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7
17화.
“대신… 쿠룩! 다른 스테이터스가 너무 낮아서, 쿠룩! 던전은 파티로 가야 하죠. 쿠룩.”
“뭐, 문제만 없으면 되죠. 계속 가죠.”
“넵!”
우렁찬 대답을 하면서 자신의 말을 잘 따르는 근손실보험의 태도에 찬성은 너무나 낯선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공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빨리 레벨 업을 해야 바라고 바라던 소드맨의 전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1층을 다 쓸어버린 둘은 곧바로 2층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2층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1층은 기습으로 때웠지만… 거긴 몬스터들이 먼저 진형을 잡고 있을 텐데?”
“아, 그건 이렇게 해서…….”
“횃불용 기름?”
혼자서 공략할 때처럼 검에 기름을 바르고 돌입, 그리고 이전에 했던 것처럼 고블린 주술사가 날리는 파이어 볼트를 베어서 검에 불길을 일으켰다.
그다음 파이어 볼트부터는 검에 붙은 화염으로 화살을 무력화시키듯이 모조리 없애 버리는 찬성이었다.
“와아아… 쩐다!”
놀라는 건 아까 전에 다 끝난 줄 알았건만, 상식을 벗어난 기예를 또 보게 되자 근손실보험은 다시 한번 감탄했다.
어두운 곳에서 불꽃을 두른 화염검이 아름다운 궤적까지 그리자 자신도 모르게 감탄의 욕설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무조건 저분이랑 친추해야지. 개쩐다.’
그러곤 근손실보험도 빨리 합세해서 찬성의 후방을 노리는 고블린 약탈자들을 분쇄해 나갔다. 덕분에 마지막 3층의 보스인 고블린 챔피언 앞까지 훨씬 빨리 도달할 수 있었다.
육중한 몽둥이를 든 고블린 챔피언을 앞에 둔 두 사람은 어떻게 할지 곧바로 상의했다.
“저놈이 보스고, 혼자서 싸우는데 중간에 갑자기 회전 공격을…….”
“…….”
“어라? 뭐 하세요?”
한참을 이야기하던 중, 근손실보험의 눈동자에서 갑자기 생기가 없어지면서 기계가 멈춘 것처럼 멍해졌다.
찬성은 ‘이게 또 무슨 일인가?’ 싶어 머리를 긁적이면서 갸웃하는데, 잠시 후 다시 눈빛이 돌아오며 근손실보험이 깨어났다.
“…쿠룩! 아! 죄송합니다. 처음이라 컷신이… 쿠룩! 나와서요.”
“…컷신?”
“그 보스 몬스터 나올 때 보이는 연출 말입니다. 쿠룩!”
“…아아아! 그거!”
짝!
머리를 긁적이면서 답하는 근손실보험.
찬성은 어제 보았던 것이기에 이내 눈치채고, 박수를 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강제로 봐야 했기에 멍때렸던 걸 떠올린 것이다.
이내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보스 공략에 대한 화제로 돌아왔다.
“그러면 저놈도 대충 제가 먼저 맡고, 대응하는 걸로?”
“쿠룩! 그러죠.”
“아, 맞다. 중간에 회전하면서 달려드는데, 그거만 조심요.”
“쿠룩! 패턴은 미리 인터넷으로 공부해 왔습니다. 쿠룩!”
게임을 시작하기 전, 전직과 레벨 업 루트를 사전에 설계를 하고 들어온 근손실보험이라 던전의 공략에 대해서도 미리 파악해 둔 상태였기에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둘은 곧바로 고블린 챔피언의 공략을 시작했고, 찬성이 먼저 검을 들고 돌입했다.
“고브! 고브고브으!”
‘빨리 사냥할 수 있어서 좋군.’
투콰아아앙!
고블린 챔피언의 몽둥이 공격을 피하면서 검을 휘두르는 찬성.
절제된 동작과 예술 같은 막기로 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근손실보험은 몽둥이를 휘두른 타이밍에 맞춰서 들어와서 주먹을 내질러 짧게 딜을 넣고 빠지는 식으로 전투를 이끌어 나갔다.
