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87)
1.
3대 요괴왕.
그와의 첫 대결은 TNT에게 커다란 충격을 입혔다.
“성좌능력은 무적이 아니었던 건가?”
“TNT에 대한 지원을 검토해야 할지도…”
“어쩌면 성좌에게 다른 재능 있는 자들을 사도로 선출하도록 간청할 기회일지도 몰라.”
강제로그아웃 이후 그를 기다리는 것은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들이었다.
정부의 강력한 보호 탓에 사도사냥꾼들도 그의 목숨을 곧바로 위협해오지는 못했지만 도리어 정부 내에서 도는 불순한 목소리들이 그를 위협했다.
정부가 다른 사도를 구할지도 모른다.
인도인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분산될 수 있다.
지금 그가 누리는 모든 혜택이 다른 인도인 사도의 등장 하나로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음을 깨달은 TNT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끄아악!”
“사, 살려.. 으아악!”
“왜 이러십니까.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블록에 치여 바닥을 구르는 이들 사이로 안경이 깨진 정부 공무원 한 명이 억울함을 표출했다.
“너희의 속셈을 모를 줄 알았나? 성좌의 사도는 오직 나뿐이다. 누구도 내 위치를 위협할 수는 없다. 그런 시도가 보인다면 관련자들을 전부 죽이겠다.”
TNT는 정의 따위는 이미 저버린지 오래였다.
세상이 그를 저버리려고 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가 먼저 세상을 등져야만 했다.
“너희가 내게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다!”
그것은 뿌리깊은 인도인의 카스트제도에서 비롯된 민족적 발악이기도 했다.
인도인은 언제나 타인의 계급을 궁금해 한다.
계급이 같다면 연대하여 서로 힘을 키우고 교류를 나누지만 계급이 낮다면 모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신분이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천륜.
하늘이 정한 계급.
제도적 법칙에 맞서 학식을 쌓아 요직에 취업하고 요식적인 권력을 행사한들, 직업종사자의 직장 그 자체를 날려버릴 수 있는 브라만들은 하층민들의 저항과 도전을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TNT는 인도 카스트제도의 정점에 선 것이나 다름없었다.
종말이 확정된 미래.
성좌가 지구에 군림하는 날.
그는 성좌의 총애를 받는 최강의 권력자가 된다.
아무리 많은 자산을 지녔어도, 아무리 많은 사병을 지녔어도, 신이나 다름없는 성좌의 사도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 자리는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어.’
3대 요괴왕과 같은 강함이 필요했다.
누구에게도 사도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강함이.
누구도 이 자리를 넘보지 못할 악독한 마음이.
시위를 일으키던 시위꾼들을 제물로 바친 뒤로 그의 과격한 행보는 점차 내리막길을 따라 구르는 양심처럼 거칠 것이 없어졌다.
“그래… 좀 더 빨리 이랬어야만 했어. 그랬다면 오늘 이런 부상을 입을 일도, 일전에 네게 쓰라린 패배를 겪었던 일도 없었겠지.”
백령신군에 사생아왕까지.
반요곡 3대장 중 둘을 꺾었음에도 앞선 둘을 합친 것보다 더한 압박감이 느껴지는 자.
격이 다른 강자.
3대 요괴왕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물었다.
“복습은 끝났나, 애송이?”
“잘난 듯이 지껄이지 마라. 나는 더 이상 네 아래가 아니야!”
TNT의 눈이 요괴왕을 조준했다.
열렸다.
테트리스필드.
물리법칙을 테트리스계의 법칙으로 덮어쓰는 그의 강대한 공격의 시작이.
“백령신군은 권속의 목숨으로 막아섰지. 사생아왕은 저주를 중첩시켜 영역을 밀어냈고. 3대 요괴왕, 너는 어떻게 응수할 테냐!”
사기적인 콤보가 다시금 세계의 시간을 동결시키며 그에게만 허락되는 이기적이고도 일방적인 공격기회를 만들어내었다.
백령신군은 움직이지도 못했다.
동체시력이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에 권속들을 소환하여 막아섰을 뿐이다.
사생아왕은 움직이기에 급급했다.
아찔할 정도의 일격을 날렸지만 결코 결정타로는 이어질 수 없었다.
3대 요괴왕은 달랐다.
그에게 세상만물이란 달팽이의 시간과 다름없으니.
설령 동격의 상대라도 만물을 하찮게 내려다보는 오만한 왕의 시선 앞에서는 누구도 혼자만의 시간 속에 독존할 수 없다.
묵언검객의 예상대로 시간능력의 제한을 가볍게 돌파해버리는 3대 요괴왕.
그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날아들던 블록이 그에게 가까워질수록 점차 느려지며 끝내는 블록이 면에 착지하는 도중에 정지하였다.
아니, 그것은 정지에 한없이 가까운 저속이었다.
백년에 한 걸음.
그만큼의 무게가 블록 개개마다 요구되었다.
그리고 블록에는 그에 합당한 업이 없었다.
파스스스!
쏟아 붓는 블록이 가루가 되어 흩어진다.
