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42
142화.
“창병 타입 보스인가? 젠장, 이건 또 엄청 단단하겠네.”
전국건강협회가 씹어 뱉듯이 말을 내뱉었다.
잠깐 손으로 숫자를 꼽으며 계산을 한 그가 중얼거렸다.
“최소한 38레벨 기준으로 스킬들 다 최대 세팅으로 찍혀 있을 거니까… 방패 숙련이 38레벨에 스킬북 읽으면 최대가 얼마더라. 어우~ 7성까지 찍네. 이러면 피해 감소율이… 어우, 50퍼가 넘는데.”
“쿠룩, 지금 네가 몇 성이지?”
“내 건 4성.”
“피해 감소면 또 ‘검성의 경지’로도 안 뚫리겠네요.”
보스 몬스터 분석에 들어가는 파티원들.
일단 ‘클래스:창병’이라는 표시부터 ‘나는 창병 클래스 스킬 다 쓸 거다.’라는 게 보여서 벌써부터 골치가 아픈 일행이었다.
“저거 백 프로 ‘액티브-초소 앞에선 일렬로… 줄을 서시오!’ 쓸걸?”
“…네? 그거 몬스터 대상만 아니었어요?”
“그 몬스터가 쓰는 스킬은 플레이어블 것보다 좋은 판정이나 상황을 주곤 합니다. 쿠룩.”
“치사빵꾸네요.”
“풉!”
“쿨럭!”
“지지직… 너무나 고운 말이라 몰랐네요.”
“차라리 그냥 욕을 해라. 크릉…….”
너무 귀여운 투정에 다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덕분에 긴장이 풀린 찬성 일행은 본격적으로 공략을 위해 진형을 잡았다.
“일단 늘 가던 대로 해 보죠. 제가 탱킹, 딜러 세 분은 쫄 처리 및 딜합니다. 고고. ‘질주’!”
창과 방패를 들고 달려가는 전국건강협회.
일정 거리 안에 들자 경비대장 칼른이 반응하면서 전국건강협회를 마주 향한 채로 달려들었다.
“하! 내 앞에 나타난 게 애송이 창병이라니! 충성심은 어디로 간 게냐?”
“전용 대사로 맞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로열 가드가 되기 위해서 충성하고 있습니다요!”
“로열 가드? 하! 그렇다면 더욱 눈이 어둡겠군!”
콰아앙!
창병 클래스끼리라서 전용 대사가 있는 건지 유달리 말이 많은 보스 몬스터 ‘경비대장 칼른’.
이런 디테일에 감동하는 일행이었다.
방패끼리 맞대면서 전국건강협회와 경비대장 칼른이 격돌하는 사이.
찬성은 질풍처럼 뛰어다니면서 주변에 있던 경비병들을 상대했다.
“크아아악!”
“은하검법 비전 1식 ‘타오르는 샛별’!”
“쿠룩, 몹을 몰아서 처리하는 게 더 훌륭해지셨군요. 쿠룩, 저는 그냥 본체 딜하겠습니다. 쿠룩.”
“크릉, 저는 미리 다음 쫄들 나올 거 대비해서 덫 작업해 둘게요.”
일단 순조로운 공략 시작을 알리는 찬성 일행.
여전히 치트키 같은 찬성의 전투력으로 일단 경비병 쫄들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찬성도 본체 딜링에 합류했다.
“이 침입자 놈들이이이이이!”
“왜지? 뭔가 쉽지 않아요? 더블 슬래시! 아, 물론 엄청 튼튼하긴 하네요. 이거 방패 피해서 때리는데도 체력이 얼마 안 닳아요.”
[시스템-당신의 ‘더블 슬래시’로 경비대장 칼른이 58의 데미지(급소 보너스 추가)를 입었습니다.] [Lv.38 경비대장 칼른(보스 몬스터)] [생명력:94.4퍼센트]‘검성의 경지’가 있는 찬성이 급소로 방패가 없는 곳을 공격해도 생명력이 엄청 닳지 않을 정도였다.
이렇게나 튼튼한 보스라는 것에서 또 엄청 고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파티원들이었다.
“쿠룩, 저 줄줄이 달린 스킬들이 그냥 있는 건 아니겠죠. 쿠룩. 파쇄권!”
“단조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경계하세요! 크릉!”
“지지직… 일단 그냥 딜이 세서 힐이 빡세욧! 지지직… 중급 치유! 중급 치유.”
“어, 생존기 올리겠슴다! 진형 유지! 이거 무늬만 창병 아니야? 이거 못 버틴다! 못 버텨요! 젠장! 이거 맨탱 바꿔야 할 듯요! 찬성 님! 빠지겠습니다!”
포션을 들이붓고, 생존기를 켰는데도 들어오는 살벌한 데미지.
