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82)
〈 82화 〉 82 귀환자와 우승자
* * *
4.
대회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은 진심으로 경악했다.
무친.. 무친련아!!
어케했노ㅅㅂ련아!!!!!
와씨발어떻게사람이바람을갈라???
나만 헛것 본 거 아니지? 방금 묵언검객이 우주로 날아간 거 맞지??
뭘 본 거야 너
님은 헛것 보신 게 맞는 것 같아요
우주미아 PTSD 환자 씹ㅋㅋㅋㅋ
사람이 대자연을 베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게이트와 각성자가 등장하고
수많은 이적이 현대에서 일어났지만
누구도 검 한 자루로 대자연을 베지는 못했다.
역사에 길이 남을
건국신화마냥 족히 수천 년은 전해질 일화.
이 모든 파란을 일으킨 당사자는
뜻밖에도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너무하잖아요.’
정상이 코앞이었건만
기껏 고산의 시련을 베자마자
버그로 정상에 올랐다는 문구가 뜨면서
강제로 맵 설정이 초기화되다니.
마치 입 속까지 들어온 터키아이스크림이
망할 터키인의 손에 붙잡혀서
쏙 달아나는 것처럼 분통이 터질 노릇이었다.
“아니…… 이걸 정상을 올랐다고?”
“미친…… 이게 나 말고도 생존자가 있었어?”
해응응은 미처 몰랐지만
그녀가 등산하면서 도중에 일어난 눈사태는
밑으로 향할수록 그 규모가 커지며
맵의 사분의 일을 덮치며
최후의 3인 중 한 명을 돌연사시켰다.
마지막에 베어버린 기압층은
하강기류의 방향이 산으로 틀어지며
고산맵 중층부를 무겁게 짓눌렀다.
무술대회 참가선수 최후의 2인은 기겁하며 몸을 웅크린 채
맵이 사라지기 직전까지 마구 떨어지는 돌무더기에 두들겨 맞으며 사망직전까지 몰릴 정도였다.
“바람벽을 반으로 갈라? 그거 실화냐?”
대회를 참가하면서 개인방송도 켰던
최후의 2인 중 한 명인
C급 각성자 렉스.
대회방송을 함께 시청했던
다른 시청자들의 진술과 영상도네에
렉스의 눈이 경악을 넘어 공포로 물들었다.
그가 본 영상도네는
렉스의 머릿속을 마인드리딩으로 읽어낸
또 다른 최후의 2인인
C급 각성자 민우성 또한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조졌다. 그때 본 것도 다 진짜라는 거잖아.’
국가안보국에서 본 최초의 귀환자에 대한 기밀문서는 있는 그대로 믿기엔 내용이 너무 심했다.
분명 과장이 있을 거라고.
MSG가 듬뿍 쳐진 결과물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던 민우성이었지만 더는 현실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검 한 자루로 대자연을 양단하는 묵언검객.
그 모습은 아무리 봐도 C급은 아득히 넘었다.
규격 외의 강자.
국가안보국에서 보았던 귀환자의 주된 특징이다.
최면술 같은 능력으로
없는 일을 있다고 지어낼 여지도 없다.
렉스의 속을 읽어 영상클립도 보지 않았던가.
귀환자에 대한 문서가 모두 진실이었음을.
애써 부정해온 현실을.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더욱 끔찍한 사실은
최초의 귀환자라던 최면술사의 위험성에
묵언검객이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제발 2등 제발 2등 제발 2등!’
이제 민우성이 일신의 안위를 보전할 방법은
2등이 되어 대회우승에 실패하며
묵언검객과의 접점이 자연스레 끊겨서
국가안보국으로 송환되는 방법밖에 없었다.
대놓고 기권하기라도 하면
국가안보국에서 그를 가만두지 않겠지만
실력이 부족해서 2등을 한다면
그들도 그를 탓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국가안보국이 순순히 놓아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대자연을 솜사탕 자르듯이
반으로 뚝 가르는 괴물과 엮일 일은 없다.
‘아까 그 산사태도 이 인간 때문에 일어났다고? 존나 무섭네 진심.’
하지만 두려움에 떠는 것은 렉스도 마찬가지.
최후의 2인이 된 두 남자는
누구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러나 렉스에게도 이 대회에서
기권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시발 괜히 형님들한테 대회 나간다고 말을 해가지고는. 이게 무슨 개쪽이야.’
렉스는 대한민국 10대 길드 중 하나인
오션월드길드의 C급 최상위 각성자.
수많은 C급 각성자 사이에서
당당하게 1등을 따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점수를 두둑이 딸 요량이었지만
그 얄팍한 수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기권할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점수를 따기는커녕
오히려 잃지나 않으면 다행일 테니 말이다.
‘우승했다가 저 인간한테 무슨 일을 겪을 줄 알고 이겨? 결승전 가면 무조건 오버액션으로 540도 회전부터 갈기고 자빠져야지.’
‘이쪽은 의사도 속이는 꾀병의 대가라고. 네 작전을 마인드리딩으로 읽었으니 오버액션을 펼칠 기회도 없이 먼저 거품 물고 쓰러져주마.’
