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85)
〈 85화 〉 85 무술지도
* * *
3.
민감도가 너무 높은 사람은 일상의 작은 자극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
[상단]“오 맞았다!”
“저도 맞췄습니다 묵언검객님!”
[상중상상]“오 다 맞췄다!”
“이거 계속 맞추면 상품 있나요?!”
[상하하상상상하상중중상하상]“아아악 너무 어지러워요”
“정신나갈것같애”
지나친 예민함은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되는데 전투 중에는 말할 것도 없이 큰 패널티다.
무수한 살기에 일일이 반응을 했다가는 검 한 번 휘두르기도 전에 탈진해서 쓰러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견적은 잘 나왔습니까?”
[감도가 너무 높아요. 기존에는 야성을 키우는 수련을 했었죠?]“그랬습니다. 야성을 이용해서 적의 공격은 전부 피하고 이쪽의 공격만 꽂는 일방적인 전투가 성장하기 가장 쉬운 지름길이었으니 말입니다.”
[무술을 배우기 전에 그 훈련법부터 바꿔야겠어요. 이대로는 밑빠진 둑에 물 붓기가 될 뿐이니까요.]“방법이 있습니까?”
[우선은 수련이 가능한 레벨까지 감도를 낮출 생각이에요.]작은 자극에도 감도 1000배 세뇌라도 당한 것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길드원들.
이에 해응응은 무술지도 첫 날의 지도수업 내용을 결정하였다.
우선 길드원들을 3개 조로 나눈 뒤.
조 하나를 붕대로 기둥에 묶었다.
“저… 묵언검객님? 이거 훈련이랑 관련 있나요?”
“저희를 기둥에 나란히 묶어놓고 무슨 짓을 하시려는 겁니까!”
“나 알아. 이거 tag : bondage 맞지? 은밀한 속박플레이라는 거지?”
“수십 명 앞에서 묶이는데 어딜 봐서 은밀한이야? public이지.”
묵언검객 찐팬 아니랄까봐 본방 댓글과 맞먹는 어질어질한 소리를 하는 길드원들.
[이제 속박된 1조를 향해 2조가 무기를 휘두르세요. 단, 절대로 공격이 적중하지 않게 허공에다 대고요.]붕대로 구속된 1조 길드원들과 그들의 앞에 선 2조 길드원들.
2조 조원들이 허공에 대고 검을 휘두르자
1조 조원들이 몸을 꿈틀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너무 답답해!”
“도망치고 싶은데 도망칠 수가 없어!”
“응기이잇!”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격렬한 몸부림들.
무언가 다른 방향으로 민감해진 길드원도 있는 것 같지만 훈련의 성과는 곧 나오기 시작했다.
“오오, 이 자식 봐봐. 움찔움찔 거리기는 해도 반응이 많이 얌전해졌잖아?”
“감각둔화훈련이 효과가 있나봐!”
“근데 얘들 눈이 왜 이렇게 풀려있어? 굉장히 애가 타는 표정까지 짓고.”
[그만. 10분이 지났으니 이제 교대해요. 1조는 바로 훈련에 돌입하기는 힘들 테니 2조를 기둥에 묶고 3조가 목검을 드세요.]추태를 보인 1조를 한껏 비웃으며
여유롭게 묶인 2조 조원들은
3조 조원들의 목검이 휘둘러지는 순간,
1조 조원들의 심정을 깨달았다.
‘아앗, 이건 저기로 도망쳐야 하는데 붕대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어!’
‘안 돼, 그런 곳까지 목검이 휘둘러지면 몸이 반응해!’
‘아무한테도 허락하지 않은 소중한 15mm의 경계가 침범당해버렷!!’
붕대에서 벗어나려고 마구 발버둥을 치거나
피할 수 없는 자극에 머리가 새하얗게 질리거나
부들부들 떨면서 자극에 당해버리기만 하는
감각에 유린당하는 2조 조원들.
“햣하, 이 자식들 굉장한 꼴이 되었잖아.”
“묵언검객님 앞에서 이게 무슨 추태냐고. 너, 혹시 지린 거 아니야?”
