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05
105화.
판단을 내린 브루탈 길드는 즉시 인원을 나누어서 시가지 돌파를 개시했다.
우선 기존의 시가지 길은 40명, 건물 사이로 들어가서 돌파하는 인원은 20명으로 하였다.
“어차피 놈들의 숫자는 고작해야 30명. NPC들로 숫자를 때워 봐야 한계가 있어. 그리고…….”
길드의 직업 분포는 분명 원거리 딜러들과 마법사의 비중이 높기는 했다.
공성전에 참여한 자신들 60명 중에는 가디언을 잡거나 상대 유저들을 노리기 위한 암살자, 전사, 탱커계 클래스도 충분히 있었다.
비율로 따지면 원거리 딜러와 마법사가 절반인 30명, 나머지 30명에 그 외의 클래스들이 골고루 있는 수준이다.
‘그러면 이렇게… 배분하면!’
야만의몽둥이는 우선 그 30명을 절반으로 나누어서 각각 15 대 15로 맞추었다.
그런 후, 마법사와 원거리 딜러 중에서 건물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잘 싸우거나 비행이 가능한 인원을 우선적으로 20명을 편성해서 보내고, 나머지 40명을 미로 같은 대로를 돌파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좋아. 이러면 문제없겠지.’
NPC가 성가시겠지만 결국 NPC는 NPC. 그저 성가신 장애물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은 유저의 보조가 없으면 그냥 허수아비나 다름없다.
게다가 적들의 숫자는 고작 30명.
브루탈 길드원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병력이라 자신들처럼 쪼개기도 애매할 것이다.
[귓말][야만의몽둥이:아마 다른 수를 쓴다면 우리 쪽을 NPC로 막아서 시간을 끌고, 30명 전원을 너희 쪽으로 투입해서 잘라먹고 공격하려고 하겠지. 그거만 주의해라.] [귓말][탐식의망치:예. 이미 인간형 탐지라든가 다 준비해 놓고 가고 있습니다.]‘좋아. 이걸로 안심이다. 어디… 시대의흐름 놈아, 수를 써 봐라.’
성가셔지긴 했지만 대처는 충분히 했다.
NPC에 영지 건설까지 해 가며 자신들을 귀찮게 하고 엿을 먹인 대가를 치르게 해 주겠다고 생각하며 ‘야만의몽둥이’는 미로를 푸는 길드원을 따라서 진격했다.
“크르릉~ 꽤 합리적으로 머리를 쓰네? 그래도 길드장 짬밥은 있는 건가?”
미니멈실버는 미니 맵에 나오는 움직임을 보면서 솔직하게 감탄했다.
보통은 이런 일을 당하면 당황해서 어버버하거나 허튼 수를 둘 만도 한데, 저 야만의몽둥이는 상식적인 수를 둔 것이다.
“그럼 나도… 대응해 볼까?”
[귓말][미니멈실버:찬성아, 파티원들과 함께 내가 미니 맵에 찍어 주는 곳으로 가. 그다음에 할 일은 별거 없어. 그 포인트를 지키면서 오는 대로 다 없애 버려.] [귓말][찬성:예! 그 뒤로 못 지나가게 할게요!]미니멈실버는 여러 곳으로 귓말을 보내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곧이어 NPC들을 조작하며 대응했다.
“우선은… 시공 길드원 30명 전원이랑 NPC들을… 모두 미로 찾아서 오는 40명 쪽으로 보내고…….”
이때까지와의 차이점이라면 여기서부턴 이제 합리를 벗어난 대응이라는 점이었다.
“크르릉… 좋아, 완벽하게 무대를 만들어 줬으니 얼마나 활약하는지 볼까?”
미니 맵에 나타나는 5개의 점.
각각의 점에는 찬성과 그와 함께하는 파티원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들은 지도에서 내성 입구와 성문의 직선 방향에 있는 건물 숲으로 향하고 있었다.
***
수웨라성, 거주 구역 도심.
민희, 미니멈실버에 의해 내성으로 돌입하는 입구에서 성문 입구까지 직선거리 영역은 현재 일반 거주용 주택들로 빼곡히 들어찬 상태였다.
“진짜… 개X같이 만들었네. 돈이 남아도나?”
“시대의흐름 정도 힐러면 뭐, 여기저기 레이드나 던전 도는 데 고용직 힐러로 부름 많이 받으니까~”
“나도 힐러 키울 걸 그랬나? 젠장…….”
“야!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인간형 탐지나 잘해! 시공 길드엔 암살자, 전사 새끼들 많아서 레벨 차가 있어도 조심해야 해.”
