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10
110화.
“하하하! 하하하하하핫!”
다만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지시 때문에 찬성은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즐거움에서 오는 웃음만을 지으며 검을 휘두르는데, 이게 그… 분명 자신의 기준으로는 천진한 웃음이었을 테지만 상대하는 자의 기준으로는 괴기스러운 모습이었다.
‘이 녀석, 정신이 나간 건가?’
광기가 느껴지는 찬성의 모습에 ‘야만의몽둥이’는 살짝 몸을 떨었다.
한편, 찬성 역시 나름의 생각에 빠져 있었다.
‘이리저리 공방을 펼칠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쓰러질 기미가 안 보이네.’
‘젠장! 분명 입고 있는 것도 그렇고, 내 공격이 들어간 데미지로 보면 30레벨대인데… 무슨 딜이 이렇게 센 거야? 게다가 못 보던 스킬도!’
콰아앙! 채앵!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일단 공세적으로 유리해 보이는 것은 역시 찬성이었다.
다만 무기끼리 부딪친 여파로 데미지를 받는다는 것을 안 그는 최대한 공격을 막는 것도 해야 하다 보니 평소보단 소극적으로 공세를 갖춰야만 했다.
‘…막아서 들어오는 데미지가 약 70~90. 회복을 해 준다고 해도… 너무 막 막으면 금방 체력이 닳아. 아마 방어 못하고 정통으로 맞으면 거의 빈사 상태에 빠지겠지?’
부우웅! 쿵!
‘제기랄! 30레벨쯤밖에 안 되는 놈에게 이렇게 고생이라니!’
둘의 상태는 공방을 주고받고 있지만 사실상 소강상태였다.
사실 양측 모두 버프나 치유를 몰아주고 있어서 결정타나 혹은 후방의 치유사들을 끊지 않는 이상은 서로 쓰러뜨리는 게 무리인 상황이었다.
‘이런 씨X! 고작 30레벨 놈이면……! 49레벨에 아이템을 다 갖춘 내가! 압도적으로 이겨야 정상인데!’
야만의몽둥이는 이 상황이 머리로 이해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흥분이 차오르는 그의 동작들이 점점 커졌다.
‘왜 이렇게 화가 난 것 같지? 아무튼 이렇게 되면 끝이 없을 것 같은데…….’
[파티][전국건강협회:계속 그대로 묶어 두십시오. 그사이에 전황은 승리로 나아갑니다.] [파티][근손실보험:지금 상대는 더 충격을 받고 있을 겁니다. 찬성 님! 그대로만 가시면 됩니다!]‘뭐가 어떻게 충격을 받는 건지는 모르지만… 일단 믿자! 싸움에 집중해!’
파티원들이 주는 정보를 체크하면서도 찬성은 ‘야만의몽둥이’만을 바라보았다.
다른 곳에 생각을 돌리지 않고 집중하며 검을 휘둘러 ‘야만의몽둥이’의 허리를 베고 땅을 굴렀다.
‘이런 젠장……! 내가… 내가 이따위 놈에게!’
[길드][Q스택이나섯스:아니, 길드장님이랑 맞다이를?] [길드][전국우두루협회:용병이라더니, 저거 몇 레벨이야?] [길드][궁각만주세요:어중간한 레벨이면 죽을 건데, 저 정도로 피하고 맞다이 할 정도면 40레벨은 되어야 하지 않나?]싸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브루탈 길드의 여론은 점점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길드][피돌돌스틱:근데 ‘지진의 망치’ 충격파 딜량, 곁다리 데미지라서 40레벨이 맞으면 데미지 엄청 적을 건데? ‘탐지’ 스킬로 상대 체력 보는데, 충격파 딜량 보면 꽤 닳거든?] [길드][레드는정글꺼:그럼 30레벨대? 하지만 그럼 30레벨대한테 지금 길마님이 밀린다고? 아무리 검성이라지만 레벨 차이가 있는데?] [길드][탑차이차이차이:어라, 서로 서포트받는다고 해도 PVP 짬밥이 있지, 길마님이… 지금 개못하는데?]‘야만의몽둥이’가 길드를 장악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길드 내에서 최고 레벨이고, 길드에서 주관하는 PVP, PVE에서 활약하며 실력과 아이템을 어필하는 것.
