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74)
〈 74화 〉 74 계획을 세웠어요
* * *
2.
문파를 세워 주아영을 수제자로 삼아
내공과 무림비망록 상태창을 일깨우게 하고
무공을 전수한다.
해응응의 포부는 주아영을 감동시켰지만
한채린에게는 현실성이 없다며 지적받았다.
“길드는 만들고 싶다고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길드 설립에는 C급 각성자 다섯이 필요하고 협회에 공탁금도 내야해요.”
어디 필요한 것이 그뿐 만인가.
게이트나 던전, 협회임무 수행에 대한 행정절차와 서류작업, 관계부처와의 통화 등
자잘한 일을 대신해줄 사무직원들도 필요하다.
습득한 마석이나 전리품을
대신 채집할 짐꾼도 구하고
정가 밑으로 후려치는 협회가 아닌
정식거래처를 확보하려면 영업사원도 필요하다.
“이래저래 다해서 쓸 만한 수준으로 굴리려면 비각성자 직원도 스무 명은 필요할 텐데 그거 다 월급 줄 돈은 어떻게 구할 건가요?”
“……!”
“길드사무소도 비서울 지방권역에 지으면 값이야 싸겠지만 편의시설은 기대하기도 힘들 테니 돈이 있더라도 직원들 뽑기도 만만찮을 걸요?”
유명 연예기획사의 현직대표가 하는 충고는
하나같이 묵직한 팩트가 실려 있었다.
“물~론 제 밑에서 일한다면 다 해결되는 문제지만요. 돈도 명예도 모두 안겨주는데 그깟 사람 모으고 돈 좀 들이는 일이 어렵겠어요?”
한채린의 이유 있는 자신감 앞에
주아영은 점점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모르고 봐도 대단했던 사람이
알면 알수록 얼마나 더 대단한지 알게 된다.
그에 비하면 자신은 언니의 족쇄가 아닌가.
그런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언니, 저 때문에 망설이시는 거라면 저는 괜찮아요. 언니의 도움이 되지 못할망정 방해만큼은 되고 싶지 않아요.”
주아영 딴에는 진심어린 고백이었지만
해응응은 고개만 갸웃했다.
[다섯 명, 이미 거의 다 모았는데요.]“네? 누구요??”
주아영의 의문은 곧 해결되었다.
“그래서 저희를 부른 겁니까?”
“저야 적극 찬성입니다. 해응응님을 위해서라면 뭐든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우지우와 소경석.
앞서 몇 차례 신세를 졌던
협회소속 C급 각성자 둘이 불려나왔다.
“언니… 나머지 세 자리는요?”
[저희 둘도 C급으로 각성했으니 두 자리는 더 채웠죠.]“아참. 그랬었지? 그럼 마지막 한 명은요?”
[공개모집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각성자들은 엄청 콧대가 높다고 들었는데… 모집한다고 와주기는 할까요?”
주아영은 반신반의했지만
해응응은 나름 자신감이 있었다.
무림에서도 가진 건 매력뿐이었던 그녀는
말을 못하니 대인관계에 취약하리라는 보편적인 인식과 다르게
사람 구하고 포섭하는 일에 일가견이 있었다.
“추진하다가 막히는 일이 있거든 연락 한 번 주세요. 계약 제안은 언제든지 열려있다는 것도 기억하고요.”
한채린은 여지만 남겨둔 채 물러났다.
그녀 딴에는 굳이 급하게 굴 이유가 없었다.
‘막상 길드를 만들려고 하면 쉽지 않은 부분이 하나씩은 나타나겠죠.’
해응응에게 손을 내미는 건
그녀가 먼저 도움을 요청한 뒤로도 충분하니.
이미 다 잡은 물고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세 사람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
해응응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는 없다시피 해도
묵언검객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하다는 것을.
3.
묵언검객이 잠수를 탈적마다
시청자들은 이제 으레 있는 일이라 받아들이며
달관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녀의 방송이 끝나면
엄길동의 묵언검객 따라잡기 출시를 고대하며
엄길동을 후원으로 마구 때리는
엄길동에게만 올바른 문화가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얘들아 오래 기다렸지? 돌아온 묵언검객따라잡기 신 버전 2.0이 출시되었다구!”
묵언검객 따라잡기 Ver 2.0
대규모 신맵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이번 버전은
크게 세 가지 컨텐츠가 추가되었다.
[요계수도 티켓사냥전] [요괴장군 무한돌진받아치기] [감각링크 최후의승자 서바이벌]시간 안에 맵에 분포된 티켓팀을 찾아 사냥하는
미션달성모드와
요괴장군의 돌진넉백공격을 거듭 받아치는
연속패링모드에
1인용 기록과 100인 이상의 멀티기록으로
묵언검객따라잡기 최초의 멀티기능이 추가된
감각링크생존모드까지.
컨텐츠 씹혜자실화냐? ㄷㄷㄷㄷㄷ
와! 멀티모드구현!
