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43
143화.
“지지직… 클래스… 체인지라고? …지지직!”
“크릉, 레이드에서 보던 패턴이네요. 일반 던전에서는 좀 더 상위 던전에 가야 나올 줄 알았는데. 역시 ‘불가능에 가까움’!”
“쿠룩, 옵니다! 그나저나 저 육체… 분명 로이더군!”
“그, 그게 중요한가요?”
“아주 중요하죠! 아무튼 근데 나 저거 얼마나 버티면서 탱킹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일단 최대한 드리블이라도 해 볼게요! ‘도발’!”
시답지 않은 소리가 섞여 있었지만 다들 급박한 상황에서 각자 해야 할 일은 하고 있었다.
전국건강협회는 도발을 시전해서 ‘경비대장 칼른’을 최대한 멀리 끌고 갔다.
“쿠룩, 아무튼 이거 해제하는 방법이… 쿠룩! 뭔가 있을 건데. 힘을 주면… 쿠룩!”
[시스템-계속해서 힘을 주십시오.] [III ]“찾았다! 쿠룩! 게이지 채우는 타입! 찬성 님도 철창을 저랑 같이 힘줘서 벌리십시오.”
흔히 버튼을 눌러서 체크하는 액션 타입의 패턴을 가상현실 버전으로 바꾼 것.
이런 패턴은 종종 있었기에 근손실보험은 어렵지 않게 파훼할 수 있었다.
그런데.
“끄으으으응! 쿠룩! 찬성 님 힘이라면 금방…….”
“어? 저는 안 뜨는데요? 이거 안에서는 안 되는 건가?”
“쿠룩! 그렇군요. 무조건 밖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건가? 쿠룩! 흐으으으읍!”
[시스템-계속해서 힘을 주십시오.] [IIIIIIIIIII ]무조건 아군이 구해 주도록 만들어진 기믹이었던 것일까.
찬성이 철창을 아무리 잡아당겨도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쿠룩, 아니면 관련 클래스? 아니지, 찬성 님도 엄연히 전사계인데. …쿠룩! 아! 반지!”
“네?”
“쿠룩! 지금 최종 스탯! 아까 전 네임드에서 먹은 것 때문에 종합 스탯에서 ‘민첩’이 가장 높지 않으십니까? 쿠룩!”
“어. 아, 예! 맞아요!”
민첩 스탯만 올려 주는 ‘(영웅)검은 표범의 날렵함 반지’를 착용한 찬성.
그 때문에 현재 찬성의 모든 스탯 중 가장 높은 것은 ‘민첩’이었다.
근손실보험은 가능한 변수를 모두 생각하며 방안을 파악했다.
“반지 잠깐 벗고 해 보십쇼! 쿠룩!”
“아, 떠요! 힘주겠습니다!”
[시스템-계속해서 힘을 주십시오.] [IIIIIIIIIIIIIIIIIIII ]‘됐다!’
‘(영웅)검은 표범의 날렵함 반지’를 벗고 찬성이 철창에 힘을 줄 수 있게 되자 게이지는 급속도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사이 남은 파티원들은 변신한 ‘경비대장 칼른’을 힘들게 상대하는 중이었다.
“지지직… ‘철벽 전개’! 지지직…….”
“진짜 우리 살덩이 님 없었으면 열 번은 더 죽었겠다!”
“크릉! 말할 시간에 더 뛰어요!”
“이 망할 놈들이! ‘라이온 어설트’!”
콰아앙!
앞이 방해되자 ‘철벽 전개’로 세운 철벽을 무너뜨리고 돌파하는 ‘경비대장 칼른’.
그러나 돌진력이 너무 강해서 저 멀리까지 가 버리는 바람에 역으로 시간을 더 벌 수 있었다.
“차라리 변신해 준 게 나을 지경이네요.”
“크릉, 난이도 조절이려나요? 그나저나 저기 둘은 뭘 하고 있는 거죠?”
