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27
127화.
[채팅방(5)] [근손실보험:그럼 저희가 출발하라고 하면 곧바로 미니 맵에 표시된 곳을 향해서 달리십시오.] [전국건강협회:근처에 검이 있다곤 해도 찬성 님은 지금 아이템 하나도 없고, 여기 필드는 이미 던전이나 마찬가지라서 몹들 전투력 수준이 높습니다. 그러니 전투는 가능한 한 피하세요.]“후우우우… 스으읍… 긴장되네.”
감옥에 숨어 있는 찬성은 심호흡을 하며 긴장을 제어하고자 애썼다.
게임이라서 실제 사람이 죽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파티원들의 경험치나 소중한 시간의 유무가 자신에게 달려 있는 건 부담이 살짝 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검이 없으니… 쩝.”
맨손을 쥐었다 펴면서 허전함을 느끼는 찬성.
아무튼 그는 기다리는 동안 ‘은행’까지 가는 루트를 다시 한번 숙지했다.
“은행의 위치는 ‘중앙 상점가’, 그리고 가는 길에 NPC들 배치는… 대충 이런가? 하지만 궁수 저격수들이랑… 마법사가 있네. 이건 무조건 피하는 수밖에 없네. 후우~ 아… 좋아.”
[전국건강협회:찬성 님! 레디! 고!] [근손실보험:돌아보지도 말고 무조건 달려 나가십시오.] [살덩이는나약하다:‘질주’ 타이밍은 제가 신호 드릴게요.]“가자!”
채팅으로 신호가 오자, 찬성은 곧바로 달려서 지상으로 올라갔다.
그러곤 미리 봐 둔 루트를 통해서 1층에 간 다음 곧바로 수용소 밖을 향해서 전력으로 달렸다.
‘유인이 제대로 돼서 그런가? 아무도 없네. 하지만…….’
“치, 침입자? 아니, 탈주자다! 잡아라!”
“쏴! 죽여 버려!”
“파이어 애로우!”
‘감시탑에 있는 마법사들이랑 궁수는 남아 있구나.’
피융! 슝슝! 펑!
바람을 가르고 날아오는 화살 소리와 마법의 공세.
찬성은 청각을 집중해서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들을 피했다.
‘그러고 보면… 이것도 수련이라고 생각하면…….’
“피, 피했다고? 이이이익!”
“추적대를 보내!”
“이미 내부에서 난동을 부리는 놈들을 막으러 가느라 손이 부족합니다!”
‘…아니, 더 집중해야 해. 날 보내기 위해서 파티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가이디드 매직 애로우!”
‘가이디드면? 유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새하얀 빛의 화살을 보며 찬성은 그 시전 어구에서 날아오는 빛의 화살이 유도식이라는 걸 빠르게 눈치챘다.
‘평소 같으면 모를 뻔했어.’
짧은 기합과 함께 거의 코앞쯤에서 찬성은 그대로 다리에 힘을 강하게 주었다.
그러자 찬성의 몸이 좌측으로 빠져서 땅에 추락시키려 했지만 빛의 화살은 마찬가지로 땅에 닿기 직전에 휘더니 다시 찬성을 향해 날아왔다.
‘…검만 있었으면 그냥 베어 내면 그만인데!’
검이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찬성은 계속해서 추적해 오는 빛의 화살을 따돌리기 위한 방도를 찾았다.
‘뛰어선 한계가 있어. 질주를 켜도……! 일시적으로 속도를 올리는 것뿐이라! 흡!’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따라오는 빛의 화살을 피하느라 생각이 빠르게 정리되지 않았다.
게다가…….
“뭐냐? 네놈! 거기 서!”
“멈춰!”
‘게다가 입구 경비까지? 아니지, 오히려 좋은 건가? 저쪽에 부딪치게 하면…….’
쐐액!
입구에 있는 경비들에게 날아오는 각도에 맞춰서 피격시키려는 생각을 한 찬성은 또다시 급회전을 해서 궤도를 꼬았다.
