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00
100화.
“죽는 줄 알았네!”
“죽었으면 이제… 쿠룩, 평생 놀림감이지. 쿠룩.”
“지지직… 쓰러진 상태로 두고 스샷 찍어서 앨범 만들었죠.”
“악마냐?”
스으으으으읍!
“또 옵니다! 지방 방송 끄고 회피에 집중하세요!”
콰아아아아아아!
공중에서 난리 치는 블랙 드레이크의 브레스를 또다시 피하는 찬성의 파티였다.
맞으면 무조건 즉사하는 데미지를 가진 산성 숨결이었지만, 집중만 하면 피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덕분에 몇 차례 더 피하자, 하늘에 있던 블랙 드레이크가 다시 내려앉았다.
“블랙 드레이크! 내려옵니다!”
“쿠룩! 찬성 님! 내려오자마자 다시 등에 갈 준비!”
“나는 브레스 대기!”
“지지직… 오!”
땅으로 온 블랙 드레이크에 대한 대응은 처음 전투를 시작할 때와 같았다.
찬성을 근손실보험이 등짝 위로 던져서 올려 주고, 올라간 찬성은 다시 블랙 드레이크 위에서 검무를 춘다.
크오오오오오오오!
[Lv.38 블랙 드레이크(보스 몬스터)]남은 체력:51퍼센트
보유 스킬:거대한 육체, 두꺼운 비늘, 산성 숨결, 비행, 광폭화
“쿠룩, 이렇게 날로 먹어도 되는지 모르겠군요.”
“크릉, 그 말 맨날 나오지 않나요?”
“지지직, 사실 그래요. 찬성 님이 솔직히 치트키니까요. 근데 이거… 정말 문제없을까요?”
다시금 말하지만 ‘불가능에 가까운’이라는 난이도에 맞게 적정 레벨과 2차 클래스들로는 절대 깨지 못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이 이 ‘블랙 드레이크의 둥지’ 던전이다.
“남은 문제는 광폭화인데… 찬성이 딜량 생각하면 그것도 문제없지. 시간 내에 잡을 겁니다.”
“지지직…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는 문제없는데, D.E사에서 이걸 놔둘까? 하는 거죠.”
“아, 그쪽 걱정이었군요.”
자신들의 공략은 이미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대비도 되어 있었고, 찬성의 포텐셜을 알고 있기에 시도해서 지금 공략이 되어 가는 거지만 게임사 입장에서 보면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지지직… 아무래도 역시 ‘패시브-검성의 경지’가 문제 같은데… 조정하려나요?”
“쿠룩, 등짝에서 저러지 말라고 방어력이 높은 비늘을 넣어 둔 건데… 쿠룩. 저걸 조정하려나요?”
“그러면 마법사나 곡사로 사격하는 궁수계 클래스는 어쩌라고요? 쥐 잡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겠죠.”
“어떻게 되든 D.E사 직원들 머리 터지시겠군. 아, 브레스 쏠 것 같으니 다녀옵니다!”
크오오오오오오!
이미 찬성이 실수만 하지 않으면 블랙 드레이크의 공략은 순조롭게 성공할 것으로 보였다.
그 때문에 다들 여유롭게 찬성이 블랙 드레이크를 박살 내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크르르르… 컥!
[Lv.38 블랙 드레이크(보스 몬스터)]남은 체력:0퍼센트
오랜 검무가 끝나고, 생명력이 0퍼센트가 된 순간 결국 블랙 드레이크가 쓰러지는 나무처럼 땅으로 무너졌다.
“후아~ 진짜 재미있었다.”
그리고 찬성은 우아하게 공중제비를 돌며 땅에 착지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고개를 치켜드는 모습이 꽤나 상쾌해 보였다.
마치 놀이기구를 탄 소년처럼 화사하게 웃은 그는 다가오는 파티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이번에도 재미있었어요!”
“쿠룩, 그거 잘됐네요. 아무튼 수고 많으셨습니다.”
“…진짜 1트, 아니… 2트 만에 깬 건가? 이번에도 업적 엄청 뜨네.”
“업적… 아!”
