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16
116화.
찬성의 파티는 전국건강협회의 조금(?) 특이한 취향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치와와를 따라갔다.
확실히 ‘치와와’라는 이름답게 작은 그녀가 앞장서서 쫄랑쫄랑 가는 모습이 귀엽게 보이는 찬성이었다.
“너희들! 잘 따라와야 해? 우리가 주로 다니는 길은 좁고 어두운 곳이라서 잘못하면 넘어지기 쉬워! 알았지? 조심해야해!”
“그래도 귀엽긴 하네요.”
“그렇죠? 쫄망쫄망 걷는 모습이라든가, 저 귀엽게 웃는 거라든가… 최고야.”
“지지직… 저기, 근손실 님, 죄송하지만 교우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쿠룩,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서 고민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언젠가 저 친구가 뉴스에 나오면 인터뷰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원래는 그런 놈이 아니었는데, 무엇이 걔를 망가지게 했을까요?’라는 개소리를 해 주기 위해서 일단 친구인 척하고 있습니다.”
“아니! 범죄 안 저지른다고!”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대화를 나누는 파티원들.
전국건강협회는 자신을 모함하는 파티원들을 향해서 항의하지만…….
“크릉, 잡고 있는 애 손이나 놓고 말하시는 게 조금은 더 설득력 있겠네요.”
“크흠! 크흠! 이건 잘 따라가기 위함입니다.”
“하하하, 그럼 제5거점을 갔다면, 그… 5거점 담당 NPC가 오는 거죠? 그러면?”
찬성은 그 NPC를 떠올리자 미묘한 표정이 되어 근손실보험을 바라본다.
“음… 으으으음… 어어.”
“쿠룩? 왜 그러십니까? 5거점이 어때서요? 매우 정상적인…….”
“저 새끼도 이상한 놈입니다! 여자는 서른다섯부터! 라고 하면서 숙녀나 유부녀만 좋아하는……! 저보다 더 위험한 불륜 예비군입니다. 저 새끼, 장래 희망이 뭐냐면… 으으읍!”
“쿠룩! 이 자식! 그건 말하지 않기로 했잖아!”
“네가 먼저 시작한 거… 아이 씨! 힘 스탯만 높은 새퀴가! 으으으읍! 점마 저거 나중에 신도시……! 으으읍!”
대체 얼마나 말해선 안 되는 것이기에 레슬링까지 하면서 입을 막는지 모르겠지만, 찬성은 일단 한 가지는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어, 그러니까 이런 걸 유유상종이라고 하죠?”
“쿠룩! 아닙니다!”
“아닙니다!”
“지지직… 맞네요.”
“나도 동의해.”
그렇게 떠드는 사이, NPC 치와와를 따라서 어느 건물 문 앞에 선 찬성 일행이었다.
“잠깐만 기다려 봐. 치와와가 열게. 읏챠! 읏챠! 호잇!”
“찬성 님, 어떻습니까? 좋지 않습니까? 폴짝폴짝 뛰면서 자물쇠 하나하나를 풀어 나가는 저 모습이. 아아… 정말이지.”
‘아, 안 돼. 이건 위험해.’
순수한 청정수가 더럽혀진다는 생각에 살덩이는나약하다가 조심스럽게 나섰다.
“지지직… 저기, 본인이 하는 건 그렇다 쳐도 남에게 그 취향을 주입시키려는 건…….”
“쿠룩, 아니지. 우리만 이런 굴욕을 겪는 건 불합리하다! 찬성 님도 밝혀 주시죠. 그 순진한 얼굴 안에 감추어진 여성 취향을!”
웬일로 근손실보험이 강하게 자기주장을 하며 찬성에게 물었다.
“네? 아, 그러니까… 어… 저는 특정 연령대보다는 그… 건강미 쪽에 더 관심을…….”
“크르릉! 그걸 왜 진지하게 답해 주고 있니?”
달칵!
여전히 바보 같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 문이 열렸다.
문 앞의 치와와는 찬성 일행에게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서 목조 건물을 올라가자, 약 3층 정도 되는 건물의 꼭대기에 도착했다.
“여긴……?”
“우리가 정찰용으로 쓰는 건물이야. 그리고 저기저기! 엄청 거대한 거 보이지? 앱솔 공작의 저택. 우리의 주적이야!”
“저게…….”
찬성은 치와와가 가리키는 방향에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궁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거대한 부지를 가진 대저택이었다.
커다란 정원과 수백 개의 조각상이 세워진 저택 내 부지 곳곳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마차들이 오가고, 대충 봐도 천 명이 넘는 병사들의 움직임이 장엄하게 펼쳐졌다.
“참고로 저 저택 옆에 서 있는 게 왕궁이야. 이상하지? 왕님이 제일 높으신 분인데! 앱솔 공작의 저택이 더 크고 멋져! 누가 왕인지 이상할 정도지!”
“오…….”
“게다가 말이지. 맨날 파티하고!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놀기만 한대! 그리고 나쁜 짓도 엄청 한대! 밖에서 제국이 난리 치는데도 아무것도 안 하고!”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암부의 법칙(3)]난이도:보통
거점 담당의 설명을 들어 보니 ‘앱솔 공작’이 현재 왕국의 실세이자 권력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경 지역에서 계속 제국이 도발을 하고 왕국민들을 납치해서 인체 실험을 하는 이 위기 상황에 저런 짓이라니……. 밖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적이라고, 그 무엇보다 심각한 사태였다.
조건:상대해야 할 ‘적’을 완벽히 알았으니 이제 자르엔 백작가로 돌아가자.
갱신되는 퀘스트 문구를 보면서 찬성은 ‘앱솔 공작가’ 쪽을 계속 지켜보았다.
