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47
147화.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게 변해서 혼란스럽지만, 전 일단 당신을 믿는 쪽에 걸겠습니다.”
“저를… 믿겠다고요? 어째서?”
“이미 이걸로 대화를 나눴으니까요.”
찬성이 산뜻하게 웃으면서 검을 들어 보였다.
결국 판단하게 된다면 뼛속까지 ‘검사’인 그는 ‘검’으로 상대를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아름답고 올곧은 검술과 방패술을 사용하는 그녀에게 더 호감이 갔던 것이다.
[시스템-‘레오나 앱솔’의 호감도가 오릅니다.]“크, 크흠……! 역시 검성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현명한 판단력이군요. 흠… 좋아요. 하긴 우리 가문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있으니. 당신의 오해를 인정하겠어요.”
[시스템-‘시나리오 루트’가 변경이 됩니다.]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사자의 가문, 앱솔 공작가!(1)]레오나 앱솔을 제압했으나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자르엔 백작가가 이야기하던 앱솔 공작가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당신.
당신은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일단 휴전하기로 한다.
조건:레오나 앱솔의 지시를 따르기
퍼엉!
[시스템-‘관리소장 레오나 앱솔(보스 몬스터)’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시스템-‘업적:관리소장 레오나 앱솔 제압(조건:노예 수용소 던전 보스-관리소장 레오나 앱솔 처치)’을 달성하셨습니다.]“아고, 깜짝이야. 갑자기 이게 무슨…….”
“쿠룩, 분기가 변경되어서 퀘스트가 완료 처리된 겁니다.”
“결국 앱솔 공작 루트로 가나? 오오! 던전 보상은 보물 상자로 나왔네.”
퀘스트가 완료되고 업적이 뜨자마자 찬성 일행 옆에 화려하게 장식된 보물 상자가 나타났다.
아무래도 ‘레오나 앱솔’을 쓰러뜨리거나 시나리오상 죽인 게 아닌지라 보상이 이런 식으로 나온 것 같았다.
“크릉, 아무튼 쟤가 이야기하는 동안 드롭 아이템 확인부터 해 볼…….”
[드롭 아이템 목록](영웅)사자 문양이 새겨진 빛나는 지팡이
(영웅)‘사자의 명예’ 가죽 투구
(영웅)‘사자의 명예’ 천 신발
(영웅)‘사자의 명예’ 천 바지
히든 클래스-라이오넬 가드 즉시 전직권 *거래 가능
“크르오오오오오오오! 대박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 씨! 깜짝이야.”
“대박?”
“쿠, 쿠룩… 아니, 뭔데 호들갑을 그리 떠십니까?”
“지지직… 어디, 웨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먼저 보상을 확인한 미니멈실버가 깜짝 놀라자 옆에 있던 ‘살덩이는나약하다’가 조심스럽게 보상을 같이 확인했다.
그런데 그녀도 내용물을 보자 기겁하면서 아바타에서 사이렌 소리를 울렸다.
“아니, 대체 어느 정도이기에… 우와아아악! 씨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쿠, 쿠룩! 히든 클래스 전직권 드롭이라고? 무, 물론 드롭 테이블에 있다곤 했지만 이거… 쿠룩! 이거, 드롭률이 쿠룩! 0.0000000… 몇 프로라고 들은 것 같은데! 쿠룩?”
[히든 클래스-라이오넬 가드 즉시 전직권]사용 제한:전사 계열 클래스
효과:즉시 ‘라이오넬 가드’로 전직합니다.
[클래스:라이오넬 가드]등급:히든
클래스 Lv.당 스테이터스 성장률-힘:7, 민첩:7, 지력:5, 건강:10, 마력 적응:7, 행운:3
주 무기:한 손 검과 방패/주요 착용 방어구:판금
라이오넬 가드는 앱솔 공작가의 최정예 수호 전사들입니다. 사자의 용맹과 빛으로 된 보호막을 두르고 방패를 들고 적들의 돌진을 막고 공격을 막으면서 적을 쓰러뜨리는 검이자 방패입니다. 왕국은 물론 대륙에 그 명성이 널리 퍼져, 라이오넬 가드는 그 누구도 우습게 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사자의 방패이자 검이노라!”
‘히든 클래스:라이오넬 가드’. 물론 조건은 밝혀져서 좀 빛이 바랜 히든 클래스지만 그래도 저 스테이터스 성장률과 3차 클래스급 스테이터스는 매력적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히든 클래스의 전직권인 만큼 팔면 엄청난 액수의 돈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와, 이 정도면 놀라는 게 무리는 아니네요.”