“지지직… 저도 가 볼까요? 왠지 저거 ‘금속 신언’ 먹힐 것 같은데… 지지직…….”
살덩이는나약하다가 철창을 열려고 용쓰는 찬성과 근손실보험 쪽을 보며 말했다.
“가면 저 죽습니다요! 사, 살려 주십쇼!”
그러자 그의 말에 전국건강협회가 기겁하며 대답했다.
살덩이는나약하다는 저 기믹을 자신이 풀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결국 힐에 집중해야 해서 떠날 수 없음을 아쉬워했다.
“아직이냐? 얀마! 나 죽겠다!”
“쿠룩,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쿠룩!”
“조금만 더어어어어어어!”
[시스템-계속해서 힘을 주십시오.] [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I ]끼긱끼이이이이익! 쾅!
게이지를 다 채우자 자연스럽게 철창이 벌어졌다.
우그러진 철창 사이로 찬성이 충분히 빠져나올 만한 틈이 생겼다.
“쿠룩! 좋았어!”
“…이제 해방이다! ‘질주’!”
풀려난 찬성은 다시 ‘(영웅)검은 표범의 날렵함 반지’를 끼고서 경비대장 칼른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리고 검을 휘둘러 데미지를 입히며 어그로를 끌어왔다.
“쿠룩, 풀어서 다행이군요.”
“크릉, 네, 덕분에요. 이제 다시 공략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난이도’라서 별의별 게 다 있네요.”
“쿠룩, 반대로 보면 찬성 님 외에도 우리 조합이 괜찮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대세 조합은 아니지만…….”
근손실보험의 말에 미니멈실버가 피식 웃었다.
“확실히 우리 조합, 커뮤니티에 올리면 정신병자 취급받죠.”
“아무튼 전 딜하러 가 보겠습니다. 쿠룩!”
다양한 클래스가 있어도 결국 유저들에 의해서 티어와 순위가 매겨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대외적으로 보면 찬성네 파티 조합은 두말할 것 없는 하위 티어.
그래도 이렇게 군데군데 있는 던전 기믹들이 그들의 가치를 낮춰 주지 않아서 마음에 드는 그들이었다.
“지지직… 이 철창, 강화 인챈트가 되어 있는 설정이라 제 ‘금속 신언’이 안 먹혀요. 아~ 다행이다.”
“…그걸 또 언제 확인하러 간 거예요?”
“지지직… 궁금한 건 참을 수 없는지라. 아! 중급 치유! 중급 치유!”
그사이 힐하면서 짤막짤막 이동한 살덩이는나약하다는 어느새 ‘철창’에 닿아 있었다.
아무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철창의 기믹을 확인한 ‘살덩이는나약하다’.
자신이 풀 수 없다는 것에 안도하며 다시 공략을 해 나갔다.
‘아무튼 이걸로 큰 고비는 다 넘겼나? 1, 2넴에 비하면 그래도 단순한 형태라서.’
“이 망할 놈들이이이이이이!”
‘결국 순수 물리 공격 타입 보스라서 ‘검성의 경지’ 먹이구나. 물론 저 맹공을 다 받아치는 찬성이 역량이 있어야 하는 거지만.’
채채챙! 창! 파캉!
주목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 찬성이 정면에서 ‘경비대장 칼른’의 맹공을 전부 검으로 받아 내는 중이었다.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쉽게 간과되지만, 의식하고 보면 여전히 기괴한 장면이었다.
더구나 본래 기믹은 이제 ‘창병’ 같은 기본 2차 클래스에서 ‘클래스:라이온 하트 워리어’라고 하는 특수 클래스로 변신하면서 더 강해지는 것이었을 텐데…….
“이 로이더 아저씨, 갑옷 벗으니 딜이 더 잘 들어가는데요?”
“쿠룩, 그 대신 본래는 물리 딜량이 엄청나게 오르는 콘셉트였겠죠. 쿠룩.”
“…그보다 이미 보스 별명을 로이더로 낙인찍은 거야?”