서로가 상대를 우승자로 만들기 위해
작정하고 독심을 품으며 노려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오히려 열광했다.
와 그래도 결승전은 아무나 올라오는 게 아니네
눈빛 살벌한거 보소
진짜 사람 하나 잡아먹겠다ㄷㄷ
근데 묵언검객 표정은 왜 안 좋음?
남은 두 명 다 마음에 안 드는 듯
바람도 베는 사람이 누군들 성에 차겠냐고ㅋㅋ
개인방송 시청자들의 채팅을 엿보던 렉스.
그가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조졌다……. 엄청나게 쳐다보고 있잖아.’
말 한 마디 없이
렉스와 민우성,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해응응.
결승이고 나발이고 이러다 살해당하는 건 아닌지
떨리는 손을 등 뒤로 감추며
억지로 미소를 짓는 노력이 성공한 걸까.
그녀가 앉던 자리에 다시 리스폰 된
그녀 전용의 푯말을 든 해응응이
텍스트를 입력하였다.
[우리 아영이 어디 갔어요?]아니 ㅋㅋㅋ 이 사람 대회 안 봄?
언제 죽은 사람을 찾고 있냐고
등반 하나에만 진심인 묵언검객
“그… 진행 도중에 죽어서 강제로그아웃 되셨다고 합니다.”
“이제 저희끼리 결승전을 하는 겁니까?”
거대푯말을 든 해응응이
푯말로 경기장 모퉁이를 쿡쿡 내리치며
홀로 고민에 빠졌다.
콱콱 소리를 내며
실시간으로 박살나는 경기장 연석을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는 최후의 2인.
마치 자신들의 앞날을 미리 보는 것만 같아서
그들의 표정이 정말 안 좋아졌다.
말이 없는 해응응도 신경 쓰였다.
이해찬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녀가 말을 못한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알려지기는 했지만
저렇게 강한 사람이 말도 없이 서있으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혹시 마음에 안 들어서 저러는 건가.
이라다가 해코지라도 당하는 건 아닌가 하고.
‘둘 다 마음에 안 드는데요.’
그들의 걱정도 절반은 맞았다.
해응응은 이 두 명이 탐탁찮았다.
아영이의 버팀목이 되어줄 길드와
그 길드의 창업공신이 될 다섯 번째 일원은
이왕이면 제일 쓸 만한 놈이었으면 했건만.
막상 남은 건
절벽에서 본 호랑이 어쩌고 거리던
경신술 하나는 봐줄만했던 녀석보다 못한
자꾸만 그녀의 눈치를 보는
사내답지 못하고 영 마땅찮은 놈들뿐이다.
해응응이 다시금 푯말을 들었다.
[마지막에 몇 층까지 올라갔나요?]두 사람이 주춤거리며 서로의 눈치를 보며
거짓말로 더 낮은 숫자를 부를지 고민하다가
어차피 시청자들이 보고 있었음을 깨닫고는
그냥 솔직하게 대답했다.
“40층까지 갔습니다.”
“저는 38층입니다.”
[그럼 시간관계상 40층이 우승한 걸로 할게요.]“으아아!”
“아자! 으라차!”
[?]“아아, 이건 감격의 절규입니다. 절대로 우승하기 싫었던 게 아닙니다.”
“저, 저는 다음 대회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결의의 외침이었습니다.”
간신히 살았다고 안도하는 민우성과
기어이 우승당했다고 절망하는 렉스.
아니ㅋㅋㅋ 우승자 쥰내 맥없게 정해지네
무술대회인데 결승전도 없어?
무슨 초등학교 체육대회냐고 ㅋㅋㅋ
근데 왜 우승자가 더 싫어함?
탈락자는 왜 기뻐하는데
예능감이 있는 거지
ㅇㅎ
각성자들이 연예계도 진출 자주 하더니 조기교육 받았나보네
엇갈린 희비와 뭔가 변명 같은 소감발표에
시청자들은 두 선수의 예능감이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우., 그래서 우승상품은 뭡니까?”
길드????
묵언검객이 길드장인 길드????
ㅋㅋㅋㅋ?
아니 무친련이 방송 안하고 밖에서 머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아니 합방제안 어디갔냐고
으어딜 여자 스트리머가 집에서 조신하게 방송은 안하고 밖으로 싸돌아다니면서 길드활동질이야? 에잉 쯧쯧, 요즘 젊은 것들 외향성 하고는.
예상치 못한 우승 상품과 모집공고의 실체에
시청자들이 충격을 금치 못하는 사이.
렉스가 부쩍 밝아진 얼굴로 외쳤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전 이미 오션월드길드에 소속된 각성자거든요. 묵언검객님과 함께 할 기회는 아쉽지만 2등에게 양도하겠습니다.”
[그쪽도 소속길드 있어요?]“네? 아니, 그런 건 아니긴 한데요.”
이게 아닌데.
찐텐으로 당황한 민우성에게
해응응이 손대신 푯말을 내밀었다.