여태껏 스토리를 따라오면서 베른카 제국이 벌인 일을 두 눈으로 본 찬성으로선 왕국 제일의 권력자라는 양반이 태평하게 놀고먹는 광경이 심각하게 느껴졌다.
“와, 진짜 나쁘네요. 게다가 왜 퀘스트를 나눴는지 알 것 같아요.”
“쿠룩, 번거롭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직접 보고 확인하게 함으로써 몰입감을 올리는 거지요. 쿠룩.”
“그리고 임무 리스트를 보는 느낌도 다르죠.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였던 ‘노예 수용소 공략’. 그 배후가 누굴까요?”
“……!”
자연스럽게 앱솔 공작이 떠오르는 찬성이었다.
처음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로 보았을 때와 달리 지금은 완전히 스토리에 몰입한 상태였다.
“…대단하네요.”
“머리가 좋은 거지. 킁! 게임 시간 소비시키는 것 같으면서도 개연성과 몰입감을 챙기니 말이야. 아무튼 이제 내려가자.”
“예!”
그러면서 치와와와 함께 왔던 건물을 내려가는 찬성의 파티.
1층으로 내려와서 다시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눈앞에 갑자기 무장을 한 이들이 나타났다.
“찾았다. 쥐새끼 같은 놈들! 당장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라! 자르엔 백작의 개들아!”
[Lv.33 소속을 알 수 없는 기사] [Lv.31 소속을 알 수 없는 병사]그들은 특정한 문양이나 엠블럼이 없는 회색빛 복장과 망토를 걸치고 무장을 한 기사와 병사들이었다.
그중 기사는 둘, 병사는 다섯.
“오, 전투 파트… 인가요?”
“쿠룩, 없으면 섭섭하죠. 쿠룩.”
“총 일곱. 크릉, 파티원 보정이 들어갔다곤 해도 역시 어렵지 않네요. 순삭 내죠.”
“네!”
RPG에서 스토리 전개만 하면 심심하니 끼워 넣어진 전투 파트.
물론 보통 난이도라서 레벨 차이도 크지 않았기에 찬성이 검을 뽑는다면 죄다 순식간에 죽을 적들이었다.
“그럼 갑니……!”
“쿠룩! 잠시! 찬성 님, 스톱!”
“오, 먼저 퀘 하는 사람이 있었네?”
“아! 타이밍 엇갈렸다.”
“필드 분리가 안 되는 게 이게 안 좋구나…….”
그러나 근손실보험이 급히 찬성을 제지했다.
그가 가리킨 방향에는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따라갔던 ‘NPC 치와와’와 똑같은 사람을 따라서 이리로 다가오는 한 무리의 유저들이 있었다.
의외로 온라인 게임을 하다 보면 흔히 있는 일이지만, 찬성 일행은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다른 사람은 그렇다 쳐도 지금 ‘검성’으로 정보가 알려진 찬성의 존재 때문이었다.
[채팅방(5)] [전국건강협회:찬성 님, 스테이! 스테이!] [근손실보험:일반 유저처럼 싸우세요!]‘일반 유저처럼은… 어떻게 하는 거지?’
일단 행동을 멈추고 얼굴에 ‘?’를 띄운 채로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는 찬성.
다른 이들은 그가 어떤 심정인지 이내 눈치채고 합을 맞춰서 전투를 시작했다.
“찬성 님은 버프 다 받고 오세요! 도발!”
“쿠룩! 저희가 먼저 잡겠습니다. 분노의 정령 소환! 가자! 우어어어어어!”
“아, 예.”
“지지직… 축복 드릴게요. 조심해서 살살 싸우세요.”
뭔가 연기 같고 어색한 전투의 시작.
사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 오늘 소문이 퍼진 속도를 생각하면 방심할 수가 없었다.
‘어,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하지? 일반 유저처럼? 일반 유저처럼…….’
“오, 저기 파티 밸런스, 뭔가 근접 몰빵 같지 않냐?”
“아마 실제 친구 관계겠죠. 아니면 길드원들끼리 레벨이 맞아서 잠시 함께한다거나…….”
“근접 딜러만 셋이네. 어우…….”
“저 뒤에 무협풍 옷 입은 애가 제일 못하는 것 같지 않니? 이 겜 처음 해 보나 보다.”
“지지직!”
“쿨럭!”
“쿠룩!”
“크릉!”
어설프게 움직이는 찬성을 판단하는 다른 유저들의 말에 순간 당황해서 뿜어 버린 네 사람이었다.
‘젠장! 너무 웃겨서…….’
‘빗나갔다!’
“지지직… 하급 치유! 하급 치유! 아, 안 돼! 강철의 화신!”
“크르르릉! 현혹의 안개!”
찬성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어설프게 싸우고 있고, 다른 이들은 다들 당황해서 전투가 꼬인 상황.
수습하려고 허둥대면서 스킬을 사용하며 전투를 속행했다.
“뭐야? 아… 쟤만 허접인 게 아니었구나.”
“초보끼리 모인 파티인가? 딱하기도 하지. 노멀 난이도인데 저걸 고생하네.”
“왜? 다 초보 시절이 있는 거잖아. 재미있게 즐기는 것 같으니 좋은 거지.”
‘아니거든!’
‘아니야!’
‘큭! 내가… 내가 초보 취급이라니!’
‘…….’
게이머들은 그 어떤 모욕도 웃으면서 들어 줄 수 있어도 ‘너 게임 못해.’만큼은 참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를 증명하듯, 찬성의 파티원들은 발끈하면서 자신들을 구경하는 그 파티들을 슬쩍 쳐다봤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기에 이 분노를 지금 상대하는 몬스터에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