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76)
〈 76화 〉 76 무림식 매운맛 무술대회
* * *
3.
주아영의 용기 있는 선언에 선수들이 수군거렸다.
“진행자 닉네임이 왜 저래?”
“점핑레빗 그 거지같은 게임이 좋다고?”
“우욱씹. 이거 완전 변태 아니야?”
“어떻게 사람 닉네임이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이야?”
C급 각성자들도 한 번쯤은 들어 본
항아리게임 계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점핑레빗의 악명에
각성자들이 치를 떨며 부르르 몸을 떨더니
주아영을 혐오와 멸시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우씨. 점핑레빗 재밌거든요? 야유하지 마세요! 확 대회장 맵을 점핑레빗 맵으로 바꿔버릴까 보다.”
해응응이야 무술대회가 국룰이라고 했지
대회장에 대한 오더까지 내리지는 않은 상황.
준비과정을 돕겠다는 주아영의 말에
대부분의 일을 위임한 이상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정말로 대회장의 맵이
점핑레빗의 맵으로 바뀔 수도 있었다.
“어떻게 저런 끔찍한 말을!”
“주최자가 진행도 맡은 건가?”
“그래봤자 우린 각성자잖아.”
“그렇긴 하지.”
“그 망할 토끼 몸뚱아리에 들어가서 뛰는 것만 아니면 상관없지 않아?”
움츠러들었던 것도 잠시.
자신감을 되찾고 점핑레빗은 똥겜이라며 야유하려던 각성자들.
그들 사이에서 한 각성자가 중얼거렸다.
“근데 점핑레빗 맵이면 밑에서 용암이 차오르거나 거대벌레가 땅을 한 칸씩 잡아먹거나 빗물에 온 세상이 잠기는 그런 맵들 아니었나?”
자신만만했던 각성자들 사이에 정적이 감돌았다.
각성자도 용암에 빠지면 죽으니까.
대회장의 혼란은 가라앉았다.
하지만 같은 시각.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채팅방은
진행에 집중하느라 채팅방을 못 보는
주아영의 무관심 속에
익숙한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4.
[브이튜브 신규 BJ]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님이 방송을 시작합니다.] [월드 대회장] [플레이타임 00:00:01] [현재 시청자 1명]방송을 막 시작할 무렵
주아영의 방송은 흔한 하꼬방송이 그렇듯
시청자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시청자 4명]점핑레빗??
와! 점핑레빗 아시는구나
아영아 오빠랑 점프할래??
이게 뭐하는 방송인지도 모르는
우연히 유입된 점핑레빗 팬들과
[현재 시청자 9명]어떻게 닉네임이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
사실대로 말해 너 엄길단이지
ㄹㅇ 익숙한 닉네임 수준
아니 이 뉴비도 독종이네 게임기록 점핑레빗만 쥰내 많아 ㅋㅋㅋ
딴겜들은 플레이타임 30분 밑인데 점핑레빗만 500시간 넘긴 거 실화냐고
하꼬방송만 전문적으로 챙겨보는
하꼬 전문 시청자들이 지켜볼 뿐인
하루에도 수도 없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하루살이 같은 방송.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었다.
“묵언검객배 무술대회에 참가하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이번 대회의 진행 겸 방송중계를 맡은 지, 진행자……”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입니다!”
주아영의 멘트가 나오기 전까지만.
갑분 묵언검객 실화???
묵언검객배 대회???
야 이거 뭔데
아 잠깐 무술대회 중계하는 방송 쥰내 많음
창원길드 공식계정에서도 중계하는데?
오션월드길드에 렉스도 중계함ㄷㄷ
수십 수백 단위의 시청자들과 함께
중계방송을 하는 각성자들의 수만 열 명도 가뿐히 넘는 무술대회를 보게 된 이들은
이내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여기가 본방 같은데?
??? 왜 진짠데
심해잠수부인 우리가 실은 창립멤버??
