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83)
〈 83화 〉 83 리뷰방송 논란
* * *
1.
길드는 각성자들만 모은다고 돌아가지 않는다.
【길드설립조건】
[초기구성원 모집]C급 각성자 5인
직원 5인(영업부, 경영부, 지원부, 교육부, 법무부 각 1인 이상)
[규모별 길드사무소 인가요건]①아틀리에
직원 10인 미만
길드사무소 최소평수 10평
협회제출 공탁금 5억
②소규모
직원 10인 이상 50인 미만
길드사무소 최소평수 50평
협회제출 공탁금 10억
③중규모
직원 50인 이상 200인 미만
길드사무소 최소평수 50평
협회제출 공탁금 50억
④대규모
직원 200인 이상
길드사무소 최소평수 200평
협회제출 공탁금 200억
[설립기여도 확보]길드설립서 제출 시 초기구성원들의 최근 석 달 내 협회기여도 총합이 30만 점을 넘겨야 함.
각 부서별 직원모집.
사무실 확보 및 공탁금 제출.
초기 설립기여도 확보.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설립이 가능했다.
“안 좋은 소식입니다. 최근 최소요건만 충족하고 설립된 길드사무소들이 사기범죄에 사용되고 폐쇄하는 일이 잦아서 요건이 강화된답니다.”
협회를 자주 드나드는 우지우와 소경석.
우지우는 의뢰활동을 전담하고
소경석은 첩보활동을 전담했는데
이중 소경석이 불온한 정보를 가지고 왔다.
강화되는 조건도 제법 까다로웠다.
【설립조건강화】
초기모집직원 인원상향(5인 → 20인)
공탁금 2배 제출
“사실상 아틀리에 급 길드사무소 인가를 중지하고 소규모 이상부터 받겠다는 조치입니다. 공탁금도 10억의 두 배인 20억이 필요합니다.”
20억.
해응응에게는 나름 고민이 드는 금액이었다.
‘현실복귀지원패키지로 받은 20억. 안락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돈이 모조리 나가는 건가요.’
편의점 사용도 구매하한가 5만 원이 걸릴 정도로
사람들이 쉽게 지출을 하지 않고
사회 전체가 경직된 2050년의 한국에서
20억을 소모한다는 건
엄청난 리스크를 동반한다.
“공탁금은 어디까지나 임금체불이나 벌금미납, 길드파산이나 주요길드원의 사망에 의한 길드해체 등의 사태에 대비해 협회가 맡아두는 손해배상에 대한 담보자금입니다.”
“?”
“6개월 동안 아무 문제가 없으면 공탁금의 10%를 돌려받고, 2년간 문제가 없으면 공탁금의 90%를 돌려받는다는 뜻입니다.”
사고 안치고 건전하게 운영하면 공탁금이 쌩으로 증발하지는 않는다는 뜻이었다.
“혹시 자금이 부족하시다면 언제든 말씀만 해주십시오. 저희도 벌어둔 돈이 꽤 많습니다.”
우지우는 스스로가 스윗한 훈남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 생각했다.
물론 현실은 스윗훈남이 아니라 스윗중남이었다.
‘슬슬 계좌를 한 번 봐둘까요.’
담배라거나, 옷이라거나 이래저래 쓴 돈도 있었으니까.
20억보다는 보유금이 낮기는 할 터.
“?”
그런데 웬걸.
【총 계좌 잔액】
[창원은행 계좌] [1,998,230,000원] [브이튜브뱅킹 계좌] [53,050,000원] [합계] [2,051,280,000원]현실복귀지원패키지로 받은 20억.
거기서 돈이 더 늘어나있다.
2.
브이튜브뱅킹.
영문모를 은행계좌의 등장에
해응응이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사기였다.
“어, 언니? 갑자기 왜 그러세요. 막 허둥지둥하시고. 저 수화 모르니까 필담으로 해주세요.”
[모르는 계좌에서 모르는 돈이 들어왔어요.]“네에에?? 그거 사기 아니에요?!”
해응응과 나란히 허둥지둥하며 혼란을 두배로 가증시키는 주아영.
“저 좀 보여주실 수 있겠습니까?”
소경석이 대신 계좌내역을 본 뒤에야 혼란이 겨우 가라앉았다.
“혹시 최근에 방송을 하신 적 있습니까?”
[무술대회요.]“아뇨, 그 이전에 말입니다. x월 x일. x월 xx일. xx월 xx일에 후원정산금이 입금되었습니다. 대체 이날 뭘 하신 겁니까?”
해응응은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무공서적을 암기할 정도로 발달된 무림인의 지능으로 두 달 전의 일을 떠올리는 것쯤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게임을 했어요.]“게임이라면, 혹시 게임방송 말입니까?”
해응응이 눈을 깜빡거렸다.