그 방식으로 권력을 공고히 하고 반발을 억누르고 있던 건데, 지금 이름 없는 용병 유저와의 일대일에서 압도적으로 밀어붙이지 못하니 여론이 들썩이고 있었다.
‘제멋대로 떠들긴! 너희가 이 새끼랑 싸워 보라고! 그! 말로 하는 이론이 쉽게 되나!’
길드 채팅창에 슬쩍 올라오는 말을 본 ‘야만의몽둥이’는 속에서 천불이 올라올 지경이었다.
‘어떻게 이런 망할 상황이 다 있나?’
지금 ‘야만의몽둥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일단 이 일대일 싸움에서 자신이 질 각은 절대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싸우면 싸울수록 자신의 명망과 길드원들의 사기가 뚝뚝 떨어진다는 거였다.
‘아니야! 아니라고! 이 새끼가 미친 거라고! 젠장! 젠장! 젠자아아아앙!’
이 모랄 붕괴 사태의 원인은 바로 지금 상대하는 찬성의 레벨이 30레벨대라는 정보가 퍼지면서부터다.
레벨이 정의이자 곧 체급인 RPG 게임에서 49레벨인 ‘야만의몽둥이’가 10레벨, 아니 15레벨 더 낮은 레벨의 유저를 압도적으로 이기지 못한다?
이건 초등학생과 일대일 싸움을 벌이는데 비등한 모습을 보이는 어른과 같았다.
‘너희가 이걸 직접 상대해 보라고! 이건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고! 어떻게 하면 이기는지! 나도 안다고! 으아아아!’
결국.
‘감정이 많이 흐트러져서 그런지 더 피하기 쉽네.’
길드원들의 반응 때문에 침착함을 잃은 ‘야만의몽둥이’의 공격은 더욱 피하기 쉬워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귓말][탐식의망치:저기, 형님, 그… 이 공성전, 이미 망한 것 같습니다. 부활 포인트에 모인 애들 숫자가 40명… 아니, 이제 30명 정도밖에……. 반면 시공 길드 놈들은 NPC와 더불어 칼날을 갈면서 우릴 노려보고 있고…….]‘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귓말][탐식의망치:저도 채팅창에다 그 ‘검성’ 놈이 보통 놈이 아니라고 같이 당한 놈들이랑 열심히 이야기하면서 길드원들을 설득하고자 했지만, 그래도 ‘15레벨 차이는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라면서 전혀 반응이…….]직접 겪은 것도 아니지만 잘난 체하는 관람자의 시선과 입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방구석에서 TV로 보기만 하면서 월드 클래스 스포츠에 대해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관중 같은 식이다.
‘젠장! 이렇게 되면 더 싸워서 득 볼 게 없는데…….’
[귓말][탐식의망치:형님! 이제 그만 도망치셔야 합니다! 애들 다 빠지거나 시공 애들에게 죽어서 지원이 안 됩니다! 형님, 죽으면 경험치가!]‘나도 알아! 하지만 이 새끼가! 내 계획이……!’
본래 계획은 적당히 이 전장에서 날뛰는 놈을 제압해서 위용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부활 포인트로 가서 재정비를 하고 내성에 돌입해서 끝장낼 계획이었는데, 모두 망했다.
‘어떻게 이렇게 망할 수 있는 거지? 어떻게? 어떻게에?’
‘갑자기 틈이 많아졌어! 몰아치자.’
‘다! 이 자식 때문에!’
부우우우웅!
분노를 품고 이를 악문 채 찬성을 없애기 위해 둔기를 휘두르지만, 둔기는 찬성을 맞히지 못하고 허공만 갈랐다.
그냥 집중을 해도 그의 검에 공격이 닿는 게 전부인데, 분노에 집중력을 잃으니 더욱 허무할 따름이다.
