을, 어찌 어머니를 탓할 수 있으랴
요괴왕비와 요괴대장군.
대요괴가 취하지 않고 버린 보물과 요괴를 모아 왕 행세를 하던 두 권력자를 패퇴시킨 인계 최강의 검객 묵언검객.
그녀가 떠날 때에도 그는 그들을 뒤따르지 못했다.
약했으니까.
몸도 마음도.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부족했으니까.
-포기하지 않겠다.
목표가 생겼다.
대요괴가 떠날 때와 달리, 이번에는 그저 절망하며 무너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자신을 버린다고 그대로 힘없이 내팽개쳐지지 않았다.
-모두가 버린 이 사막의 적토와도 같은 대지에서 마지막 자원을 쥐어짜 모으리라.
모두가 무가치하다고 버린 전승을 수집하여 조금이라도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수하에게 하사했다.
볼품없는 인재들도 언젠가 대요괴의 영토를 침범할 날에 기용하기 위해 단련시켰다.
가장 나약한 자는 그렇게 가장 나약한 왕이 되었다.
“왕. 괜찮다?”
“패배는 익숙하다. 나를 부축해다오, 웬디고.”
눈 내리는 설원을 배회하는 짐승요괴 웬디고.
그의 역한 노린내에도 사생아왕은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았다.
가장 힘든 시절에도 자신의 곁을 지켜준 충실한 수족이자 사생아왕 군세의 대장군 웬디고에게 그런 무례를 보일 수는 없었다.
“왕. 여기는 안 된다.”
“알고 있다. 이곳에 모은 것들은 함부로 익혀서는 안 될 금서임을.”
[금서비고] [관계자 외 출입금지]도원향의 지하.
사생아왕이 손수 금서로 지정한 스킬북들을 모은 금서비고.
그 불길하고 사악한 힘이 서고의 문조차 변형시킨 저주받은 스킬북들이 뿜어내는 힘에 웬디고조차 발을 뒤로 물렸다.
사생아왕은 그의 부축을 뿌리쳤다.
웬디고가 물러설 때 그는 도리어 불길함을 이겨내며 자신의 손으로 비고의 문고리를 잡았다.
쿠구궁.
멀리 위에서 멀어지는 진동과 요괴들이 쓸려나가는 소리.
블록이 도원향의 건물을 부수고 어머니의 흔적을 지우는 굉음이 말하고 있다.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어머니께서는 내게 도원향의 수비를 맡기셨다. 그것이 가장 나약한 왕을 안전한 곳에 남겨두기 위한 조치임은 모르지 않는다.”
“묵언검객 옳다. 왕 물러서다.”
웬디고의 힘겨운 언어에도 사생아왕은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의 깊이만을 느꼈다.
그렇기에 더욱 미안해졌다.
그는 웬디고의 걱정을 달랠 수 없으니까.
“그럴 수는 없다. 설령 어머니께서 기대하지 않더라도 도원향의 사수는 나의 몫. 기대를 저버린 불효자가 효를 다하는 방법은 기대를 되찾는 것뿐이니.”
활짝 열어 제친 서고의 스킬북들이 뿜어내는 사악한 기운을 아랑곳 않고 사생아왕은 비고의 제어장치에 손을 올렸다.
[금서비고의 모든 스킬북을 습득하시겠습니까?] [해당 스킬북들은 저주받은 스킬북입니다.] [스킬습득의 대가로 당신은 저주받을 수 있습니다.]요괴들의 전승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대가 없는 힘은 없다.
성좌들의 권능을 하사받은 저 사도들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대가를 감수하며 이 무대에 올라섰다.
뒤처지지 않겠다면 자신도 그래야만 한다.
[스킬 을 습득합니다.] [모든 공격이 적의 기력을 55% 삭감합니다.] [저주 을 습득합니다.] [적의 기력이 삭감된 만큼 자신의 기력이 동시에 삭감됩니다.] [스킬 를 습득합니다.] [마법공격력이 35% 상승합니다.] [저주 을 습득합니다.] [마법공격 시 11% 확률로 3초간 상태이상 에 걸립니다.] [스킬 을 습득합니다.] [모든 독 데미지의 스택이 9배 빠르게 누적됩니다.] [모든 독의 등급이 2랭크 상승합니다.] [저주 를 습득합니다.] [당신은 항상 피부가 독에 녹아내리는 고통을 받습니다.]하나같이 강대한 힘의 대가로 강력한 반동을 동반하는 스킬들.
심지어 어떤 스킬은 그저 습득하는 것만으로 그에게 고통을 선사하였다.
에픽판타지 상위 랭커들이라면 동화율을 강제로 내릴 수밖에 없는 저주효과에 눈물을 머금고 를 구매해서 지워버릴 스킬들.
정상적으로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힘.
심지어는 반동으로 적보다 자신이 먼저 무너질 수도 있는 위험한 대가도 수두룩하다.
무섭도록 빠르게 쌓이는 저주의 힘.
강하게 내딛은 걸음이 꾸드득 뼈가 갈리는 소리를 내며 지면을 파고들었다.