아ㅋㅋ 감각링크 서바이벌은 못 참지
경쟁전 딱 대^^
저건 피지컬 없이 근성만 좋으면 개나소나 비빌 수 있는 거 아니냐?
개나 소가 뭐요?ㅋㅋㅋㅋㅋㅋㅋ
저분 최소 본방 감각링크 미경험자
예상컨대 저 사람 10초 컷 당함
ㅇㅈ
묵언검객 따라잡기 컨텐츠의 협회계약체결 이후
후원으로 채찍질을 당하며
열심히 신맵 개발에 착수한 엄길동의
묵언검객 따라잡기 2.0 버전 업 출시는
지금까지의 인기들을 한층 뛰어넘는
새로운 전성기를 선사하였다.
“평청자 1만 2천 명? 묵언검객 따라잡기로 머기업 된 거 실화냐?”
방송을 하면 평균적으로 시청하는 시청자.
그 수가 100명을 밑돌면
판잣집처럼 작고 허름하다 하여 하꼬라 불리고
1000명을 밑돌면 중소기업이라 불리며
1만 명 밑까지는 중견기업,
그 너머를 대기업이라 부르는 걸 감안하면
엄길동은 오랜 중견기업 정체기를 뚫고
대기업으로 방송크기가 부쩍 불어났다.
‘와 진짜 이 사람 면전에서 보면 엎드려 절부터 올려야지.’
먹고 살 길을 이렇게 탄탄하게 트여주는데
이 정도면 조상님보다도 영험하다.
“야 이제 참가자 풀이 늘어나니까 나도 랭커짓 못하겠다. 밥만 먹고 묵언검객따라잡기만 돌리는 무친 스트리머들이 너무 많아!”
자기들끼리 묵언검객을 추종하는
검객단이라는 이름의 팬을 자처하는 스트리머를
무려 백 명 가량을 모아서 풀어버리는
묵언검객 따라잡기 Ver 2.0
그 화력은
초기 Ver 1.0때의 열풍을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대단했다.
이렇게 엄길동은 퇴물이 되어버리고
그래도 우리 길동이는 시즌1 명예의전당 준우승자잖아
전관예우로 10000원 후원 해드렸습니다
이럴 때 쓰는 말 맞아?
몰?루
“이 새끼들은 맨날 후원을 도네가 아니라 채팅으로 준다니깐. 쥰내 악질이야 진짜.”
ㅋㅋㅋ
대신 기분이 좋아졌으니 길동님의 승리가 아닐까요?
꼬우면 환불하던가 ㅋㅋ
“받은 게 없는데 환불하면 시발 삥 뜯기는 거잖아. 이거 집단괴롭힘이야. 금품갈취 멈춰!”
오늘도 화기애애하게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시간을 보내던 엄길동은
게임 도중 방해받지 않으려고 막았던
밀린 영상도네를 하나씩 켜며
밀린 리액션 몰아서 하기를 시작했다.
“어? 이게 뭐야.”
묵언검객 각성자 모집공고 찍어옴(영상첨부)
처음에는 장난이겠거니 생각했다.
브이튜브에서 가장 핫한 신인이 묵언검객인데
관심에 미친 어그로 종자들이
그녀의 이름을 어디 가만 두겠는가.
그래도 이번엔 좀 참신하다 싶어 영상을 틀자
놀랍게도 실제 모집공고가 있었다.
“뭐야 이거. 찐이야?”
링크 들어가니까 진짜 있음
뭔데 이게 왜 진짠데
묵언검객이 각성자 데리고 뭐하는 건데??
합방임? 설마 합방임??
ㅈ됐다 기준컷 쥰내 높아 C급만 받는대
C급만? B급이랑 A급은 안 됨?
몰?루
C급만 받는다고 써져 있음
방송 이외에는 처음으로 보는
묵언검객의 공식활동.
놀랍게도 묵언검객의 아이디로 등록된
실제 모집공고는
15분 전에 등록된 커뮤니티 토막글 주제에
댓글 수가 100개를 넘기고 있었다.
“와 시발 이걸 어떻게 참아? 무지성 등록하기.”
엄길동 : 마음만은 C급 각성자인 종합스트리머 엄길동입니다. 꼭 한 번 묵언검객님 뵙고 싶습니다. 묵언검객님 드려야 될 돈이랑 계약서도 많은데 제발 메일 좀 봐주십쇼. 님 계약금이랑 로얄티 1%가 먼지만 먹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아직도 메일 안 봤어?
안 줘도 되는 거 챙겨주겠다고 계약서랑 돈도 떼어놓고 있는데 왜 받질 않냐고ㅋㅋ
근데 댓글도 안 봐서 못 받는 거 아님?
그럼 커뮤니티 글은 왜 썼는데 ㅅㅂ
이유야 아무도 모르지
모집공고를 올렸지 뽑는다고는 안했음
게시글을 올렸지 댓글을 읽는다고는 안했음
돈을 안받고 있을 뿐이지 고소 안한다고는 안했음
“아 제발 고소드립 좀 치지마. 나 존나 쫄려!”