전국건강협회는 이를 악물면서 뒤로 물러나는데, 도발 스킬이 없는 찬성은 일단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러고는 비검까지 사용하며 어그로를 빠르게 올렸다.
“‘검성’? 하! 산속에서 검이나 휘두르는 원숭이 놈들이! 인간 세상엔 무슨 일이더냐!”
“지금 뭐라고요? 원숭이라니! 심신을 갈고닦으며, 검의 진의를 찾기 위해서 휘두르는 건데!”
게임사에선 그저 상호 작용 대사로 넣어 둔 것이겠지만 현실에서도 산에서 수련을 한, 진정 한 사람의 검사였던 찬성으로서는 넘어가기 힘든 발언이었다.
그는 눈빛이 매서워지면서 검을 휘두르는 손에 힘을 실어 강하게 공세를 펼쳤다.
“엑, NPC 말에 진심으로 화나셨어.”
“크릉, 뭐, 쟤는… 진짜니까요. 그나저나 건강 님도 뭔가 느낌이…….”
“예, 저도 좀… 기분이 살짝 안 좋네요. 큭! 씁! 이게 2차 클래스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고~ 큭!”
“크릉, 원래 ‘불가능에 가까운 난이도’잖아요. 저 보스 몬스터 레벨이 38인데 우린 아직 31. 스펙 체크 타입인 저 단순한 몬스터면 힘들 수밖에 없죠.”
“하지만 아쉽긴 하죠. 전직권 사고 싶다. 씁.”
여태껏 뚫고 올라온 게 요행의 극치였던 것이라 위로하면서도 3차 클래스가 되고 싶은 욕구가 솟는 전국건강협회였다.
“아니면 랜덤 박스라도…….”
“크릉, 정신 차려요. 그렇게 하다가 D.E사의 상술에 넘어가는 거라고요. 크릉, 쫄 나오는 거 덫 쪽에 몰아주세요.”
“아, 넵.”
전국건강협회는 납득은 하면서도 뭔가 섭섭함이 남은 표정을 하며 자리를 잡았다.
그러곤 한창 싸우던 ‘경비대장 칼른’이 이번엔 창을 번쩍 들면서 뭐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다들 뭣들 하느냐? 어서 여기 침입자 놈들을 처단하지 않고! 어서들 모여라!”
[시스템-‘경비대장 칼른’이 ‘경비병 호출’을 시전합니다.]“올 게 왔군.”
“와아아아아! 대장님을 도와라!”
동시에 홀 사방의 통로에서 약 10명의 경비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올 게 왔군! 쿠룩!”
“좋아. 제가 몰아서 예쁘게 정리하죠!”
전국건강협회는 기합을 넣고서 경비병들을 공격하며 열심히 덫으로 유도해 나갔다.
과거 다른 가상현실 게임에서도 탱커를 했던 경력직인 덕인지, 이동 관련 스킬이 없는 창병임에도 능숙하게 움직이고 방어하며 경비병들을 깔끔하게 몰았다.
‘그동안 활약할 찬스가 없어서 그렇지, 역시 경력은 무시 못하네.’
“액티브-초소 앞에선 일렬로… 줄을 서시오!”
그러곤 어느 정도 모였다 싶은 순간, 전국건강협회는 ‘액티브-초소 앞에선 일렬로… 줄을 서시오.’를 사용, 경비병들을 싹! 띄우더니 한 줄로 만들어서 미니멈실버가 깔아 둔 덫에 그대로 떨어뜨린다.
“폭☆살!”
펑! 콰르릉! 꾸르르륵!
‘폭발의 덫’, ‘독 연기의 덫’, ‘산성 액의 덫’ 등등.
캐시 아이템까지 써서 겹쳐서 깔아 둔 다양한 덫들이 한 번에 터지면서 이펙트가 겹쳐 나왔고,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전국건강협회는 멋진 포즈로 피니시 자세를 취했다.
“그래, 이거지. 이게 나지.”
깔끔하게 몰아서 덫에다가 한 방에 터뜨린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여 자존감을 회복하는 전국건강협회…….
“지지직… 갑자기 왜 저러시는 거래요? 지지직…….”
“크릉,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나가는 법이고, 그것으로 삶의 의지를 이어 나가죠.”
파티원들의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돌아보다가 그 모습을 보곤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묻는 살덩이는나약하다와 침착한 설명으로 넘어가게 하는 미니멈실버였다.
[Lv.38 경비대장 칼른(보스 몬스터)] [생명력:53.6퍼센트]“쿠룩, 여태까지 이상할 정도로 단조롭군요. 쿠룩!”
“그러게요. 패턴 쓰는 거라고는 계속 그 경비병 소환하는 거랑 다른 스킬을 쓰는데 제가 커버하니까요.”