일단 첫 후원 내꺼 ㅅㄱ
첫 구독권 선물은 내꺼
눈치 빠른 시청자들이 잽싸게 침을 바른 직후
어디선가 좌표라도 열렸는지
벌떼처럼 시청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왔다.
묵언검객이 섭외한 사람임?
어 잠깐 목소리
어 진짜다 이해찬 인터뷰에 나온 동생!
맞는 거 같은데?
충격. J양의 실체,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으로 밝혀져 논란
아ㅋㅋㅋ 점핑레빗이 좋으면 논란 되야지
브이튜브의 고향 잃은 우주미아단으로 유명한
묵언검객 팬클럽 회원이 우르르 몰려든 것이다.
진행자님 언니는 왜 말을 안해요?
묵언검객 상석에서 근엄하게 앉아있네ㅋㅋ
방장님 오늘도 도도하시네요
이거 왜 하는 거임?
몰?루
모집공고 아직 안 끝남?
쟤들 다 각성자인거보니 여기서 모집하는 듯
우승자는 묵언검객 본방 합방 각ㅇㅈ?
ㅇㅈ
묵언검객 합방이면 목숨 걸고 우승해야지
[현재 시청자 2048명]토요일 아침 10시라는 인간이 가장 게을러질 수 있는 시간임을 믿을 수 없도록
빠르게 불어난 시청자들은
이내 방송을 보면서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근데 왜 후원 리액션이 없음?
질문 좀 받아줘요!!
대회 우승하면 뭐가 좋음? 일곱 번째 물어봄
언니분은 왜 말을 안 하시냐고요 빼애액!!
채팅 좀 읽어!!!
여긴 매니저도 없어??
이 익숙한 느낌… 틀림없다… 아영이는 묵언검객 친동생이 맞는 듯…
ㅅㅂ 자매가 쌍으로 소통을 안 하네
아므암으ㅁ으ㅏ으
(화났어요 이모티콘)(화났어요 이모티콘)(화났어요 이모티콘)
(화재 이모티콘)(화재 이모티콘)(화재 이모티콘)
(나락 이모티콘)(나락 이모티콘)(나락 이모티콘)
주아영이 중계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해응응에게 방송 팁을 묻고
모든 알림 끄기라는 금단의 비기를 전수받았음을
미처 모르는 시청자들은
익숙한 비소통에 괴로워하며
채팅방에 분노를 쏟아냈지만
열심히 대회진행을 하기 바쁜 주아영이
채팅방에 관심을 주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자 그럼 본 대회의 개최자인 묵언검객님, 저희 언니의 뜻에 따라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1라운드 룰이 뭐냐구요?”
주아영이 언니가 앉은 상석을 돌아보자
해응응이 커다란 푯말에 숫자를 적었다.
四
사? 아하. 네 명 말이구나.
주아영이 활기찬 어조로 선언했다.
“일단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언니가 불편하다네요. 지금부터 4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여주세요!”
?
?
예?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진짜 한 말임)
아니 씹ㅋㅋ 가상대회라고 쥰내 노빠꾸네
이딴 게 공식방송…?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너먼트 없어?? 리그전도 없어??
응 없어
대회장을 잘못 찾아오셨네요 여긴 묵언검객배 대회가 아니라 몰살검객배 대회입니다^^
4강전 밑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매운맛 무술대회.
몰살검객 식 대회가 시작됐다.
5.
“오늘 눈호강 제대로 하네.”
“애들 자존심 긁혀서 아껴둔 기술도 막 꺼내네. 대박 아니냐?”
“동감.”
“게다가 번개맨이 저렇게 강할 줄이야. 저 사람 다른 지부에서 봤었는데 말도 어눌해서 찐따인 줄 알았더니 힘을 숨긴 찐따였어.”
협회의 C급 각성자로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 했던 우지우와 소경석도
눈앞의 난장판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십샛기들아!!”
“으아악 번개맨이 개빡쳤다!!”
“시발 조졌다 십만볼트 온다 도망쳐!”
참가번호 143번.