도깨비왕이 내딛었던 한 걸음조차도 내딛을 수 없는 자에게는 과정이 있어도 결과는 존재할 수 없는, 아무리 많은 공격도 닿지 않는 영겁지옥!
“그저 양으로는 넘어설 수 없다는 건가. 자격이 없는 녀석은 꿈조차 꿀 수 없단 말인가!”
“간단한 이치다. 벌레의 미몽 따위, 한낱 꿈에서 깨어나면 짓밟혀 끝날 뿐이라는.”
“인정할 수 없다.”
세상이 자신을 부정한다면 자신이 세상을 부정하겠다.
그럴 각오도 없이 시작한 사도의 삶이 아니다.
애당초 영혼의 소멸조차 각오한 삶이다.
이제 와서 격이 부족하니까 닿지 않는다?
힘이 통하지 않아 죄송합니다 봐주세요?
그런 나약한 말 따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용서를 갈구하지 않는다.
의지를 꺾이고 접히지 않는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최약의 왕.
가장 나약한 왕인 사생아왕조차도 보여주었다.
각오는 부족한 업을 좁힐 수 있다고.
영혼을 잃을 각오를 했다면 그만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도 당연하다.
팔에서 일어나는 저주의 고통를 3대 요괴왕은 이용할 작정으로 몰아붙였지만, 역으로 그 고통은 TNT에게도 정신적인 각성을 일으켰다.
[더 이상 고통이 경감되지 않습니다.] [95%] [기의 흐름이 정신적 고통을 선사합니다.] [99%] [동화율이 최대치를 돌파합니다.] [MAXIMUM BREAKOUT!] [이제, 당신의 뜻을 저지하는 제약은 없습니다. 온전한 진체로서 모든 성패를 온전히 이룹니다.]질 수 없다.
지고 싶지 않다.
눈앞의 생명체를 넘어서고 싶다!
가장 순수한 단위의 집념.
투지.
바닥을 짚을 수 없는 깊은 투지가 TNT의 심지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나왔다.
그것은 의지의 힘이었다.
15각형의 악마가 자신의 사도를 처음 보았을 때 감지했던 잠재력이었다.
TNT라는 인간이 발휘할 수 있을 잠재적인 역량이 이 순간에야 비로소 개화하였다.
격이 부족한 공격은 주와지시의 시간을 돌파하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질 뿐이다?
그렇다면 보여줄 뿐이다.
정체된 블록이 쌓이고 또 쌓여서 서로를 밀어내는 블록의 무게를.
쌓이고 쌓인 역사의 흐름이 신분제를 타파하고 문명을 흘러가게 만든 것처럼 정체된 블록도 주와지시의 시간 그 너머를 향해 몰아붙인다.
두 번 깨야 소멸하고, 형태가 무작위로 변동하며, 스스로도 인지할 수 없는 투명블록.
다양한 옵션이 추가될수록 하나의 블록을 격파할 때 얻을 수 있는 업의 크기가 늘어났다.
정면도전이다.
주와지시의 시간이 요구하는 돌파최소량.
격을 얻지 못하면 결코 도달할 수 없으리라 믿었던 막대한 업의 크기.
그것에 순수한 물량으로 도전한다.
[10000라인 제거]만개의 라인이 제거되며 일어나는 어긋남이 영육을 짓누르며 일어나는 고통조차도 투지로 찍어 눌렀다.
[20000라인 제거] [30000라인 제거]시시각각 가까워지는 죽음을 돌아보지 않기에 그만큼 그의 능력에 실리는 업은 무거워졌다.
그것은 일찍이 요괴왕이 직접 이야기했던 1차전에서의 충고와 같았다.
-다음에 덤빌 때에는 영혼을 소멸시킬 각오로 덤비는 것이 좋을 것이다.
2차전의 TNT는 그 각오를 증명했다.
자신이 지닌 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힘을 다 펼치지 못할 것을 두려워했다.
“훌륭하다. 지금의 너는 죽음을 각오했던 백령신군 그 이상이다.”
3대 요괴왕이 찾아헤맸던 강대한 적이, 그의 영혼을 들끓게 만드는 강자의 기색이 드리웠다.
이것이다.
자신은 이런 싸움을 갈망해왔다.
“집념은 인정하마. 허나 넘어설 수 있겠느냐? 고작 15만 줄의 블록으로 이 주와지시의 시간을!!”
“할 수 있다.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이다!!”
15방면의 영역에서 동시에 전개되는 블록들.
100%에 달한 동화율이 더욱 상승한다.
[현재동화율 115%] [현재동화율 130%] [현재동화율 170%]스피드마스터가 선보였던 신속.
시작 이전에 결과가 정해진 인과역전의 움직임.
이치를 넘어선 속도가 TNT의 두뇌 속에서 매 초마다 일어났다.
다음블록도, 그 다음블록도.
성좌능력이 알려주기도 전에 모든 형태를 감지하고 라인을 이룬다.
마치 복수의 전장에서 대군을 진격시키는 것처럼 3대 요괴왕의 요력을 강하게 치고 올라왔다.