20명으로 편성된 이 직선 루트 진입조는 평균 레벨이 40레벨일 정도로 나름 엄선된 이들이었다.
그들은 진형을 잘 잡고서, 철저히 경계하며 천천히 건물 사이사이를 넘어 다니면서 전진했다.
“지금 길로 간 저쪽은 상황이 어떻대?”
“전투 시작했대… NPC들이랑 탱커가 전열에 방진 짜고 있고, 측면과 후방에서 공세. 사방에서 공격받는다는데? 숫자는 약 25명 이상…….”
“그럼 그쪽이 주력이라는 건가? 이쪽은 버린 거야? 그러면 우리가 쭉 들어가서 처리하면 되겠군.”
“서두르자.”
상대의 주력이 길 쪽으로 향한 것을 확인한 탐식의망치는 길드원들에게 서두르자고 이야기하며 앞으로 쭉쭉 나아갔다.
“읏챠. 아오, 진짜! 건설 더럽게 해 놨네!”
“진심 시대의흐름 개새끼… 개X같이 만들었네.”
“으아아아악! 똥 냄새! 대체 인기척 하나 없는데, 화장실 똥 냄새가 왜 나는 거야!”
“그것이… 코딩 덩어리니까?”
이 주택들은 모두 거주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지어져 있었다.
예를 들어 중간중간 화장실이라든가 다른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는 형태였다.
얼마나 꼬아 놓았는지 길이란 길은 죄다 엇갈리게 뚫어 놓아서 좁은 골목조차 직진하는 구간이 없었다.
심지어 건물도 벽돌로 지어진 집, 흙으로 지어진 집, 나무로 지어진 집을 마구잡이로 섞어 놔서 미니 맵을 보지 않는 이상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었기에 전진이 생각보다 느렸다.
“다들 떨어지지 마! 그래도 혹시 모르니 조심해서 간다. 안전하게 내성으로 들어가서 가디언을 잡는 게 제일 중요하다.”
“예!”
‘나는 절대 실수해선 안 돼. 탐지로 거리 잘 보고, 함정이나 뭔가 장난쳤을 수 있는 거 다 검사해 가면서…….’
복잡한 건물 사이사이로 차분히 경계하며 나아가는 탐식의망치.
하나 주변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이 빽빽한 건축물 구조. 틀림없이 기습이나 저격하기 딱 좋을 텐데.
“기분 나쁠 정도로 조용하네.”
“감지에 하나도 안 걸리는데… 그냥 쭉쭉 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말했지만 확실하게 가는 게 최고야. 여기서 허망하게 여럿 죽어서 괜히 가디언 잡는 거 꼬이려고? 어차피 시간은 아직 널널해. 천천히 가자. 그래, 천천히 가면 되는 거야.”
탐식의망치는 길드원에게 말하는 건지 자신에게 말하는 건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면서 계속해서 미니 맵을 보고, 채팅창을 확인하며 주변을 경계했다.
그렇게 진로를 진행해 나가던 중 도적 계열 클래스인 길드원 ‘드락시르’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탐식 형님, 저 앞의 건물에 한 놈 있습니다.”
“한 놈?”
“아마 정찰 담당인 것 같은데요? 외양 같은 건 건물 안에 있고, 또 너무 빼곡해서 시야가 안 잡히는 데다 ‘비공개 설정’인 건지 아이디도 안 뜨네요.”
“뭐, 공성전이니까 기본이겠지. 그럼 그렇지. 아무것도 안 할 리가 없어. 드락시르, 클립이랑 짜발면을 데리고 저 새끼 처리하고 와. 눈까리 잘라 버려야지.”
“다녀오지요.”
“이제야 좀 전쟁 같네.”
“크크큭… 겁나 심심했는데, 이제 시작이군!”
복면에 검은 천 옷을 두른 일본식 닌자 패션을 한 세 사람이 바람처럼 앞으로 튀어 나갔다.
셋 다 도적 계열의 ‘닌자’ 클래스로 레벨은 모두 37, 39, 40으로 중상위권 플레이어였다.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뭔가 있을 수 있으니까 40레벨 위의 에이스들은 아껴야지. 어차피 시공 길드에는 시대의흐름을 빼면 대부분 30레벨대니까 문제가 없을…….’
[시스템-‘드락시르’ 님이 사망하셨습니다.]“어?”
[시스템-‘클립’ 님이 사망하셨습니다.]“어어어어?”
적합한 조치를 취했다 생각하고 결과를 기다리는데, 시스템 창에 올라온 메시지는 전혀 의외의 것이었다.