난이도 상승 요소가 괴물 같은 찬성의 기량에 의해서 역으로 하락 요소가 되어 버렸다.
상황적 아이러니함이 기묘하다 느끼며 미니멈실버는 마저 딜을 하러 갔다.
그렇게 우직하게 전투를 한 ‘Lv.38 경비대장 칼른’은 결국…….
[Lv.38 경비대장 칼른(보스 몬스터)]클래스:라이온 하트 워리어
생명력:0퍼센트
보유 스킬:사자의 전사, 불굴의 충의, 경비병 호출, 경비대장의 의지
“드디어! 0퍼센트 잡았다!”
“오오!”
“이럴… 수가!”
쿠우우웅!
결국 무릎을 꿇는 ‘경비대장 칼른’.
찬성 일행은 0퍼센트가 된 생명력 창을 보고 환호하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그런데 그때, 미니멈실버가 이상함을 느꼈다.
“킁? 잠깐, 다들 기다려요. 이거 싸한데요?”
“네?”
“쿠룩? 아!”
보통 0퍼센트가 되면 사라지거나 전리품 상자가 나타나기 마련인데, ‘경비대장 칼른’은 무릎을 꿇은 채로 가만히 있는 상태였다.
다들 그것에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눈치채고 각자 무기를 다시 들었다.
“내 충성심은 무너지지 않는다! 이 생명을 불태워서라도! 침략자들을 가로막을 것이다! 이것이 나의 ‘불굴의 충의’다!”
[Lv.38 경비대장 칼른(보스 몬스터)]클래스:라이온 하트 워리어
생명력:100퍼센트
보유 스킬:사자의 전사, 경비병 호출, 경비대장의 의지
“…자연스럽게 보유 스킬에서 빠졌어!”
“쿠룩, 아니, 다시 만피라고? 쿠룩?”
“크릉! ‘불가능에 가까움’이면 어렵게 해야지, 이건 억까잖아아아! 음?”
[Lv.38 경비대장 칼른(보스 몬스터)] [생명력:100퍼센트] [생명력:90퍼센트] [생명력:80퍼센트] [생명력:70퍼센트]…….
…….
…….
체력 완전 회복에 기가 질린 찬성 일행.
하지만 짜증을 내면서도 다시 전투를 준비하는 찰나, 기이한 상황이 눈에 띄었다.
‘경비대장 칼른’의 생명력이 100퍼센트로 차올랐다가 빠르게 다시 내려갔던 것이다.
초당 거의 10퍼센트씩 쭉쭉 내려가더니, 움직이는 속도도 확연히 떨어져서 다가오지도 못하고 그대로 다시 0퍼센트가 되어 무너져 버렸다.
“내… 충성은… 무너지지… 커억!”
[시스템-‘경비대장 칼른(보스 몬스터)’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시스템-‘업적:경비대장 칼른 처치(조건:노예 수용소 던전 보스-경비대장 칼른 처치)’를 달성하셨습니다.] [시스템-레벨 업! 32레벨이 되었습니다.]“뭐야, 그냥 사망 연출이구나. 아! 레벨 업 했다!”
“지지직… 진짜 깜짝 놀랐잖아요. 지지직… 포션 엄청 썼는데… 지지직…….”
“으르릉… 진짜 힘드네. 그보다 이번엔 우리가 정석으로 클리어한 게 맞아서 그런지 업적 클리어가 없네.”
“지지직… 그 철창… 안 풀고 했으면 추가 업적 있었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진짜 네임드 하나하나가 지옥이네요. 지지직…….”
여태껏 찬성이라는 치트키에 의지해서 올라왔지만, 점점 다른 파티원들에게도 역할이 강요됐다.
그러다 보니 찬성이 무력화만 되면 급격히 파티 역량이 기울어 버리는 문제가 발견된 것이었다.
“그래도 클리어한 건 클리어한 거니까요! 보상 보죠!”
“그래.”
