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97)
〈 97화 〉 97 요력과 내공
* * *
1.
블라인드 경고로 방송이 반 강제로 차단된 사이.
방종도 안했는데 우주공간으로 사출된 시청자들은 잔뜩 뿔이 났다.
문열어!!!
왜 너 혼자 게임해!!!
우리도 같이 보여줘!!
그러게 어딜 아녀자가 옷을 벗냐고 꾸중하고 얼른 옷 입혔어야지 ㅉㅉ
아니ㅋㅋ 싸움 도중에 그게 되냐고
보스토벌전마다 엄청난 액션을 보여주며
독보적인 전투력을 발휘하였던
피지컬 스트리머계의 초신성 묵언검객.
이번 전투의 가장 맛있는 장면을
눈앞에서 대뜸 뺏겨버렸으니.
가장 인자한 성격의 시청자들마저도
화가 안 날 수가 없었다.
(문열어 이모티콘)
(문열어 이모티콘)(문열어 이모티콘)(문열어 이모티콘)
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문열어 중독증입니다.
흥, 돌팔의 의사 같으니. 진료비는 못 주니까 돌아갈 문이나 여쇼!
중독 맞네
나가는 길은 니가 열고 가라고ㅋㅋㅋ
문열어가 회장님 사모님들이 쓰는 말이었네
ㄹㅇㅋㅋ
문고리 같은 더러운 거 남이 안 열어주면 절대 못 열지ㅋㅋ
선생님께서 한평생 방에서 나가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군요?
아니 씹
수귀자폭병 또 시작이네
1시간 갇히면 죽는 방에 갇히면?
문열어!!!
야발려나 그건 진짜 죽잖아!!
바리에이션 뭔데ㅋㅋ
문 안 열면 죽으니까 열어달라는 거였음ㅋㅋ
나도 지금 답답해서 죽을거같애
어떻게 한 놈도 지가 문 열고 나간다는 말은 안 하냐? 어질어질하다 진짜..
심리트릭 뭔데ㅅㅂ
밀실트릭장인이라니까 당연히 잠긴 줄 알았지
이젠 도네도 악질이네 야팔
갈 곳 잃은 분노를 서로를 향해 겨누며
하나 둘 수귀자폭병으로 변모하는
혈둔수로채가 따로 없는 우주대기공간.
10분 지남
난 여기서 탈출하겠어!!
본방에서 보자 야팔련들아
지옥과도 같은 10분이 지나고
백목귀가 몇 조각으로 잘려있을지 맞춰보겠다며
각기 다른 숫자를 속에 품고 넘어온 시청자들.
?
?
이게 뭐야
기대와는 너무 다른 광경에
채팅창에 수많은 갈고리가 던져졌으니.
백목귀 어딨음?
방장은 왜 앉아서 좌선하고 있음?
부기맨 저놈은 청소기도 아니고 자꾸 뭘 주워먹고 있는 거야ㅅㅂ
당신이 기대했던 보스전, 좌선한 묵언검객과 자동청소기 부기맨으로 대체되었다.
뭐야 시발 돌려줘요
니 척추?
척추 필요 없고 보스전 내놔!!
진짜광기ㄷㄷ
쥰내게 혼란스럽네요
보스전은 어떻게 된 건가.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그래서 묵언검객은 왜 좌선을 하고 있는가.
의문만 무성해지는 가운데
10분의 진상을 알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이자 당사자인 묵언검객.
그녀는 5분이 넘도록 좌선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니 야팔 그래서 지금 뭐하는 거냐고!
방송안해?방송안해?방송안해?
유입들 매운맛 방송에 정신 나갔네ㅋㅋ
보스토벌 후에 5분 묵념은 ‘상식’이거든요?
묵념검객 또 너야?
이 사악한 묵념검객! 우리 묵언검객님의 몸에서 썩 나가!
그래서 지금 몇 분 지남?
6분 지남
5분이라매!!!
누구도 목도한 적 없는 5분이 넘는 묵념방송.
그 전인미답의 방송에 지쳐 하나 둘 나가떨어지려던 시청자들.
그런 이들의 사이로 한 눈썰미 좋은 시청자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근데 검은 왜 빛남?
어? 진짜네?
야팔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몬가.. 몬가 일어나고 있어…
누가 설명 좀 해줘.. 정신나갈것같애…
몰라 나도 무서워 이게 뭐야
니도 모르면 누가 아는데!!
빨리 알려고 노력을 하란 말이야!!
ㅠㅠ
자동청소기 부기맨이
폭발한 백목귀의 육신조각을 집어먹고
피를 빨아 마시는 가운데
넓적한 바위 위에 좌선을 하고 앉아서
두 눈을 감은 묵언검객.
그녀의 옆에 내려놓은 검 한 자루가
은은한 빛을 띠며 발광하는
혼란스러운 방송.
