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37
137화.
“아, 아니, 이런 게 있어요? 크릉!”
“도발이 안 먹히는 게 어딨어?”
“지지직… 처, 철벽 전개! 지지직… 사, 살려……!”
“쿠룩! 저런! 철벽 전개를 넘어간다!”
잠깐 머뭇거린 사이, 일직선으로 돌파한 ‘검은 표범 용병단’을 막기 위해서 ‘살덩이는나약하다’는 급히 자신의 앞에 철벽 전개를 시전했다.
하지만 검은 표범 용병단은 전부 좌우로 민첩하게 흩어지고, 파르두스는 태연하게 위로 뛰어넘어 철벽 전개를 극복했다.
“오~ 얘네는 또 새롭네요.”
다행히도 이미 찬성이 살덩이는나약하다의 곁에 도착해서 놈들을 막아설 수 있었다.
“찬성 님! 나이스!”
“쿠룩, 과연… 찬성 님은 고정관념이 없어서 충격을 안 받고 바로 움직이신 거구나.”
“킁! 청정수 뉴비인 게 득이 될 줄이야. 젠장! 이건 또 왜 나한테! 킁! 그만 좀 붙어! 모래 뿌리기!”
잠시 예상외의 상황에 당황했던 파티원들이었지만, 이내 안도하면서 정신을 차렸다.
누구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인 찬성에 대한 감탄도 잊지 않았다.
한편 찬성은 철벽 전개를 가로질러 달려오는 검은 표범 용병단을 보면서 살덩이는나약하다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제 뒤에서 멀리 떠나지 마세요.”
“마비 독화살!”
“흠!”
챙!
찬성은 그대로 날아오는 독화살을 검으로 쳐 내어 날려 버렸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기예를 보면 경악할 만도 하련만, 역시 실제 사람이 아닌 보스 몬스터이다 보니 동요는 없었다.
‘검은 표범 용병단’은 그저 서로 눈빛을 교환하는 모션을 보이더니 갑자기 물러나면서 흩어지기만 했다.
“이런 곳에서 ‘검성’을 만날 줄이야. 큭! 만만치 않겠군. 운시아! 네가 맡아라. 나머지는 계속해서 저 강철 신의 사제를 노린다.”
“알았다고… 변신-갑충왕!”
운시아라고 하는 여성 드루이드는 지팡이를 휘두르면서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그녀의 몸이 몸길이 약 2미터가량 되는 거대한 장수풍뎅이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리고 곧바로 땅을 기어서 찬성에게 돌진!
[짓이겨 주마!]“우와아아앙……! 이렇게 변신하는 것도 있었구나. 우와아아아! 장수풍뎅이 큰 거 멋지다.”
“크릉! 너는 무슨 초등학생이니?”
“흡! 읏챠! 하, 하지만요. 장수풍뎅이잖아요! 이렇게 큰!”
채앵!
찬성이 천진난만하게 감탄성을 뱉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살덩이는나약하다를 노리는 와일드 헌터들의 사격을 검으로 태연히 쳐 냈다.
‘그나저나 장수풍뎅이 말곤 저 헌터들, 접근을 안 하네.’
“젠장! 충격 화살!”
“마비 독화살! 어떻게 다 막는 거야!”
[나한테 집중하란 말이다!]상대 조합은 원거리 딜러 둘, 장수풍뎅이로 변신한 드루이드, 거기에 힐러인 야생술사.
드루이드 말곤 일부러 찬성에게 붙을 필요 없어서 원거리에서 공격을 날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날렵한 움직임을 보이는 찬성의 벽에 단 하나의 유효타도 내지 못했다.
“실드 배시! 찬성 님! 나이스 플레이! 살덩이 님 호위는 제가 맡을 테니 마음껏 싸우러 나가십쇼. 하마터면 진짜 큰일 날 뻔했군요.”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근데 뭐부터 노리면 될까요?”
“저기 쥐새끼 모양 탈 쓴 놈부터 처리하시면 됩니다!”
“예!”
찬성은 지시에 따라 고개를 끄덕이곤 곧바로 야생술사 렛시를 향해서 달려갔다.
검은 표범 가죽을 두르곤 있지만 쥐의 머리 모양을 닮은 투구를 쓴 술사인 야생술사 렛시는 찬성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걸 보곤 당황했다.
“찍! 적, 검성이 온다! 살려 줘!”
‘언뜻 보면 이게 더 쉽지 않나? 싶은데…….’
“목표 순위 변경! 판테라! 네가 저기 힐러랑 탱커 견제해라! 운시아! 나랑 같이 렛시를 지킨다!”
‘아니구나. 판단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고 합리적이야. 하긴 상대는 인간이 아니지?’
언뜻 보면 똑같이 PVP하는 것 같았지만 이번 상대는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
D.E사에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보통 인간보다는 뛰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다.