동료들의 놀람에 일단 찬성도 합류해서 사실을 확인하자 그도 동료들의 경악을 납득했다.
“쿠, 쿠룩, 이거 어떻게 하죠?”
“크르릉, 보자. 시세가… 시세가… 가장 최근에 판매된 기록이 해외 경매 사이트 기준으로 영국서 판매된 게 1만 3천 파운드니까… 약 2천만 원?”
“지지직… 라이오넬 가드는 탱커로서 그리 좋지 않은데도요? 지지직…….”
“보자. 으르르릉… 일단 히든 클래스 전직권 자체가 매물도 거의 안 뜨기도 하고, ‘라이오넬 가드’가 되면 ‘소속:앱솔 공작가’, 아! 평판 MAX가 자동으로 찍히고 시작하네.”
“쿠룩, 앱솔 공작가 소속 보너스가 뭐더라?”
“지지직… 여기 찾았네요. 지지직…….”
[소속:앱솔 공작가] [우호도 1단계-상태 이상 저항력 5퍼센트 증가, 앱솔 공작가의 가신으로 취급받음(가신 혜택은 별도로 확인)] [우호도 2단계-상태 이상 저항력 10퍼센트 증가, 앱솔 공작가의 중신으로 취급받음(중신 혜택은 별도로 확인)] [우호도 3단계-상태 이상 저항력 15퍼센트 증가, 앱솔 공작가의 일원으로 취급받음(공작가 일원 혜택은 별도로 확인)] [특수 소속 보너스-자르엔 백작가 소속 유저와 상시 적대적이 됩니다.]“나쁘지 않은데?”
“쿠룩, 가신, 중신, 공작가 일원 보너스도 궁금하네. 쿠룩.”
“어디 보자. 자르엔 백작가는 가신, 중신, 공작가 일원에 따라서 주택 및 거주지를 주는데, 앱솔 공작가는 노예 사업을 하는 설정을 따라서 그런지 노예를 준다네요. 즉, NPC 동료죠. 근데 비전투 노예라서 그다지 인기는 없어요.”
자르엔 백작가의 지지도가 높은 이유가 하나 더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아무튼 그래도 ‘전직권’ 자체는 가격이 매우 높아서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에 파티원들은 다들 만족하는 상황이었다.
“음, 저기, 이거 제가 쓰면 안 되겠습니까?”
“쿠룩, 얀마, 너 미쳤어? 미친, 2천짜리를 그냥 달라고 하냐? 게다가 너 원래 로열 가드 지망이잖아!”
“나도 내가 멀쩡한 소리 하는 거 아닌 거 알아. 하지만 우리 파티 슬슬… 뭔가 한계에 도달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결국 ‘찬성 님이 다 해결해 주실 거야’ 작전도 점점 힘들어지고 말이지.”
전국건강협회의 말에 파티원들은 생각이 깊어졌다.
확실히 이번 던전에서 많이 느낀 것은 살아 있는 치트키인 찬성이라도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이번엔 여러 요행과 각자 실력으로 서포트한 덕분에 클리어했지만 자칫 실패할 수 있는 상황이 여러 번 펼쳐졌던 것이다.
“쿠룩, 하긴 ‘경비대장’에서 찬성 님 고립된 패턴 때, 내가 그 철장을 빨리 열지 않았으면 그냥 X를 눌러 조의를 표할 뻔했지.”
“지지직… 확실히 결과는 원 클리어로 쭉쭉 민 거긴 한데, 슬슬 힘들어지고 있죠. 지지직…….”
“크르르릉… 영웅급 풀템인데도 이 정도면 확실히 전력 강화가 필요한 타이밍이긴 한데…….”
까놓고 말해서 2천만 원짜리 아이템을 그냥 주는 게 마음 편할 리 없었다.
그냥 팔아서 분배하면 한 사람당 400만 원이 돌아가고, 그 돈으로 전력 강화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그럼 드리죠.”
찬성은 상큼한 얼굴로 그냥 승낙해 버렸다.
그것을 들은 미니멈실버는 어처구니없어하며 달려들었다.
“크릉! 야, 야아아! 너 저게 얼마짜린지 알고 태연히 하는 소리야? 2천만 원이라고! 2천만 원! 그래, 까놓고 말해서 그냥 게임 아이템이기는 한데! 근데! 결국 현금 가치가 높은 아이템이니까! 증정해서 사용하게 한다면 하다못해 계약서라든가, 그런 거라도 전제를 하고 해야 정상이라고!”
그녀의 말대로 이 ‘전직권’은 고가의 아이템이었다.
