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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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 7 심상치 않은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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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라붙은 핏자국.
스산한 바람.
비좁은 오솔길.
한없이 불길한 대지에 해응응이 발을 들인 직후.
터벅
터벅
비틀거리는 걸음을 내딛는 봉두난발한 괴인이 등장했다.
[혈귀] [해당 반요에 대한 정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튜토리얼에서 흔히 나오는 잡몹.
가장 비천한 존재.
간격을 잴 필요조차도 없다.
해응응이 뽑아든 검에 반응조차 못한 혈귀가 일검에 목이 날아갔다.
[크리티컬 히트!] [신체절단] [목을 절단했습니다.]오솔길 양옆으로 무성한 덤불.
부스럭소리와 함께 혈귀 두 마리가 나타났다.
한쪽은 팔이 성치 못하고
한쪽은 다리가 성치 못한
패잔병 같은 모양새의 혈귀 둘.
정석적인 공략법은 적을 유인해서 다리가 성치 못한 혈귀를 뒤처지게 만들고 각개격파를 하는 것.
타다닥
해응응은 반대로 검을 쥐고 정면에서 먼저 돌격했다.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급격히 틀어지는 몸과 함께 번개처럼 베어낸 두 구의 혈귀.
갈짓자로 휘두른 검을 마지막으로 한 번 허공에 내질러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는 마무리 동작까지.
모든 일이 한순간에 벌어졌다.
혈귀들의 목이 지면에 떨어졌음을 육안으로 확인하기도 전에 길을 재촉하는 해응응.
[크리티컬 히트!(x2)] [신체절단(x2)] [목을 절단했습니다.(x2)]한발 늦게 목이 떨어진 시체와 사살판정이 이어진다.
해응응의 차가운 눈에 조금이지만 열기가 돌아왔다.
‘현실세계에서 이 감각을 다시 느끼리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
이 복수가 진정으로 정당한지.
몇 번이고 스스로 되물어야 했던.
비참하고도 잔혹했던 무림에서의 싸움과 달리.
이것들은 모두 게임 속 데이터.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갈고닦은 기술로 베어죽일 수 있는 살인허가가 나온 대상에 불과하다.
‘머리가 어지럽지 않은 싸움. 은원의 굴레로부터 벗어난 싸움이란…. 역시나 즐거워요.’
사람의 살을 찌르고
뼈를 가르는
소위 말하기를 칼맛.
그 생생한 감각 앞에서 일반인들은 손을 덜덜 떨며 죄책감을 느낀다.
생명을 해쳤다는 생각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더 이상의 게임진행을 포기하는 경우마저도 있다.
그 반동은 동화율의 하락.
[초기 동화율 10%] [전투 동화율 33%] [현재 동화율 25%]해응응은 다르다.
무림공적
황실수배
중원무림 전체가 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극한의 상황.
세외무림의 도망자가 되어 3갑자의 내공과 화경의 경지를 이루고 돌아온 복수귀.
그녀의 마음이 동정을 품더라도.
그 검에 망설임은 없다.
남들은 동화율이 떨어질 경험조차.
그녀는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순간.
오히려 전투 시의 동화율은 통상동화율보다 높다.
스걱 쿵
서걱 쿵
마주치면 한칼. 길어도 무기를 쳐내고 목을 베기까지 두 칼 내로 쓰러지는 혈귀들.
대여섯 마리가 동시에 나타나거나 땅을 뒤엎고 불쑥 튀어나와도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나오는 족족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죽어나가고 기습과 동시에 머리가 꿰뚫리는 상황.
몰량공세든
기습공세든
그녀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일반인이라면 확실히 어려울 게임이었겠네요.’
오솔길 너머에서 나타난 폐허가 된 시골마을.
다 무너져가는 초가집 대청마루 안쪽에 떡하니 놓인 보물상자와 그 바로 위에서 들리는 숨소리.
상자를 열면 위에서 혈귀 한 마리가 뚝 떨어지는 구조.
게임사에서 작정하고 만든 덫.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는 초견살인의 함정이다.
‘흔적과 냄새, 그리고 소리. 오감을 개방하고 있다면 모를 수가 없죠.’
끔찍한 비명이나 역겨운 악취.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광경.
일반인은 견디기 힘든 요소들을 마주하면 으레 감각을 흐리멍덩하게 뭉뚱그리고는 한다.
당장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게임진행에는 차질을 빚는다.
