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9)
〈 9화 〉 9 분명 게임만 했는데요
* * *
1.
묵언검객이
처형자를
무릎 꿇렸다.
모두가 강제패배이벤트라고 여겼던 튜토리얼 보스가
게임출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패배를 맞이했다.
시청자들이 전율에 휩싸인 와중에도.
스토리는 계속 진행되었다.
[Story mode]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출혈을 일으키며 죽어가는 처형자.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벅차올랐다.
[드디어 나타났구나. 실패해버린 과업을 이어받을 새로운 처형자가. 이 협곡에 종언을 고할 사신이.] [오랜 기다림이었다. 실로, 참으로 오랜 기다림이었어.]꿈틀거리며 다리 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촉수.
그것을 제 주먹으로 으깨버리며 처형자가 외쳤다.
[보아라! 반요가 되어버린 자의 비참한 모습을.] [요괴에게 패하고도 죽을 용기가 없어 구차한 목숨을 이어온 자의 말로를.] [모든 희망을 잃기 직전에 나타난 그대의 존재가 비로소 내게 용기를 선사하였다.] [이승의 모든 굴레를 벗어던지고 죽음을 택할 용기를.]쿵.
이마를 지면에 박은 처형자.
그가 목을 길게 뺀 자세로 외쳤다.
[그대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 이 저주받은 땅을 사멸시킬 숙업을.] [대요괴에게 굴복하여 반요곡의 문지기로 전락한 이 하찮은 목숨을.] [부디 베어다오. 그 검으로 이 저주받은 몸뚱이에 최후를!]다 죽어가는 이의 외침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우렁찬 외침과 함께 선택창이 나타났다.
【상호작용 선택지】
[최후를 바라는 처형자. 그의 소망에 당신은…….]1. 대요괴는 어디에 있지?(대요괴 루트개방)
2. 당신은 누구인가.(진명개방)
3. 그럴 수는 없다. 내 동료가 되어다오.(영입제안)
4. (말없이 처형자의 목을 벤다.)
요괴의 피를 받고도 이지를 잃은 혈귀로 전락하지 않고 혈통의 힘까지 얻어 반인반요가 된 처형자.
그의 조력을 얻는다면 얼마나 든든할지는 직접 겨뤄본 해응응 그녀 자신이 더욱 잘 알고 있다.
처형자는 무림인인 그녀가 인정할 정도로 대단한 실력자였으니까.
아니 대요괴 루트는 또 뭐야ㅅㅂ
무조건 진명개방!!
진명개방하면 다음에 처형자 이름대고 플레이 할 수 있음
ㄴㄴ 처형자가 아군이면 그게 더 간지나지
ㄹㅇ 튜토리얼 불패의 화신 처형자가 아군이라니 얼마나 든든함
솔직히 촉수 나올 때 후반 리밴지 매치에서 쓰는 촉수패턴 나올 줄 알고 긴장한 사람 나뿐임?
나도 개쫄았음
시청자들 또한 저마다 무엇이 이득일지 고민해서 답을 내놓았다.
개중에는 유익한 조언도 있었지만
시청자와 해응응 사이에 있는
결정적인 정보공백이 한 가지.
시청자들은 잔뜩 열광하며 묵언검객을 보고 있지만.
정작 장본인은 시청자들의 존재 자체도 모른다.
[▶(말없이 처형자의 목을 벤다.)]무림인을 자처하는 자.
무인의 긍지를 더럽힐 수는 없다.
비록 NPC라 하더라도 처형자는 존중받아 마땅할 긍지를 보인 자.
일류에 접어든 외공고수를 동료로 삼아 얻을 이득.
흑막의 정보를 캐낼 절호의 기회.
진명이라는 무언가 힘이 느껴지는 개념의 등장.
그 모든 가능성을.
처형자의 수급과 함께 베었다.
지면을 구르는 머리가 만족스레 웃으며 두 눈을 감았다.
[필드보스 처형자 토벌완료] [소탕랭크 SSS] [토벌랭크 SSS] [종합랭크 6★/3★(+300%)] [MORE THAN PERFECT] [다음 필드의 기본난이도가 한 단계 상승합니다.]반요곡 플레이어들이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전개.
그 서막을 알리는 보스토벌전이 끝났다.
