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93)
〈 93화 〉 93 백목귀의 힘
* * *
1.
[Player mode]본색을 드러낸 백목귀.
힘과 힘의 격돌로 이루어지던 지금까지와 달리,
이번 전투양상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인간의 근육에 새겨진 본질적인 공포심.
유전자 단위의 공포를 자극하는 눈.
그 힘 앞에서 해응응의 몸이 덜컥 멈췄다.
“자아, 지금이에요. 저 인간을 제 앞에 무릎 꿇리도록 하세요!”
백목귀의 외침과 동시에
소각장 인근에 매복해있던 정예병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역시 그 교활한 왕비의 오른팔답네요.’
요괴왕비.
투기장 결승전에서 마주한 그녀의 추종자는
관중 전체를 제 편으로 삼아
묵언검객의 검까지 뺏어
한 번 싸워보지도 않고 패배를 종용하려 들었다.
요괴왕비.
악명 높은 요계수도의 두 지배자 중 하나인
그녀 본인은
일신의 무력도 대단하지만
사생아 왕자와 묵언검객의 유대를
세 치 혀만으로 파탄 내는 언변을 지녔다.
‘마음을 쥐고 흔드는 언변. 그 재주를 보이지 않은 것은 제 부동심을 알기 때문이겠죠.’
흔들어봤자 의미가 없음을 알기에
모략 대신 지략과 요술로 승부를 내려 든다.
지금까지 겪었던
요계왕비와 같은 모략가 계통에서는
가장 빠르게 심계를 접고 그녀를 몰아붙였다.
요괴왕비가 신뢰하며
인계침공거점을 직접 맡긴 이유가 납득이 가는
기민한 실행력을 지닌 요괴였다.
‘요력봉인지대의 설치자. 요력의 발동을 제한하는 능력을 자유자재로 켜고 끌 수 있나보군요.’
동술을 발휘하는 찰나지간.
눈에 깃든 특별한 힘을 발휘하며
특별한 반응을 강제하는 초능력에 가까운 눈.
“요력을 담아낸 동술??입니다! 눈을 마주치지 마세요!”
마가놈의 지원이 떠오르는 반요의 외침.
[후후후, 이미 늦었어요. 두 개의 눈과 동시에 마주친 이상, 공포에 마비된 몸을 움직일 수는…]서걱! 콰과곽
촤악!
백목귀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유혈을 향한 기대가
새로운 숙주를 향한 흥분이
부하들의 육체와 함께
눈앞에서 삽시간에 무참히 도륙되었기 때문이다.
신체의 반응을 유도하는 동술도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은 기로부터 비롯된 힘.
기의 흐름 그 자체를 파괴하는 파해의 힘에는
요력봉인지대도
백목귀의 동술도
언제든지 찢을 수 있는 종잇장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 힘의 효율은 그리 좋지 않아요.’
그렇기에 해응응은 백목귀와 마찬가지로
찰나지간에만 그 힘을 실었다.
‘몸이 움츠러들고 공포심이 심장을 조여 오는 것쯤은 늘상 겪는 일이 아니던가요?’
적의 손에 쥐어진 칼 한 자루가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두려움.
무림인은 늘 그런 두려움과 맞선다.
‘그러니까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더라도 상관없어요. 아주 조금,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만 풀어내면 되니까요.’
완벽파해가 아닌 순간해제.
검을 쥐고 휘두를 찰나지간에만 동술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난다.
[후후, 후후후후후!] [저의 동술 따위, 완전하게 해주하지 않더라도 견뎌낼 수 있다는 건가요?] [과연 인계최강의 검사. 그 오만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는지 제 눈으로 똑똑히 봐드리죠.]백목귀의 눈들이 산발적으로 번뜩이며
형형색색의 안광을 발산했다.
불운한 계기로 잃어버린 신체에 대한 절망을
원념으로 투사하는 시선.