그 정체불명의 묵념방송이
무려 15분이나 이어지리라고는
이제 막 6분이 경과한 시청자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2.
해응응은 자기관조를 통해
백목귀가 두고 간 요력의 양을 알아차렸다.
내공으로 치자면 무려 60년 내공.
무림인에게는 익숙한 단위인
1갑자(60년)에 달하는 요력이었다.
‘보통의 방식으로는 흡수할 수도 없고, 흡수하려 들어서도 안 되는 양이지만요.’
무림의 통속소설에는
무림인들의 로망을 담은 기연이 존재한다.
한 알만 먹어도 1갑자의 내공을 얻고
한 방울만 마셔도 1갑자의 내공이 늘어나는
전설적인 영약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영약은 흔치도 않지만, 만일 찾더라도 함부로 먹으면 몸이 터져 죽을 테니까요.’
내공이란 자신의 체내에 사역한 자연지기.
혈도를 주천하며 기맥을 형성하여
제 뜻대로 체내를 순환하거나 방출하는 힘이다.
이를 다루려면
내공이 혈도를 순환할 수 있어야 한다.
‘내공순환과 심법운기 도중에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항상 적절한 양을 순환시켜야 혈도의 근맥이 상하지 않죠.’
그저 많은 내공을 지녔다고 좋아하며
무작정 혈도에 내공을 밀어넣는다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시달리고 만다.
혈도가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고
세찬 힘에 혈도의 벽이 찢겨져 나가며
복어처럼 부풀어 오른 신체가
펑 하고 터지며 몸 밖으로 분출되는
끔찍한 참상을 겪고 싶지 않다면
자리에 앉아 내공을 순환하는
운기조식이라 불리는 행위 도중에는
절대로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마공에 빠진 무림인들이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과한 내공을 운용하며
억지로 내공의 순환속도를 증진시키며
순간의 출력과 속도를 얻는 대신
혈도의 안전성과 근맥의 튼튼함을 상실하니.
내공을 쌓으면 쌓을수록
부담을 견디던 근맥의 안전성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기나긴 악순환의 끝에
근맥의 내구력이 다하는 어느 날.
근맥이 터져 즉사하거나
근맥의 파열을 피하고자
무리하게 내공이 순환하는 길을 바꾸다가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거나
뇌기능이 손상되며
광인이나 폐인으로 전락하고 마니.
이것이 마공을 익힌 자들의 말로이자
세간에서 일컫기를
주화입마?火??라 부르는 현상의 원인이다.
‘감당할 수 없는 영약은 그 자체로 마공과 같은 부작용을 야기하죠.’
마공은 부작용을 맞이하기까지
근맥이 손상되기까지
시간적 유예라도 있지만
감당 불가능한 영약은
그 막대한 내공의 양과
이를 전신에 주천시키며 발생하는
엄청난 가속도로 인해
즉각적인 주화입마에 빠질 수도 있는
극도로 위험한 금단의 비약이었다.
‘1갑자의 요력. 그 전부를 취할 수는 없어요. 우선은 불순물부터 덜어내야겠어요.’
한 순간에 드높은 무위를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해응응은 욕망에 눈이 멀지 않았다.
[마이너스 동화율이 급속도로 회복됩니다.] [현재 동화율 : 1%] [심도 그래프가 정상화됩니다.]과하게 밀집된 요력을 덜어내고
성질이 강한 요력을 잘라내며
세포와 근육, 장기에 침투한 요력을 추출한다.
[정신오염으로부터 자아를 수복합니다.] [동화율이 폭발적으로 상승합니다.] [현재 동화율 : 40%]근맥파열을 방지하고
정신오염을 차단하며
신체변이를 예방하는
요력 흡수의 부작용을 낮추는 사전작업.
그 철저한 대비 앞에
1갑자의 요력은 어느덧 반에 반도 안 되는
14년의 요력만이 남았다.
‘현실내공의 두 배군요.’
본래 5년 내공을 지녔던 그녀는
처형자와 수귀대장, 요괴선인, 요괴장군을 거쳐
2년의 내공을 추가적으로 습득하였다.
불과 두 달 남짓한 사이에
2년의 내공을 얻은 놀라운 성장속도.
한 달에 1년의 내공을 얻기를 반복한다면
1년 뒤에는 12년의 내공을,
15년 뒤에는 180년의 내공을 얻고
3갑자의 내공을 모을 수 있다.
‘지금의 성장속도도 충분히 빠르기는 해도, 실제로 제게 주어진 시간이 15년일지는 몰라요.’
주민등록상 출생연도는 2030년이지만
신체연령은 캐릭터를 만들 당시에 설정한
이제 막 지학??에 겨우 도달한 15세의 나이.
무림에서 흔히 아름다운 여인을 두고 일컫는
묘령??의 여인이라 부르는
스무 살 안팎의 나이조차도 되지 않는다.