[시스템-‘업적:늪의 지배자(조건:블랙 드레이크의 둥지 클리어)’를 달성하셨습니다.] [시스템-‘업적:조심해요! 브레스!(조건:블랙 드레이크와의 전투 중 산성 숨결에 아무도 맞지 않고 클리어)’를 달성하셨습니다.] [시스템-‘임무:블랙 드레이크 토벌’이 완료되었습니다.]시스템 창에 2개의 업적이 클리어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는 찬성이었다.
다만 역시 메인 퀘스트 안에 있는 임무 라인이라서 업적에는 별다른 보상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템은 진국이죠. 찬성 님! 얼른 와서 이거 보세요.”
“뭐가 나왔는데요?”
먼저 가서 블랙 드레이크의 시체를 루팅한 전국건강협회가 호들갑을 떨며 아이템 정보를 채팅창에 올렸다.
[드롭 아이템 목록](영웅)흑비룡의 가죽을 덧댄 무복
(영웅)흑비룡의 가죽을 덧댄 부츠
(영웅)늪 독기에 물든 지팡이
(희귀)블랙 드레이크의 가죽×13
(희귀)블랙 드레이크의 이빨×22
(퀘스트 아이템)블랙 드레이크의 눈
‘이 정도는 되어야 역시 ‘불가능에 가까운’ 난이도답지.’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화려한 아이템 드롭을 보여 주는 테이블이었다.
“쿠룩! 오오! 3영웅에다 재료 템도 빵빵하군! 쿠룩!”
“지지직… 재료 템도 빵빵해.”
“흐음~ 흑비룡 세트, 한 번에 2개가 나왔네. 심지어 가죽. 검성… 방어구가 경갑, 가죽이었던가?”
“예.”
세트 아이템의 드롭으로 다들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미니멈실버는 눈을 빛내면서 파티원에게 말을 꺼냈다.
“저는 이거 방어구 세트 템 2개 모두 찬성이한테 몰아주고 싶은데… 다들 어떠신가요? 원래라면 같은 방어구 계열을 쓸 수 있는 저, 찬성이, 근손실보험 님 셋이서 주사위를 하든 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공성전까지 생각하면 찬성이 템부터 빨리 템포 업 시켜야 좋을 것 같아서요.”
“쿠룩, 이견 없습니다. 이 상황, 버스받는 입장에서 무슨 아이템 소유권을 주장합니까? 쿠룩!”
원래라면 쳐다볼 수도 없는 ‘불가능에 가까운’ 난이도 던전을 클리어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게다가 찬성이 템이 좋아지면 더 빨리 돌기에 근손실보험은 기꺼이 아이템을 양보하였고, 찬성에게 두 가지 아이템이 모두 돌아갔다.
“어, 감사합니다.”
“노동의 대가입니다.”
“지지직… 축하요.”
“얼른 보고 껴 봐.”
“예!”
찬성은 곧바로 인벤토리 안으로 들어온 ‘(영웅)흑비룡의 가죽을 덧댄 무복’과 ‘(영웅)흑비룡의 가죽을 덧댄 부츠’의 옵션을 살펴보았다.
[(영웅)흑비룡의 가죽을 덧댄 무복]재질:가죽
부위:가슴
옵션:방어력 +45, 힘 +30, 민첩 +45, 건강 +30
제한:레벨 30
*세트 옵션(흑비룡의 독기 2/8)
3세트:중독 저항 상승, 받는 독 데미지 감소, 공격 시 대상 물리 방어력 감소 디버프
6세트:중독 외의 모든 상태 이상 저항 증가, 중독 저항 추가 상승
[(영웅)흑비룡의 가죽을 덧댄 부츠]재질:가죽
부위:신발
옵션:방어력 +25, 힘 +10, 민첩 +15, 생명력 +10
제한:레벨 30
“어라? 조화 세트보단 뭔가 별로 같은데요? 게다가 저도 레벨이 안 돼서 못 끼네요.”
“레벨은 그렇다 치는데… 아니, 눈이 삐었니? 이게 훨씬 더 좋은 건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혹시 지금 능력치 합만 보고 그런 소리 하는 건 아니지?”
찬성의 시선으로 봤을 땐 지금까지 낀 조화 세트보다 그리 크게 스테이터스가 증가하는 느낌이 들지 않은 것이었다.