“야야, 정신 차려! 교대하라잖아. 붕대 풀었으니까 저기 구석에 가서 쉬어!”
무언가에 홀린 듯이 애타는 표정을 지으며
미적미적 구석으로 돌아간 2조 조원들.
자신만만하게 기둥 앞에 선 3조를 보며
이번에는 목검을 들게 된 1조 조원들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주고받았다.
“당한만큼은 갚아줘야겠지?”
“무조건 한 놈 지리게 만들 거야.”
“콧대 높은 3조 녀석들을 홍콩으로 보내자고!”
무언가 수련의 목적이 감도하락이 아니라 애태우기 내지 구속수치 플레이로 변질되기 시작했지만, 수련의 성과는 확실히 보였다.
“크흠흠. 묵언검객 선생님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 이 훈련이 맞습니까? 사내자식들이 이상한 소리만 내서 좀 그렇습니다만.”
[감각은 피하지 않고 적응하다보면 몸의 역치값이 높아지면서 감각순응현상이 일어나요. 민감도가 내려가는 거죠.]해응응은 불안해하는 간부들의 얼굴을 보고는 다음에 올땐 너희 차례라는 말을 미리 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괜히 강도 높은 수련에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칠까봐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붕대를 풀고 묵언검객과 마주선 길드원들.
[상단]그들을 향해 다시금 그녀가 살기를 분출했지만
매번 민감하게 반응하던 지금까지와 달리.
“으긋”
억눌린 신음을 흘리며 길드원이 제 자리에서 버텨내었다.
[상하상상]“그그그긋”
[상하중상상중상하상하]“응기이이이잇!”
털썩.
아직은 감각의 예민함이 다 가라앉지 않아서
수련 도중 기절을 하는 불상사도 벌어졌지만.
감각에 끌려가기만 하던 길드원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감각과 맞서 싸우며
용기 있게 도전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철대산은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뛰어난 실력만큼 훌륭한 무술지도였습니다. 앞으로도 매일 한 시간씩 저희 길드에 오셔서 수련을 봐주신다면 보수는 이 정도로 드리겠습니다.”
철대산이 작성한 계약금은 10억.
연봉은 2억에 달하는 금액.
“체질개선이 완료되면 명당 1.2억의 보너스에 실전에서 다룰 무술을 마련해주시면 성과급으로 100억을 드리겠습니다.”
전문 트레이너와 온갖 무술지도자를 섭외하고 백방으로 노력했다고 들었는데.
그것들이 붕대로 기둥에 감아 감도억제하기 훈련보다 못했다는 건 몹시 의아했지만, 아무튼 해응응에게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아직은 저도 실적이 없고 감도억제훈련을 한 번 성공했을 뿐이니까요. 이 이상의 보수를 부르는 건 지나친 욕심이겠죠.’
훈련과 계약은 양쪽이 모두 만족하며 끝났다.
이제는 해응응이 신경 쓰이던 얘기에 귀를 기울일 차례였다.
[뭣 좀 물어볼게요.]“히이익”
[수련은 끝났으니 그리 긴장하지 마세요.]머리털이 쭈뼛 설 정도로 놀랐던 길드원.
그가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저, 정말이죠?”
[수업 전에 다들 제 팬이라고 하셨죠?]“맞아요! 아 맞다. 사인 해주세요!”
“네! 이왕이면 크게요!”
큰 사인이라.
잠시 고민하던 해응응이
수첩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큼직한 글씨를 썼다.
그리고는 구석에
작게 시간도 적어두었다.
[????] [2050? 11月 XX? ??]“우와! 글씨체가 진짜 멋있으세요. 근데 이거 뭐라고 쓴 건가요?”
[도검참살이요.]“와! 참살도객!”
정말 이런 걸로 괜찮은 건가.
무림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사고방식이지만
아무튼 본인이 기뻐하니 그냥 넘어갔다.