역대급 튜토리얼을 끝마친.
피지컬 스트리머계의 초신성.
묵언검객.
채팅이 급물살을 타고 쏟아졌다.
묵언검객 그는 신인가? 묵언검객 그는 신인가? 묵언검객 그는 신인가? 묵언검객 그는 신인가?
엄마 난 커서 묵언검객이 될래요 엄마 난 커서 묵언검객이 될래요 엄마 난 커서 묵언검객이 될래요
신규 스토리 개방 ㄷㄷㄷㄷㄷ
아니 처형자가 여기서 죽으면 쟤 나오는 후반필드는 어케 되는데ㄷㄷ
개씹레전드다 진짜 이 기세면 오늘 켠왕도 쌉가능
시청자들은 벌써 다음 행선지로 어디가 좋을지를 상상했다.
다음은 신사부터 가야지
스킬 없이도 이렇게 강한데 스킬 배우면 얼마나 더 강해질까
빨리 다음필드 가자
선생님 거 처형자 목은 언제까지 쳐다보고 계십니까
저러다 장례식까지 치러주겠네
ㄹㅇㅋㅋ
우리 방장 이거 첫 게임임 과몰입 이해점
아 그랬네
첫 게임(신규루트개척)
제일 지리는 건 이게 리얼모드라는 거임
묵언검객님은 현실에서도 검객이 틀림없음
ㄹㅇ 이 실력은 어시스트액션 묻은 짭실력이 아니라 현실피지컬임
그래서 다음필드 언제 감?
아니 아직도 시체 보고 있냐고
강적을 향한 애도도 잊지 않는 참된 검객
애도고 자시고 이분 움직일 생각을 안 하는데 ㅈ된 것 같습니다만
그는 과연 무엇을 더 보여줄까.
5분간의 침묵.
거듭되는 채팅러쉬.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2500명의 시청자.
채팅창 너머로도 열기가 전해지는 격한 성원 속에서.
마침내 묵언검객이 움직였다.
[▶게임을 종료합니다.] [▶묵언검객 님이 방송을 종료했습니다.]반요곡의 시체언덕에서 광활한 우주공간으로 내던져진 시청자들.
그것이 방송이 끝난 뒤에 여운을 주고받으라고 있는 기본세팅 ES(엔딩 스페이스Ending Space)임을 깨달은 2500명의 시청자들이 발칵 뒤집어졌다.
문 열어!!!
방장 문 열 때까지 숨 참는다 흡
이미 싸늘해진 시체입니다
아니 씹 방종 타이밍
이거 순 악질 아니냐?
5분 침묵 끝에 뱅종ㅋㅋㅋ
닉값 지리네
진짜 말 한 마디 안했음
선생님… 우주공간이 너무 춥습니다…
방장 문 열어!
(화염 이모티콘)(화염 이모티콘)(화염 이모티콘)
(극대노 이모티콘)(극대노 이모티콘)(극대노 이모티콘)
(쾅쾅 이모티콘)(쾅쾅 이모티콘)(쾅쾅 이모티콘)
왜 시체는 싸늘해지기만 해? 따뜻해지면 안 돼?
우주공간을 떠다니는데 당연히 싸늘해지지 ㅁㅊ려나
살려줘… 숨이 안 셔져..
꿱
하꼬방장련 대기화면도 기본 대기화면 써서 우주공간에 시청자들 내동댕이치는 거 진짜 개꼴받네
윽박질러도 보고.
어르고 타일러도 보고.
애원하고 간청하기도 해보고.
가지각색의 반응을 보이는.
애간장이 타는 시청자들이었지만.
이날, 방송이 다시 켜지는 일은 없었다.
2.
최초공략.
게임을 진심으로 즐기는 게이머를 자처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에 대한 동경과 로망을 품기 마련이다.
묵언검객이 보여준 튜토리얼 클리어 등급
[MORE THAN PERFECT]는 그런 로망에 완벽하게 부합했으니.커뮤니티의 반응은 폭발적일 수밖에 없었다.
【개념글】
[중세검술갤러리 묵언검객의 모어 댄 퍼펙트 클리어 분석] [작성자 방구석분석전문가] [조회수 10만2711] [추천 2150]「묵언검객 본인이 시스템 문구 보는 걸 싫어하는지 알림창을 다 꺼버려서 모어 댄 퍼펙트 조건에 대해 공개되는 게 없었지만 나름 영상을 통해 분석을 해봤습니다.
