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84)
〈 84화 〉 84 무술지도
* * *
1.
자본의 출처가 명확해진 이후.
해응응은 과감하게 20억을 쾌척하기로 결심했다.
[공탁금은 제 돈으로 낼게요.]“부담이 너무 크지 않으십니까?”
[길드활동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하셨죠?]“몬스터를 소탕하거나 마석을 채취하거나, 보수가 약속된 의뢰를 받는 식입니다.”
[그럼 무술을 가르치는 의뢰도 있나요?]“교육의뢰라…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소경석은 금방 정보를 가져왔다.
“교육의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개인과외의뢰. 각성자학원의 특별강사초빙의뢰. 중소길드 소속 각성자들의 무술지도의뢰입니다.”
“앗, 언니. 지금 같은 생각하셨죠?”
주아영의 물음에 해응응도 고개를 끄덕였다.
각성자학원.
시간강사로 이미 한 번 일해 본 그녀는
강사일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왔다.
특별강사의 대우도 시간강사보다는 좋을 터.
[이 동네의 각성자학원이라면 내키지 않아요.]명호길드의 예비길드원을 육성하는 학원.
그곳의 각성자연습생들을 키워줄 이유는 조금도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 근방의 다른 학원의뢰는 없으니 배제하고 민간의뢰목록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민간의뢰는 의뢰비용부터 교육조건까지.
모든 사항이 천차만별이었다.
“민간 쪽은 수제자 형식으로 오랜 시간 옆에서 직접 가르칠 무술지도자를 희망합니다. 그만큼 페이도 높죠.”
[여기가 마음에 들어요.]해응응은 딱 두 가지만 보고 의뢰를 골랐다.
얼마나 조금 일하고
얼마나 많이 받는가.
“하하. 적게 일하고 많이 받는 의뢰가 꿀이기는 하지요. 대신 이런 의뢰는 의뢰주가 시간이 금처럼 귀하게 여기는지라 의뢰수주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저보다 강한 선생님은 드물 텐데요.]“물론 싸움이라면 길드장님께서 어디 가도 지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다만, 이 고객님들이 원하는 건 무술자격증입니다.”
[각성자자격증도 받아주나요?]“안타깝게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어디보자… 방금 고르신 의뢰는 모든 무술을 통틀어 종합 20단 이상의 무술지도자를 구하시네요. 덤으로 대회입상기록도 검토한답니다.”
해응응이 부쩍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소경석은 몹시 의외라고 생각했다.
“설마 입상기록이 없으십니까?”
[없어요.]“자격증은 종합 몇 단을 보유하셨습니까?”
[하나도 없어요.]“…그 말이 더 무섭군요. 무술을 배우지도 않고도 그런 전율스러운 실력자가 되셨다니.”
주아영이 자랑스러워하며 끼어들었다.
“언니는 혼자 산에서 폐관수련을 하셨대요!”
“그게 정말입니까?”
해응응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력은 확실하지만 민간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기는 어려운 상황.
소경석은 민간의뢰도 과감히 목록에서 전부 제외하였다.
“그럼 각성자들의 무술지도의뢰가 수월하실 겁니다.”
[자격증이나 입상기록이 없어도 되나요?]“물론 됩니다.”
[그런데 왜 목록에서 각성자길드의 명단을 계속 지우고 계시나요?]“하하, 이런 곳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별 것 아닌 곳입니다.”
[10대길드에 별표마크가 붙은 곳도 명단에서 지워진 것 같은데요.]“하하, 기분 탓입니다.”
각성자들도 자격증이랑 입상기록은 본다.
그렇지만 그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다가 괜히 심기를 거스를까봐 소경석은 웃음으로 때웠다.
결과적으로 남은 건 자격증과 입상기록이 없어도 냅다 들이받을 수 있는 길드들.
“이 길드들은 실전에서 쓸 만한 각성자 전용 무술을 요구하는 길드입니다. 일반무술보다 뛰어난 힘과 기술을 접목시킬 새로운 무술과 기술전수를 요구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의뢰들이죠.”
[검술도 배울까요?]“물론 배울 겁니다. 이유는 몰라도 던전에서는 장비아이템 중에 검이 제일 많이 나오는지라 각성자들도 주무장으로 검을 제일 많이 씁니다.”