번개맨.
범위공격에 특화된 번개맨을 알아본 누군가가
쟤는 성격도 찐따같고 만만하다면서
번개맨부터 담그고 시작하자며
주변 각성자들과 함께 달려들었다가
감전사로 열댓 명이 동시에 탈락한 이후부터 대회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으아악 시발 구석으로 도망쳐!”
“여기로 오지마! 오는 놈은 다 찔러 죽일 거야! 여기 시체들 안 보여?!”
참가번호 211번
가시인간.
번개맨의 이동경로 끝에 걸친 경기장 구석에서
가시인간이 몸에 가시를 잔뜩 세우며
존버태세에 돌입했다.
“비켜, 저 새끼 내가 장외로 밀어버릴 라니깐!”
“오오오, 공성추의 이도영!”
“이야아아아아악 가시존나단단해 개아파살려줘”
자신만만하게 달려든 무투계 각성자가 기다란 가시에 찔린 채 장외로 휙 내던져졌다.
번개맨을 피해 구석까지 도망쳐온 각성자들.
그들도 더는 구석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사방팔방 흩어졌다.
주아영의 해설에 모두가 공감했다.
같은 C급이라도 겨우 턱걸이를 한 하위권과
B급 승격도 노려봄직한 최상위권의 차위는 극명했다.
파지직
파지지지직
그런 C급 최상위권 사이에서도 번개맨은 유독 동화율이 높았다.
낮은 마력소모로 대량살상을 펼치는 그의 주변에는 각성자들이 남아나지를 않았다.
어떻게든 틈을 노려 옆을 지나치려던 이들은 모조리 감전되어 강제로그아웃을 당했다.
속보>번개맨 143킬 달성
와ㅋㅋㅋㅋ 번개맨 개쌔네 진짜
고압전선에 걸린 야생몬스터 치우다가 감전 되서 기절한 그 찐따 같던 번개맨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대회 시작 전에는 저런 사람 있는 줄도 몰랐는데 장난 아니네
인간 람머스도 수수하게 20킬 넘김
양민학살 당하는 각성자들은 체면 제대로 구긴 듯ㅋㅋ
번개맨의 대량살상과 가시인간의 코너장악으로
두 강자 사이에 끼인 탓에
도망칠 곳을 잃은 수십 명의 그룹.
그 많던 수가 몇 분 사이에 무수히 죽어나가며
이제는 열 명도 채 남지 않았다.
“꺼져, 빨리 꺼지라고! 니들 때문에 번개맨이 자꾸 이리로 오잖아!!”
“좆까 개새끼야, 가시 안 치우면 니도 같이 어그로 끌려서 뒤지는 거야!”
“시발, 가시는 이왕이면 아끼고 싶었는데. 후회해도 늦었어. 난 분명 경고했다고.”
가시인간이 온 몸을 한층 더 부풀리더니
풍선처럼 몸이 부풀어 올랐다.
“어어 시발 저 새끼 왜 커져?”
“도, 도망쳐!”
“저 새끼 왜 저래?”
“너 고흥 사람 아니지? 가시인간 저 새끼 고흥에서 유명한 또라이다! 우주선 발사만 몇 번을 말아먹었냐고 빡쳐서 능력도 그쪽으로 진화했어!”
“능력이 그쪽으로 진화했다니… 설마?”
“저 새끼가 만드는 가시, ‘발사’도 된다고!”
펑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가시들.
매섭게 날아간 가시들이 대회장 바닥 깊숙이 박혔다.
바닥도 뚫리는 와중에 사람이라도 버틸 리가 만무했으니.
각성자 대여섯 명이 동시에 로그아웃 당했다.
“헉… 허억…. 시, 시발. 그러게 내가, 허억… 꺼지라고 했잖아.”
가쁜 숨을 몰아쉬던 가시인간.
그의 귀가 곤두서더니 들려서는 안 될 발소리가 들렸다.
깡!
급히 사출한 가시에 닿은 창.