“…밑에가 더 좋은 거예요? 그럼?”
“당연하지!”
“쿠룩… 찬성 님, 스테이터스가 전부가 아니에요.”
“지지직… 뭐, 이럴 거라 생각했지만요.”
아직도 아이템의 가치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안 되는 찬성을 보며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을 하는 파티원들이었다.
미니멈실버를 비롯한 파티원들은 던전 밖으로 나가면서 그에게 다시 한번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
“게다가 스탯 합도 저거 세트 다 모이면 저쪽이 더 높을걸?”
“지지직… 게다가 곧 PVP 해야 하는데, 상태 이상 저항 갖추면 얼마나 든든한데요?”
“아, 맞다. 상태 이상. 혹시 그, 무장 해제도 막아 주나요?”
상태 이상이라고 하니 자신이 철저히 당했던 ‘무장 해제’가 떠올랐다.
당시 느꼈던 굴욕감과 무력감…….
그것을 막아 준다면 확실히 이 아이템이 훨씬 더 좋은 것이 맞을 터였다.
그러나…….
“아뇨.”
“쿠룩, 안 막아집니다.”
“당연히 못 막지.”
“지지직… 못 막아요.”
“왜, 왜요? 무장 해제는 상태 이상이 아닌가요?”
상황이나 무장이 변경되는 것을 분명 ‘상태 이상’이라고 칭할 텐데, 이건 또 아니라고 하니 혼동이 오는 찬성이었다.
“그게… 무장 해제는 그저 강제적으로 무기 슬롯에 있는 장비를 해제시키고, 그 자리에 다시 끼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력 감소와 유사한 개념이라서요.”
“방어력 감소는 상태 이상이 아니에요?”
“쿠룩, 네. 물론 사전적 의미로는 통상 상태에서 변화했다고 하는 것으로 상태 이상이라 할 수 있지만, 여기선 물리적 스킬이 아닌 비물리적 스킬로 일어난 변화를 일컫는 말이죠.”
“그래서 군중 제어기(Crowd Control)라고 바꾸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D.E사는 역시 한국 게임사라 그런지 옛날에 쓰던 걸 그대로 쓰더라고요.”
사람은 늘 익숙한 단어를 먼저 찾고 쓰기 마련이었고, 이런 부분이 뉴비인 찬성에겐 계속 혼란을 주고 있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사전적 의미와 게임적 의미 사이에서 오는 혼동을 해결할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그러니 그냥 닥치고 외우십시오.”
“쿠룩, 이게 정답입니다.”
“지지직… 외우면 해결됩니다.”
“아니면 맞으면서 배워야 하니까 알아서 선택하는 거지.”
“윽…….”
아주 쉬운 요점을 이해한 찬성은 일행과 함께 자르엔 백작가로 돌아가는 길에도 UI를 켜고서 게임에 대한 공부를 계속했다.
“쿠룩,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일단 이번 임무 퀘스트는 완료받는다고 치고… 다른 임무 퀘스트를 밀어서 평판을 올리실 건지, 아니면…….”
“아뇨. 마침 아이템 파밍하기 좋은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으니, 그 블랙 드레이크의 둥지 주변의 영지들에서 서브 퀘스트들부터 깨는 걸로 가죠. 그러다 블랙 드레이크의 둥지가 초기화 시간이 되면 들어가서 파밍해서 싹 털어 버리는 걸로.”
“딱 좋은 의견이네요. 이견 없음.”
“지지직… 저도 이견 없어요. 다만 우리 메인 딜러님은?”
“끄으응… 아! 그러니까 상태 이상은 대상의 육체에 영향을 주는 거고! 방어구 파괴, 무장 해제는 몸에 걸치고 있는 아이템에 영향을 주는 거라서 분류가 된 거구나! 이제야 이해했어! 어라? 왜 다들 절 보세요? 저… 뭔가 틀렸나요?”
열심히 공부하면서 드디어 이해를 한 찬성은 박수를 치면서 좋아했는데, 이때까지의 이야기 흐름을 전혀 못 들었기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자 미니멈실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그에게 방금 전 플랜을 다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