궤도에 경비들이 맞도록 조절하지만 빛의 화살은 만만치 않았다.
‘저기서 저걸 꺾어서 온다고?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이게 게임? 이젠 어쩔 수 없어!’
‘질주’.
경비들에게 맞도록 하는 바람에 거의 따라잡혀 버리자 찬성은 아끼고 아끼던 스킬을 사용해서 순간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렸다.
[스태미나:243/255]‘그래도 능력치 덕분에 스태미나는 높아서! 질주 지속 시간을 길게 쓸 수 있어!’
“뭐, 뭐야? 저놈 뭐야?”
“저놈 잡아! 탈주 노예다!”
“잡아! 잡아라아아!”
‘…이런!’
하나 빛의 화살을 피하는 걸 생각한 것 때문에 미처 생각을 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제대로 된 도주 루트를 잡지 못하고 그냥 대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바람에 사방에서 온 병사들이 다 달려들게 된 것이다.
“멈춰!”
‘…이거 괜히 어려운 게 아니었구나. 역시 ‘불가능에 가까운 난이도’……!’
병사들도 마찬가지로 찬성이 멈추지 않자 각자 무기를 들고 그 뒤를 쫓았다.
간간이 마법도 날아드는 걸로 봐서 아직 마법사들도 뒤에 붙어 있는 게 확실했다.
“멈추라고! 네 이 녀석!”
“흡! 휴우~ 이번엔 정말 큰일 날 뻔했네.”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과 마법을 계속 요리조리 피하면서 도망친 찬성.
거기에 추적해 오는 ‘가이디드 매직 애로우’의 집요한 공격까지. 간만에 위기라는 걸 몸소 겪은 그는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회피에 전념했다.
“젠장! 쥐새끼 같은 놈! 그물도 피하다니!”
‘큰일 날 뻔했네.’
다행히도 좀처럼 병사들과 거리가 줄어들지 않아 안도를 하려는 찰나…….
“아이스 월!”
‘이젠 벽이냐? 마법의 경지가 높아졌어?’
쿠구구구궁!
이젠 눈앞에 거대한 얼음벽이 세워져 올라왔다.
이에 찬성은 아예 가는 길을 바꾸기로 결심, 속도를 살짝 떨어뜨린 다음 ‘가이디드 매직 애로우’가 날아오는 것에 맞춰서 얼음벽을 박찼다.
그리고 그 힘을 그대로 이용해 우회전을 하여 건물 틈으로 달려 나갔다.
“거기 서! 서라!”
‘이렇게까지 했는데… 저 화살은 계속 쫓아오네. 그나저나 이거 문제가 심각한데, 어쩌지?’
“잡아라! 잡아라!”
“비상! 비상! 비상! 노예 탈주자다! 노예 탈주자다!”
“추가 병력을 불러! 개들을 풀어!”
조심스럽게 나간다는 대전제는 이미 망쳐 버린 상황.
찬성은 이제는 그냥 은행에 가는 걸로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망은 그렇다 쳐도, 은행에 들어가게 되면 저 쫓아오는 놈들은 어떻게 하지? 전투가 걸리면 분명… 아이템을 못 뺄 건데? 흣챠!’
그래도 열심히 도망친 끝에 서서히 은행이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다만 문제는 저 등 뒤에 몰려오는 ‘노예 수용소 감시자’와 ‘노예 수용소 병사’를 비롯한 수많은 NPC 몬스터들.
찬성은 저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거기 서라!”
컹! 컹!
‘일단 관건은 빨리 가서 검을 비롯해서 꺼낼 수 있는 만큼 아이템을 꺼내어 착용하는 건데… 젠장! 경비견들까지 이제 궤도를! 제길! 큭!’
컹!
경비견의 공격을 머리카락이 스칠 정도의 거리로 피한 찬성의 눈에 어느덧 은행의 간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좋아. 이제 거의 다 왔…….’
[스태미나:0/255] [시스템-‘질주’의 시전이 해제됩니다.]‘이런!’
그러나 거의 다 온 시점에 찬성의 지금 생존기라 할 수 있던 ‘질주’가 종료되었다.