“으아아아아아! 레이징 크래시! 퓨리 크라잉! 웨펀 토네이도!”
‘평정을 잃은 건가? 마구잡이잖아?’
본래 신중하게 공격이 맞을 각에 쓰려고 아껴 둔 스킬들인데, ‘야만의몽둥이’는 지금 분노와 억울함으로 가득한 감정을 토해 내기 위해서 마구잡이로 쏟아 냈다.
“네놈 때문에! 네놈 때문에! 다 망했어!”
‘야만의몽둥이’에게 있어 지금 이 패배는 단순히 이번 공성전에 국한된 게 아니었다.
앞으로 자신에게 미칠 영향이 빠르게 계산이 된 것이었다.
‘어떻게 망해도 이렇게 망하냐고!’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한 공성전에서 애먹은 것도 모자라서 대패.
심지어 그 상대가 자신들이 얕보던, 구석에서 존버나 하던 시공 길드라니.
게다가 이 수웨라성은 그렇게 매력 있는 성도 아닌 계륵 같은 곳이라 기존에 반대도 많았다.
이어서 마지막 결정타는 역시 지금 이 눈앞에서 자신과 일대일로 맞서는 30레벨대로 추정되는 놈과의 싸움.
약 15레벨 이상 차이가 나는데 일방적으로 이기지 못하고 빌빌대었다는 진실은 이제 뼈와 살이 더 붙어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평판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젠장! 젠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귓말][탐식의망치:형님! 애들이 힐 거리가 안 나온다고! 도망쳐요!]“젠자아아아앙! 레이징 퓨리! 버스트!”
콰아아아아아아아!
이젠 그저 울분을 토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자신을 걱정하는 귓말마저 보이지 않는 그는 계속 둔기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폭주할 뿐이었다.
‘…뭔가 갑자기 재미없어졌네. 이러면 이제 몬스터만도 못한 날뛰는 짐승만 남은 거니…….’
그가 왜 이렇게 감정이 격변한 건지는 모를 일이었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이자와 싸우는 것이 더는 즐겁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제 끝내자.’
“으아아아아아!”
‘비검-오성화(五星花)’.
찬성은 비록 무너져 내리기는 했지만 적들의 대표에 대한 나름의 예우를 해 주기 위해 지금 펼칠 수 있는 비검 중 가장 강한 것으로 그를 마무리했다.
‘이번엔… 넷인가?’
“이런… 젠장하아아알! 네놈, 누군지 몰라도 절대 잊지 않겠다!”
이번에 검으로 꽃을 피운 분신은 넷.
완벽한 오성(五星)엔 아직 닿지 못했지만, 그래도 치유와 서포트 거리에서 벗어난 상대는 결국 이 비검과 함께…….
[시스템-‘야만의몽둥이’ 님이 쓰러졌습니다.]“후우…….”
쓰러졌다.
물론 그저 한 번 쓰러진 것으로, 경험치 대가만 지불하면 부활 포인트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질없는 행동이었다.
[시스템-‘얼건이즈살려내’ 님이 전장을 떠납니다.] [시스템-‘마법소녀리리칼KDA’ 님이 길드를 탈퇴하셨습니다.] [시스템-‘유미하지마라’ 님이 전장을 떠납니다.] [시스템-‘잭스잭스뽀삐털’ 님이 길드를 탈퇴하셨습니다.] [시스템-‘쩩스하고싶다’ 님이 전장을 떠납니다.] [시스템-‘닌자는도발을써’ 님이 길드를 탈퇴하셨습니다.] [길드][원딜차이인데:븅X이네, 이거. ㅋㅋㅋ] [길드][탑차이인데:ㅋ허접. 영지발 믿고 나대더니. ㅋㅋㅋㅋ] [시스템-‘정글차이인데’ 님이 길드를 탈퇴하셨습니다.] [시스템-‘Q스택이나섯스’ 님이 길드를 탈퇴하셨습니다.]단 한 번 이루어진 그의 죽음은 길드 몰락의 신호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더 이상 공성전을 진행할 수 없게 됨은 물론 ‘브루탈 길드’의 붕괴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