[드롭 아이템 목록](영웅)경비대장의 사자 문양 방패
(영웅)‘사자의 명예’ 판금 투구
(영웅)‘사자의 명예’ 판금 신발
(영웅)‘사자의 명예’ 가죽 바지 *거래 가능
“쿠룩쿠룩… 건강이 너 대박 터졌다. 다 네 거다. 싹 다 판금! 이 행복한 녀석~! 쿠룩!”
“오오! 이건 좀 힘이 나네.”
“지지직… 축하요. 지지직…….”
암만 힘들었어도 역시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린 보상을 보면 힘이 나는 것은 인간의 본성 같은 것일까?
전국건강협회는 싹 다 자신의 아이템인 것을 보고 환한 표정을 지으며 기뻐했다.
“크릉, 유효 픽인 것 자체가 좋네요. 그나저나 사자의 명예 바지는…….”
[(영웅)‘사자의 명예’ 가죽 바지]재질:가죽
부위:신발
옵션:방어력 +30, 힘 +20, 민첩 +35, 생명력 +15
제한:레벨 32
*‘사자의 명예’ 세트 옵션
3세트:공격력 추가 15퍼센트 상승
5세트:일정 확률로 사자의 포효가 발동해 30초 동안 모든 스테이터스를 상승시킵니다.
“앱솔 공방에서 만든 특별한 방어구입니다. 사자의 문양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습니다.”
“킁~ 순수 전투력용. 하지만 거래 가능인데…….”
“쿠룩, 팔고 N빵 하죠. 어차피 이거 하나 낀다고 해서 공략이 수월해질 정도의 전투력도 아니고, 세트 아이템 1피스니까요. 쿠룩.”
“지지직… 포션 값 생각 이상으로 장난 아니니까요. 지지직…….”
“‘거래 가능’은 가능한 한 파는 게 좋죠. 우린 뭐… 치트키 쓰긴 했지만, 공략한 건 한 거니.”
“전 이의 없습니다.”
“이거 또 돈 벌었네. 크으!”
힘들었지만 그래도 드롭 아이템이 아주 잘 나와서 힘이 나는 찬성 파티였다.
그렇게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정비와 아이템 시세를 보는 찬성 일행이었는데…….
“오호호호호호호호홋! 쥐새끼 같은 침입자 주제에 칼른을 쓰러뜨리다니, 꽤나 제법이군요. 오호호호호호호홋!”
“뭔가요? 저 소리는?”
“쿠룩, 라스트 보스가 나타나셨다는 거죠.”
날카로운 하이 톤의 웃음소리와 함께 울리는 목소리.
찬성은 점점 커져 오는 그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엔 화려하고 긴, 그리고 롤빵처럼 머리가 말려 있는, 순정 만화에서 악역 영애로 나올 법한 정통파 아가씨 타입의 미소녀가 있었다.
“도장만 찍는 일은 시시해서 질렸는데~ 드디어 몸을 풀겠군요. 오호호호호호홋!”
마침내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라스트 보스.
그녀는 화려한 붉은 망토가 달린 전신을 다 가리는 황금 갑주를 착용하고 있었다.
무기는 심지어 길이가 약 4미터는 되어 보이는 무시무시한 대검에 방패까지 낀 살아 있는 중전차 같은 모습이었다.
이를 본 찬성은 말도 안 되는 광경에 기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저게 뭐래요? 아, 아니, 갑옷 어깨는 왜 또 저래요? 저래서 좌우가 보여요? 심지어 황금 갑옷? 거기에 저 강철 부츠는 하이힐? 발목에 철심 박았어요?”
“나왔다. 찬성 님의 뉴비 태클.”
“지지직… 아, 이 반응 너무 좋아. 지지직…….”
“크릉, 이젠 없으면 시시할 지경이지. 후후훗.”
기겁하며 떠드는 찬성이었지만, 파티원들은 역으로 이걸 기다렸다는 듯이 다들 웃으며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