[어떤 계기로 저에 대해 알게 되셨나요?]“계기요? 음, 인터넷에 올라온 클립영상을 봤거든요. 굉장한 실력의 뉴비 스트리머가 나타났다고요! 각성자들의 포럼에서 스트리머가 인정받는 경우는 흔치 않아서 더 관심이 갔고요.”
[스트리머요?]“네, 방송인이요!”
[누가요?]“그야 묵언검객님이죠!”
[제가요?]“네!”
묵언검객이 고장 난 로봇처럼 멈춰 섰다.
그녀의 두뇌가 높은 지성을 번뜩이며 말했다.
지성 : 나는 암기력에 관련된 능력치란다. 지성이 오른다고 지능이 오르는 사기적인 현상이 일어나면 지성100의 소유자는 삼라만상의 법칙을 통달하고 신선이 되어야 한단다. 알겠니?
그렇다.
지성은 그저 암기력과 관련된 능력치.
오히려 이럴 때 필요한 능력치는 매력 다음으로 투자를 많이 한 오성이다.
그녀의 두뇌가 높은 오성을 번뜩이며 말했다.
오성 : 나는 무인의 직관력과 깨달음에 관련된 능력치. 직관력이 오른다고 뭐든지 다 깨달으면 그건 무림인이 아니라 깨달은 자 싯다르타Siddhartha, 부처란다. 알겠니?
그렇다.
오성은 무인의 직관력에 한정된 능력치.
무를 깨닫는데 도움이 되는 능력치이지, 아무 때나 와캇타わかった!를 외치며 뭐든지 다 깨닫는 만능능력치가 아니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욕조에서 유레카를 외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오성능력치가 천부적으로 높은 무림인이요,
깨달은 자 싯다르타는 전 인류를 통틀어 최강의 재능을 지닌 무림인이 아니겠는가.
‘저도 잠시 정신이 나갔나보네요. 능력치가 말을 거는 환청을 다 듣다니.’
충격이 너무 커서 벌어진 헛생각이었을 뿐.
해응응은 이내 정신을 되찾았다.
[제가 방송을 했단 말이죠?]“네? 네. 하셨으니까 하셨죠…?”
[어떻게요?]“아, 지금 쑥스러워서 그러시는 거 맞죠? 하긴 저도 길드 면접심사 볼 때 PPT 발표한 거 다시 보라고 하면 좀 쑥스러울 것 같아요.”
심각한 얼굴로 고민에 빠진 해응응.
그녀가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제 방송 좀 보여주세요. 대신 저도 PPT 발표 봐드릴게요.]“아니, 이게 무슨 수치플레이에요? 전 딱히 PPT발표회로 방송까지 한 건 아니거든요?”
[대신 비무 한 번 해드릴게요.]“쌉가능.”
대산길드 인사과로 달려간 길드원이 헉헉거리며 돌아와 USB 하나를 내밀었다.
“외부열람은 안 되고 저희 시청각실에 가셔셔 열람하셔야 해요.”
“아니, 두 분. 지금 뭐하고 계시는 겁니까?”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던 소경석이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마침 잘 왔어요. 따라오세요.]해응응은 소경석까지 데리고 시청각실로 갔다.
길드원은 자신의 수치스러운 과거가 공개된다는 생각에 우울해하면서도.
무지성 브이소통 원툴인 묵언검객에게 사인을 받고 대화까지 하며 부탁까지 받는 자신의 상황이 얼마나 굉장한지 깨닫고 싱글벙글 웃으며
[검색 : 묵언검객 방송영상] [검색결과 없음]싱글벙글 어리둥절해하며
[검색 : 묵언검객 매드무비] [검색결과 없음]안 싱글벙글 이거 뭔데 하다가
“머지? 검색오류인가? 뭐 괜찮아요! 나중에 따로 보려고 USB에 영상도 받아뒀거든요!”
길드원이 컴퓨터에 USB를 꽂았다.
【이동식디스크 G】
[묵언검객] [인사과 면접영상 PPT발표_정요한] [나무발발이]해응응은 묵언검객 폴더로,
길드원 정요한은 인사과 면접영상 PPT발표_정요한 폴더로,
소경석은 나무발발이 폴더로 시선이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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