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4
14화.
[배울 수 있는 스킬 목록]무기 막기(1성)
강하게 찌르기(1성)
“오오오…….”
[시스템-당신은 ‘무기 막기(1성)’를 배웠습니다.] [시스템-당신은 ‘강하게 찌르기(1성)’를 배웠습니다.] [패시브-무기 막기(1성)]적대적 물리 공격을 무기로 막을 시, 물리 데미지 경감률을 높여 줍니다. 데미지 감소율 상승(30퍼센트)
[액티브-강하게 찌르기(1성)]찌르기 공격에 강력한 힘을 부여합니다.
“하하! 잘 배웠나? 잘 써먹으라고, 친구!”
‘아, 무기 막기 1성! 여기서 배우는 거였구나! 바로 2성 읽어야지.’
다른 건 몰라도 지금 찬성에게 ‘무기 막기’ 스킬은 너무나 간절했던 것으로 그의 기량에 딱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는 배우자마자 곧바로 ‘2성 스킬북:무기 막기’를 사용했고, 그러자 새로운 시스템 창이 나오면서 그의 스킬이 업그레이드되었음을 알렸다.
[시스템-‘무기 막기(1성)’가 ‘무기 막기(2성)’가 되었습니다.] [패시브-무기 막기(2성)]적대적 물리 공격을 무기로 막을 시, 물리 데미지 경감률을 높여 줍니다. 데미지 감소율 상승(40퍼센트)
“좋았어. 그나저나… 누님에겐 뭐라고 말하지?”
결국 자신은 ‘클래스:소드맨’을 지망한다는 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한 그였다.
분명 그녀는 선의로 조언을 해 주었는데, 자신은 그것을 거부하고 소드맨을 선택해 버렸으니 말이다.
면목이 없지만 역시 현실이든 이곳 가상 세계든 자신의 근본은 ‘검사’였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찬성은 사죄하기 위해 민희에게 귓말을 했다.
[귓말][찬성:죄송합니다, 누님. 저는 그래도 ‘소드맨’으로 할 생각이에요.]“기껏 고인물이 조언을 해 줘도 자기 취향과 성향에 따라서 후회할 행동을 하는 것도 뉴비의 특성이지. 후우우우우~”
그리고 그것을 들은 민희는 한숨을 쉬면서 한탄했다.
물론 이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라는 게임이 밸런스 패치가 없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소드맨 계열은 설계부터가 잘못된 하이브리드 콘셉트라서 이것저것 패치를 받긴 받아도 결국 제자리걸음인 경우가 많았다.
“으으음, 가능하면 안 하는 게 좋은데…….”
민희는 오히려 이게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소드맨 같은 개똥쓰레기 클래스로는 실력이 아무리 뛰어난 놈이라고 한들 한계가 있고, 더 무서운 것은 유저들의 인식은 뛰어넘기가 힘들다는 거였다.
던전의 파티 플레이, 각종 퀘스트, 혹은 다수 대 다수의 PVP 모두 행하기 힘들고, 한계점이 존재할 것이다.
“이런 경우, 애들은 죽어도 말을 안 듣지.”
[귓말][미니멈미니미니:그… 하지 말라고 해도 안 들을 거지?] [귓말][찬성:죄송해요.]“…그래. 이럴 줄 알았다. 후우우~ 재능 하나가 이렇게 날아가는구나. 아니지, 나중에 접고 나서 새로 캐릭터를 키우면 가능성이 있으려나? 후우우~”
똥도 먹어 봐야 맛을 안다고, 말린다고 해서 들을 위인이 아니라는 걸 파악한 그녀는 결국 소드맨 클래스의 불합리함과 또 사람들의 인식에 치여서 그 스스로 깨닫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찬성의 재능이 어느 정도인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구더기 클래스를 고른 만큼 안타까움이 올라왔다.
그리고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찬성은 다음 목표인 소드맨 전직을 위해 레벨 업을 하러 다음 모험가 길드의 의뢰를 받으려고 하는데, 그의 눈앞에 무언가 다른 메시지가 떴다.
[시스템-일일 접속 제한 시간이 앞으로 10분 남았습니다. 시간이 되면 접속이 자동으로 종료됩니다.]“엑? 아… 그렇구나.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다 보니 어느덧 가상현실 게임 류에 마련되어 있는 일일 플레이 제한 시간을 모두 소모한 것이었다.
게임에 과몰입 및 허기와 화장실 문제를 잊고서 플레이하다 보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지정된 것으로, 게임들이 여러 세대를 거쳐서 나왔음에도 이 규제는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었다.