①잡몹소탕분석
먼저 다른 스트리머들은 쾌적한 플레이를 위해 일부로 한 대라도 맞고 난이도를 낮추는데 묵언검객은 그딴 거 없이 노히트였네요.
심지어 안 맞으려고 혈귀들을 피하지도 않고 역으로 직접 찾아다니면서 다 찾아내서 죽였습니다.
하나씩 유인해서 조심조심 진도를 빼는 것도 아니고 우르르 몰려드는 걸 순서대로 한두 번 검만 휘두르면 우후죽순 다 쓰러졌네요.
아직 못 본 분들은 밑에 첨부한 움짤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진짜 개쩝니다.
(양방향 동시습격 1초컷 움짤)
(혈귀 여섯 마리 연속킬 움짤)
②보스토벌분석
보스의 패턴이 공략파 피지컬 스트리머들 기준으로도 더 앞당겨진 걸로 봐서 노히트 올킬 타임어택 조건이 달렸다고 추정됩니다.
문제는 패턴이 졸라게 빨라진 튜토리얼 필드보스, 처형자 이 십새끼의 공략부분인데요.
돌격패턴으로 시작하는 것도 경악스러운데 심지어 묵언검객은 5분 동안 도망 다니는 대신, 역으로 반격을 가합니다.
전부 유효타로만요.
시간초과로 패턴을 버틴 게 아니라 딜로 패턴을 공략한 겁니다.
(실제로 딜을 넣는 움짤)
(점점 벌어지는 상처짤)
일반 플레이어분들이 이게 가능하려면 준비물이 많이 필요합니다.
【혈통의 축복】
[날렵함 3] [근력 1] [내구 1] [동체시력 1] [검술 2]※최소스펙 상상도입니다.
처형자의 미친 돌격속도와 범위피해를 견딜 기본속도와 내구력.
단단한 피부를 베기 위한 최소한의 근력과 동체시력, 검술실력이 요구됩니다.
근데 묵언검객은 다회차 플레이어도 아니고 반요곡이 첫 입문게임인 하꼬스트리머 겸 뉴비플레이어죠.
플레이어 본신의 쌩 바닐라 스펙과 실력으로 이걸 해냈습니다.
이러니 커뮤니티가 뒤집어지죠.
(리얼모드 활성화 인증 짤)
(텅텅 빈 혈통창)
여기서 더 기가 막히는 건 다음 패턴인데요.
피지컬 스트리머로 유명한 실력자분들도 시간경과가 아닌 딜 넣기로 패턴을 깬 소수만이 보았던 도끼패턴입니다.
도끼를 든 처형자는 손만 휘저어도 무시무시했던 근력으로 내리찍기, 바닥쓸기, 왕복가르기 공격을 섞어서 사용합니다.
미친 속도감의 정상급 피지컬 스트리머 스피드마스터야 눈으로 보고 대응하긴 했었네요.
근데 대부분의 패턴경험자들은 패턴의 선모션을 전부 외워서 대응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패턴을 ‘버텼다’고 표현하지 ‘공략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도끼를 든 처형자가 그만큼 세서 딜 넣기는 힘들고 그저 살아남기도 급급하거든요.
근데 묵언검객은 크리티컬이 아닌 공격이 없고 심심하면 슈퍼크리티컬이 막 터집니다.
핵 의혹이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죠.
근데 제가 보기에는 이분 실력이 맞습니다.
잘 보면 이전패턴에서 상처를 입힌 부위를 처형자의 근육이 꽉 조여서 출혈을 막고 있는 게 보이는데요.
묵언검객의 검은 그 주변근육들만을 정확하게 노리고 있습니다.
반요곡의 AI가 플레이어의 인식범위를 가드할 확률이 높아지는 건 알고 계시죠?
이로 인해 최상위권 피지컬 고수들도 몇 가지 급소에 로테이션으로 돌리는 전투법이 보편화 되었습니다.
묵언검객은 명백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죠.
십상남자처럼 노빠꾸로 같은 부위만 계속 벱니다.