“놈의 발을 묶겠다. ‘덩굴 채찍’.”
‘식물 줄기? 근데 이거 왜 안 베여?’
땅 아래에서 줄기가 솟아올라 찬성을 막으려 하자 찬성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베고 지나가려는 찬성의 의도와 달리 덩굴에 막혀서 베이지 않았다.
“이거 뭐래요? 왜 안 베여요?”
“쿠룩, 스킬 효과라서 그렇습니다! 쿠룩! 젠장할 놈, 나한테만은 무조건 도망치네! 쿠룩!”
“스킬 효과라.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검으로 벨 수 없다니요.”
“…설정적으로 대답해 드리자면 그 식물에 마력이 깃들어서 검보다 단단해서 일정 시간 동안 묶는다고 해석하면 될 겁니다. ‘실드 배시’!”
치열한 난전 속에서도 뉴비의 궁금증은 풀어 주려고 애쓰는 파티원들이었다.
하지만 전황은 상당히 좋지 않게 풀리는 중이었다.
열심히 도망치면서도 결국 소모가 일어나서인지 체력이 줄기 시작하는 미니멈실버와 근손실보험.
“찰거머리 같은 놈아, 그만 좀 노려! 크르르릉!”
“역시 성가시군, 브롤러!”
“쿠룩, 나랑 놀자고!”
그와 동시에 찬성 대신 살덩이는나약하다를 지키면서도 와일드 헌터의 기동성을 따라가지 못해서 계속 일방적으로 얻어맞기만 하는 전국건강협회.
그리고 사격에 신경 쓰다 보니 서포팅을 제대로 하기가 힘든 상황인 살덩이는나약하다였다.
[Lv.31 찬성]생명력:252/398
[Lv.31 전국건강협회]생명력:110/335
[Lv.31 근손실보험]생명력:180/225
생명력:105/185
[Lv.31 살덩이는나약하다]생명력:170/170
‘생명력 안정을 시킬 수가 없어.’
언뜻 잘 버티는 것 같아도 파티원들의 생명력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다들 물약에 캐시 템 패키지에 있는 아이템까지 아끼지 않는 상황이었다.
“지지직… 죄, 죄송해요. 제가 약해서… 지지직…….”
“아님다. 어차피 어려운 던전일 거라 예상했고, 꼭 모든 네임드를 실력으로 극복할 수 있게 만들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우리 레벨은 또 낮으니까 어쩔 수 없죠.”
던전에 들어온 거 자체가 일반적인 기준에서 무모했다.
또 게임사가 모든 보스 몬스터를 실력으로 극복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일부 보스 몬스터는 공략을 단순화한 대신 파티원들이 레벨 혹은 아이템을 잘 갖추었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스펙 체크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지금이 딱 그 경우였다.
“지지직… 이러면 레벨을 좀 더 올리고 오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말이죠. 지지직…….”
“일단 하는 데까지 하면서 최대한 패턴 보고 연습하는 쪽으로…….”
“이거… 저, 다들 저 안으로 들어가 주실 수 있을까요?”
다들 자신들 파티의 한계와 공략의 어려움에 이번 트라이를 체념하려는 순간, 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꼭 여기서 싸울 필요는 없잖아요. 애초에 저쪽이 더 빠르고 사거리도 기니까. 게다가 제 간격도 안 나오고.”
“오, 맞는 말이야.”
“쿠룩… 그렇죠.”
“간격이라는 건 뭔지 모르지만. 크릉!”
“지지직… 합리적인 말이죠. 지지직…….”
이해 못할 단어도 섞여 있었지만 그래도 다들 요점은 어떻게든 이해했기에 찬성이 말한 대로 장소를 이동했다.
캐시 패키지와 다들 미리 빡셀 거라 생각하고 준비해 둔 아이템들이 있었기에 파티원들은 전원 성안의 공간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은하검법 2식 ‘성운’(2성)!”
“크릉?”
“제가 방해할게요. 빨리 안으로!”
찬성은 우선 미니멈실버를 죽어라 쫓으면서 괴롭히던 파르두스에게 견제 공격을 날렸다.
최대한 빠르게 움직였고, 인벤토리에 있는 포션들을 꺼내어 마시면서 말이다.
[시스템-‘마법 저항 상승 포션(기간제)’을 사용했습니다.] [시스템-‘최대 체력 증가 포션(기간제)’을 사용했습니다.]…….
…….
…….
‘아까처럼 그 덩굴 같은 건 성가시고 만만치 않은 게 느껴지니까… 근데 이거 너무 달아! 윽!’
포션들은 죄다 먹기 쉽게 달달한 맛으로 되어 있었지만 찬성의 입맛엔 너무 달았다.