그 순간부터 단숨에 찬성의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져 몬스터들과의 간격이 순식간에 좁혀졌다.
‘질주가……! 큭!’
“놈의 속도가 떨어졌다! 잡아! 잡아!”
“와아아아아아!”
“너는 이제 도망치지 못한다!”
가속이 떨어지면 속도도 점점 떨어지는 법.
찬성은 더 속도가 떨어지기 전에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위험하지만 최대한 높이 뛴 다음…….”
쿵쿵!
속도가 떨어지기 전, 건물 벽면 쪽으로 최대한 높이 뛰어오른 다음…….
“흡!”
팍!
은행 입구 방향으로 몸을 제어한 찬성은 전력을 다해 박차서 그대로 총알처럼 쏘아져 나갔다.
‘현실이라면 무모하기 그지없는 행동이지만 여기는 게임……! 다치든 상태 이상을 받든 고통도 없고, 포션 하나로 다 회복할 수 있어!’
그렇기에 현실에서 할 수 없는 무모한 기동도 도박처럼 할 수 있는 법이었다.
‘들어가는 즉시! 검이랑 포션들을 우선적으로 꺼내서 곧바로 전투를!’
어느새 다가온 은행의 문을 보며 찬성은 가장 우선시해야 할 행동부터 떠올렸다.
‘도착……! 이다!’
쿠당탕탕!
그대로 목재로 된 은행의 문을 밀치며 내부로 난입한 찬성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낙법을 하여 착지했다.
‘다음은!’
“어서 오십시오, 고객님. 저희 은행에서는…….”
‘시간이 없어!’
그다음 찬성은 은행원 NPC의 대사를 다 듣지도 않고 곧바로 인터페이스 창을 열었다.
그리고 신속한 손놀림으로 ‘검’과 스태미나와 체력 포션을 빠르게 긁어서 꺼낸 다음 그대로 착용하여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자! 이제 와라!”
“…….”
“…어? 어라? 얼라?”
하나 뒤를 돌아본 순간 자신을 죽일 듯이 쫓아오던 병사와 경비견이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라? 왜 입구에서 가만히 대기 중이지?”
자세히 보니 자신을 따라왔던 ‘노예 수용소 병사’, ‘경비병’, ‘경비견’ 모두 은행 입구에 나란히 서서 자신을 노려보고만 있을 뿐 안으론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다.
“어? 왜 못 오는 거지?”
“고객님, 상회 연합 은행 내부에서는 모든 전투 행위는 물론 무기를 뽑는 것은 불법 행위입니다. 15초 안에 무기를 거두시지 않으면 불법 행위로 간주하여 당신을 구속하겠습니다.”
그러곤 찬성의 의문을 등 뒤에서 나타난 NPC가 이내 풀어 주었다.
밖에 있는 노예 수용소의 병력들과는 다르게 금색 동전 모양의 문양이 있는 옷을 입고, 갈색 갑옷을 입은 캐릭터였다.
“예? 아, 예!”
어떻게 된 일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다시 구속될 수 없었기에 찬성은 빠르게 착용한 무기를 본래대로 집어넣었다.
‘상회 연합 은행 경비?’
“요청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은행은 앱솔 공작 영지의 소유가 아닌 상회 연합의 소속 영토이기 때문에 그 어떤 무력 행위 및 무기 착용을 금지하고 있음을 다시금 안내해 드립니다.”
‘아, 그래서 저 병력들이 못 들어오는 거구나. 대사관 같은 거네.’
친절한 은행 경비 NPC의 안내에 찬성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 적어도 지금은 안심하고 아이템을 꺼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니, 서둘러야지. 아직 죽은 것 같진 않지만 위험할 테니까!”
그렇게 은행 창고에서 아이템을 모두 꺼내 갖춰 입은 찬성은 동료를 구하고, 여태까지 받은 굴욕을 모두 갚아 주기 위해 다시금 완전 무장을 갖추었다.
그리고 자신을 기다린 노예 수용소 병력들을 향해 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