해응응은 자세가 무너지며
당장이라도 자신의 팔다리가 잘리지는 않을지
백목귀의 시선으로부터 팔다리를 감춰야 하지는 않을지
충동적인 공포심이 떠오르며
자세가 크게 흔들렸다.
“지금이다. 인간 검객이 흔들린다.”
“강자살해의 전승은 놓칠 수 없지.”
“끝장내주마, 인간!”
반색하며 달려드는 요괴들.
무너져가던 해응응의 자세가 수복되며
요괴들의 육체가 다시금 도륙당하기 직전.
백목귀가 연달아 또 다른 눈을 번뜩였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강제로 퇴화당하는 시력.
빼앗긴 시야 너머로 날카로운 손톱과 도검이
묵언검객의 무사복을 스치며
기다란 상흔을 만들었다.
[버겁다고 느끼지는 않았나요?] [몇 번이고 같은 수를 쓰도록 허락할 만큼 이 백목귀는 어리석지 않답니다.]쉽지 않은 싸움이 시작되었다.
2.
적시에 발휘되는 동술.
비슷한 효과를 지닌 눈들의 중첩효과.
그 성능을 적극 이용하는 백목귀의 수하들까지.
이거 콤보가 너무 좋지 않아?
와씨 쓰레기장에 개사기 요괴가 있었네;
저 동술 배우면 후반까지 써먹겠는데?
컨트롤 좀 딸려도 눈깔 빨로 이기는 거 아님?
경직부여 공포부여 시력박탈ㄷㄷㄷ
개사기 능력만 다 모았네
최고난이도도 별 거 없구나 싶었더니 묵언검객한테 부상을 입히네ㄷㄷ
난이도 체감기준이 묵언검객 부상 입히기야?
시청자들은 위기감을 느꼈다.
자신은 능력을 쓰면서
상대는 능력을 봉인하는 요괴가
한 두 개의 능력도 아니고
무려 백 개의 눈에 달린 백 개의 능력을 자유자재로 결합, 증폭까지 해가며 구사한다.
그 사기적인 공세가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이다.
시청자 15000명을 3명 남을 때까지 털어버리는 고수를 부상 입히는 요괴면 쌘 거 맞지
응 인간모드 클리어 기록자 스센세가 공인했죠?
선생님이 인정한 요괴면 강한 거 맞지
심지어 그 강함은
정상급 피지컬 스트리머로 추앙받는
스피드마스터마저 공언한 상황!
근데 저 눈깔이 무슨 효과인지는 어케 알고 채팅 침? 유료구독자 눈에는 공포부여의 눈깔! 하고 글자 떠오름?
감각링크로 같이 맞고 있는 거지
아앗…
눈깔효과가 궁금하다고 디버프를 같이 맞는 진짜광기들
후 너희는 이런 거 맞지 마라
왜 너만 재밌는 거 하려고 그래
동화율 70%로 감각링크 박았다가 눈깔 맛탱이가서 지금 방송이 안보임… 채팅도 TTS 음성읽기로 듣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 병신이야?ㅋㅋㅋㅋ
남들은 4D 체험하는데 혼자 라디오로 본방을 즐기는 고인물ㅋㅋㅋ
고인물은 무슨 원시인이지
현대생존게임들 하면 라디오 의외로 종종 들음
감각링크를 통한 간접체험만으로도
극심한 공포와 불편을 야기하는 백목귀의 동술.
위력과 위력의 격돌이 일어나지 않아도
감각링크 시청자가 급속도로 줄어들 정도로
동술의 힘은 시청자들마저 겁에 질리게 했다.
[아직도 찰나의 해방을 고집하실 건가요? 동술의 저주는 마치 붕대와도 같답니다.] [한 겹은 가볍게 풀 수 있어도 두 겹, 세 겹… 겹겹이 쌓이다보면 언젠가는 꼼짝도 못하는 처지가 되지요.] [그런 꼴이 되어버린다면, 후후후. 저… 그때는 더는 참을 수 없어요. 그 몸…… 제 것으로 뺏어버린다고요?]눈을 통해 저주를 공격으로 구사하는
독특한 전법의 보스.