“!!”
3대 요괴왕은 느꼈다.
엄청난 기세로 메워지는 주와지시의 시간을.
따라잡히고 있는 업의 총량을.
돌파다.
이 적은 실시간으로 강해지고 있다.
자신의 영역을.
자신의 각오를 세계 전체에 새긴다.
한 세계의 지배자가 될 자격을 부르짖고 있다.
마치 묵언검객이 그랬던 것처럼.
‘몇이나 자신의 한계를 뚫고 대요괴였던 시절의 이 몸과 대등한 눈높이에 올라섰던가.’
누르고 또 눌러도.
밟고 또 짓밟아도.
끝도 없이 기어 나오는 벌레 떼처럼 엄습해오는 존재에는 가히 공포심마저도 느꼈다.
그때와 같다.
지금의 TNT는 그만큼의 위협을 선사하는 적이다.
3대 요괴왕의 요력이 그물처럼 펼쳐지며 테트리스 필드 전체를 휘어 감았다.
업의 총량으로 넘어서겠다고?
15만 개의 블록으로 다 좁힐 수 없는 간극을 블록의 가치를 높여서 따라잡겠다고?
파지직!
“크윽…!”
TNT의 팔에서 점차 어깨를 향해 뻗어오르는 저주.
사생아왕이 남긴 일격의 저주가 발산하는 고통이 정신력의 한게를 뛰어넘어 피해를 주었다.
그 고통에 집중이 풀린 일순간의 호기.
3대 요괴왕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더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겠다.
업을 쌓을 길 자체를 부숴버리겠다!
테트리스 필드를 모조리 휩쓸어 날려버릴 작정으로 일으킨 막대한 요력!
그런 속셈을 읽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잠복해있던 성좌의 권능이 3대 요괴왕의 요력에 파고들었다.
“!!”
죽는다.
금기.
해서는 안 될 행위.
조건을 충족시키기 전에는 어떠한 위해조차 가할 수 없는 잠복형 마나.
그것이 세계의 법칙이 되어 자신의 영혼을 절명시키려 질주함을 깨닫기 무섭게 3대 요괴왕의 몸이 수십 조각으로 나뉘었다.
조화경에 올랐던 묵언검객의 전심전력.
무수한 혼백들의 원한을 등에 업은 만백공묘의 힘이 다할 때까지 그를 버티도록 만들었던 분열의 힘.
쌓아온 업의 다양함이 이번에도 3대 요괴왕의 본체의 목숨을 살렸다.
하지만 이 손실은 적지 않다.
팽팽했던 접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에 충분했다.
쾅!!
자신의 심장을 비집고 파고 들어오는 블록에 3대 요괴왕은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업의 총량이 주와지시의 시간을 넘어서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저질렀지?”
“능력의 사용법은 한 가지로만 귀결되지 않지. 당신의 다양한 전승을 보고 요령을 깨달았다. 인벤토리는 자동정렬 외에도 보관의 속성이 있음을.”
인벤토리의 자동정렬 기능을 에 지정하여 모든 블록을 일시에 정돈하여 쌓는 기술.
이를 나만의 시간으로부터 떼어놓고, 테트리스필드가 아닌 별도의 공간에 생성한다.
블록생성지점과 자신의 손바닥 아래.
붐버걸 2050의 폭탄능력을 블록에 심는 활용법을 뒤틀어 블록생성지점과 인벤토리를 이어 붙인다.
3대 요괴왕이 인지할 수 없는 속도로 순간순간 블록을 가속하여 인벤토리에 저장하고, 저장된 블록을 빈틈이 드러난 이 순간에 일제히 투하한다.
발상보다 놀라운 것은 3대 요괴왕이 조금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완벽함이다.
‘자동정렬’을 설마 수동으로, 자신의 두뇌로 해내고 있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치 완벽했던 플레이.
TNT의 초정밀 고유역량에 당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과연. 더는 애송이가 아니군. 이 3대 요괴왕을 무찔렀다 자부해도 좋을 정신력이다…”
기발한 창의력.
내색하지 않는 대담함.
뇌가 타들어가는 고통을 견딜 정신력.
모든 것을 갖추었음을 증명해낸 일격이었다.
3대 요괴왕이 두려움을 품고 대결을 회피하고자 파격수를 던진 그 순간에도 착실하게 반격의 기회를 노린 TNT는 역전승을 따내었다.
위업.
있을 수 없는 일을 해낸 성취.
.
격의 달성이라고 해도 좋았다.
[월드레이드보스 을 토벌 했습니다.]TNT는 강해졌다.
이 대결이 시작하기 이전과는 격이 다른 수준으로 성장했다.
업의 총량만이 아니다.
깊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세상은 그런 존재를 이렇게 불렀다.
“인간을 초월한 현인신들의 대결이 되겠구나.”
지켜보지 못할 것이 아쉬울 정도로.
3대 요괴왕의 웃음과 함께 그의 형체가 라인을 이룬 블록과 함께 사라졌다.
[전투보고서가 종료됩니다.]다음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