“초소 앞에선… 일렬로 줄을 서라!”
미리 예상한 대로 경비대장 칼른이 사용한 스킬은 찬성이 잽싸게 대응했다.
곧바로 범위 밖으로 나간 덕분에 당하지 않아서 공략은 순조로움 그 자체였다.
“아직 다른 게 나오지 않았어요.”
경비병 패턴을 공략하면서 전투를 지속하여 어느새 체력을 절반가량 깎아 내린 찬성의 파티.
아직 또 다른 패턴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지만요. ‘비검-이성락’!”
“쿠룩, 그렇죠!”
[Lv.38 경비대장 칼른(보스 몬스터)] [생명력:49.9퍼센트]어느덧 50퍼센트.
파티원들은 뭔가 올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긴장한 채 ‘경비대장 칼른’을 응시했고, 예상대로 그는 창을 휘두르며 포효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구나! 망할 침입자 놈들! 특히 가장 성가신 건 네놈! 지금이다!”
“어?”
철컹! 쿵!
그 순간 찬성의 주변에 갑자기 철창들이 튀어나오더니 사방을 둘러쌌다.
마치 새장 같은 우리가 되어 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깜짝 놀란 그는 빠져나가기 위해 위로 올라가려고 했지만 철창은 천장 끝까지 닿아서 완전히 닫혀 있었다.
“이, 이게 뭐예요?”
“이것이 이 성을 지키는 내 의지다! 크하하하하! 함정에 잘 걸렸구나! 성가신 놈 같으니!”
“저게 ‘경비대장의 의지’였나? 크르릉…….”
난데없이 혼자 감옥에 갇혀 버린 찬성은 당황하는 한편 파티원들은 드디어 보스 몬스터가 가진 스킬의 정체를 파악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경비대장의 의지’. 버프 스킬 혹은 생존기인 줄 알았는데… 저런 것일 줄이야. 쿠룩.”
“아무튼 이거 큰일 아냐?”
“지지직… 큰일이죠.”
핵심 딜러이자 탱커 역까지 겸하던 찬성이 패턴으로 완전히 고립되자 파티원들은 난감한 얼굴이 되었다.
“음… 일단 튈까요?”
현 상황에서 답이 없는지라 전국건강협회는 스크롤을 꺼내 보였다.
그리고 리더 격인 미니멈실버에게 후퇴의 질문을 하는데, 그녀는 일단 거부 의사를 밝혔다.
“크릉, 아직요. 저거 트리거 조건이라든가 다른 패턴을 더 뽑아 봐야 해요. 그러니 전투 지속! 쿨기 다 쓰세요.”
“지지직… 네! ‘액티브-강철의 화신’ 넣을게요!”
망해 버린 판은 다음 판을 위한 초석이 되어야 했기에 파티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신 정보를 더 뽑아내기 위해서 전투를 이어 나가는데…….
“하! 시건방진 놈들 같으니. 하나 이 정도면 내 무용을 상대할 가치가 있겠군. 보여 주마. 내가 어떻게 앱솔 공작가의 창이 되었는지를!”
“또, 또 뭘 하려고 한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투캉! 투캉!
패턴은 이게 끝이 아닌 건지 경비대장 칼른은 포효하기 시작,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짐과 동시에 그의 몸에서 섬광이 빛나면서 입혀져 있던 갑옷들이 폭발하듯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크릉, 뭐야? 갑자기 누드쇼? 여기서 벗는다고?”
“환상의 X꼬쇼가 드디어 시작되는 건가? 모든 걸 보여 드리겠습니다! 하는 거?”
“쿠룩, 농담할 때냐? 윽! 드디어 빛이 사라진다.”
밝게 빛나던 섬광이 가라앉고, 찬성의 파티원들은 드디어 드러나는 ‘경비대장 칼른’의 모습을 보았다.
“보라. 이 ‘사자 가문이 인정한 전사’의 모습을!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핫!”
갑옷을 모두 벗은 ‘경비대장 칼른’은 가죽으로 된 팬티 한 장과 손에 든 창과 방패만 빼고 완전 나체 상태였다.
하나 등을 비롯해서 전신에 그려져 있는 ‘사자’의 문신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비롯해서 하얗게 센 머리카락은 붉게 타오름과 동시에 상태 정보도 변한 것이 무시무시했다.
[Lv.38 경비대장 칼른(보스 몬스터)]클래스:라이온 하트 워리어
생명력:48.51퍼센트
보유 스킬:사자의 전사, 불굴의 충의, 경비병 호출, 경비대장의 의지
“클래스가… 바뀌었어요!”
철창 안에서 나가려고 애쓰던 찬성이 가장 먼저 그것을 발견하고 파티원들에게 알렸다.
“뭐……?”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