ㅋㅋㅋ
그러게 누가 무지성 사인하고 선금 받으래?
이 정도면 협회랑 묵언검객이 엄길동 암살하려고 판 짰다고 해도 인정하는 각임
평균시청자 1.2만 명의 대기업 방송
엄길동의 방송에 노출된 모집공고에는
엄청난 수의 시청자들이 몰려들며
댓글이 끝없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묵언검객 팬들의 무지성 인사하기와
어그로 종자들의 무지성 지원신청이었지만
숫자가 깡패라는 말마따나
진짜 각성자들도 모여들며
협회등록증을 인증하며 진지하게 자원을 하는
C급 각성자들도 수두룩했다.
실제 C급 각성자 지원목록(89명)
창원길드 C급 각성자 3명째 지원 중
창원길드 ㅈ망했네ㅋㅋㅋ 기껏 큰 돈 들여서 스카웃해왔더니 애들 다 인방보고 노는 중
스카웃이고 나발이고 묵언검객은 못 참지
C급 루키 독사눈의 이소혜도 뜸ㄷㄷ
이 쟁쟁한 멤버들 중에서 대체 누가 뽑힐까.
정원은 몇 명이고
뽑은 인원은 어디서 뭘 하게 되는 걸까.
날이 갈수록 기대는 커졌지만
무지성 모집공고는 5일이 지나도 닫히질 않았고
지원자의 숫자만 점점 늘어났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엄길동의 댓글에 묵언검객의 답장이 달리는 일도 없었다.
4.
모집공고를 내자는 제안은
주아영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언니 게임에서 인기 많다면서요. 이참에 공고 한 번 내는 거 어때요?”
“?”
“아, 어떻게 하는지 모르시는구나. 언니는 산에서 수련 하다가 올해 나왔다고 했었죠?”
부족한 현대지식을
21세기 폐관수련이라는 핑계로 얼버무렸던
해응응의 변명을 떠올린 주아영이
혼자 알아서 납득하고는
당당하게 손을 내밀었다.
“잠깐 스크린폰 좀 빌려주세요. 모집공고는 제가 대신 작성해드릴게요.”
딴에는 발칙한 의도도 숨어있었다.
언니가 브이튜브에 올린 방송영상도 확인하고
어떤 컨텐츠를 다루는지
이참에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섞여 있었던 것이다.
‘여태까지는 각성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수련하느라 방송 같은 건 챙겨보지 못했으니까요.’
지금이라도 언니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소심한 욕망을 발현한 주아영이었지만
그 용기 있는 행동은
황당한 진실을 깨닫기에 이르렀다.
“언니, 왜 영상이 하나도 없어요?”
“?”
“원래 그런 거 안 올린다고요? 편집자는요?”
“?”
“편집자도 없어요? 방송만 해요?”
“?”
“방송도 안 해요? 아, 가끔 하신다는 거구나.”
갈고리수집가 묵언검객에게서 갈고리를 수집하는
진귀한 일을 해낸 주아영은
약간은 실망한 마음을 감춘 채
모집공고를 올렸다.
오히려 좋은 면도 있었다.
영상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면
그녀가 모르는 언니의 모습도 없으니까.
소원함을 느낄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몇 명 뽑으실 거에요, 언니?”
[한 명이면 충분해요.]“근데요 언니. 사람들이 엄청 몰려드는데요…?”
조금 무서울 정도로 쏟아지기 시작하는 댓글들.
심지어 계약을 빌미로 계좌정보를 묻는
수상쩍은 댓글까지 달린다.
“이거 괜찮은 거 맞죠, 언니…?”
[걱정 말아요. 사람 구할 때 사람이 많이 몰리면 해결하는 방법이 있어요.]무림에서라고 이런 일이 없었겠나.
모든 원한을 청산하고
해남파에 받은 은혜를 갚고자
무림에서 해남파를 재건했을 당시.
그녀의 아래로 구름처럼 몰려든 인파가 어찌나 많았던가.
해응응은 이미 재건해남파의 창립자 겸 장문인으로 취임한 경력도 있다.
엄길동 님이 차단되었습니다.
엄길동 님이 신고되었습니다.
신고사유 원치 않는 상업성 콘텐츠 또는 스팸
우선 계좌정보를 묻는 사행성 댓글은 차단하고
[한 달 뒤에 대회를 열죠]“네에?”
[사람이 몰리면 무술대회로 결정하는 건 당연한 상식이잖아요?]상식(상식 아님)에 의거하여
한 달이라는 무지성 모집기간을 거쳐
대회를 열어서 우승자를 뽑는다.
“이거 아닌 거 같은데…….”
[절 믿으세요. 이게 맞아요.]“뭐, 언니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진상을 알면 지원자들은 물론이요,
시청자들까지 복장 터질 이벤트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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