그 때문에 넘기기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포션을 삼킨 찬성은 계속해서 ‘와일드 파이터 파르두스’에게 검을 휘둘러 방해했다.
“성가신 놈 같으니!”
‘아… 인공지능이라는 걸 알아도 이렇게 보면 진짜 사람이라는 생각밖에 안 드네. 어?’
“젠장할 놈 같으니… 이렇게 되면……!”
“어어?”
와일드 파이터 파르두스는 찬성의 공격과 견제를 받자 물러나더니 충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바로 품에서 포션 병을 꺼내더니 벌컥벌컥 들이켜기 시작한 것.
플레이어의 전유물이라 생각한 ‘아이템 사용’을 한 것이었다.
‘진짜 갈수록 충격적인 게 많네.’
PVP 타입이라곤 해도 그래도 인공지능이니 일반적인 보스일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포션까지 사용하자 기가 막힌 찬성이었다.
“지지직… 찬성 님! 저희 다 들어왔어요!”
“확실히 입구가 좁으니 방패로 커버가 돼서 좋네요. 얼른 들어오세요!”
“네! 갈게요!”
결국 파티는 찬성의 지시대로 성내 통로로 무사히 진입했다.
그것을 본 찬성도 공격을 막아 내면서 동료들에게 합류했다.
“왔어요. 이제 그러니까… 하지만 금방… 어?”
“젠장! 함정이라니!”
“이래서 브롤러! 저 비겁한 놈은!”
“더럽게도 많이 깔려 있네!”
“아! 냄새!”
먼저 파르두스를 떼어 준 덕분에 미니멈실버는 안으로 들어가면서 함정을 있는 대로 설치했다.
덕분에 적들이 함정에 이리저리 걸리면서 정비하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일단 더 안으로 들어가죠. 금방 밖으로 도망칠 곳이니까요.”
“크릉, 거기에 엄폐물로 쓸 벽과 우리가 안전하게 있을 수 있게 꺾인 통로나 갈림길을 찾는 게 좋겠어.”
“아, 그거면 더 좋고요. 오, 역시 누님.”
“킁, 좀 여유가 생기니 이제야 생각이 닿은 거지. 이 보스 몬스터들, 아까 필드에선 너무 날래서 여기가 확실히 유리하네. 함정 다 걸려 주니까… 크르릉!”
그동안 파르두스에게 쫓기느라 여유가 없었던 미니멈실버는 안정을 되찾았다.
덕분에 그녀는 찬성이 이곳에 오자고 한 이유를 파악했고, 일행은 곧바로 꺾인 통로를 찾기 위해서 움직였다.
물론 가면서 미니멈실버가 함정을 계속 설치하는 건 기본이었다.
“크릉, 누군가 깨달아 줄 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설마 찬성이 쟤가 게임에 대해 깨달아서 지시를 내려 줄 줄이야.”
“쿠룩, 아니면 ‘검사’라서 자연스럽게 싸워 이길 곳을 생각하다 보니 그런 걸지도 모르겠군요.”
“여기면 될 것 같아요.”
우측 90도로 꺾인 통로를 발견한 찬성 일행은 이곳에서 적들을 맞이하기로 한다.
“쿠룩, 최고의 포진이군요.”
“하긴 어차피 놈들 입장에서는 침입자인 우리를 처리해야 하니 말이지.”
“지지직… 오고 있어요!”
팍!
빼꼼히 벽을 통해서 검은 표범 용병단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자 그들 파티에 있는 와일드 헌터 클래스의 길리와 판테라가 화살을 쏘아 냈다.
“이렇게 싸워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 포션을 다 마시고 버프를… 아, 맞다. 살덩이 님, 전에 말한 그 화신 스킬인가? 그거 써 줄 수 있나요?”
“지지직… 신호만 주면 얼마든지요. 지지직…….”
“그럼 지금 주세요. 결국 지금 중요한 건 가능한 한 힘을 모아서 수를 줄이는 거니까요.”
“지지직… 넵! 강철의 화신(Avatar of Steel)(1성)!”
버프의 상징인 검회색빛 아우라에 강철 신의 문양이 새겨진 찬성.
파티원들은 먼저 버프를 요청한 것에 이제 어엿한 게이머가 된 찬성을 보며 감탄했다.
“쿠룩쿠룩, 정말 감동적이군. 그 찬성 님이 스스로 버프를 요구하다니. 쿠룩쿠룩.”
“도핑도 잘 챙겨 드시고. 이제 다 크셨네, 찬성 님.”
“무슨 초등학교 졸업하는 애를 보는 것도 아니고. 크릉… 우리도 지원을 해 줘야… 어? 저건?”
쓸데없이 감격하는 두 사람을 채근하며 찬성을 지원하고자 벽 틈으로 고개를 내미는 미니멈실버.
그런데 그때, 무언가를 발견한 그녀의 눈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