꽤 좋은 호흡이라서 둘 다 서로를 좋게 생각하는 가운데, 고블린 챔피언이 몽둥이를 들고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했다.
“온다! 피해!”
“옙!”
질주!×2
위험한 패턴이라는 것을 알기에 찬성과 근손실보험 둘 다 동시에 질주를 써서 스태미나를 소모하여 고블린 챔피언의 회전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회전 공격의 시간이 끝났을 때, 어지러움에 땅에 쓰러진 고블린 챔피언.
근손실보험은 무력화된 순간이라는 걸 깨닫고 잽싸게 달려가서 열심히 주먹을 휘둘러 극한의 딜링을 시작하려는 순간, 갑자기 위화감을 느꼈다.
찬성이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쿠, 쿠룩? 찬성 님? 딜 안 하십니까?”
“저기, 쓰러진 상대를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건 비겁하지 않나요?”
“…….”
“…….”
어색한 침묵. 거기에 찬성과 근손실보험 둘 다 서로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눈을 맞추었다.
찬성은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당당한 눈빛으로 검을 든 채 가만히 서 있었고, 뭐라 할 말을 생각하던 근손실보험은 일단 다시 일어서려는 고블린 챔피언에게서 멀어졌다.
“고브으으으으으!”
“고브! 고브!”
“고브브븍!”
“키에에에에엑!”
“카아악!”
그리고 동시에 나타나는 네 마리의 고블린 약탈자들. 이번엔 두 사람이었기에 두 마리씩 나눠서 달려들었다.
그사이 근손실보험은 아까 전의 행동에 대해 따졌다.
“한 방 거리 놈들이! 그나저나 쿠룩! 아까 그게 무슨 헛소리입니까? 쿠룩! 방금 그 타이밍은 게임사에서 딜하라고 넣어 준 패턴입니다! 쿠룩!”
“패턴……? 의복 관련 이야기인가요?”
“쿠, 쿠룩! 혹시 무력화 패턴 같은 거 진짜 하나도 모릅니까?”
“……?”
챙가가가각!
고블린 챔피언의 몽둥이를 검으로 흘려서 비껴 내면서도 찬성은 근손실보험의 말을 이해 못해서 머리와 눈으로 물음표만 가득 띄우고 있었다.
‘맙소사…….’
사실 근손실보험은 찬성의 실력 때문에 놀란 이후로 더 이상 충격을 받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그렇다면 저 찬성은 소위 말하는 보스 몬스터에게 딜을 자유롭게 더 많이 넣을 수 있는 무력화 패턴에 딜을 하나도 넣지 않고서도 클리어를 했다는 이야기라는 말인가!
‘상상을 뛰어넘는 미친놈이었네? 광폭화 있으면 어떻게 하려고! 물론 쪼렙 보스라 그런 게 없겠지만! 하지만 반대로… 그거 없이 잡았다는 건? 대체 얼마나 미친놈이라는 거지?’
“고브… 고브으으으윽! 고브고브!”
“어? 왜 벌써 쓰러지는 거지? 어제는 30분 넘게 싸웠는데?”
쿠우우웅!
근손실보험의 딜량 덕분이었다.
공략을 정확하게 보고 거기에 힘 스테이터스가 매우 높아 근접 딜 하나는 압권인 근손실보험의 딜량 덕분에 단 한 번의 그로기 동안의 데미지였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쓰러져 버린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충격이 큰지 당황하는 찬성에게 근손실보험이 다가와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통은, 쿠룩! 이게 정상입니다. 쿠룩! 유저들이 처음 맞이하는 던전인데… 쿠룩! 아무리 어려워도 한도가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요. 쿠룩! 쿠룩!”
“그런가요?”
“애초에… 쿠룩! 보통 유저들은 쿠룩! 찬성 님 같은 움직임으로… 쿠룩! 싸울 수 없습니다. 쿠룩!”
“아아…….”
고블린 챔피언과 싸울 때 자신과 근손실보험의 움직임을 되새겨 보는 찬성.
자신은 능수능란하게 고블린 챔피언의 공격을 받아넘기면서 지속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었지만, 근손실보험은 그러지 못해서 큰 공격이 생긴 틈에 들어와서 딜을 하고 다시 빠지는 식이었다.