다른 플레이어와 다르게 찬성은 혼자서 플레이하면서 ‘던전:고블린의 탑’을 깨느라 시간 소모가 더욱 많았기에 여기까지 하는 데 모든 플레이 타임을 소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뭐. 내일 하자. 여기만 신경 써야 할 게 아니니까…….”
찬성은 모험가 길드에서 그대로 접속을 종료하고는 기기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다리가 있다가 사라지는 이 위화감은 어색하고 괴로웠지만, 그래도 지금은 게임 속에서 희망을 찾았기에 견뎌 낼 수 있었다.
이제 슬슬 정리하고 자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그는 문득 게임에서 남은 문제를 깨달았다.
“아, 맞다. 10레벨까지 어떻게 레벨 업 하지? 으으음… 일단 삼촌에게 물어볼까? 누님에게 물어보려고 해도 게임이 안 끝나셨을 수도 있으니… 일단 나가 보자.”
딱 그걸 정하려고 한 순간 제한 시간이 다 되었기에 찬성은 휠체어를 타고 천천히 거실로 나갔다.
그러자 거실에서 팬티 한 장에 러닝셔츠 차림으로 TV를 보면서 한참 휴대폰 게임을 하던 삼촌이 그를 보자마자 반기며 물어 왔다.
“오~ 찬성이냐? 어디, 오늘 게임에 대한 총평은 어땠냐? 마음에 안 들면 지금이라도 다시 병원에 데려다줄 수도 있는데 말이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거 간파하시고 하는 소리죠?”
“당연한 것을~ 너 그거 마음에 들어 할 줄 진작 간파했지.”
“아, 그나저나 누님은…….”
“걔는 너보다 늦게 게임을 시작했으니까 더 하겠지. 아~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를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걔랑 채팅은 할 수 있을 거다. 네 스마트폰… 아… 그 기종은 안 되겠구나. 사양이 너무 구려. 한 세대 전 거지만 충분히 최신형인 공기계 여분이 있으니까 이걸 쓰려무나. 통신사 개통은 그렇다 치고, 어플리케이션으로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 계정으로 연동해서 채팅하는 건 가능할 거다.”
IT에 무지한 찬성과 달리 빠삭한 삼촌은 이내 해답을 제시해 주었다.
찬성에게 여분의 휴대폰을 주어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의 인게임에 있는 사람과 채팅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깔도록 한 것이다.
찬성은 삼촌이 가르쳐 준 대로 어플리케이션을 깔고는 곧바로 민희에게 질문을 던졌다.
[귓말][찬성:누님,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요.] [귓말][미니멈미니미니:뭔데?] [귓말][찬성:소드맨 전직 퀘스트는 10레벨부터 진행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전 아직 7레벨이거든요. 남은 3레벨은 어떻게 하면 빨리 올릴 수 있을까요?]찬성은 게임에서 나오기 전에 보았던 퀘스트 내역들에 대해 떠올렸다.
소드맨 클래스의 전직 퀘스트는 10레벨부터 시작, 앞으로 3레벨을 올려야 했는데… 퀘스트 라인은 새로운 것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현재 받을 수 있는 지역 의뢰는 네 가지입니다.
Lv.1-10 도시 하수구 대규모 청소 작전!
Lv.1-10 거대 벌레들에게서 과수원을 지켜라!
추천 Lv.10-15 실종된 상단의 조사
추천 Lv.10-15 오릴드 영지 사건 조사
‘소드맨! 전직이 빨리하고 싶어!’
고블린 퀘스트는 완벽하게 끝냈기에 사라졌고, 기존에 있던 2개의 퀘스트 라인과 새롭게 나타난 퀘스트 라인 2개로 총 4개의 라인이 찬성의 눈에 들어왔다.
사실 모험을 위해서 이런 건 물어볼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찬성에겐 검사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할 수 있는 소드맨 전직이라는 최우선 목표가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빠른 방법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귓말][미니멈미니미니:음, 보통은 고블린 퀘를 깼으니 다른 초반 라인을 가는 게 정답이긴 하지만, 거기엔 다른 유저들이 엄청 많을 거야. 고블린 퀘스트 라인을 가지 않은 유저들이 모두 몰려갔으니까 말이야. 아마 평소엔 퀘스트 하기 힘들걸?]본래 튜토리얼을 끝낸 유저들을 셋으로 나누려고 분리해 둔 퀘스트 라인인데, 고블린 퀘스트는 지뢰로 이미 유명해져서 모든 유저들은 남은 2개의 라인으로 분산되었다.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는 아직 서비스 3개월밖에 되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신규 유저들이 유입되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 기본 2개의 퀘스트 지역엔 사람들이 북적거릴 터였다.