분명 한 놈이라고 해서 셋을 보냈는데 순식간에 둘이 죽은 것이다.
“시X, 이게 뭔 일인데?”
[길드][드락시르:시, 시X! X나 세!] [길드][클립:뭐에 당한 거지?] [길드][야만의몽둥이:? 거기 무슨 일이냐?] [길드][탐식의망치:야! 무슨 일인지 제대로 말해 봐! 짜발면! 넌 지금 뭐 하고 있어?] [길드][드락시르:걔도 도망 중일 겁니다. 아무튼 완전 괴물 새끼예요!]‘괴물이라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탐식의망치는 세 사람이 갔던 건물 쪽을 올려다보며 궁금증이 살짝 들었다.
그러나 지금 그보다 먼저 일어난 것은 ‘공포’였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마음 같아선 사람을 더 보내고 싶었지만, 상황 파악이 먼저였다.
[길드][탐식의망치:드락시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네가 말해 봐!]우선 그는 죽은 길드원들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
대낮이었지만 빼곡히 지어진 건물 안은 창틈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 말고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아 어두웠다.
마치 한참 내부 공사 중인 것 같은 장소에서 검은 닌자 패션을 한 ‘짜발면’은 지금 눈앞의 존재에게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질주.”
‘비, 빌어 처먹으으으을! 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 말 걸 그랬어!’
처음엔 겁 없이 혼자 있는 놈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이 건물, 통로도 하나뿐이고 창문은 모두 막혀 있는 타입이라서 자살이라도 하려는 건가 싶었다.
‘…….’
‘뭐야? 방어구, 저거 블랙 드레이크 세트?’
‘저 가면은 다른 거 같은데?’
‘그보다 암살자나… 레인저가 아니야?’
건물 4층에 혼자 있던 놈은 무협에서나 나올 것 같은 검은 무복에 가면을 쓴 차림새로 검을 하나 허리에 차고 있었다.
‘아무튼 그냥 죽이면 되겠지!’
‘시간이 금이니 말이야!’
‘아니, 잠깐만. 그냥 혼자 있는 게 아닐 텐…….’
놈은 자신들이 왔음에도 아무런 반응이나 말 없이 가만히 노려보기만 했다.
드락시르와 클립은 그냥 없애면 된다고 생각하고 먼저 달려들었는데, 그 순간…….
…….
…….
…….
‘…검기 제어.’
그 순간, 짜발면은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아니, 눈은 보았지만 뇌로는 정보가 전해지지 않는 광경이었다.
‘어?’
검광이 순식간에 네 갈래로 갈라지면서 가장 앞에 있던 드락시르를 덮쳤다.
너무나 빠른 공격이라 대응할 새도 없었는데, 더 무서운 건 그 검광은 모두 목과 같은 급소를 노려 직격했다는 것이다.
‘크악!’
순식간에 드락시르의 생명력이 0이 되어 그대로 쓰러졌다.
‘뭐야? 이…….’
‘…더블 슬래시.’
‘더블? 저, 전사계? 어?’
‘…….’
챙!
그다음, 놈은 드락시르 뒤에 있던 클립을 노리며 이번엔 더블 슬래시를 사용하여 검을 휘둘렀다.
다행히 그건 막았지만 그다음 또다시 그 기괴한 검광이 펼쳐지며 그대로 클립도 쓰러졌다.
‘…어?’
‘…질주.’
그러고는 놈은 그대로 가면 너머로 살기 가득한 붉은 안광을 빛내면서 홀로 남은 짜발면을 향해 몸을 돌렸다.
순식간에 질주를 써서 달려오는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르며 짜발면의 정신이 현실로 돌아왔다.
“사, 살려 줘! 으아아! 술:매미 허물벗기!”
짜발면은 죽지 않기 위해 최대한 달렸고, 거리가 좁혀지려 하자 공포심에 곧바로 도주용 스킬을 남발했다.
죽지 않기 위해 미친 듯이 계속 도주했지만, 계단과 복도로 이루어진 좁은 건물 안에서는 도망치기 힘들었다.
“…….”
“벼, 벽을 뛴다고? 그, 그건 닌자 클래스도 40레벨에나 익힐 수 있는 건데! 으아아아아아아아!”
“…….”
억울했다.
자신은 일반적인 루트로만 달려가는데, 상대는 벽은 물론 난간, 계단, 울타리도 거리낄 것 없이 타고 쫓아왔다.
“안 돼! 살려 줘!”
어느새 거리를 좁힌 상대가 말없이 짜발면에게 검광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