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06
106화.
[시스템-‘짜발면’ 님이 사망하셨습니다.] [길드][드락시르:결국 짜발면도 당했나?] [길드][짜발면:시X, 저거 뭐임? 미친 거 아님? 닌자도 40레벨에 벽 타기를 배우는데, 무슨 전사가 벽을 타?] [길드][클립:그보다 그 딜량 뭔데? 대응할 새도 없이 죽었어! 대체 몇 레벨인 거야?] [길드][드락시르:아, 맞다! ‘검기 제어’ 스킬… 그러면 검성이네! 잠깐, 그럼 히든 클래스잖아.] [길드][짜발면:그러면 딜량이 이해가 가네. 는 잠깐… 스킬 쓴 거라곤 ‘검기 제어’랑 ‘더블 슬래시’, ‘질주’뿐인데?]“이 자식들이……!”
[길드][탐식의망치:너희끼리만 이야기하지 말고! 제대로 설명 좀 해! 짜발면! 나한테 귓말로 설명해!] [길드][짜발면:아, 예!]짜발면은 그대로 탐식의망치에게 건물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했다.
이야기를 들은 탐식의망치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찬성이 있던 건물을 노려보았다.
“그러니까 ‘검성’이 하나 있는데, 놈이 순식간에 검을 휘두르니 둘이 죽었다고? 이걸 믿으라는 거야?”
[길드][짜발면:아니, 진짜라니까요. 하! 영상 안 찍어서 못 믿으시나 보네. 아무튼 로그 보낼 거니까 알아서 보세요! 그나저나 저거 진짜 뭐지?]“…대체 뭐야? 게다가 ‘검성’? 시공 길드에 검성 클래스 가진 놈 없잖아?”
“그러고 보니까 시대의흐름이 ‘용병’을 고용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용병? 아!”
‘용병 유저를 고용하긴 했는데,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단 5명 정도뿐이라서 신경 안 써도 될 겁니다.’
그제야 탐식의망치는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을 떠올렸다.
‘용병’. 말 그대로 금전 혹은 대가를 이유로 고용된 유저.
‘분명히 몇 명 고용했다곤 했는데…….’
“검성이라면 히든 클래스. 전직하려면 엄청 비싼 전직권을 쓰거나 50레벨이 돼서 퀘스트를 해야 하는데… 그걸 고용했다고?”
“그런데 50레벨 이상 검성 유저는 희귀해서 이미 다 알려진 상태이니, 아마 전직권 유저겠죠.”
“모르지. 근래에 전직했을 수도 있잖아. 전직권일 확률이 더 높겠지만…….”
“어쨌든 저기 있는 건 최소 50레벨급 유저라는 거야?”
“근데 방어구는 블랙 드레이크 세트라는데?”
웅성웅성…….
예상 밖의 사태로 인한 혼란이 길드원들에게 점차 퍼져 나갔다.
아까 전 당한 셋은 브루탈 길드에서 나름 PVP 실력자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단 한 명의 유저에게 단숨에 당해 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브루탈 길드에서 귀중한 도적, 레인저 계열 3명이라 손실도 상당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저거 그냥 제치고 갈까요? 일단 놈은 여전히 건물 안에 있습니다만?”
“일단 그 세 놈 부활해서 오면 다시 간다. 쿨 타임 얼마 남았지?”
“공성전은 사망 시 10분 쿨 타임이니까 좀 남았죠. 그리고 부활 위치가 저기 성벽 밖이니까 또 거기서 와야 해서 한 15분?”
“그래. 저 건물 안에서 놈이 움직이는 것만 감시하면서 기다린다.”
“괜찮겠습니까? 한 놈이니까 그냥 쭉 들어가서 부활 포인트 변경하고 내성 들어가면 쉬울 것 같은데…….”
게임의 공성전에서는 당연히 진행되는 시간 동안 이 공성전 내에서 부활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공략의 진행도에 따라서 그 부활하는 포인트가 변경되게 설계해 놓았다.
“그러다 재수 없으면 킬 존(Kill Zone) 만들어져. 무한으로 경험치 다운당하다가 공성전 탈주하고 싶냐? 이건 함정이야.”
“아……!”
부활 포인트 변경이 없으면 공성전 수비 측이 너무 일방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마련해 놓은 장치이지만, 역으로 자칫 잘못하면 킬 존이 형성될 수도 있는 양날의 칼.