[귓말][찬성: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냥 10레벨 퀘스트를 하러 갈까요?] [귓말][미니멈미니미니:아니. 물론 반대로 1-10 지역에서 초반 던전을 파티 플레이로 깨는 방법도 있지만, 너라면 역시 ‘고블린의 탑’ 뺑뺑이가 가장 빠를걸?] [귓말][찬성:고블린의 탑 뺑뺑이?]인스턴스 던전 뺑뺑이. MMORPG 게임의 유서 깊은 레벨 업 방법이었다.
그런데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에는 3시간이라는 던전 쿨 타임이 있기 때문에 한 번 돌면 3시간 동안은 다시 돌 수 없는 제약이 있는 것을 떠올린 찬성이었다.
[귓말][찬성:하지만 그건 3시간에 한 번인데요?] [귓말][미니멈미니미니:그러면 한 번 돌고 남은 시간 동안 고블린의 탑 주변의 고블린들을 쓸면 되지. 그 탑 주변을 닥사냥으로 레벨 업 하는 거 나쁘지 않을걸?] [귓말][찬성:오오!]“뭐, 보통은 초보 유저는 ‘고블린 사냥’의 효율이 엄청 떨어져서 하지 않겠지만 말이야.”
인게임에서 찬성의 채팅에 대답해 주면서 민희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녀는 현재 레이드를 마치고 난 뒤, 왕국 수도 세우르에 마련해 둔 자신의 하우징 하우스에서 열심히 곡괭이를 휘두르며 농사를 짓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의 하우징 하우스는 큰 농장이 딸린 2층짜리 저택으로 포션 및 마법 재료를 직접 수급하기 위해서 구한 집이었다.
핑크빛 털을 가진 앙증맞은 토끼 수인의 모습으로 곡괭이를 휘두르는 장면은 마치 한 폭의 동화 같았다.
“사실은 다른 1-10레벨 존으로 가서 퀘스트랑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게 가장 빠르지만… 거긴 사람들이 많아서 효율이 떨어지기도 하지. 아니면 던전 사이클을 돌든가 하는 건데… 이동 거리를 계산하면 클리어 타임이랑 시간 효율도 안 맞고… 좀 미안하지만… 그 아이가 어떻게 고블린의 탑을 클리어했는지 정확하게 확인해 보고 싶으니…….”
다른 이유도 맞긴 맞았지만, 그녀는 찬성이 어떻게 던전을 돌았는지 그 비밀을 알고 싶어 했다.
[귓말][미니멈미니미니:그리고 혹시 가능하면 ‘고블린의 탑’을 도는 영상 하나만 찍어서 보내 줄 수 있겠니? 인게임 촬영 기능이 있으니까 그걸로 찍어서 보내 주면 돼.] [귓말][찬성:네? 왜요?] [귓말][미니멈미니미니:어… 그냥 어떻게 하나 보고 싶기도 하고, 내가 조언해 줄 게 있나 싶어서 말이야.] [귓말][찬성:아! 예. 알았어요!]“좋았어!”
민희는 앙증맞은 토끼 손을 움켜쥐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아직 저렙 구간. 어딜 어떻게 돌든 그렇게 큰 차이는 나지 않을 테지만, 순진한 생뉴비인 찬성은 그녀의 말에 그대로 속아 넘어갔다.
그리고 그녀는 이걸로 찬성에게서 직접 고블린 던전을 도는 영상을 받아서 자연스럽게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살짝 속인 느낌이라 미안하지만, 어차피 그 닥사 루트가 가장 빠른 레벨 업 루트 중 하나라는 조언이 틀린 것도 아니고, 어떻게 클리어하는지 확인하고 싶으니 말이지. 대신 선물도 보내 줄 거니까…….’
그녀는 인벤토리 한구석에 꺼내 둔 여러 아이템들을 슬쩍 바라보았다.
각종 포션과 던전 아이템, 그리고 경매장에서 아이템 구매에 쓰기 좋은 상당한 양의 금화까지. 나름 자신이 처음에 차갑게 대한 것에 대한 사죄의 표시도 두둑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내일 찬성이 영상을 보내 주길 기대하면서 농사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