“아, 이제 이해했어요. 그렇구나.”
‘이 반응은……. 이 사람, 그냥 뉴비가 아니라 아예 온라인 게임이나 RPG 게임을 처음 해 보는 뉴비 아니야?’
찬성의 반응에서 근손실보험은 정확하게 그가 생뉴비라는 사실을 파악해 냈다.
다만 게임에 대한 것만 생뉴비일 뿐, 그가 가진 재능과 실력은 또 기괴할 만큼 좋다는 것까지 파악했다.
그는 아까 전 목표한 대로 이대로 파티 한 번만 하고 말 인연으로는 아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쿠룩! 아이템은… ‘(희귀)고블린 챔피언의 벨트’가 나왔네요. 쿠룩! 재질은 가죽, 옵션은 힘 +1, 민첩 +1로 무난하네요.”
“오오… 이거 배분은 어떻게?”
“쿠룩, 전 필요 없습니다. 찬성 님 가지세요. 쿠룩. 저는 이미 ‘랜덤 박스’ 좀 질러서 아이템이 꽤 있으니까요. 쿠룩.”
“아, 예. 감사합니다.”
순순히 ‘(희귀)고블린 챔피언의 벨트’를 받고는 그대로 인벤토리에 넣어서 끼우는 찬성.
그러자 허리에 매고 있던 가죽 띠가 ‘(희귀)고블린 챔피언의 벨트’로 그대로 바뀌면서 외양에 변화가 생겼다.
“오! 진짜 신기하다. 직접 안 갈아입었는데도 자동으로 입어지네?”
“쿠루루룩! 너무 리얼하면 게임으로 하기가 불편하니 말이죠. 쿠룩. 아니면 저처럼 아바타를 끼시면 아예 외양이 변하지 않습니다. 쿠룩!”
“오호라.”
“쿠룩! 아무튼 덕분에 던전을 클리어하게 되었습니다. 쿠룩! 전직 조건을 미리 채워 놔서 다행이네요. 쿠룩.”
“저야말로 혼자서 도는 것보다 빨라서 좋았습니다.”
물론 둘이서 경험치를 나눈 만큼 혼자서 돌 때보다 경험치는 적었지만, 홀로 돌았다면 이번에도 상당한 시간을 소모했을 거라는 생각에 찬성은 그의 존재가 고마웠다.
비록 2분의 1+(파티 보너스 경험치)로 먹어야 했지만 도는 속도가 자신이 혼자 돌 때보다 월등히 빨랐으니 무조건 이득이었다.
“아무튼 이걸로 수고하셨습니다.”
“쿠, 쿠룩! 저, 저기! 보니까 찬성 님도 레벨 10까지 올리시는 것 같은데! 계속 같이 파티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쿠룩?”
“같이 파티요? 하지만 여기 던전은 3시간 동안 못 들어오지 않나요?”
“예. 하지만 쿠룩! 초기 퀘스트 라인은 총 3개, 즉 던전은 3개입니다. 쿠룩! 고블린의 탑이 쿨 다운이니까 그동안 다른 두 곳을 가면 되지요. 퀘스트 스토리를 하면 좋지만 시간이 너무 걸린다 싶으면 그냥 던전으로 들어가서 닥사로 레벨 업 하는 거죠.”
“오오오…….”
그럴싸한 근손실보험의 말에 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던전을 같이 돌면 경험치도 빠르게 얻고, 보스 몬스터가 이렇게 등급 높은 아이템을 주기 때문에 파밍도 겸할 수 있다고 설득하자 찬성은 그대로 넘어갔다.
‘하긴 누님도 내가 파티할 거라곤 생각도 안 해서 그런 루트로 짰겠지. 아! 빨리 소드맨이 되고 싶다.’
“그러니 가시죠! 쿠룩! 아! 그리고 친구 추가도 좀… 쿠룩. 기왕 동료가 되었으니…….”
계속된 파티 제안을 하면서 근손실보험은 친구 추가를 요청했고, 찬성은 그 이름대로 ‘찬성’했다.