부활하는 대로 계속 경험치를 깎이게 만드는 경우가 있으니 공격 측도 신중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거기다 들은 정보에 의하면 시대의흐름이 고용한 용병은 총 5명이다. 한 명만으로도 저런데, 다른 4명은 아직 어디 있는지도 몰라.”
“그, 꼭 다섯 다 강한 건 아니지 않을까요?”
“그러면 그 한 명을 혼자 두겠냐? 서포트하는 파티원들이랑 같이 두지.”
“그것도 그러네요. 그럼… 기다리죠.”
탐식의망치의 말이 일리가 있었기에 길드원들은 더 이상 가타부타하지 않았다.
저 건물 안에 있는 미지의 용병 유저 한 명도 무섭지만, 아직 나타나지 않은 4명의 용병 유저도 공포감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한편, 그 공포의 당사자가 있는 건물에선 흉흉한 해골 가면을 쓴 검사가 조용히 UI를 이리저리 누르며 채팅 중이었다.
[채팅방(6)] [찬성:하아아암~ 저기, 혼자 있기 지루해요. 계속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어야 해요? 전쟁이라고 해서 꽤 기대했는데… 그보다 이거, 효과 있어요?] [미니멈실버:맵 상황 보는데, 계획대로야.] [전국건강협회:근데 저희가 같이 안 가고 찬성 님 혼자 있게 해도 되는 겁니까? 아무리 소수로 싸우기 좋은 건물 내부라곤 해도…….] [미니멈실버:이게 제일 찬성이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거죠. 지금쯤 쟤네는 상상 속의 찬성이 4명이 전부 숨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걸요?] [근손실보험:오…….]완벽하게 지금 브루탈 길드의 심리를 꿰뚫는 미니멈실버의 분석.
그녀는 찬성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여 20명을 한 명이서 막는 대활약을 연출해 낸 것이다.
[시대의흐름:와, 근데 어떻게 혼자서 3명을 잡은 겁니까? 검성이 보통 이렇게 사기 클래스는 아니었던 걸로 아는데…….]현재 파티 상태로 미니멈실버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채팅방에 들어와 있는 ‘시대의흐름’이 물었다.
잘 싸우고 있는 건 좋았는데, 도저히 찬성의 역량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살덩이는나약하다:아, 그거 말해도 이해 못하실 겁니다.] [근손실보험:…유저 차이?] [전국건강협회:일단 이기는 거에 집중하죠.] [시대의흐름:아, 예.]뭔가 건드려선 안 될 것을 건드린 것처럼 반응하는 찬성의 파티원들.
결국 시대의흐름은 더 캐내지 못하고 한발 물러서는 수밖에 없었다.
[찬성:그보다 저 이 가면… 쓰기 싫은데, 벗으면 안 되죠?] [미니멈실버:넌 절대 그거 벗지 마! 외양도 전략의 일환이야. 너 공포 영화나 슬래셔 무비의 악당들이 순둥순둥한 인상이면 무서워하겠어?] [찬성:제가… 악당이에요?] [미니멈실버:아니! 적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한 거라고! 그것 때문에 그 아바타 입고 입 다물고 있으라고 한 거야. 상상해 보라고!]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어두운 아파트.
그리고 검은 무복에 붉은 안광이 나오는 흉흉한 해골 가면을 낀 검사.
다가오는 모든 적을 가차 없이 죽이는 존재.
바깥에서 보면 확실히 공포의 대상이었다.
[찬성:저 그런 용도였어요?] [미니멈실버:모랄(Morale)도 엄연히 전략의 일부야. 두려움은 생각과 움직임을 둔하게 만드니까. 게임을 하는 건 결국 ‘사람’이니 드러나지 않는 디버프 같은 거야.] [찬성:흐으으음…….] [미니멈실버:원래라면 더 무서운 걸 입히고 싶었는데… 네가 하도 반대해서 그 가면으로 한 거잖아.] [찬성:누님, 아무리 그래도 ‘인간 가죽으로 된 코트’ 같은 걸 제안하는 건 인간의 도리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미니멈실버:여긴 게임이라고! 게임! 나도 현실에선 안 그래!]외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뽀짝한 대화.
겉으로 보이는 인상과는 확연히 다른 채팅을 나누던 찬성은 아래에서 발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채팅창을 끄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젠장! 내 경험치의 원수를 갚으러 왔다!”
“이번엔 절대 안 당한다!”
“쳐 죽여 주마!”
“저놈인가? 확실히 무시무시하게 생겼군.”
“진짜 블랙 드레이크 세트네? 대체 뭐지?”