해응응은 탐탁찮은 눈으로 의뢰지를 바라봤다.
[보수가 적혀있지 않아요.]“사기꾼이다 싶은 놈들은 전부 배제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건 실력만큼 챙겨주겠다는 자신감의 표명입니다.”
[그런가요?]실력대로라.
해응응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어렸다.
‘그런 말은 누가 오더라도 실력을 알아볼 수 있는 고수나 하는 말인데 말이죠.’
저 길드에는 그녀를 만족시킬 고수가 있을까?
구미가 당겼다.
공탁금으로 낼 20억은 있지만
길드설립에는 돈 샐 구멍이 잔뜩 있다.
직원들 먹여 살릴 월급은 물론이요,
길드사무소 매입과 내부설비 구매에 나가는 추가지출도 만만찮다.
영업이 필요한 차량과 업무추진비도 있어야 할 테니 당분간은 돈을 벌 시간이다.
“언니, 저는요? 뭐 도와드릴까요?”
해응응은 상냥한 얼굴로 그녀의 이마에 수첩 페이지를 붙였다.
[주아영 일과표]묘시(새벽5시) 기상
마보자세 한 시진
뜀박질 한 시진
무기술 한 시진
오시??(오전11시) 반 시진(1시간) 점심식사 및 휴식
내공심법 한 시진
학문공부 한 시진
전문지식공부 한 시진
유시?? 중순(오후6시) 반 시진 저녁식사
자유훈련 한 시진
한 페이지를 빼곡이 채운 스케쥴에
주아영이 울상을 지었다.
“오늘도 이거에요? 각성자가 됐는데 사냥은 안 나가고 훈련만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 거예요.”
[절 믿어요. 나중엔 분명 고마워할 날이 올 테니깐.]“누가 언니 못 믿는대요? 그냥 조금… 초조해서 그랬죠.”
이런 걸 하는 사이에도 언니는 더 강해지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주아영의 그런 속마음을 다 이해한다며
해응응은 수련에 필요한 부분을 짚어주었다.
학문공부나 전문지식공부는
무림인의 교육 치고는 엉뚱하게 들리지만
무림인에게는 의외로 중요한 사항이다.
당장 비급서를 읽기 위해서는
한자를 알아야 하고
근맥과 근골, 인체에 대한 지식을 쌓는 건
외공과 내공에 모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밖에서 배울 애들은 이것보다 못한 걸 더 비싼 돈 주고 배워야 할 거예요.]“정말요?”
역시 언니는 내 편이야.
주아영은 행복함을 느끼며 의욕을 가득 채웠다.
‘열심히 수련하고 끝나면 점핑레빗도 해야지!’
하루 7시진(14시간)의 종합수련.
민우성이나 우지우는
주아영이 제발 수련에 지쳐서
점핑레빗의 점핑소리도 못하길 기도했지만
각성자연습생 생활과 편의점알바를 5년이나 병행해온 주아영의 체력과 정신력은
일과표를 모두 소화하고도 접대점핑을 누릴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으니.
딱 잘라 말해서 헛된 기도였다.
2.
대산길드.
제 이름을 지닌 행정구역을 지닌 길드들과 달리
아직 행정구역을 지배할 정도로
그 세가 강성하지는 못한 길드지만
대산길드 출신 각성자들은 육체단련 하나만큼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업계에서는 나름 인정받는 길드였다.
“문제는 그 망할 것들의 인정이라는 것이 죄다 스카우트라는 겁니다. 힘들게 키워놨더니 죄다 더 좋은 길드로 가겠다는데 위약금까지 받으니 손도 못쓰고 애들 다 놓치고 있습니다.”
대산길드 길드장 철대산은 만나자마자 하소연부터 시작했다.
말은 길지만 핵심은 간단했다.
“인재유출을 막고 다른 길드에 꿇리지 않을 정도의 무술을 지니고 싶다는 말씀이시군요.”
“바로 그겁니다!”
“그것도 기존의 무술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무술이면 더 좋을 테고요.”
“그렇습니다!”