언제 쓰러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형형색색의 눈의 공능은 위력적이다.
100개의 눈이 지닌 100개의 저주효과.
백 마리의 요괴에게 동시에 공격을 받는 것처럼
매번 각기 다른 위협에 노출되는 공세.
그 속에서 평정을 유지하며
백목귀의 정예군단의 공격으로부터 버티기란
가능성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지나치게 가혹하다.
뭔가 이상하지 않음?
보스전 3분 지나지 않았나?
이걸 어떻게 버티고 있는 건데;
감각링크 최후의 생존자 훈장이 탐이 나서라도
어지간하면 끝까지 버텨보는 랭커 시청자들도
진절머리를 내며 진즉에 떨어져나가는 공세.
하지만 해응응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 가혹한 시련을 홀로 견뎌내고 있다.
파해의 공능을 낭비하고 있거나
무공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몸을 잃는 것이야 당연히 두렵겠죠. 하지만 결손의 감정이 정말로 이런 것이었나요?’
외팔이가 되어도 무림에서 살아온 경험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도 중원무림의 추적자들은 뒤를 쫓아왔죠.’
어둠 속에서도 칼부림을 주고받았던 경험이.
무림에서 쌓아온
오만가지 상황에 맞서 굴하지 않는
어떤 공포에도 꺾이지 않는
단련되고 또 단련된 강인한 정신력의 밑거름이 된 경험들이.
‘그 모든 고통어린 순간들에 비하면, 이런 감정에 조종당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요.’
한 번 이상 극복한 감정이라고.
조금 거슬리는 정도의 별 것 아닌 제약이라고.
공포를 정신력으로 경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 겹?
네 겹?
몇 겹이라도 상관없다.
그녀는 명가의 여식으로 대우받으며
안락한 무림 나들이를 다녀왔던 몸이 아니다.
그 어떤 사내들도 감히 도전할 엄두를 못 낼
가혹한 시련들을 극복하고 돌아온 자.
서걱!
쿵.
마지막 부하까지 묵언검객의 검 앞에 쓰러지자
백목귀의 고운 얼굴이 흉하게 구겨졌다.
[Story mode] [백 개의 눈의 제약. 백 마리의 요괴들의 협공.] [이만한 공세를, 군단의 공격을 홀로 극복하다니.] [후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당신의 강함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서.] [솔직히 조금은 얕보고 있었어요.]인계최강이니 어쩌니 추앙하는 소리를 들어봤자.
결국 왕비를 지키지도 못한
요계에서 도망친 패잔병들이 전한 소식.
고작 인간 하나를 상대하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준비를 했지만
마주한 결과란 군단의 전멸.
[어지간한 요괴들도 당신을 상대로 승리하기란 극도로 어렵겠죠.] [저 역시 그럴 테고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어지간하지 않은 수를 쓰려고 하니까… 너무 원망하지는 말아주세요.]백목귀 토벌전.
제 2 페이즈.
[제 눈은… 팔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니까요.]스르륵 흘러내리는 옷자락과 함께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드러난 나신.
그 전체에 돋아난 눈들이 그녀를 응시하며.
앗 시발 잠깐만
아니지? 아니지??
싸늘하다…
옷 입어 ㅁㅊ려나!!
멈춰! 멈춰어어어!!
옷 입어!! 앞섶 여며!! 허리띠 다시 매!! 빨리이이이!!
무언가를 직감한 시청자들의
애타는 비명과 함께
[나체 노출, 음란물 및 기타 성 관련 콘텐츠가 감지되었습니다.] [여성의 허리에서 골반과 엉덩이까지 사이의 신체 부위가 노출되었음이 인식되었습니다.] [19금 제한 설정이 걸려있지 않습니다.] [블라인드 경고(1회)가 적용됩니다.] [방송이 10분간 블라인드 처리됩니다.]백목귀의 힘이 방송을 검은 화면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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