약관에 방송 자동송출이 숨어있으리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그녀였기에 이내 고개만 도리도리 저었다.
“어라? 언니, 브이튜브에서 언니 게임플레이 영상이 올라왔는데요. 그것도 시청자들 댓글이랑 후원도 같이 올라오고. 이거 방송 아니에요?”
주아영이 인터넷 검색결과를 가져왔다.
컬러풀한 2D 영상과 입체적인 시야를 제공하는 3D 관전영상에는 해응응이 게임을 하는 영상이 버젓이 찍혀있었다.
“??”
여전히 영문을 모르는 해응응.
“게다가 전에는 고스트모드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이거 화질도 엄청 좋고 생생한데.”
해응응의 혼란이 극에 달하자
그녀의 정신방어가 잠시나마 흐트러졌다.
민우성은 그 잠깐 새에 해응응의 생각을 읽었다.
제 의사와 무관하게 게임플레이 영상이 도용된 건가요? 불특정 다수에게?
극심한 혼란.
흥분과 동요.
그 뒤로 서서히 고개를 치켜드는
무림인을 허락 없이 엿본다면 칼을 맞아도 변명할 수 없는 게 상식이거늘.
사람 몇 명은 가볍게 썰고도 남을 강렬한 살의.
민우성이 펄쩍 뛰었다.
점프를 본 주아영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대박. 점핑레빗 진짜 좋아하시나보다. 큭큭. 아직 게임도 안했는데 벌써 점프해요? 그거 중독이에요. 현실이랑 게임은 구분하셔야죠.”
주아영의 어처구니없는 구박에 화딱지가 나기도 했지만 그게 중요한 때가 아니다.
규격 외의 강함을 지닌 귀환자가.
인명을 돌보다 하찮게 여기는 귀환자가.
곧 터질 폭탄처럼 점점 열이 오르고 있는데 그깟 점핑레빗 중독자로 오해 받는 게 대수인가.
‘이러다 브이튜브 본사에 쳐들어가서 본사직원 오륙십 명쯤 도륙하는 거 아니야?’
최초귀환자의 사례를 본 입장에서는 농담으로 치부할 수도 없는, 진지하게 현실성이 느껴지는 미래였다.
더군다나 그는 해응응을 길드장으로 둔 신생길드 해남파의 초기구성원.
아직 정식으로 길드설립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저 여자가 빡돌면 내 인생도 끝장이다!’
국가안보국?
그 치들이 최초귀환자 최덕배를 잡는답시고
실수로 죽인 국가안보국 요원이나
고의로 사살한 민간인들이
지난번에 본 기밀문서에도 수두룩했다.
일이 터지면 손절당하거나 같이 죽을 확률은 계산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높다.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우성아저씨, 혹시 짐작 가는 거라도 있으세요?”
일생일대의 시련에 처한 사람처럼 식은땀을 잔뜩 흘리는 민우성.
그는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답했다.
“예전에는 고스트모드도 실루엣만 나왔었는데 요즘은 기술이 발달되어서 본 모습이 전부 올라옵니다. 기술발전의 결과물이죠.”
“정말요? 신기하네. 그런 것도 있었구나.”
점핑레빗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주아영.
애초에 게임에 관심이 없던 우지우와 소경석.
모두가 그런가? 하는 얼굴로 수긍하니
해응응도 노기를 조금 가라앉혔다.
[그럼 채팅 딸린 저 방송은 뭔데요.]“어, 그건 그러니까… 리뷰방송일 겁니다.”
민우성은 혼신의 힘을 다해 영상을 해명했다.
“왜 그런 거 있잖습니까.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면 유명인이 같이 보면서 방송하는 거. 해응응님의 고스트모드도 그만큼 유명세를 얻은 까닭 아니겠습니까.”
[이 영상에는 유명인 같은 건 없는데요.]“도네! 도네를 보십시오. 여기 스피드마스터랑 이해찬이 나오잖습니까. 이분들도 게임업계에서는 제법 유명인입니다.”
해응응은 쉽사리 믿는 기색이 아니었다.
[그럼 이해찬 씨한테 전화해서 확인해보죠.]“저, 전화번호가 있었습니까?!”
진짜 좆 됐다.
망연자실한 민우성이 비틀거리며 의자에 앉자
주아영이 킥킥 웃었다.
“아저씨 진짜 게임 좋아하신다. 이해찬씨 이름만 들어도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좋아요? 그렇게 유명한 줄 알면 사인이라도 받을 걸 그랬나.”
“언제 만난 적이라도 있었습니까?”
“아아, 얼마 전에 명호동 몬스터 공습경보 터진 날 있죠? 그때 언니랑 저랑 편의점에 있는데 그분이 언니를 도와서 같이 싸워주셨거든요.”
심지어 칼부림도 함께 했던 각성자 동료라니!