정해진 약점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낸 약점을 이용해 크리티컬을 창조해낸 것이죠.
묵언검객님이 얼마나 정교하고도 영리한 승부사인지 엿볼 수 있는 전투법입니다.
그런데 이조차도 끝이 아닙니다. 그 스피드마스터조차도 딜량이 부족해서 더는 무리라고 단언했던 도끼패턴 뒤로 신패턴이 나온 겁니다.
바로 진심승부 일격필살 패턴!
우리가 알고 있는 중후반 필드의 필드보스 처형자가 튜토리얼 필드보다 미친듯이 더 강해지는 이유를 알게 되는 패턴입니다.
(모래주머니가 풀리는 움짤)
(땅이 눌리는 움짤)
모래주머니가 풀리자마자 지축이 쿵 하고 울리는데 무게 장난 아닌 거 감오시죠?
특수혈통으로 피격무효화3회나 10초간 물리경감90%, 안개화 같은 개사기 특수능력을 써야 깰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묵언검객은 초회차에 이 패턴을 딜로 넘겼습니다.
(풀파워 전면가르기의 위력 움짤)
(무빙으로 훼이크를 넣는 움짤)
(도끼 바로 뒤를 따라붙는 움짤)
(다리를 일격에 절단하는 움짤)
따라하라고 해도 절대 못하겠죠?
이건 공략으로 어떻게 설명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피지컬로 다 찢으셨습니다.
③결론과 묵언검객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
신속의 스피드마스터
3대1200 헬스몬스터
인간드루이드 이리온
피지컬 스트리머로는 국내 정상급을 달리고 있는 분들이죠
개인적으로는 이 쟁쟁한 네임드 스트리머들의 뒤를 이어 새로운 초신성이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방송 내내 단 한 번도 시청자와의 소통이 없던 닉값하는 묵언검객님께서는 경이로운 첫방송 이후로 삼일 째 잠수중이십니다
왠지 저는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죽립 너머로 보이는 얼굴짤)
(피에 젖은 무사복 너머로 비치는 몸매짤)
신이 내린 피지컬과 외모, 몸매를 겸비한 미인을 현실 인싸들이 가만두지 않겠죠
지금쯤 재산은 천억이 넘고 건물도 몇 채 지닌 건물주 인싸들과 즐거운 불금을 보내지는 않을까요?
방구석아싸전문가의 심장은 인싸들과 노는 묵언검객님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고통에 타들어갑니다.
부디 저희 아싸들의 브이튜브로 돌아와 다시 방송을 하는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씨발련아 잘나가다가 왜 NTR로 빠지는데
아니ㅋㅋ 이 새끼 드리프트로 딜 넣기 개오지네
묵언검객 못잃어 인싸죽어 묵언검객 못잃어 인싸죽어 묵언검객 못잃어 인싸죽어
우리 선생님은 남자 몰라요 우리 선생님은 남자 몰라요 우리 선생님은 남자 몰라요
엄마 묵언검객 어딨어 엄마 묵언검객 어딨어 엄마 묵언검객 어딨어 엄마 묵언검객 어딨어
와씹 혼모노새끼들 화력 미쳤네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혼모노 아닌데? 혼모노 아닌데? 혼모노 아닌데? 혼모노 아닌데? 혼모노 아닌데? 혼모노 아닌데?
대박; 묵언검객이 여자였다고? 생방송도 봤었는데 너무 13남자라서 당연히 남자인줄;
유명 스트리머들의 분석글로 유명한 네임드 일반인의 글은 순식간에 개념글로 올라갔고.
댓글창은 돌아오지 않는 묵언검객 때문에 실성한 시청자들에 의해 개판이 나버렸다.
3.
그 시각,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는 묵언검객은 거실에서 가부좌를 튼 채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다.
‘역시 착각이 아니었어요.’
상의를 탈의한 상반신.
하복부에 새겨진 자궁문신.
그 위로 은은히 떠오르는
자주색의 고운 빛깔.
아주 조금이지만
그 빛은 처음보다 진해졌다.
내공이 많아질수록
밝기가 진해지는 자궁문신.
그 빛이 진해졌다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사실을 의미한다.
‘참 이상한 일이죠. 분명 게임만 했는데….’
현실의 내공이 늘어났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