그러나 해응응이 지난 20년간 살아왔던 곳이 어디던가.
사람은 넘쳐나고
물은 귀하며
대부분 위생을 신경 쓰지 않는
길바닥 거지들이 버젓이 개방도라는 직업까지 지닌 무림계다.
‘고작 이 정도로는 제 오감을 속일 수 없어요.’
벽을 짚고 기어 올라간 핏자국.
코를 찌르는 악취.
다가오는 먹이를 기대하는 숨소리.
무엇 하나 감추지 않은
하찮고도 허접한 은신.
푸확!
힘껏 내던진 녹슨 검이 혈귀의 머리를 관통했다.
보물상자 위에 쿵 떨어진 시체.
충돌에 덜컥 열린 상자.
그 안에서 가시가 튀어나왔다.
상자와 시체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해응응은 시골마을의 혈귀들을 모조리 찾아내며 죽여나갔다.
‘좀 더. 아직 저는 만족하지 못했어요. 이런 시시한 것들이 아닌 저를 만족시켜줄 상대는 없나요?’
[크리티컬 히트!]강자와의 사투.
실력을 겨루는 생사전.
그녀의 갈망에 답하는 건 오직 시스템의 알림문구 뿐.
일반에게는 희열을 선사해주는
크리티컬 히트도
사살판정도
모두 몰입을 방해하는 걸림돌에 지나지 않았다.
[게임설정] [▶필수선택지를 제외한 모든 알림기능을 비활성화합니다.]십의 자리는 진즉에 넘어선
일백 마리
그 이상의 킬로그.
번번이 사살판정을 듣고 있어서야 귀가 먼저 지친다.
연이은 살육으로 게임에 적응하고
알림을 꺼서 귀를 연 지금
해응응의 걸음은 한결 경쾌해졌다.
‘플레이어의 재능이라는 건 의외로 무림인의 재능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몸에 실린 과도한 긴장을 풀되 눈과 귀중 하나는 반드시 열어두고, 오감을 교대로 휴식시킨다.
눈을 많이 써서 피로하면 귀를 열고, 소리가 익숙해질 즈음에는 코를 여는 순환경계.
능숙한 힘조절과 감각조절 앞에서
잡몹들은 순식간에 전멸했다.
평균 플레이타임 2시간.
환불시간은 가볍게 넘기는 튜토리얼 필드.
이를 일휘소탕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다경(15분).
[시체언덕의 혈귀 무리를 모두 소탕했습니다.] [시체언덕의 꼭대기에서 처형자가 당신을 기다립니다.]유달리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튜토리얼 보스의 등장.
이번에는 기대해볼만 하겠어.
처음과 다름 없는 속도로 묵묵히 걸음을 내딛는 해응응.
삿갓모자 아래.
그녀의 입꼬리가 기대감을 담아 아주 조금 올라갔다.
2.
해응응이 막 게임을 시작할 무렵.
캐릭터선택이 끝나고 마침내 본편이 시작할 때.
[현재 시청자 5명]뉴비 어서오고
동화율도 ㅈㄴ구린 보급형 캡슐 실화냐?
방금 찾아봤는데 이 뉴비 첫 방송에 게임기록도 순정임
와 쌩바닐라 뉴비라고?
야한냄새 지린다ㄷㄷ
하꼬방송만 전문적으로 챙겨보는 하꼬 전문 시청자들이 우르르 채팅창에 들이닥쳤다.
기본캐릭터 어디감?
리얼모드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혈통이 하나도 없어
스트리머만 바닐라가 아니라 혈통도 바닐라였네ㅋㅋㅋ
튜토리얼 보스 얼굴 구경은 하겠냐? ㅋㅋㅋ
세상에는 정석이라는 것이 있다.
따라가기만 해도 득이 되는
선구자들이 이미 닦아놓은 지름길.
묵언검객은 모든 정석을 어겼다.
기본캐릭터를 고르지 않았고.
혈통을 선택하지도 않았으며.
심지어는 혈귀를 한 마리씩 유인해서 제거하는 유인전투법을 따르지도 않았다.
뉴풍당당
일단 벤다. 그리고 벤다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ㅁㅊ 왜 잘 싸우냐고
혈통 없는 거 맞아?
피지컬은 좋네. 이 뉴비는 자질이 보여
싹수부터 그른 하꼬들과 달리.
묵언검객은 뭔가 달랐다.
정석을 따르지 않은 대부분의 하꼬들은 저런 싸움을 하지 못했다.