“교육기간은 유동적으로 협상이 가능하지만 비용은 업계 최고수준으로 챙겨줄 수 있으시고요.”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저희 선생님의 도움이 꼭 필요하실 겁니다.”
시원스레 이루어지는 협상.
물론 그렇다고 철대산이 호구는 아니었다.
“대신 가르칠 선생님의 실력은 봐야겠지요.”
“들어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소경석의 말에 해응응이 면접실에 발을 들였다.
주아영이 코디한 옷세트 대신
전투복으로 완전무장한 해응응.
그녀의 위풍당당한 등장에
철대산은 B급 각성자의 체면도 챙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허허. 이 철대산이가 경계를 했다고? 가슴팍에나 겨우 닿을법한 어린 여자 각성자를 상대로?’
철대산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작은 키, 어린 나이, 여성.
강한 각성자가 되기에 불리한 조건만을 갖춘,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다면
흐뭇한 미소나 지으며 바라볼 여자에게서
강한 경각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검수이십니까?”
해응응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께서 자격증이나 입상기록은 없지만, 속세와 떨어진 산골에서 쌓은 독자적인 검술만큼은 감히 한국최강을 자부하실 수 있습니다.”
소경석은 열심히 입에 기름칠을 하며
해응응을 띄워주기에 바빴지만
철대산은 온 몸에 잔뜩 힘을 준채로
연거푸 침음을 흘릴 뿐이었다.
‘명호길드의 원로고수만큼 흥미롭네요.’
해응응이 살기를 품으며
검의 궤적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족족
철대산의 몸이 꿈틀거리며 반응했다.
미세한 살기도 놓치지 않을 정도로
동물적인 야성에 가까운 기감.
검에 입문할 재능으로는 충분했다.
“철대산님? 저, 혹시 저희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드셔도 실력을 한 번 보시면…”
“이미 충분히 보았습니다. 이걸 보고도 느끼지 못했다면 길드장은 때려치워야죠. 다른 건 됐고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철대산이 진지한 얼굴로 해응응에게 물었다.
“저나 저희 애들에게 가장 필요한 무공이 어떤 무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경석은 옆에서 홀로 생각했다.
‘무조건 저 넘쳐나는 근육을 쓸 강한 무공이겠지. 주먹만 내질러도 어지간한 몬스터는 피떡이 되고도 남겠는데.’
그럼 대검을 가르치시려나?
내심 대검술을 손꼽은 소경석.
그는 철대산과 대산길드의 강점을 눈여겨봤지만 해응응은 반대로 약점을 눈여겨봤다.
[대산길드에 필요한 무공은 야성을 죽이는 무공이에요.]철대산은 기립박수를 쳤다.
“훌륭합니다! 뭘 모르는 놈들은 마냥 힘을 쓰는 무공을 가르치려 들지만 어디 우리가 힘이 부족해서 고생했겠습니까.”
[지나치게 예민한 감 때문에 보통 무공은 익히면서 문제가 많았겠죠.]“그렇습니다. 저희도 나름대로 자금사정은 여유가 있지만 쓸 만한 무공을 건지지 못한 이유가 이 예민한 야성 때문입니다.”
[길드원들도 모두 같은 증세가 있나요?]“말씀드리기 부끄러운 일입니다만, 저희 길드는 모두 같은 종족특성을 지닌 길드원이라 그렇습니다. 웨어울프의 혈통이라 불리는 특성입니다.”
웨어울프의 혈통.
“인간과 늑대의 피가 섞인 특성으로 인간의 신체에 몬스터의 야성을 함께 지니는 특성이죠.”
마치 반요곡을 떠올리게 만드는 그 특성에 해응응은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길드원들을 봤으면 하는데요.]“얼마든지 보여드리죠.”
철대산은 그 길로 길드원들이 모인 수련실로 그녀를 안내했다.
그리고 철대산과 해응응 모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응? 묵언검객?”
“헉. 진짜잖아!”
“묵언검객이다! 묵언검객이 왔어!”
“뭐? 실화냐?”
“우와아아아!”
“팬이에요! 사인해주세요!”
“악수 한 번만 해주세요!”
“바람베기 한 번 보여주시면 안 돼요?”
의도치 않은 팬미팅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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