‘구음절맥을 앓는 절맥증 환자의 평균수명은 이립 미만.’
이립??은 서른 살을 일컫는 말이니
그녀의 수명은 최대로 잡았을 때가
신체연령 15세에서 30세 사이의 15년이지,
반드시 그녀가 15년은 살 수 있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
‘애초에 내공의 양이 늘어날수록 구음절맥은 더욱 빠르게 악화되죠. 섣불리 영약을 복용하고 내공만 늘린 자들이 숱하게 죽어나갈 만도 했어요.’
병을 낫기 위해 복용한 영약이
도리어 환자의 수명을 급격히 앞당기는
무지에서 비롯된 참상.
‘그러니 지금의 제게 필요한 건 순도도 떨어지고, 기의 정화에 오랜 세월이 필요한 불순한 요력 따위가 아니에요.’
더럽혀진 기운 가운데에서도 맑고 정순한 기운만을 뽑아내어 응축시킨 요력의 정수.
‘14년의 요력을 심법으로 순환하며 굴리면서 내공으로 변환하겠어요.’
그녀의 모든 의식이
기를 제 것으로 소화하기 위한
내공심법의 운용에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OUT BREAK!] [드높은 정신력이 동화율의 상한치를 단숨에 돌파합니다.] [현재 동화율 : 92%]무인이 순환시킬 수 있는 내공의 최대량은 본디 자신의 내공총량까지.
7년 공력을 지닌 그녀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본디 7년의 내공까지지만
화경의 경지에 도달하며 생긴
기를 다루는 노하우들은
그 두 배인 14년의 요력마저도 굴릴 수 있었다.
‘절대로 기맥이 상해서는 안 돼요.’
가뜩이나 기맥의 손상이 심해지는
구음절맥을 앓고 있는 그녀가
구음절맥을 치료하겠다고 내공을 모으는 과정에서 기맥을 상하게 만든다면.
차라리 기를 모으지 않느니만 못한
본말전도나 다름없는 짓이 된다.
신중을 기해 흡수하는 과정에서 걸러진 요력은
전체의 절반인 7년.
60년 요력에서 실질적으로 흡수한 내공은
고작 7년에 불과했다.
[공력이 7 상승합니다.] [공력 : 14]그녀가 지니고 있던 내공이 7년임을 감안하면
이는 소지 내공이 단숨에 두 배가 되는
충분히 대단한 기연이었다.
‘내공이 두 배로 늘어났다는 건, 내공으로 벌일 수 있는 이적의 규모가 제곱으로 늘어남을 의미하죠.’
7년의 내공으로 그 제곱에 달하는 49의 이적을 일으킬 수 있다면.
14년의 내공은 그 제곱에 달하는 196의 이적을 일으킬 수 있다.
‘급하게 소화한 힘이니 소주천과 대주천을 반복하며 기의 순도를 높이고 길을 들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런 건 현실에서 해도 돼요.’
보스토벌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의 정신을 장악하려 시도했던
건방진 요괴, 백목귀가 남아있지 않은가.
이제 저 어리석은 요괴에게 그녀의 몸과 마음이 누구의 것인지 깨닫게 해줄 시간이 도래했다.
3.
다음 생에는 기억해두세요.
타인의 정신이란,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여도 나갈 때는 아니라는 걸.
백목귀의 정신은 한 순간에 무너졌다.
보스토벌이 성공했음을 알리는
토벌성공알림이 빗발쳤지만
그녀의 관심사는 외부세계가 아닌
내면세계로 향했다.
‘참 기특한 요괴였네요.’
7년의 공력을 일시불로 선물해주고도 모자라서
본체까지 함께 넘어오다니.
‘제 내공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어주려고 이러는 걸까요?’
세상에서 제일 정 많은 동물은 사람이라더니
어쩌면 요괴야말로 가장 정이 많은 건 아닐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백목귀의 정신체는 커다란 선물을 주었다.
‘방금 1갑자의 요력을 해소했는데 또 다시 1갑자를 주다니. 인심이 너무 좋아도 문제에요.’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더니
또 한 그릇을 밥그릇 위로 쌓아주는
마치 시골할머니를 방불토록 하는 인심.
‘먹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죠.’
아쉬움을 꾹 참고
1갑자의 요력을 탈이 나지 않도록
몸 밖으로 잘게 나누어
조심스레 분출하는 해응응.
기를 분출하던 그녀가 무언가 이상을 감지하기 시작하였다.
‘분출하는 기운이 자꾸 어디로 사라지는 거죠?’
내면에만 집중했던 의식을
외부로 돌리는 순간
해응응은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무슨 해괴한 일이죠?’
그녀가 요력을 외부로 흘려보내는 족족
그녀의 검이 요력을 받아먹고 있던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