느려터진 혈귀들과 다를 바 없는
낮은 동화율
형편없는 몸놀림
헛손질과 구역질
볼썽사납기 짝이 없는 전투.
신입스트리머들 특유의 답답한 느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혈귀 여섯 마리를 연속으로 썰어버리는 뉴비가 있다?
시발 이게 어딜 봐서 뉴비야 나보다 잘 싸우잖아
아니ㅋㅋㅋ 공략 보고 왔냐? 땅 엎고 나오자마자 두더지마냥 검으로 쿡 찔러서 죽이네
신속살인
일검일살
2회차 플레이어라고 해도 쉽사리 펼쳐낼 수 없는.
단순한 칼질 한 번에도 묻어나오는 엄청난 숙련치.
올림픽 선수촌에서 누구 한 명 또 게임하러 나온 거 아님?
각성자로 각성하면 일반인올림픽 출전 취소되잖아
검도에는 저런 검술 없는데
몰라 일단 클립 따
존나 노빠꾸 13남자네
나만 혈귀가 불쌍해 보임?
아니 저게 어케 되지?
와씨 저게 말이 돼?
걸음마조차 힘겨워하는 하꼬스트리머들을 조금 앞서는 가상현실게임 지식으로 달달 볶고 조련하는.
돈 한 푼 안들이고 대치동엄마가 될 수 있는 기분으로 채팅방에 들어온 시청자들.
그들이 이 스트리머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까지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들어오는 사람은 있어도 나가는 사람은 없는.
마치 개미지옥처럼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방송.
이 실력이면 절대로 죽을 일은 없겠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린 시청자 한 명이 질문을 던졌다.
근데 왜 이분 말을 안 함?
닉네임 보셈
묵언검객?
말 안하는 걸 묵언수행이라고 하잖아
아ㅋㅋㅋㅋ
첫 뱅송부터 컨셉충ㅋㅋㅋ
하꼬지만 방송고수 ㄷㄷ
칼질도 개쌉고수임
혈귀 200마리 다 죽였네ㄷㄷ
방송 아직 15분밖에 안했는데?
그니까 개미쳤지
리얼모드로?
ㅇㅇ 리얼모드로
말도 안 되는 실력을 지닌 피지컬 고수 스트리머가 나타났다.
그래도 보스는 무리겠지
말이 좋아 튜토보스지ㅋㅋ
강제패배이벤트는 어쩔 수 없지
보스는 못 잡겠지만 그게 어디야.
그것이 채팅방의 대세였다.
[Story mode]시체언덕의 꼭대기.
튜토리얼 보스, 처형자가 기다리는 보스전 필드.
시청자들의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저 언덕 꼭대기에서 나타나는 처형자는 플레이어를 보자마자 살벌한 소리를 해댄다.
[분수를 모르는 애송이가 하나 더 늘어났군.] [헛된 삶을 연명하다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느니, 지금 이 자리에서 최후를 맞이하라.]분명 그런 대사였다.
그랬었는데.
[인간세계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패배자도, 비참한 삶을 연명할 뿐인 반요도 아닌 강자가 반요곡에 발을 들였군.] [한 줌의 요괴의 피조차도 견뎌내지 못한 버러지들을 모두 해치운 연유가 무엇이냐.] [복수를 염원하는가. 그저 연민할 뿐인가. 그도 아니면…….] [그대야말로] [이 저주받은 협곡의 종언을 고하러 온 처형자인가.]어?
대사 뭔가 달라지지 않음?
와씨 지렸다. 나 이거 알아
하꼬전문 시청자 사이에서도 유독 견식이 높은 시청자가 상황을 파악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히든트리거 충족하면 스토리가 조금씩 바뀌는데 우리 방장이 한 건 해낸 듯
머야 그럼 가상현실게임 처음 하는 순정바닐라 하꼬스트리머가 첫 방송에 신규루트를 개척했다고?
진심? ㄹㅇ?
출시 10년차.
수많은 피지컬 고수들이 거쳐간 관문이나 다름없는 반요곡.
하꼬 스트리머가 첫 방송에서 신규루트를 개척했다.
혈통 하나도 없이?
리얼모드인데?
1회차로?
그게 히든트리거네
지렷다
잡몹소탕전에서도 이 정도라면 과연 보스토벌전은 어느 정도일까.
모든 시청자들의 가슴속에서 무언가 엄청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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