비록 게임 아이템에 불과하지만, 사람의 욕망과 욕심을 자극하는 건 물론 누구나 눈이 돌아갈 물건이라는 게 문제였다.
‘화신 길드’라는 대형 길드에 있었고,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 외의 게임에서도 활약한 미니멈실버인 만큼 이런 문제로 싸우는 걸 진저리 나게 보아 왔다.
이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 사고도 많았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나는 네 의견 따르고, 저기 근손실 님은 건강 님 친구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살덩이 님 의견도 물어야지?”
“지지직… 저도 괜찮아요. 제가 종파가 구린 만큼 탱님이 단단해지면 그게 편해서……. 지지직… 찬성 님이 한다면 저는 무조건 지지합니다. 지지직…….”
“크릉? 에? 살덩이 님, 제정신이에요? 400만 원이에요. 개인당! 급처분한다고 해도 개인당 약 380만 원!”
“지지직… 어차피 사실상 찬성 님이 혼자 잡은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지지직… 그리고 역으로 배신해서 떠나면 남은 사람끼리 더 돈독해질 거니까요. 지지직…….”
태연한 얼굴(물론 보이진 않는다)과 어조로 담담히 말하는 ‘살덩이는나약하다’.
이를 들은 미니멈실버는 살짝 소름이 돋았다.
전국건강협회도 당황해서 입을 열었다.
“아, 아니, 배신 안 할 겁니다. 저, 저를 뭘로 보고?”
“쿠룩… 잠깐!”
근손실보험이 손을 들어 파티원들의 주의를 끌었다.
“이놈이 배신하면 저도 얘를 손절할 수 있습니다. 쿠룩!”
“배조영이 너 인마아아아아아아! 너마저 날!”
“쿠룩! 실명 부르지 마라! 쿠룩! 로리콘 배신자 녀석! 내 취향을 보고 ‘상했다’니 뭐니 하며 폄하하던 네놈을 용서할 것 같으냐! 쿠룩!”
“아직 배신 안 했다고!”
“쿠룩? 아직? 찬성 님, 찬성 님! 이놈이 배신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어쩐지 너무 급변하는 분위기였지만, 다행히도 근손실보험 덕분에 심각해질 뻔한 분위기는 환기가 되었다.
미니멈실버는 이 대혼란 속에서 어떻게든 정신을 다잡고 상황을 중재했다.
“크르르릉! 그만! 하아~ 좋습니다. 어차피 저도 처분 안 하고 쓰면! 속 편하니 좋죠. 하지만 아이템의 가치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히거나 하는 일이 없을 겁니다. 이에 대해선 다들 동의합니까?”
“예.”
“쿠룩, 동의합니다.”
“일단 누님이 그게 편하다고 생각하면 그런 걸로…….”
“지지직… 동의.”
“그럼 일단 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한 몇 가지 선택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하나, 그냥 현금적 가치를 싹 무시하고! 아이템 드롭 A로 취급해서 건강 님에게 사용하게 드린다.”
“그걸로 하죠.”
“찬성아, 말 끝나면 좀 하면 안 되겠니? 둘, 판매 금액보다 싸게 가치 금액을 환산, 본인 몫을 제외하고 4인분의 금액을 무이자 할부로 걸어 두고 앞으로 득템과 판매 아이템에서 제하면서 갚아 나가게 한다. 물론 파티에 기여하실 걸 생각해서 가치 금액을 좀 더 낮게 책정해 드릴 수 있습니다.”
미니멈실버의 제안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쿠룩, 그 방법도 좋군요. 이 녀석, 완전 노예 되겠는데요? 쿠룩쿠룩. 카푸어가 아니라 클래스푸어네. 쿠룩쿠룩.”
특히 근손실보험이 반기는 티를 냈다.
그의 잡설을 뒤로하고 미니멈실버가 마저 설명을 이어 갔다.
“셋, 일단 사용하시고 공유 물품인 것을 인식하고 현실에서 만나 일정 기간 동안 파티를 유지하겠다는 법적 계약서를 쓰고, 탈주 시에 당시 시세로 ‘전직권’ 가격을 배상하게 한다.”
손가락을 꼽으며 설명을 마친 미니멈실버가 허공에서 UI를 조작했다.
“자, 여기 파티 UI에 비밀 투표 기능 있으니까 1안, 2안, 3안, 그리고 기권 4안까지 있으니 그중 하나 고르세요. 그걸로 하겠습니다.”
하다 하다 게임 아이템 가지고 별짓을 다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해 이런 절차와 동의는 필요했다.
미니멈실버가 파티 UI를 작동시켜서 4개의 보기가 나오게 했고, 투표자가 5명인지라 투표는 순식간에 끝나고 결과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