그 묵직한 무게감에 가시가 옆으로 꺾였지만
끝내 부러지지는 않았다.
심상치 않은 창의 무게에 위기감을 느끼고
다시 한 번 가시를 사출하려던 가시인간은
몸을 꽉 누르는 무형의 압력에
가시를 몸밖으로 내보낼 수 없음을 눈치 챘다.
[여기서 대회시작 전에 요주인물로 손꼽힌 창원길드의 3인조가 등장했다! 가시맨의 가시를 최초로 막아냅니다!]주아영의 해설에 가시인간도 눈앞의 적수들의 정체를 뒤늦게 깨달았다.
참가번호 93번.
무쇠창 김길태.
참가번호 94번.
염동술사 이정.
“창원길드의 꼴통 트리오구나! 한 놈은 그새 죽기라도 했나?”
“도매급으로 묶지 마라. 내 창이 제일 강하다.”
“옘병할 개폼 잡지 말고 집중해. 저 새끼 출력이 장난 아니야. 염동력도 오래 못 버텨!”
창으로 가시를 쳐내고
염동력으로 위험한 공격을 저지하며
힘을 합쳐 살아남은 창원길드 꼴통 트리오.
“창원길드의 이름값은 하는구나. 변변찮은 놈들보다는 나아. 그래도 날 이기기엔 멀었어!”
“멀기는 개뿔. 시발 넌 이미 끝났어.”
참가번호 92번.
위상전환자 안창윤.
시체 사이를 기어서 접근한 그가 가시인간의 발목을 붙잡은 직후.
가시인간과 저 멀리 놓인 시체 한 구가
동시에 번쩍이더니
서로의 위치가 뒤바뀌었다.
가시인간이 나타난 자리는 번개맨의 지척.
서로를 눈치 챈 두 각성자의 눈이 커지더니
전력을 다해 번개를 뿜고
가시를 사출했다.
파지지지직!
푸콰과과곽!
전격과 가시사출이 오간 끝에
사방에 꽂힌 가시 위로 스파크가 사그라지니.
가시가 잔뜩 꽂힌 번개맨과
번개에 거멓게 탄 가시인간이
서로를 노려보며 서 있다가 동시에 쓰러졌다.
[참가번호 92번이 이걸 해냅니다!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 번개맨을 가시인간을 이용해 차도살인에 성공합니다!]와! 위상전환!
ㅈ밥능력으로 C급 따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이걸 우승후보자 둘을 동시에 보내버리네
창원길드 체면은 살린 듯
괜히 명문길드가 아닌가봐
강력한 다크호스 둘이 공멸한 뒤.
창원길드 꼴통 트리오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다.
[남은 인원 19명]대회당일 300명이 넘게 모인 참가자들이
번개맨과 가시인간을 탈락시키고 나니
어느새 스무 명도 채 남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묵언검객한테 점수는 단단히 땄겠지?’
다크호스 둘을 동시에 탈락시킨 안창윤.
그는 내심 생각했다.
이 정도면 묵언검객도 나 보고 있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다.
경기장 반대편에서도 수십 명이 죽어나갔으니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는 건 아닐까?
기대와 불안이 반반 섞인 마음으로
심사위원석 중 가장 상석인
묵언검객의 자리를 올려다보았다.
“뭐야 저거. 글씨를 쓴 건가? 점.. 핑.. 레빗… 점핑레빗?”
대회의 주최자 묵언검객.
그녀는 안창윤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경기장 반대편의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지도 않았다.
묵언검객은 커다란 푯말을 들고
진행자인 아영이는점핑레빗이좋아영을 향해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점핑레빗 맵이 궁금해요]“아앗, 여기서 대회페이스를 올리기 위해 필드난이도를 상승시키라는 요구가 들어왔습니다! 이건 할 수밖에 없겠네요, 점핑레빗 맵!”
안창윤이 중얼거렸다.
“좆 됐네 진짜.”
살아남은 각성자 모두의 표정이 구겨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