땅이 갈라지고 무릎을 짚은 손에서 피가 맺힐 정도의 괴로움이 동반된다.
그렇지만 내딛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저 너머, 성좌의 사도가 침략하는 도원향의 지상을 향해서.
“시간, 벌겠다.”
“부탁하마…”
웬디고가 나가고 잠시나마 끊겼던 폭음이 더욱 크게 이어졌다.
천장에서 돌 부스러기가 쏟아지며 먼지가 자욱하게 앞을 가렸다.
핑 도는 감각 속에서 사생아왕은 웬디고의 죽음에 슬픔 대신 분노만을 느꼈다.
그가 약했기 때문이다.
그가 약해서 이런 고통과 희생이 필요했다.
자신의 대장군이 제 발로 죽으러 가는 길을 그저 바라보아야만 했다.
그러니 더욱 멈출 수는 없다.
꺾일 수도 없다.
끝내 지상으로 올라온 사생아왕.
그의 모습을 발견한 TNT는 박장대소를 했다.
“제 발로 나타나다니, 경험치를 헌납하려고 온 건가? 오히려 좋아. 가호의 쿨타임조차 다 차지 않은 몸으로는 순삭이지. 이번에야말로 죽여주마!!”
무서운 속도로 날아드는 블록들.
그 너머로 TNT의 쿨타임이 돌았다.
.
일방적으로 적에게 폭딜을 넣고 방어도 회피도 불가능하게 만드는 사기적인 권능이.
그래도 상관없다.
사생아왕의 수준으로는 일반블록공격조차 힘겹게 저지하다가 나만의 시간의 쿨타임이 도는 것을 허락할 테니까.
“끝이다!!!”
━키이잉.
강렬한 파열음과 함께 멎는 시간.
자동분류 되는 블록이 쌓이는 정지된 시간 너머에서 사생아왕의 손이 검을 뽑았다.
“말도 안 돼! 이 시간은 나만의 시간. 어느 누구도 움직일 수 없어야 할 텐데!?”
그 백령신군조차 이 시간 속에서는 움직이지 못했다.
백귀야행의 수하들의 육체로 앞을 막았을 뿐이다.
그럼 저것은 대체 무엇인가.
어째서 사생아왕은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믿을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일어나버렸다.
블록이 쌓일 때마다 그 무게에 무거운 숨결을 토해내고, 걸음마다 피가 땀처럼 쏟아지면서도 사생아왕의 검이 느릿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휘둘러져왔다.
수도 없이 중첩된 메시지가 겹겹이 쌓이며 시야를 빼곡하게 가린다.
사생아왕의 형체를 뒤덮은 알림창의 향연에 성좌의 권능으로 강화된 그의 두뇌가 깨달았다.
이것은 저주였다.
저주의 힘이었다.
너무 많은 저주가 한 자리에 중첩되며 그 밀도가 을 웃도는 업을 만들어내었다.
저주가 쌓이고 쌓여 시간의 섭리를 뒤트는 성좌의 권능의 침입조차 불허한다.
너무나도 나약해졌기에 역으로 저지할 수 없다.
그 정도의 저주다.
보통이라면 쓰러진다.
아니, 보통이 아니라도 쓰러진다.
그런데도 움직일 수 있는 이유.
사생아왕에게 나약함과 고통이란 낯설고 생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 돼!!!”
저런 살인적인 저주가 자신의 몸을 직격했다간 그 순간이 마지막이다.
성좌능력의 반동조차 아슬아슬하게 견디고 있는 지금의 신체가 단숨에 무너진다.
TNT는 공포를 느꼈다.
자신이 패배할 가능성을 보고야 말았다.
이 순간, 사생아왕은 분명히 그를 압도하였다.
기백에서.
투지에서.
대가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력에서.
한 사람의 남자로서.
하나의 생명체로서.
TNT는 쏟아 부었다.
자신이 지닌 모든 권능을.
챙강.
사생아왕의 검이 부러졌다.
그의 몸이 지면으로 기울어졌다.
그러나 손의 움직임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당신은 저주에 베였습니다.]검이 아닌 저주로 비처럼 쏟아 붓는 블록들을 돌파하여 팔을 베였다.
[월드레이드보스 이 토벌 당했습니다.]사생아왕은 죽었다.
그러나 그가 날린 저주의 살煞은 피부에 침투했다.
“훌륭한 사투였다.”
“크윽… 하필이면 이 타이밍인가.”
저주의 피해를 수습하지도 못한 TNT.
그에게 사생아왕의 투지에 못지않은 거대한 존재감을 지닌 요괴가 존재력을 투사하였다.
“사생아왕. 그의 일격은 헛되지 않았음을 이 요괴왕이 증명해주지. 이번 전투, 사생아왕의 저주를 해주할 기회는 결코 허락하지 않겠다.”
[월드레이드보스 이 등장합니다.]묵언검객 진영 소속 최강의 요괴.
3대 요괴왕.
성좌 와 의 가장 날카로운 칼.
사도와 사도.
그 2차전의 시작과 함께 기억이 종료되었다.
[전투보고서가 종료됩니다.]다음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