[끝나고 아영이한테 연락하세요.]엇갈린 희비가 또 한 번 뒤집히며
길드영입을 거절한 1등이 기뻐하고
영입당한 2등이 절망하는 진풍경과 함께
길었던 대회도 끝을 맞이하였다.
5.
방송이 끝난 뒤.
여운이 남은 시청자들은
오늘도 우주공간에서 즐거운 대화를 꽃피웠다.
방종 후의 관제공간이
기본설정인 우주공간으로 되어져 있는 건
주아영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근데 제트기류 그거 끽해야 초속 30m대 아님? 미국에서 토네이도맨이 진심토네이도 발사하면 초속 40m 찍은 걸로 기억하는데. 토네이도맨이 묵언검객보단 세지 않음?
S급 각성자를 여따 비교하는 거 맞아?
묵언검객 클래스면 S급에 견줄만하지
그래서 묵언검객이 토네이도맨보다 못하다고?
아니 30m급 제트기류 벤 것도 대단하긴 한데 그게 막 세상에서 제일 빠른 바람을 벤 정도는 아니다 이거지
Wls
쿨찐 거르고 맞는 말이긴 해. 현직 파일럿인데 제트기류도 고도에 따라 속도가 천차만별이거든.
그래서 속도가 얼마나 더 빨라지는데
대류권의 상부나 권계면의 하부(평균 11km∼14km 상공)에서 평균 초속 50m, 심하면 초속 100m도 찍지.
근데 얘가 말하는 거 왜 나무위키에 검색하니까 그대로 나옴?
그건 내가 현직 파일럿이 아니라 나무위키를 보고 ㅈ문가질 하는 백수새끼이기 때문이에요 시발롬아 꼭 그걸 찾아야만 했냐?
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 진짜 파일럿인줄 알았네
ㄹㅇ 위키검색충 없었으면 속았다
아무튼 컨텐츠는 만족스러워서 별다른 불만은 없던 시청자들.
별 생각 없이 떡밥을 돌리던
이제는 우주가 집처럼 친근해진 우주거주자들.
그들 사이에서 문득 한 시청자가
모두가 무의식적으로 외면해왔던 떡밥을 던졌다.
그래서 본방은 언제 하는데?
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런거묻지마그런거묻지마그런거묻지마
눈치챙겨눈치챙겨눈치챙겨
일부러생각안하려고했는데굳이콕찝어서핀포인트로화제전환하는거뭔데
손발이덜덜떨려서점심다흘릴것같애
지금은 오후 6시입니다 저녁먹을시간이에요
손발이덜덜떨려서저녁다흘릴것같애
일단 윗놈 정신이 나간 건 확실하네 ㅋㅋ
아 오늘 거 본방이 아니라 중계방송이었지
그래서 진짜 언제함?
몰?루
길드원 영입했으니까 한동안 길드활동만 하는 거 아님?
그니까 언제까지 하냐고
보통 신생길드는 일감 수주하고 현장 뛰고 기여도 채우느라 쥰내 바쁨
몇 달 정도?
귀엽네ㅋㅋ 달은 무슨 1년은 걸리지. 니들 각성자업계 하나도 모르는구나?
미친놈아 그럼 1년은 묵언검객 방송 못 보는 건데 뭘 쪼개!!
1년?? 1년??? 1녀어어언?????
마망검객이 1년 뒤에나 돌아온다고???
이거 영아유기죄야! 응애애애애! 마망 돌아와죠!
영아는 채팅을 칠 줄 몰라요 무친놈아
집단패닉에 빠져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채팅방.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채팅이 빗발쳤지만
이를 지켜보던 민우성의 눈은
채팅방보다 더 심각하게 썩어가고 있었다.
“아저씨 점핑레빗 찐팬 맞죠? 재방송 봤어요! 지하통로나 공략아이템은 찐팬 아니면 절대 모르는 히든요소잖아요.”
주아영의 생각을 읽어서 대회입상을 노렸던
욕망에 눈이 먼 한 순간의 실수.
그것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으니.
“오늘부터 저희 일일 1점핑 돌아요!”
민우성을 점핑레빗 찐팬으로 착각한 주아영이
일일 1점핑을 돌자고 캡슐에 끌고 들어가려하니.
“아, 아닙니다. 신생길드는 임무수주를 위해 영업도 뛰어야하고 기여도를 모으기 위해 현장일도 바쁘게 해야 하니…”
“아, 그거라면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저희가 협회 자경단 출신인데 이쪽 일이 꽤 많아요.”
“기여도야 자경단 활동 하면서 같이 올리면 되니까 명단에 이름만 올려놔도 됩니다. 길드장님이나 아영이랑 같이 놀아만 주세요.”
점핑레빗의 악명을 몸소 체험한
우지우와 소경석.
두 남자의 발빠른 퇴로차단에 의해
신생길드 의 주아영 놀아주기 담당은
자연스레 민우성이 되었고.
결국 그는 매일 2시간씩 의무적으로 접대점핑을 돌게 되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