‘다섯… 셋은 아까 전 봤던 닌자 삼돌이네.’
찬성은 다시 올라온 브루탈 길드의 멤버들을 보며 구성부터 파악했다.
최전방의 셋은 아까 전 당했던 닌자 3인방.
뒤따라온 둘 중 하나는 레인저였고, 다른 하나는 뭔가 번쩍번쩍 빛나는 새하얀 갑옷을 입은 기사였다.
‘와, 뭔가 멋진 기사네. 단단해 보여.’
솔직한 감상이었다. 다만 감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검성의 경지로 방어력은 무시이지만 ‘피해 감소’는 방어력이 아니니까 무시되지 않지? 게다가 체력도 많다고 하니까…….’
“오, 온다!”
‘앞에서처럼 닌자들부터 처치하면 되려나?’
찬성은 판단을 내리면서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곤 곧장 다섯에게 빠르게 달려가서 가장 앞에 있는 닌자 드락시르에게 검을 휘둘렀다.
“이번엔 쉽게 안 당한다!”
‘…닌자인가?’
“인법:바닥 뒤집기.”
탕!
드락시르가 바닥을 치자, 찬성의 발아래가 갑자기 살아 있는 것처럼 펄떡 뛰면서 솟아올랐다.
그와 동시에 클립과 짜발면의 스킬도 발동했다.
“인법:그림자 침투!”
“독 표창 투척!”
‘오…….’
클립은 순식간에 찬성의 등 뒤를 점거했고, 짜발면이 날린 독 표창이 착지하는 찬성을 그대로 노렸다.
‘좋아! 잡았다!’
‘자기가 50레벨이든 뭐든! 콤보 앞에서는!’
‘방심 안 하면 이게 정상!’
셋은 첫 스킬이 들어간 것을 보고 자신들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그 정도로 확신하기엔 찬성의 기량은 정상의 궤를 한참 넘어섰다.
“은하검법 비전 1식 ‘타오르는 샛별’.”
바닥이 뒤집혀서 몸이 붕 떠 있음에도 찬성은 스킬을 사용했다.
물리적으로는 힘이 실릴 수 없는 공격.
그러나 실전 검술과 달리 ‘스킬’은 시동어와 동작만으로 그대로 작동하는 것을 이용한 공격이었다.
“어?”
“컥!”
“으아아악!”
번쩍이는 섬광과 동시에 휘둘러진 검광은 방 안의 모든 것을 휩쓸었다.
‘이제 뒤의 공격만 조심하면…….’
“악! 내 눈!”
‘오?’
덤으로 찬성의 뒤를 잡은 클립은 시력에 데미지를 받았다.
어두운 곳에 익숙해졌던 눈이 강렬한 빛을 받으면서 시력을 잃은 것이었다.
덕분에 착지하는 찬성을 공격할 타이밍을 놓치고 흘려보냈다.
“크악!”
‘아, 이 가면… 그냥 겁주기 용도만 있는 게 아니구나!’
“제, 젠장! 클립이 당했……! 술:매미… 컥!”
‘이걸로 둘.’
도주 스킬을 사용하기 전에 빠르게 두 번째 닌자의 목을 베어서 급소 데미지 보너스와 함께 쓰러뜨리는 찬성.
‘다음은……!’
“히, 히이이익!”
찬성은 멈추지 않고 남은 드락시르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다섯 중 둘 잡았으면 끝난 거나 마찬가…….’
철컥!
졸아서 도망치는 그를 쫓아가려는 순간, 갑자기 다리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몸이 앞으로 쏠리는 기분이 들었다.
찬성은 고개를 돌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자신의 다리에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철로 된 덫이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덫? 아!”
“멍청한 새끼! 뒤에 있던 나는 뭐 놀고만 있는 줄 알았냐? 드락시르! 뿡뿡뿡! 어서 조져!”
‘아, 그러고 보니……!’
닌자 셋이 달려와서 공격하는 동안 뒤에 있던 기사는 그렇다 쳐도, 레인저는 전투 돌입했을 때 공격을 안 하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이걸 깔고 있던 건가?’
“역시 탑솔의신띠모! 덫 까는 솜씨 하나는 예술이지! 정찰병(스카우터) 클래스의 에이스!”
“등신들아! 헛소리할 시간에 공격이나 해! 덫 지속 시간 풀리면 죽어!”
퉁퉁!
드락시르를 채근하는 동시에 ‘탑솔의신띠모’는 계속해서 자신의 석궁으로 독화살 공격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