제벌 전화라도 안 받기를 기도하며 민우성이 스크린폰으로 이해찬의 방송을 검색했다.
[스트리머 이해찬 방송 중]‘됐다!’
운이 따라주었다.
직업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방송 중에 걸린 전화를 함부로 받지는 않을 거다.
해응응이 전화를 걸었지만
영상 속 이해찬은 한참 요괴들을 검으로 베며
타켓사냥 기록경쟁을 하고 있었다.
아 짜증나게. 방송 중에 누가 전화야?
1초라도 더 빨리 기록을 세워야 할 사람이
긴박한 싸움을 하는 도중에
외부에서 걸린 전화를 받을 리가 없다.
어? 헉 대박. 얘들아 나 잠깐만.
대신 방송이고 게임이고 기록이고 다 내팽개치고
전화부터 받으러 가지.
[이해찬 님이 사생활보호 기능을 켰습니다.] [영상송출이 일시중지 됩니다.]뭐야 급똥임?
기록 조졌네
(졸려요 이모티콘)(졸려요 이모티콘)(졸려요 이모티콘)
(드러누움 이모티콘)
(문열어 이모티콘)(문열어 이모티콘)(문열어 이모티콘)(문열어 이모티콘)
‘저 직업정신도 없는 새끼!’
민우성이 속으로 이해찬을 씹었지만
타임어택에 방송진행까지 중단할 정도로
해응응의 전화가 반가웠던 이해찬은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해응응씨. 이렇게 전화를 또 먼저 다 해주시다니. 제가 먼저 걸었어야 했는데 죄송해지네요.
“…….”
아참. 말 못하셨지. 옆에 동생 분 혹시 같이 계시나요?
해응응이 주아영에게 스크린폰을 내밀었다.
“네! 있어요~”
언니분이 무슨 일로 전화 거셨는지 아세요?
“음~ 아! 해찬씨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대요. 제가 옆에서 대신 전해드릴게요.”
저, 저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고요?
뭐지. 혹시 나한테 관심 있나?
이해찬은 세상을 다 가진 남자처럼 행복함을 느꼈다.
“저희 지난번에 인터뷰 했을 때요.”
예, 인터뷰요.
“막 게임얘기도 하고 그랬잖아요.”
예, 그랬었죠.
“그때 인터뷰 기억나세요?”
이해찬이 기억을 되짚었다.
검은 어디서 배웠냐,
피지컬은 왜 이리 좋냐,
보스를 잡을 때 이 움직임은 어떻게 한 거냐,
일반인도 그게 가능한가,
화장품은 뭐 쓰냐,
쌩얼이 왜 이리 이쁘냐,
남자친구는 있냐,
동생분한테 저 좀 때리지 말라고 전해주시면 안 되냐,
묵언검객의 기록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있는가 등등.
네, 얼추 기억납니다.
“아, 다른 건 아니고요. 언니가 그때 마지막에 했던 얘기가 신경 쓰인다고 하셔서요.”
마지막에 한 얘기요?
해응응이 수첩을 내밀었다.
(이해찬) : 내가 더 놀랐죠. 무슨 인터뷰 대답을 저렇게 맵개 해. 없던 논란도 생기게. 더 웃긴 게 뭔지 알아요? 저 인간은 지 방송도 저렇게 해요.
인터뷰 영상 말미에 그가 했던 멘트.
그때는 이게 뭔 헛소린가 싶었을 뿐이지만.
민우성이 ‘리뷰방송’을 입에 담은 지금은 해응응의 의심을 사기 시작했다.
“그때 언니도 방송 저렇게 한다는 건 무슨 뜻이었어요?”
예? 별 의미는 없었는데요… 혹시 방송 얘기 하는 거 싫어하시나요?
“아뇨. 저희 언니는 방송을 안 하잖아요.”
예? 아, 이거 웃어야 되는 부분 맞죠? 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하이개그에 좀 약해서.
“네? 하이개그라니요?”
에이, 또 모르는 척 하신다. 구독자가 백만 명이 넘는데 방송 안하는 거면 다른 스트리머들 수만 명이 강제로 백수 되겠네. 하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
의심이 아닌 확신이 되어가는 해응응.
민우성이 재빨리 손만 움직여서 문자를 보냈다.
[시급요함. 묵언검객이 출현하는 방송영상 빠르게 삭제할 것.] [영상업로더 대량사망 우려 존재.]통화가 이어지는 사이.
국가안보국에서 다급히 영상을 지우기 시작했다.
“어라? 언니, 방금 그 영상 내려갔어요.”
[더 찾아봐요.]“검색결과가 없는데요?”
통화가 끝난 뒤.
미심쩍은 얼굴로 스크린폰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뗀 해응응.
급한 고비를 넘긴 민우성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가 한 조치는 미봉책에 불과할 뿐.
해응응이 방송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이제 초읽기나 다름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